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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2005.06.20 쉽고 실용적인 XML 무작정 따라하기
  8. 2005.06.20 묵향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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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 2005.05.16 울티마 온라인을 접으며. 15
posted by DGDragon 2005. 6. 25. 14:49
  세금 이야기 -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이집트에서 한국까지, 토지세에서 간접세까지, 문명을 뒤바꾼 세금의 역사  전태영 지음
골치 아프고 복잡한 세금, 하지만 누구도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는 국가의 일원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사례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세금의 역사를 그려낸다.
 
 누구 말따나마 세상은 예산이 지배한다. 그리고 그 예산은 세금으로부터 온다. 돈 있는자 흥하고 돈 없는자 망하리. 일반적인 세계사의 흐름에 세금이 미친 영향이 궁금해 이 책을 펼쳤으나, 그다지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세금에 얽힌,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는 있으나, 이러이러한 세금으로 이렇게 되었다고 그냥 끝나버리고, 자세한 분석이나 "그 다음 전개"가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했다. 이건 그냥 단편적인 사실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리고 쓸모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세금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면 난 것이지, 대치양상, 양측의 전술,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포로가 되었는지는 알아서 뭣하리. 본문에 주장이 너무 많은 것도 좀 그렇다. 적은 세금을 옹호하는 건 좋으나 직접적인 주장이 곳곳에 있어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내가 왼쪽으로 많이 기울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사료는 많이 모였으나, 소화가 덜 된 듯 하다. 소화능력에 자신이 있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남미의 잉카 문명을 스페인이 무너뜨린 사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덧글 - 서문에서, 19C 영국에서 관세와 소비세를 줄였으나 덕분에 거래량이 늘어나 세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을 예로 들어 세금을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솔직히 찬성하기 어렵다. 당시 영국은 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었고 거기서 엄청난 무역량과 이익이 발생했으나, 지금 한국엔 식민지가 없고 만만한 봉도 없다. 아니면 당시의 번영이 식민지와 관계가 적거나 없다는 증거라도 있는 걸까? 반례로, 미국의 경우를 보면 20C 후반 세금 줄일 때마다 좋을 꼴을 못 봤다. 지금 현재 부시 정부조차도. 오히려 클린턴 시절 세금을 늘렸을 때 경제가 호전되었다. 그리고 기업과 국민의 부담을 약하게 하는 것과 부패의 감소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의문이 많이 남는 머리말과 맺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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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4. 22:33
0123

 사춘기 때의 공상이다(사실은 지금도 가끔 하지만). 자기를 좋아해주는 미소녀가 있다는 거. 그리고 이 게임은 아주 노골적이다. 연상, 소꿉친구, 여동생, 가사 O 성적 X와 가사 X 성적 O의 미소녀 5명에 악우 1명과 소식통 1명의 고전적인 구성. 다 자기를 좋아하고, 어떤 엔딩이든 "신계는 일부다처제니 다 같이 결혼하자"로 끝난다.

 재미있게는 했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입에서 쓴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곧이곧대로 즐기기엔 내가 회의적인 인간인지 머리가 너무 굵어져 버린 건지.

 이런 류의 게임이 공통적으로 갖는 시스템과 그 장단점을 그대로 갖고 있으므로 거기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 와우의 버그에 시달리는 나날이라 버그가 없다는 건 좋은 것이나, 이런 단순한 게임에 버그가 있다는게 더 이상하지. 음. 보컬은 좋았다. 특히 오프닝은 애니에서도 그대로 쓰이는 듯. 그림이 예쁘고 풀 보이스라 보고 듣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풀 보이스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이야기는 매우 짧고(인물 소개를 위한 공통 이벤트를 제외하면 정말 몇 개 없다), 짧은 이야기에 성행위 2번씩과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다 넣으려고 하다보니 이야기가 대단히 허술하달까 별로 재미가 없어져서 몰입이 되질 않는다. 내 마음이 움직이려고 할까말까하는데 갑자기 인상 쓰다가 남주인공이 대쉬 한 번 하니까 그냥 해피 엔딩이라는 꼴.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상적인 미소녀를 강조한 나머지 와닿는게 없었다. 인형을 보고 아 예쁘다는 수준이지 캐릭터에게 반한다거나 인간적인 애정 또는 매력을 느끼거나 하는 건 무리.

 결국 인스턴트로 주입하려는 이런 식의 행복 마약에는 중독될 수 없었단 이야기다. 첫 캐릭 공략에나 말하는 거 다 듣고 있었지 2번째부턴 엔터키 대신 컨트롤 키 눌렀다. 그림이 거칠어도 되니까, 풀 보이스가 아니어도 되니까 공을 들인 재미있는 이야기, 끌리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가 있는 쪽이 더 낫다.

 덧글 첫번째: 그러나 애니판은 대단히 기대 중이다.

 덧글 두번째 : 한글화 패치를 제작한 팀 우타마루에 감사를 표한다.
posted by DGDragon 2005. 6. 21. 20:53
  몇달 전과 똑같다. 사람은 적고, 그나마도 시간 맞춰 다른 인던 들어가 있다. 필요 퀘스트 안 해놓고 당일, 그것도 인던 출발시각에 해달라고 한다.

  험난하고 힘든 상황은 날 강하게 한다. 희망을 갖게 한다. 상황의 개선과 타개는 날 희열에 젖게 만든다. 그 기쁨에 길드 레이드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레이드 오피서 잘리고 새로이 저 상황을 보니 한심하다. 몇달 동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전장이 업데이트되면 돌아온다는 사람들, 돌아오지 않았고 대학교 방학 시즌이지만 대학생들이 그렇게 많이 돌아온 것도 아니다. 그동안 100명 가까이 길드에 가입했지만 그만큼의 사람이 와우를 접었거나, 혹은 부캐다. 그래서 동접자는 언제나 똑같다. 나 같은 폐인들의 접속 시간이 더 길어졌을 뿐이다.

  절망적이다. 지친다.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앞으로 개선될 것 같지도 않다. 이젠 종류 불문하고 어떤 길드 레이드에도 주최는 커녕 참가도 하기 싫다. 그저 답답하고 짜증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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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7:39
  난 몇 달간 일정한 시간에 접속해서 공대를 결성해 인던을 돌아왔다. 스스로 야추 풀셋을 위해서였고, 인던 도는 게 재미있어서였고, 꾸준히 하면 뭔가 직함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해서였다. 이를테면 백호단이나 청룡단 같은.

