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드군에서 신나게 욕먹었던 주키코모리 문제는 전역 퀘스트 덕에 잘 해결된 것 같다. 드군보다 플레이가 훨씬 괜찮은 느낌.
다만 퀘스트 진행은 근래 확장팩 중에선 꽤 불편한 느낌이다. 시스템이 불편한게 아니라 퀘스트가 중간에 뜬금없이 끊어지는 경우가 잦다는 느낌. 수라마르 제외 4개 지역의 퀘스트를 메인 시나리오는 물론이고 화면에 느낌표 보이는대로 다 찾아서 했는데도 108레벨 중간에 퀘스트가 끊겨서 다시 맵을 밝혀가며 느낌표 찾아 삼만리를 했고, 만렙 퀘스트 지역 수라마르는 하다가보니 시나리오 진행이 6/11이 됐는데 퀘가 다 끊겨서 검색해보니 대놓고 평판 제한이 걸려있는게 있어서 그게 없는 퀘스트 2개를 일부러 찾아서 시작해야했다.
그리고 퀘스트 끊기거나 마커가 잘 안 맞는 경우가 있어서 검색해보면 와우 인벤은 상태가 왜 이러냐. 그렇다고 다른 사이트들이 정상인 것도 아니고. 역시 독점은 어디서나 좋지 않다.
참 좋은 세상이 되었다. 이젠 업적을 따거나 뭔가를 할 때마다 스샷을 찍어주는 애드온도 있다.
옛날엔 그래도 만렙은 찍었는데... 이젠 그것도 힘들다. 나의 플레이는 87레벨, 여기까지였다.
큰 관점에서 와우의 단점이자 궁극의 한계는, 플레이어에게 제시하는 유일한 플레이 동기가 캐릭터의 강함 뿐이라는데 있다. 아니, 내가 와우에게 느낀 유일한 플레이 동기가 그것 뿐이라고 표현해야 하나. 만약 플레이어가 캐릭터의 강함을 추구함에 있어 스스로 만족하거나, 타협하거나, 포기한다면 그 순간 플레이어가 와우를 플레이할 이유는 소멸한다. 또한 플레이어의 만족이나 궁극의 세팅 완료를 저지하기 위해 끝없이 확장팩과 새로운 던전을 내놓지만, 그것이 반복되다 보면 플레이어는 결국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붉은 여왕에게 항복하게 된다.
물론 저 이야기는 만렙 찍고 인던 돌기 시작하고 나서의 이야기고 싱글은 스토리도 연출도 괜찮지만... 오리지널부터 확팩이 몇개이며 그때부터 한 퀘스트는 몇개이겠는가.
결국 최종적으론 질린다. 와우보다 오래 했으며 플레이타임도 이젠 더 길거라고 예측되는 이브 온라인은 그렇지 않은데... 접속을 안 해도 '게임을 했다'라고 느껴지게 만드는 독특한 구성 때문일까, 아니면 새로운 컨텐츠에 도전하는 맛이 있기 때문일까.
와우 안 한지도 몇년이 되어가는데 그래도 이런 건 봐줘야지. 그리고 본 김에 감상이나 한 편.
1. 공식 트레일러임에도 불구하고, 영문판은 1080P였고 한국 공식 트레일러는 720P였다. 바빠서 그랬나 싶었는데 아직도 720P다. 이건 뭐랄까, 그냥 기본적인 개념이랄까 정성의 문제인데... 뭐 한국의 호갱님에겐 720P로도 족합죠. 네. 아니, 인코딩하기 귀찮고 번거로우셨을텐데 그냥 360P하지 그러셨어요 왜?
2. 동영상은 말 그대로 쿵푸 판다 와우 그래픽 버전. 이건 뭐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고 박력도 없고...
3. 기존 세계관에 융합하진 않지만 먹고 살자고 끼워넣는 신대륙을 보는 느낌은... 울온에서 야마토가 추가되는 걸 본 느낌이었다. 그 발표 뒤 울온을 접어서, 그 위화감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좀 힘들지만.
워 3에서 나온 모든 영웅과 악이, 티탄과 고대신 같은 '영원한 떡밥'을 제외하면 대격변에서 데스윙을 마지막으로 모두 쓰러졌기 때문에, 블리자드는 이번 확장팩에서 새로운 적과 스토리의 전개를 강요받게 되었다. ...라고 다들 생각했었다. 그러나 블리자드는, 다시 한 번 워 3를 울궈먹었다. 그것도 최악의 형태로.
사실상 이젠 와우 플레이어 중 워 3를 접해본 사람은 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그런데 와우의 스토리 진행은 아직도 워 3에 얽매여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언제까지 이럴 셈인가... 다음 확장팩이나 다다음 확장팩엔 워 3 엑스트라의 고향까지 다 나오겠어.
P.S.: 네이비필드 2 공식 동영상도 보았는데, 생략하겠다. 그냥 없던가, 인게임 녹화를 편집하는 게 나을 듯.
지금은 확팩 패치 후 3개월 넣었던 걸 후회하고 있다. 1달도 제대로 안 하고 접었으니까. 잠시 쉰다곤 해도 확장팩 나오기 전엔 다시 잡을 생각이 없고... 상황에 따라선 나와도 다시 안할지도 모르겠다. 그땐 영원히 접는 게 되겠지.
다들 알겠지만 와우의 플레이 원동력은 아이템과 캐릭터의 강함이다. PvE든 PvP든 지금 가진 것보다 더 강한 아이템을 갖기 위한 욕망이 플레이어들의 1차적인 목적이 된다. 블리자드가 다른 목적을 찾아보려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한 행동으로 시도해보려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블리자드도 이걸 알기 때문에 매 패치 때마다 새로운 던전에 더 강한 아이템을 집어넣었고, 확장팩을 낼 때는 레벨을 올려서 모든 것을 리셋해버렸다.
하지만 블리자드는 업데이트를 계속할 수 있어도, 언젠가 플레이어 자신이 질리면 그 욕망은 끝나기 마련이다. 그리고 새로운 아이템을 더 원하지 않게 되면, 오로지 그것에 기대던 와우는 더이상 플레이어를 붙잡을 수 없다. 필자도 이전에는 파티 플레이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아이템에의 욕망이 우선했지만, 이제는 일반 던전 도는 것도 귀찮고 짜증나게 되어버렸다. 잘 될 때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잘 안 될 때는 서로 비아냥대고 비꼬기 바쁘고, 그건 팬사이트들도 예외가 아니다. 그리고 까는 측이 되면 그나마 낫지만, 까이는 측이 되면 별의별 생각이 다 들기 마련.
온갖 '확고' 타령은 플레이어가 시작했고, 또 어떻게 보면 막공으로도 상당한 진도를 뽑는 게 그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 타령을 블쟈가 직접 하게 되자 온갖 정나미가 다 떨어졌다. 영던 입던 아이템 레벨 제한 얘기다.
세상에 영원한 건 없고, 와우저의 충성도 또한 그럴 것이다. 세상에 무한한 건 없고, 와우에 영입되는 뉴비의 수 또한 그럴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게 아마 새 MMORPG인 '타이탄 프로젝트', 그리고 플레이어 수가 좀 적더라도 그에게서 최대한의 수익을 뽑아내는 것이, 그동안 신나게 까대던 현거래를 디아블로 3에서 자기들이 직접 해주고 수수료를 챙기는 작태겠지. 이런 건 이제 시작에 불과할 거라고 자신할 수 있다. MMORPG계에 한류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으니까. 이 바람은 블쟈의 고집을 정면에서 꺾어버릴 정도로 대단하다. 그리고 필자가 현재 플레이하는 이브 온라인에서도 그걸 지금 보고 있다. 단지 그게 새로운 장르, 새로운 시스템 따위가 아니라 캐시템, 현거래 등의 돈 뜯어내기 스킬쪽 뿐이라는 건 필자가 보기엔 좀 많이 그렇지만.
물론 유저들의 제한이 블쟈보다 낮을 리는 없어서, 이제 대격변 2주 반쯤 됐을 건데 파티창에 올라가는 말에 확고 안 달린 것이 없다. 톨바라드를 가본 적은 없지만 리치왕의 아카본 정도라면 녹파템으로도 슬슬 잡힐 건데 파티 모집 조건이 아이템 레벨 345 이상에 영던 졸업급에 확고 단어가 세 개 이상 붙는 걸 보니 욕지기가 올라온다.