  그런데 덜컥 오피서가 되어버렸다. 기뻤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역시 편협한 성격의 문제는 낫지를 않았다. 이전부터 날 싫어하는 길원이 늘어나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화심부 레이드에서 연이은 실패로 다들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길마형에게 욕먹고 홧김에 길탈했다가 돌아왔는데, 악몽님에게 한 소리 들었다. 자아비판 당했다. 그날 그 대화는 그럭저럭 넘어간 줄 알았는데 결국 레이드 오피서는 잘렸다.

  나는 청룡단으로 강등되고 레이드 주관은 몽땅 청룡단으로 넘어갔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 그걸 위해서라면 날 자를 필요는 없다. 결국 내가 설치는 게 암중으로 길드원들에게 꽤 욕먹고 있었고, 이전의 대화로 판단했을 때 개선의 여지도 없을 거라고 본 모양이다. 오죽하면 게시물 읽은 횟수가 10회 넘는데 길마형이 청룡단 권한 수정했다는 답글 하나 단 게 끝일까.

  이성적으로 봤을 땐 합리적인 판단이다. 같은 직무를 수행한다면 굳이 오피서가 따로 있을 필요도 없고 전쟁 길드에 전쟁 오피서가 이미 있는데 인던 레이드 오피서가 같은 레이드 오피서로 있을 필요도 없다. 직위는 이제까지의 일에 대한 보상이 아니고 앞으로의 일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감정적인 면이야…. 100% 찬성한다면 이 글을 치고 있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반발해서 어디다 쓰겠는가. 권력욕 넘치는 어린 것으로 비칠 뿐인데. 반발해서 직위 유지해봤자 하지 말라는 걸 내가 쟁취해서 뭘 어쩐다고.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 마음속에서부터 레이드 오피서 및 그에 따르는 모든 권리와 의무를 다 포기했다.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역시 시간은 만병통치약이다. 길드 홈페이지의 레이드 관련 계획 글을 모두 다 지우고 시험 끝나고 올리려고 쓰던 HDD의 화심부, 오닉을 위한 준비물 및 준비 퀘스트에 대한 글도 다 지웠다. 약간 허탈했지만, 필요없는 것들이다.

  뭐 괜찮다. 그래도 길드 가입 초창기 때 파티 구하러만 길드 들어온 걸로 오해 받아서 길마형에게 그럴 거면 나가라는 말 들었을 때보단 훨씬 낫다. 이제 화심부 아닌 한 어떤 인던도 들어갈 필요도 없고, 레이드 계획 짜느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고, 공지 뻔히 놔두고 "오늘 화심부 가요?" 같은 멍청한 질문에 일일이 답할 필요도 없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오피서가 아니다. 그냥 4대단 중 하나에 들어있는 길원 중 하나다. 뭐야, 훨씬 낫네.

  P.S. :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레이드 오피서 자른다는데 길마형을 포함해 길드 원로 게시판에 접속 가능한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른바 "수뇌부" 전원에게 찍혔다는 건데…. 좋지 않군. 찍힌 것도, 내가 가진 실망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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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7:02
  오늘 포스트를 많이 올리고 있는데, 전부 학교에서 손으로 종이가 새카매지도록 쓰고 지우고 해서 완성한 다음 집에서 그대로 옮겨서 치고 있는 거다.

  키보드를 대고 앉았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났는데 조용한 서점에서 종이 펼쳐놓고 정신 집중하니 글이 술술 나온다.

  음…. 항간에서 말하는 '키보드 워리어'는 절대 못 되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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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6:59
  정복의 역사, USA  에릭 프라이 지음, 추기옥 옮김
1776년부터 2003년까지의 미국의 역사를 통틀어 미국이 자국민과 세계를 상대로 저질러온 추악한 '죄'들을 기록한 책. 경제, 외교, 인권,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미국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침략, 정복, 약탈의 역사다. 산업화의 시작부터 정보화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그것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 방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더욱더 철저해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본주의의 화신, 미국의 역사는 곧 자본주의의 역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의 흑인들, 아메리카의 인디언, 한국, 베트남 등의 아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중동. 끝없는 수탈과 착취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특히 20년 전 미국이 중동에서 CIA를 통해 한 짓거리들로 인해 오늘날 9.11이 터졌다거나, 왜 엉뚱한 이라크가 두들겨 맞는지 등의 언뜻 보기엔 잘 알 수 없는 국제 정세가 과거와의 인과 관계로 이어져 한눈에 보이는 것이 흥미로웠다.

600페이지(5XX 페이지였나?)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것이,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책.
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6:45
  쉽고 실용적인 XML 무작정 따라하기  최배근 외 지음
처음으로 XML을 접하는 독자들을 위한 무작정 따라하기 방식으로 구성된 쉬운 XML입문서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XML을 XML이란 어떻게 구성되는지, DTD, XSD, XSL처럼 듣기만 해도 어려운 용어들은 XML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쉽게 풀어낸다. XML의 기본부터 닷넷플랫폼에서 XML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함께 학습한다.

와우의 애드온은 XML와 LUA로 프로그래밍 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만든 애드온도 좋지만, 커스터마이징도 하고 싶고 가능하면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XML부터 공부하기로 하고, 이 책을 읽었다.

문자 그대로 읽기만 했다. 부모님이 돈 아깝다고 요즘 책을 안 사주시는 관계로. 이 시리즈가 다 그렇지만 매우 쉽고 이해하기 편한 책이라 XML과 그 관련 개념들은 제대로 이해한 것 같은데, 써보라면 제대로 할 자신은 없다.

그리고 와우 애드온의 경우... XML 공부하고 봐도 XML 파일 열어보면 이건 외계어고(사실 당연하지), 사실 껍데기인 XML보다 속 알맹이인 LUA가 더 중요한데 이건 전혀 모르겠다. LUA는 책도 없고. 에이, 몰라.
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6:44
  묵향 20 - 묵향의 귀환  전동조 지음
무협과 판타지를 오가는 퓨전 환타지의 대표작 권이 출간됐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묵향의 선택에 온 강호가 요동친다.
 
 재미있게 봤다. 시간 죽이기 용 소설에 이 이상의 얘기는 그다지 필요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언제나처럼 20권도 폭력의 카타르시스에 기대고 있고 이야기들은 단편의 나열이다.

끝을 생각하고 쓰는 소설이 아니라서 전개 예측도 안 되고 그렇다고 복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권수는 20권이나 되지만 '대작'을 보고 있다는 느낌은 절대 받을 수 없는 신기한 소설이다.

언제 끝날진 모르겠지만 끝맺음은 제대로 해주겠지.
posted by DGDragon 2005. 6. 19. 16:26
012345
ⓒ 森薫/エンターブレイン、ヴィクトリアン文化研究会
 일본인들의 성에는 성역이 없다. 수녀, 무녀, 교사 등등의 직업군이 모두 성적 흥분의 코드가 된다. 이런 풍에도 유행이 있는데, 가장 최근 것은 메이드였다. 가정부, 식모가 아니다. 메이드다. "주인님"이라고 부르면서 봉사한다는 그 메이드. 물론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해당 작품들은 모두 판타지 적이고 과장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엠마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 엠마의 직업 메이드는 19C 무렵 영국 빈민 여성의 직업 중 하나다. 다만, 다른 메이드들과는 달리 교육을 받았고 때문에 높은 교양 수준을 가졌다는 게 다른 점이랄까. 그리고 그런 엠마와 부잣집 아들의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이 이 작품의 소재다.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뉴타입의 평대로, 당시 시대상 - 특히 메이드들의 생활 모습 및 일하는 방법 - 의 재현도가 매우 높고, 정밀한 것이 그 특징이고 재미다. 애니라는 도구의 특성상 많이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하지만, 이 작품도 결국 가상의 이야기이므로 극심한 빈익빈부익부라든가 환경오염(각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땐 석탄 때문에 당시 런던의 공기는 대단히 나빴다) 등의 문제는 피해간다. 11화 엠마의 과거 편에서나 약간.

 마무리는 대단히 허망하고 마음에 안 든다. 만나서 사랑했는데 신분 차이 나니까 그냥 안녕? 그런 당연하고도 뻔한 얘기를 보자고 애니나 만화를 보는 사람이 있을까? 아버지가 그냥 허락해줘서 두 사람이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라는 끝 마무리 만큼이나 나쁜 선택지다. 아무리 봐도 이건 똥 누다 끊고 나오는 느낌으로, 도저히 마무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흐름상 딱 2쿨짜리 애니에서 1쿨만 본 느낌. 2기 내놔라. 기다리겠다.
posted by DGDragon 2005. 6. 1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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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쟈는 1.5.0 패치를 했다. 전장 추가가 가장 큰 변화점으로, 두 개 다 해본 결과 대단히 재미있었고 할 만 했다.


이번 전장 패치로 와우의 기본적이고도 고질적인 문제점이 다시 드러났다. 서버와 인구 문제.

인구가 원래 적은 서버(는 인구 비율이 나쁜 서버도 겸하는 경우가 대다수)는 전장 구경도 못해볼 정도고(얼라가 아무리 많아도 호드가 적으면 꽝이다), 많다는 서버도 전장 가려면 몇십분씩 기다려야 한다. 그것도 개인 자격으로 할 때 그렇다. 파티로 등록하면 시간은 한도 끝도 없다.

그리고 일단 들어가도, 거기엔 파티도 길드도 없이 흩어진 개개인만 있을 뿐이다. 공대장이란 것도 딱히 없고 모두가 중구난방으로 떠드는 상황. 내 장담하는데 어중이떠중이 40명과 제대로 된 길드 30명과 붙으면 30명이 이길거다. 플레이 정말 답답하다. 이게 무슨 전쟁인가? 계속 달려가 죽고 죽이고 루팅하고. 정말 재미없다.

명예를 원하는 모든 이가 전장으로 몰려갔기 때문에 다른 필드는 조용해졌다. 그래서 모든 명예는 전장에서 나오게 되었다. 즉 전장 죽돌이 아니면 대장군 같은 명예 최고 직위는 꿈도 못 꾼단 이야기.

서버 문제는 여전히 난리다. 1.5.0 패치 후, 대기자가 500명이 되는 상황(한 번 튕기면 3, 40분 대기)에서, 화심부 레이드 중인데 메인탱이 튕기는 상황을 겪어봤다. 다른 사람도 계속 튕겨서 30명 공대인데 인원수는 계속 25명을 유지했다.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대기자 뚫기는 막혔는데 계속 튕기면 뭐 어쩌란 말인가? 레이드 하지 말라고?

현재 대기자가 걸리는 수는 인원수 2000~2500명 사이이다. 이 중 반은 타진영이고 같은 진영의 반은 58레벨 미만이다. 그리고 그 인원들이, 접속만 해놓거나 아바타 채팅을 하거나 스칼을 돌고 솔룸을 돌고 첨탑 상하층을 돌고 나락을 돌고 전쟁노래를 가고 알터랙을 간다.

얼토당토 않은 얘기로 들리겠지만, 동접자 2500명 한계는 너무 적다. 역설적인 얘기지만, 지금 구현된 컨텐츠가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다 분산된 것이다.

일단 서버 안정화가 되어야 할 것이고, 동접자 수를 더 늘리거나 아니면 동접자 수를 극복할 무언가가 필요하다(예를 들면 서버 경계를 초월한 전장이라든가). 컨텐츠는 계속 늘어나 사람들을 분산시킬텐데(패치 예정인 줄그룹에 2개 공대만 가도 만렙 동접자 50명이 빠지는거다), 이러고 있으면 사람 없어서 못해먹겠다는 소리가 모든 서버에서 울려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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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14. 19:50
  기후의 역습  모집 라티프 지음, 이혜경 옮김
과학 지식을 토대로 유럽의 이상 폭염, 지구촌 곳곳의 극심한 폭우와 홍수, 엘니뇨 등의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하고 미래의 기후가 나아갈 방향을 예측하며 기후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 이하는 레포트로 낸 글이다. 확실히 말하건데 읽지 마라. 눈버린다. 솔직히 이 책 자체에서 받은 느낌이란 백년 만에 30%가 오른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격한 상승이 충격적이란 거 뿐이었고, 그 상태에서 A4 5장 채우기 위해, 성향을 알기 어려운 교수의 눈 밖에 나지 않을 글로 대충 쓰다 보니 결론이 완전 초딩 논설문 쓰듯 나와버렸다. 환경 오염의 경우 솔직히 국가에서 적극적이고도 강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기업 문화는 자유가 아닌 방종 그 자체다. 공공의 자연을 개인이 수탈하여 배터지게 처먹고 있는 동안, 돈과 힘 없는 자는 그 오염을 죽도록 먹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애들이 백년 동안 신나게 뿜은 이산화탄소로 인해 태평양 섬나라들이 가라앉고 있고, 가난한 그들은 이제 대륙으로 나가 기업인들에게 착취당해야 한다. 힘 없으면 뒈지는 그런 천민 자본주의가 미국이 외치는 세계화, 국제화, 글로벌의 결과다. 얼마나 이러고 있을 건가? 파이를 키웠으면 나눠먹어야지 언제까지 키울건가? 그 파이에 부자가 질릴 때까지?