만렙은 찍었지만 영던 입장 조건인 레벨 329가 x 같이 어려운 게, 자연스럽게 그때까지 얻은 아이템으로는 레벨이 10이상 모자란다. 대체 어떻게 아이템 레벨을 채워서 가는거지. 잘하면 5인 영던 구경도 못하고 그냥 캐릭터들 만렙이나 후루룩 찍고 다시 접을 지도 모르겠다.
무료 기간 동안 84레벨하고도 80% 정도까지... 야근만 안 했어도 만렙 찍고 5인 영던까지는 달렸을 것 같은데, 이 망할 놈의 야근 때문에 살 수가 없다. 그래도 처먹고는 살아야 하니 별 수 없지...
퀘스트 헬퍼를 우걱우걱해서 퀘스트 정보를 게임 클라이언트에서 바로 지원해주는 것과 시작부터 날탈것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 퀘스트의 연속성을 높인데다 퀘스트 내용을 간략화하고 연계성을 높여놓았다. 기존 와우 레벨업 과정이 지상 탈 것 타고 몹들과 아웅다웅하면서 이동한 뒤 몹 찾아서 잡다가 정작 퀘스트 내용은 다 까먹어버리고 'xx가 나쁜 놈이었다' 정도만 기억에 남을 정도라면, 이번 대격변의 퀘스트는 퀘스트로 이루어진 이야기책을 읽는 느낌이었다. 특히 군데군데 나오는 시네마틱한 화면의 인게임 진행은 그런 느낌을 더욱 살려주었다.
그리고 2번 밖에 가보지 못했지만 5인 인던의 공략이 상당히 복잡해졌다. 새로운 10인 인던이 나올 때 과거 40, 25인 레이드 던전 보스의 공략을 간략화하여 10인에 적용한 적이 몇 번 있었는데, 대격변에서는 그게 5인에까지 내려오게 된 것이다. 필자 기억으론 리치킹까지만 해도 5인 인던은 업적할 게 아니면 택틱이랄 게 없었는데, 대격변의 인던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서로간의 호흡이 잘 맞아야 클리어가 가능하게 된 것인데... 물론 일반 얘기는 아니고, 영웅도 조만간 푹찍이 되겠지만, 뭐 지금은 그렇다는 얘기다.
한편 돈과 플레이어 수치의 인플레는 계속되고 있다. 블쟈는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21만 골드가 한계인 돈의 경우 이미 리치킹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고(골팟의 경우 한계 수치를 넘어가서 2명, 3명이 돈을 들고 있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낙찰가가 21만 골이 넘을 경우 돈 거래가 아주 아스트랄해질 듯 하다. 그리고 체력이나 대미지의 경우 이제 만렙의 체력은 10만이 넘어가는 듯 한데... 인간의 눈으로 6자리 숫자는 한 번에 읽기가 좀 힘든 수치다.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몇천, 몇만이 올라가는 게 아니라 기존의 몇 배 식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확장팩 두세번 뒤면 이제 체력이 7자리 수가 될 것 같은데... 블쟈는 어떻게 버틸 생각일까. 애드온에 맡기고 그냥 계속 가려나.
확실히 재미있는 게임이고, 본캐 냥꾼 만렙과 인던 파밍, 부캐 사제의 만렙과 인던 파밍, 그리고 새롭게 도전해보는 탱커의 만렙과 파밍까지 합치면 석달 결제할 가치는 충분하지만, 블랙 옵스하는 인원이 줄어들기 전에 단물을 빨아먹어야 한다! 고로 몇달간은 그냥 현재 상태 그대로 하드에 클라이언트를 놔둘 듯. 뭐 아제로스는 도망가지 않으니까.
한 두어달 된 것 같다. 와우가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한 명의 개인으로서 볼 때,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고 놀거리는 많다. 내 마음 속에서 무수한 즐길거리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지난 몇년 간 이 경쟁의 압도적인 승리자는 와우였는데, 무패의 기록이 깨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유를 생각해보기도 했다.
블리자드의 생각도 개념도 없는 무한의 사냥꾼 너프질(개중 압권은 역시 야냥의 캐너프와 너프 뒤 불과 일이주만에 고정 사격 너프와 전갈 독을 제외한 모든 사항을 몽땅 원상복귀시키는 무뇌아적인 행태)?