환경과 사회 레포트

도서명 : 기후의 역습
지은이 : 모집 라티프 지음, 이혜경 옮김
출판사 : 현암사 펴냄

들어가며.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여름의 최고 기온 기록이 매년 갱신하고 있으며, 강이 얼어붙는 기간은 해마다 짧아지고 있다. 그리고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는 매년 북상하고 있어, 몇 십 년 뒤엔 남쪽 지역은 아열대 기후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리고 해결 방법은 없을까?




posted by DGDragon 2005. 6. 14. 19:43
  학교에서 의무적으로 글짓기를 시키는 때가 있다. 독후감, 논설문, 고딩이 되면 논술. 수행 평가야 나 졸업하고 생겼으니. 난 그런 걸 정말 싫어했는데, 다들 글자 제한이 너무 심해서였다.

 나는 다 아는 내용 일일이 쓰는 것보다 생략해버리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읽는 사람을 애취급하는 것도 아니고, 필요한 부분만 간략하게 쓰면 되는거 아니가. 그래서 그렇게 써놓고 보면, 글자 제한의 반 정도에 글이 끝난다. 실례로는 경철이와 강 이야기를 보라. 묘사와 대화 좀 빼고 생략하면서 썼더니 요구량의 반이 나왔다. 귀찮고 뭣보다 시간이 없어서 그냥 냈지만. 고등학교 논술도 늘 1500자 분량에 쓰고 보면 800~900자 분량.

 어릴때야 폭력으로 강제하니 쓸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별 의미도 뜻도 없이 자문자답하는 쓰레기글로 양을 메꿨는데, 완성된 글을 보면 당연히 그 중 반은 주제랑 아무 관련 없는 쓰레기. 좋은 점수 나올 리가 없지. 국딩 저학년 한 때 글 잘 쓴다는 칭찬을 들은 적도 있던 것 같지만, 이런 일이 반복되고 보면 글 쓰는 것 자체가 싫어지는게 당연하다.

 블로그에 글 쓰는 건, 하고 싶은 말도 있지만 일종의 수련이기도 하다. 반년이 넘도록 진전이 거의 없는 건 슬픈 일이지만.

 잡설이 길었는데, 기후의 역습도 최저 용량 제한의 희생물이다. 독후감 레포트인데 A4 5장 분량이란다. 12포인트 크기로. 그냥 쓴 건 양이 너무 적어서 다 지우고, 본문 내용 대충 베끼면서 양을 채우다 보니 이도저도 아닌 중딩 수준의 논설문이 된데다 결론도 한 물 간 개그다. 정말 한심하고 유치하다. 날짜 못 지키고 시험이 코 앞으로 닥치도록 찌질대면서 양 채울 바에야, 양이야 어쨌든 날짜 지켜서 내고 그 시간에 시험 공부나 할 걸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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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8. 20:34
  교양과정동에서 알고리즘 수업을 듣는 곳은 307호실이다. 전에 에어컨 틀었다고 쓰긴 했지만 사실 바로 옆에 거대한 나무들이 줄지어 서있고 3층이라 바람도 많이 불기 때문에 창문과 문만 열어놓고 있어도 꽤 시원하다.

  그래서 그날도 강의실 들어서자마자 뒷문 열어서 의자 괴어놓고 창문가의 제일 뒷자리에 앉아 창문 열고 있었다. 시원하두만. 내 앞 사람도 나 하는 거 보고 창문 열었고.

  그런데 한 학우가 뒤로 오더니... 에어컨을 켠다. 그리고 온도를 18도로 맞췄다.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아니, 에어컨을 켜려면 창문과 문을 다 닫든지. 아니면 다 열고 에어컨을 끄든지. 교실 뒷문과 뒤편 창문 2개가 열려 있는데 에어컨 켜봤자 효과 얼마나 나겠는가.

  그날 축제 때문에 시끄러워서 창문 다 닫긴 했는데,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 에어컨은 켜기만 하면 시원해지는 마법의 장치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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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7. 22:08
  대구 공항 앞에 새 횟집이 문을 열어서, 가족끼리 하던 월 1회 외식을 이번엔 거기로 가기로 했다.

  그렇게 크지는 않은 가게였다. 요리사 2명 서빙 아줌마 3명이었고 자리는 10개 남짓... 물론 개장 초기니 사람은 많았다. 우리 가족 포함해서 예닐곱팀 정도?

  나는 종류 불문하고 익지 않은 건 좋아하지 않는 성미라 부모님이 알아서 시켰는데 3만 원짜리 모듬회와 2만 원짜리 새까시(가 맞는지 모르겠다. 기억도 희미하다. 어쨌든 가자미를 뼈째로 썰었다던가 하는 회)를 주문했다.

  술은 우리가 원래 마시는 메이커의 백세주가 아니어서 동생이 흑주 달랬는데 없단다. 원래 안 들여놨단다. 그럼 메뉴판에 흑주란 글씨를 지우던가.

  ...기다렸다. 오지게 안 나온다. 일단 자리에 앉으면 나오는 음식들부터가 양과 가짓수가 적어서 뭔가 허전했는데 거의 일이십분은 기다려서 회가 나왔다. 회 위엔 "포스트잇"이 얹혀있더라…. 회를 포스트잇에 싸먹으리? 5만 원짜린데 양도 무지하게 적고. 야채도 조금씩만 줘서 계속 다시 달라고 해야했다. 한 대여섯번은 불렀을 거다.

  마지막으로 매운탕과 밥을 달랬는데 주문 받은 사람이 깜박해서 20분 정도 공쳤다. 다시 말하니까 미안하다고 하면서 5분만에 갖다준다. 5분…. 틀림없다. 엄청 큰 통에 생선 대가리 몇십개 넣고 끓이다가 푹 퍼서 주는거다. 파나 양파 같은 거 얹어서 주는 것도 아니고 그냥 준다. 생선 대가리가 완전 해체 일보 직전이두만.

  욕만 써놓은 거 같아서 몇마디 더 덧붙이자면 꽤 깨끗했고 고기는 싱싱했고 주인으로 추정되는 요리사도 친절했다.

  그런데 이를 어쩌나... 우리 가족이 회 먹으려고 할 때 고려하는 횟집만 십여개고, 그 중 가장 나은 집에 비교해봤을때, 이런 서비스로는 택도 없다. 우리 가족의 리스트에서 빨간 줄이 주욱 그어진 것이다. 안녕.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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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6. 20:36
  저녁을 먹으면서 TV를 보고 있었다. SBS 채널이었는데 생방송 투데이란 프로였다. 현충일 기념 행사의 일환으로 75 X 50(60?)미터의 거대 태극기를 북한강에 띄우는 행사를 보여줬다. 행사 자체는 그렇다 치고 취지와 행동과 인터뷰가 뭔가 상당히 어긋나 있었다.

  "평화 통일을 기원"한다라. 반대로 생각해 보자. 북한에서 평화 통일을 기원한다고 거대 인공기만 만들어서 자기네쪽 북한강에 띄워놓고 인터뷰에 "한라산에도 걸고 싶다"라고 말하면, 우리는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하루 빨리 통일해서 북한 어린이들과 같이 태극기를 그리고 싶다고? 꼬맹아, 그 얘기는 우리가 북한을 침략해서 걔들의 인공기는 다 불태운 뒤에 남한 식의 정치, 경제, 문화 체계를 폭력으로 강요한 뒤에야 가능하단다. 꼬맹이야 뭐 모르고 그랬다 치고 그걸 그냥 내보내는 SBS는 대체 뭘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평화란 상대방을 반항을 꿈도 못 꾸도록 반쯤 죽여놓든가(미국처럼), 아니면 대화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그리고 대화란 내가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상대방의 말을 내가 받아들이는게 더 중요하다.

  대형 태극기라는, 남한의 상징만을 거대하게 걸어놓고 북한과 평화 통일을 하고 싶다고 백날 외쳐봤자 북한 사람들이 믿어줄까? 지금 북한의 국기인 인공기도 같이 걸어야 하지 않을까?

  별로 현충일 기념이라는 걸 무시하는 건 아닌데, 그럴거면 평화 통일 기원이라는 말은 하질 말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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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5. 21:23
  말이 사촌형이지 앞에 '고종' 자가 붙고 보면 "누구세요?" 수준이다. 일단 나랑 나이 차이가 거의 띠동갑인데. 어렸을 때 만났을지 몰라도 사실 내 기억으론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형도 날 못 알아보던데 뭐.

  가는 것도 웃긴 게, 아버지에게서 가야 한다고 '통보' 받았다. 결혼 당일 사나흘 전에. 결혼식이 기말고사 겨우 일주일 전인데. 아직 애 취급이군.

  교통편은 아버지 자가용. 10시 반에 나서서…. 1시 좀 넘어 도착. 부산역 근처인데다 예식장 둘이 딱 붙어 있으니 얼마나 사람과 차가 많은지. 한참 헤매다 간신히 주차하고(그나마 끝나고 와보니 딱지 받았더라) 들어갔다.

  일단 어른들과 인사하고… 고모와 고모부와 숙부들은 알겠지만 나머지는…. -_-

  결혼식은 그야말로 초간단. 식 자체는 20분 만에 끝났고, 나머지 1시간가량은 사진 찍느라 바빴다. 결혼식인지 사진식인지. 국적 불명의 예식장 장식들 전부가 모조, 싸구려 티가 너무 나는데다 방송용 장비라든가 사진기 등등의 장비들은 검은색이어서 식장의 기본 흰색과 전혀 안 어울리는 등 마음에 안 드는 것들 투성이었다. 그 중 압권은 나이트처럼 빙글빙글 돌아가는 조명이었다. 빛으로 그려낸 글자 "부산예식장". 장난하냐? 조명은 어두운 편이었고, 때문에 비디오 카메라 들고 다니는 친구는 눈이 부실 정도로 밝은 등을 카메라에 부착하고 다녔다. 부신 정도가 아니고 아팠다.

  어쨌든 끝나고 꼴에 뷔페라는 식당으로 갔는데, 이쪽도 무성의의 극치랄까, 뷔페도 뷔페 나름이라는 걸 깨달았다. 서울 숙부의 아들 제우의 돌찬치를 서울 힐튼 호텔에서 해서 눈높이 초기치가 너무 높아진 탓인가 하고 생각해봤지만, 김치는 화학 조미료 냄새가 팍팍 풍기는 제조 싸구려 김치였고 고기류는 다 딱딱했다. 가짓수도 적고. 전반적으로 식었고, 짜고, 느끼하고, 맛이 없었다. 배가 고파서 배는 채웠지만, 제길.

  예식장의 식도 그렇고 식당도 그렇고,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기서 식 올리려는 걸 막으려 들 것이다. 그딴 식으로 해도 장사 잘 되나 보지?

  밥은 금방 먹었는데 어른들의 사정으로 무슨 잡담을 한참 하더니 고모부네 집으로 가잔다. 사전 협의한 사항이었다. 끌려가서 저녁 먹고 집에 와보니 9시였다.

  일요일 하루 날린 건데. 진짜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막상 가선 얘기도 별로 안 하고 밥만 딸랑 먹고 왔으면서 뭐 그리 꼭 가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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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4. 20:52
  펌질을 아예 거부하는 건 아니다. 트랙백이 그냥 있는 기능은 아니지만, 아직은 제한이 많다. 그나마도 같은 블로그에나 통한다. 링크를 걸어도 그 수명은 그렇게 길지 않다. 결국, 자신의 의견을 펼치려면 그 원본을 들고올 필요가 있다. 혹은 흥미있는 이야기거나 해서 갖고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원본글을 "달랑 갖다 놓기만 하는" 건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아주 압권인 블로그를 하나 본 적이 있다. 어떻게어떻게 링크를 타고 갔더니 3만개였다. 오오 3만 히트라니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봤더니 글 3만개... 아니 하루에 글 5개씩 올려도 20년은 족히 걸리겠다고 계산하면서 다시 봤더니 C&P의 결정체였다. 아무 코멘트 없이 그냥 글만 붙여넣기한 것이다. 물론 블로그 히트 수도 적었고 댓글은 아예 없었다.

  위의 사례는 극단적이긴 하지만, 포스팅이랍시고 뉴스 하나 붙여넣기만 해둔게 다인 블로그는 대단히 많다. 그게 진짜 희귀한 정보면 말도 안 한다. 넷 찌라시의 개나소나 다 아는 포스트가 뭐 그리 희귀하고 귀중하고 신기해서 자기 생각 한 줄 안 쓰고 붙여넣기만 딸랑 해두는 건지.

  도대체 뭘 위한 블로그인가? 아니면 내가 블로그란 것에 대해 오해 내지는 착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블로그에 새로운 정보를 찾으러 가는게 아니다. 새로운 정보면 정통한 소식통이 널리고 쌓였다. 난 그것을 본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보러 블로그를 검색하고 찾아다니는거다. 그런데 검색 결과의 절반 이상이 해당 기사의 단순한 복제라니... 정말 그들은 원본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기 때문에 그냥 붙여넣기만 해둔 걸까?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면 애시당초 붙여넣어서 포스팅할 이유가 없을텐데. 이해가 안 된다.

  왜 블로그를 1인 언론이라고 부르는가. 기사 두 페이지에 달랑 한 줄이라도 좋으니, 자기 블로그엔 자기 의견과 주장을 써라. 스스로를 C&P 기계로 만들지 말라.

  덧글 - 수많은 블로그 활용법 중 가장 열받는 건 자기 블로그를 통해 네티즌 낚시질을 하는 ㅆㅂㄹㅁ였다. 재미있냐? 엉? 자기 글에 관심 가져주는 사람들이 얼마나 하찮고 우습게 보였으면 그런 짓거릴 할까. 아 쓰다보니 새삼스레 열받네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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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3. 22:55
  나는 우리 집에서 비교적 짜게 먹는 편이다. 어머니가 가장 싱겁게 드시고, 동생이 중간, 아버지와 내가 가장 짜게 먹는다. 하지만 그런 나도, 밖에서 상인들이 파는 음식은 짜다고 느낀다. 그들은 그런 음식을 팔 수 밖에 없다. 건강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든 간에 그들은 먹는 이가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자극적인 음식을 만들어서 팔아야 한다. 그리고 인간이 맛있다고 느끼게 되는 부분은 짠맛과 지방의 맛. 과거 생존을 위해 가장 필요했던 성분들이다.

  그런데 학생식당의 음식은 지방은 그렇게 많지 않은 것 같은데 짜기는 오지게 짜다. 정식은 괜찮은데, 특식이 매우 심하다. 앞서 썼듯이 특식은 덮밥 형식인데 그 국물에 염분이 상당히 많다. 신입생 때 멋 모르고 그냥 먹을 땐, 점심 먹고 집에 가서 저녁 먹을 때까지 소변 볼 일이 없었다. 과거 산업화 시절 화장실 갈 일도 없도록 하기 위해 일부러 짜게 먹였다는 이야기가 연상될 정도.

  지금은 아예 접시를 기울여 국물을 분리해서 먹는다. 다 먹고 보면 남는 국물의 양이 일반적인 물컵의 절반 가까이 될 정도다. 저걸 다 마신다고 생각하면... 다른 사람 밥 먹는 걸 빤히 보는 취미는 없지만, 보면 다 같이 비벼서 먹는 사람도 꽤 있는 편이다. 그거 짜지 않나? 그 정도면 생존에 필수가 아니고 거의 독 수준이다. 식당엔 영양사도 있던데 방치하는 걸 보면, 학생식당도 역시 이익 집단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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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5. 28. 14:31
  Warcraft 3와 W3 : FT를 다시 클리어했다. 감회가 새롭다.

 이전에 했을 땐, 이 게임은 그저 전략 시뮬레이션의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RP를 중요시하는 성격상 미션의 문장을 모두 읽고 이벤트를 스킵 없이 다 봤지만, 지도가 머릿 속에 박히지 않아 전개를 이해하기 어려웠고 배경지식의 부족으로 그들의 감정이 잘 와닿지도 않았다(타우렌이 마음이 든 나머지 미형 캐릭에서 근육질로 취향이 바뀌긴 했다).

 그리고... WoW는 MMORPG였다. UO를 대신해서 할. WoW를 시작할 때, 나는 사양에 관심을 가졌고 게임 시스템을 이해하려 했고 레벨업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수집했다. 싫어하면서도 추구할 수 밖에 없는 가치, 효율을 위해서.

 하지만 게임을 하면서, 세계를 발로 뛰어다니고 전쟁과 영웅들의 무수한 흔적을 보게 되고, 퀘스트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되면서, 나는 달라졌다. 알게 된 것이다. WoW의 세계를, 영웅들을, 그들의 이야기를.

 나는 스토리 다이제스트를 읽고, 배경 지식을 습득한 뒤에 다시 W3와 W3:FT를 클리어했다. 이제서야... W3를 이해하게 된 것이다. WoW의 세계관에... WoW를 하면서 한 번 반하고, W3를 하면서 다시 한 번 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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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5. 26. 23:42
  나 자신도 24살 먹고 아직 감정 제어가 잘 안 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싸우는 일도 있고 사과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봐도 신 아스카 이 개새퀴 자식은 뭔가 좀 아니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26. 23:02
  기생충 제국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칼 짐머 지음, 이석인 옮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생물,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런 생물 '기생충'에 대해서 다룬 책. 기생충에 매료된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기생충이 있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취재하여 이 생물의 알려지지 않은 삶에 대해 밝혔다.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 내가 학교에서 배운 생태계의 구성요소다. 그럼 기생충은 어디에 들어갈까. 미분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기생충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면 미분류로 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절대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

잠깐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러시아의 툰드라에 있다. 때는 겨울이고, 눈보라치는 새하얀 설원을 순록 떼가 달리고 있다. 그 뒤를 한 무리의 늑대 떼가 쫓는다. 순록 떼에는 여러 개체가 있지만 쳐지는 것은 늙은 것과 병든 것이다. 늑대 떼의 수장은 덩치가 더 크지만 잡기는 더 쉬운 병든 것을 택한다. 하지만 그 "병든" 것은 사실 늑대를 최종 숙주로 하는 기생충의 유충이, 중간 숙주인 순록의 폐를 망가뜨린 것이다. 기생충은 순록을 죽여 최종 숙주인 늑대에게로 옮겨간다.

기생충이 없다면 어떨까. 병든 것이 사라지게 되니, 늑대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개체는 늙은 것만 남는다. 늙은 것을 다 잡아먹고 건강한 놈을 노리게 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들게 되며, 결국 늑대의 개체수는 줄어든다. 건강한 순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니 평야는 초토화되고 순록은 엄청나게 굶어죽는다. 혹한의 그 땅에서 시체는 몇년이고 몇십년이고 남을 것이다.

잡아먹히는 생물은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잡아먹는 생물은 잡아먹기 위해 무한의 군비경쟁을 해왔다. 기생충은 그 사이에서 생태계의 순환을 좀 더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보면, 기생충은 진화의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생태계 전체의 관점에서야 어쨌든 기생충은 개개의 생명체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그것도 자신의 몸 속에서. 때문에 숙주들은 몸 속의 면역계를 격렬하게 진화시키고, 자신의 자손을 남기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기생충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역시 격렬하게 진화한다. 도태되는 쪽은 죽는 것이다.

이 과정의 가장 인상적인 산물은 '성'이다. 무성 생식을 한다면 수천 수만의 자식 중 한둘만이 다른 형질을 띠고 태어나게 되지만, 유성 생식을 한다면 단 몇만 낳아도 그들의 유전자는 각각 모두 다르게 되며, 이쪽이 온갖 병과 기생충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더 다양한 형질을 확보하게 해준다.

위의 예는 기생충의 역할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들을 인간이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쓰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공중 보건이 고도로 발달한 도시에 모여 살고 있어 기생충의 존재를 잊고 살며, 가끔 접하게 될 때에도 평가절하하게 된다. 기생충이 걸린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며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제 3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인간이 아닌 모든 생명체에게 기생충은 일상이며 그들이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다.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어느 쪽이 정상인가?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제작비만 잔뜩 들였지 재미도 없는 스릴러나 공포물을 보는 것보다, 이 책을 한 번 보라. 생태계에 드리워진 거대한 기생충의 그림자를 보라. 기생 과정의 리얼한 묘사와 몇장의 사진이,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26. 20:30
 얼마만에 산 거지... 하여튼 그동안 별의별 곳에 돈을 쏟아부으며 삽질을 해대다, 일단 천골 코도는 사자 해서 그동안 쌓아놨던 무수한 아이템을 창고대방출해서 샀다. ...적어도 튀는 얼라는 잡아야지. PvP 명예 가중 할인 덕분에 100골 싸게 샀다. 만세.

 가속 3종 세트(당근, 조련술, 박차)는 이미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속도감이 정말 끝내준다.

 그런데 백골 코도는 왜 되파는게 안 되는 건지; 물건을 파는 가격은 사는 가격의 1/4 밖에 안 되지만 그래도 20골이나 되는데. 쳇.
posted by DGDragon 2005. 5. 22. 20:38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모리구치 미츠루 지음, 박소연 옮김
 
 책 내용과 그 안에 등장하는 학교 이름(자유의 숲)을 얼핏 보고는 학생에게 자연을 안내해주는 학습용 소설 같은 건가 했는데 다 읽고 보니 아무래도 이거 논픽션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다.

이 책의 지은이(교사)는 물론 책을 읽어서 지식을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냥 그걸로 끝내지 않는다. 항상 뭔가를 조사하고 관찰하고 해부하여 주변의 자연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고자 한다. 두더지 시체를 주워 해부하고, 바퀴벌레를 관찰하고, 곤충시체를 주워 통계를 내고, 뼈를 주워 조립해보고... 항상 모든 것을 수집하고 기록하고, 그것을 토대로 추리를 한다. 아마 한두세기 더 빨리 태어났으면 자연 과학자 한둘 정도는 그 지위를 위협 받았을 것이다.

주변에 영향이 없을리가 없다. 아이들도 해부에 동참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학부모들도...

자연 환경이 좋은 곳에 살기만 해도 안 되고, 좋은 교사를 만나기만 해서도 안 되고, 교육과 취직과 돈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아야 한다.

부럽다. 학생들이. 내가 아직 학생이라 그런가보다. 내가 학부모가 된다면 이 책의 학부모를 부러워하게 되려나.
posted by DGDragon 2005. 5. 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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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双葉ひな・ささきむつみ・メディアワークス/フタコイプロジェクト
 아직 지식이 얕아 이런 표현(혹은 전개) 양식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단편적이며 스토리는 이어지지 않는데다, 상황 전개는 대충 다 끝난 상태에서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난데없이 거기에 떨어져버린 느낌은 그저 얼떨떨할 뿐...

 개인적으론 1화 감상문 중에 "의외로 이거 액션 대박 같다"는 걸 보고 보기 시작했는데, 전혀 사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본인 같이 "후타코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재미를 못 느낄 것 같다.

 그래서 6화에서 GG.
posted by DGDragon 2005. 5. 21. 20:20
  정훈이의 내 멋대로 시네마  정훈이 지음
주간 영화잡지 '씨네 21'의 한귀퉁이에서 한 번쯤 접했을 정훈이의 영상패러디만화가 단행본으로 엮어 나왔다. 잡지에 연재되었던 내용 외에도 최신영화에 대해 새로 그린 것을 추가해, 아직 독자들이 보지 못한 만화도 수록되어 있다.

그냥 국내외 유명 영화 105편에 대한 패러디 만화 모음집이다.

...힘들게 그리신 분에겐 미안하지만 만화 자체는 그다지 재미없었다. 영화 중 1/3만이 내가 본 영화였기 때문에 그 탓인가 했지만 안 본 영화 뿐 아니라 이미 본 영화의 만화도 재미없었다. 오히려 만화 꼬랑지에 몇줄 안 되는 감상편이 더 재미있었다.

영화 보고 싶은게 분명히 있는데 비디오 대여점 가서 빌려서 비디오에 넣고 보는게 잘 안 된다. 크~ 오히려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면 될지도.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고 귀차니즘의 문제인 듯. 그렇다고 다운받아 본다는 얘기는 아니고 -_- 대여 목록 같은 걸 만들어서 주말마다 한두개씩 봐야 쓰겄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2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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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5. 19. 21:20

버튼들. 가운데 빼고는 커서를 올려놔야 뜬다.

평상시 상태. 펫 부르면 펫 바는 챗창 아래에 뜬다.

 애드온 놀이에 빠진 뒤로 계속해서 새로운 애드온을 테스트하고 지우고를 거듭하다 보니, 독립적인 애드온의 비중이 매우 커졌다. 즉, 하늘아리가 필요없어졌다.

오늘 그것을 깨닫고 새삼 세어보니 하늘아리 출신의 애드온이 몇개 되지도 않을 뿐더러 그것들 중 대부분은 독립 버전이 따로 있었다(사실 하늘아리의 모체인 코스모스가 원래 종합 애드온 패키지다). 그래서 일단 인터페이스 디렉토리와 세이브 파일을 백업해놓고 인터페이스 디렉토리를 싹 재정비했다.

이것저것 닥치는대로 날려대면서 섬게와 커스 게이밍을 띄워놓고 인기도 및 추천, 다운로드 순으로 정렬하면서 애드온들을 싹 훑었다.

그래서 후보 애드온 100여개를 걸러내 남은 정예 애드온은 23개. 타이탄에 내장된 메모리 점유율을 보니 평균 애드온이 차지하는 메모리가 3~4메가 정도 줄었다. 이야 굉장하군.

앞으로도 애드온 놀이는 계속된다. 1.5.0 패치로는 또 어떻게 바뀌려나. 물론 내가 사냥꾼만 하니까 사냥꾼 위주 애드온들이다. 사제는 키우다 재미 없어서 24레벨에서 정체 중.

섬게이트 커스게이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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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5. 18. 23:35
  새빨간 거짓말, 통계  대럴 허프 지음, 박영훈 옮김
저자는 이 책이 '통계로 사기 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입문서'라고 말한다. 표본, 평균, 오차, 그래프, 지수 등 민주사회에서 타당성을 갖는 여러 도구들을 이용하면 멋지게 사기를 칠 수 있다는 뜻이고, 실제로 우리가 왕왕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반대로 정보 전달의 일차적 목표를 간과한 채 오용, 남용되고 있는 통계 수치에 현혹되지 않는 법도 배우게 된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 이익이 이타적인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거짓말을 하며, 이익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거짓말의 규모도 커진다.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역시 국민연금이 아닐까 하지만 뭐, 내가 연금에 대해 아는 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으니 일단 패스하고,

그러한 거짓말을 막기 위한 무기는 숫자였다. 많다, 적다 등등의 애매한 단어는 "객관"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떠밀려 사라지고, 중요하거나 큰 일의 경우 일에는 대부분 말 대신 숫자가 사용된다. 생텍쥐페리가 "어른들은 숫자만 좋아해"라고 어린 왕자에서 말했지만, 공돌이에게 정의는 Justice가 아니고 Definition인 것처럼 사고 방식이 한 번 숫자 위주로 굳어지면 고치기는 매우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숫자를 그냥 나열해놓으면 읽기가 어렵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으면(사회가 발달하다 보니 이런 경우가 점점 더 흔해진다) 수만~수백만개에 달하다 보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게 필요해졌다. 그게 통계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 눈에"다. 숫자를 줄이다보면 고의가 아니라도 왜곡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을 뿐더러, 숫자를 속이지 않더라도 계산 방법이나 표시 방법에 약간의 손질만 더해줘도 한 편의 멋진 구라가 탄생한다.

통계를 위한 준비단계부터 왜곡은 시작한다. 전화 설문조사는 전화가 있는 집에만 가능하고, 역에 가서 하면 역에 갈 일이 없는 사람에 대해선 알 수 없다. 환경단체에서 조사하면 다들 환경을 걱정하는 시민이 되고, 기업에서 조사하면 다들 경제전문가다. 조사대상이 2명 있다면 조사원은 보통 자신에게 우호적일 것 같은 사람부터 말을 건내게 마련이다.

그리고 숫자들을 모아 계산하는 것도 어느 쪽을 기준으로 잡아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 직원 9명의 월급이 100만 원이고 사장 1명의 월급이 1000만 원이다. 그럼 사내 전 직원의 월급 평균은? 190만 원. 회사는 실적이 나빴던 해를 기준으로 올해 장사 안 되니 봉급 동결하자고 하고 노동 조합은 실적이 좋았던 해를 기준으로 올리라고 아우성친다. 미국의 두 단체가 같은 해의 한 가구 평균 소득을 각각 3,700 달러 및 5,000 달러로 발표했다. 전자는 모든 가구의 소득을 가구 수로 나누었고, 후자는 모든 인구의 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뒤 그 해 한 가구 평균 인원인 4.6명을 곱했다.

수치를 표시하는 그래프가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순이익이 310만에서 330만으로 올랐다 하자. 오른 양은 그럭저럭이지만 밑둥 300만을 잘라버리면 10만에서 30만으로 세 배 정도 뛴 것처럼 보인다. 임팩트가 적다면 세로 길이를 늘려주자. 엄청난 높이차가 보는 이를 압박한다. 차이가 약간 더 크다면 그림으로 표시해준다. 2차원으로 돈주머니를 그릴 때 2배 차이나는 돈주머니를 곧이곧대로 가로세로 2배 사이즈로 그린다. 결국 그림의 크기는 4배로 보인다. 3차원으로 그려주면 효과는 2차원의 2배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안 담글 순 없다. 자기가 조심하는 수 밖에. 이익집단들이 숨기고 싶어하나 숨길 순 없어서 작게 써둔 글씨들을 꼼꼼하게 읽고, 정확하게 머릿 속에서 그래프를 재구성하는 것만이 착각과 오해를 막아줄 것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17. 19:09
  미생물의 세계 강의의 레포트다. 3,000 ~ 5,000자 이내로 과학 동화를 쓰시오. 세상에 소설을 쓰라 해도 힘든 판에 아이들 눈 높이로 동화를 쓰라니! 어쩔 수 있나. 쓰라니 썼다. 과거 경험을 되살려 어떻게 어떻게 써서 3Kbyte 채워서 이메일로 보냈다.

  그런데 보내놓고 생각해보니 교수님이 생각하는 한글 3천자와 내가 생각하는 3Kbyte는 엄연히 다르다. 이런. 교수님과 내 사고 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깜박했다. 허나 이미 보내버린 것을 어쩌리. 양이 절반이면 점수도 절반이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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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5. 16. 21:52

3개월 코드는 사서 입력했지만 접속하지 않는 날이 늘어가고... 결국엔 돈도 넣지 않게 되었다. 캐슬도, 재산도 다 날아갔겠지. 블로그의 글 끝마다 붙는 시그니처도 다 정리했고, 즐겨찾기의 사이트도 다 정리했고, IRC의 채널도 정리했고, 게임 CD도 정리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쓴다. 라그처럼, UO도 이제 끝이다.

그래도... 한때는 정말 재미있게 즐겼다. 앞으로 다른 게임들을 하겠지만, 브리타니아와 그곳에 잠든 내 초록 오스타드는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하드 디스크가 날아가는 바람에 내 오스타드의 스샷을 잃어버린게 아쉬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