너무나 쉬워져서 도전이고 나발이고 없어진, 그저 템과 돈을 위한 노동이 되어버린 레이드?
그 쉬운 레이드마저도 울두아르까지라는 시간 제한 내에 클리어하지 못한 내 공격대(6분 말리, 낙스라마스 25인 불사신, 흑요석 3비룡을 못했다)?
낙스라마스 클리어하는데 1, 2주면 족하게 만들어놓곤 그 이후 던전 하나 새로 내놓는데 무려 반년이나 걸리는 블리자드의 병신 같은 컨텐츠 생산력?
업적 자체를 하기 싫어하는 공대원 몇몇과 그 공대원들이 나갈까 두려워 공대의 입지를 명확히 하지 못한 운영진들?
공대 내에 새로 들어왔지만 우버한 센스로 생존과 딜에서 모두 나보다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해서 내 자뻑을 끝내버린 사냥꾼들?
새로운 운영진의, 지난 공대는 네임드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이 많았다고 까지만 정작 자신은 그보다 더 오래 기다리게 하는 운영과 사냥꾼은 공대의 꼬붕 취급하는, 그리고 불만마저도 말하지 말고 그저 참으라는 마인드?
울두아르 패치 뒤 한달동안 레이드를 했는데 4주째 3일차에도 4시간 내내 '안개에 닿지 마세요' 한줄이 공략의 끝인 요그샤론 1단계를 뚫지 못하던 공대의 진도?
글쎄... 반대로, 내가 압도적인 센스를 보이며 넘버원을 달리는 딜딸을 쳐대고 공대가 첫째주에 울두아르 올클하고 하드 모드를 달린다고 생각해봐도... 별로 와우에 접속하고픈 생각은 들지 않을 것 같다.
그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던... 그때가 온 것 뿐이다.
내가 와우에 질리는 때가.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의 것들이 영향을 전혀 미치지 않았다고는 말 못하겠지. 그저 와우에 질렸는데 위의 것들이 날 덮쳐오면서 그에 대한 짜증이 와우가 주는 즐거움을 훨씬 압도해버렸을 뿐이다.
다행히 계정이 알맞게 끝나주었다. 지금까지 접었던 울티마 온라인이나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비슷하게 접었다. 그냥 아는 사람에게 인사하고 접속 종료. 캐삭이나 돈이나 아이템 뿌리기 같은 화려한 퍼포먼스를 하지 않아도 정말 접었다면 그냥 그걸로 끝이다. 뭐 보안이 걱정된다면 계정을 통채로 삭제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데 와우가 워낙 마성의 게임인 관계로 나도 이걸로 완전히 끝...이라고는 딱잘라 말하지 못하겠다. 나중에 은근슬쩍 접속할지도 모르지. 하지만 적어도 이건 확실하다. 사냥꾼은 아니다. 정말 아니다.
사실 주술사에 대한 정책도 병맛인 건 별로 다를 바가 없다. 블쟈는 사슬 클래스에 대해 개념이 부실한 걸까. 하지만 주술사에게는 궁극의 초필살기 피의 욕망(혹은 영웅심)이 있어서 잉여가 될 가능성은 매우 낮고(피의 욕망의 실질적인 효용성이나 해당 클래스의 플레이어의 재미는 제쳐두고, 단순히 공대에 넣냐 마냐 하는 부분에 있어서 말이지) 필자는 주술사를 해본 적이 없으므로 사냥꾼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리치킹이 열리고 낙스라마스 초기에 사냥꾼은 사기 딜러였다. 그건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단, 전갈을 쓰는 만반 야격 야냥인 경우에만. 셋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하면 사기가 아니었다. 그게 사기였던 것도 초기 한정. 낙스라마스의 난이도는 쉬웠고 다른 딜러들은 쉽게 장비를 맞추면서 딜을 급격하게 올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야냥의 딜 상승률은 낮았다. 사냥꾼의 장비 등급 상승의 딜에의 영향력은 낮으므로 당연한 결과다. 펫딜이 사냥꾼의 절반을 차지하는 야냥은 더 말할 것도 없고.
결국 야냥이 다른 클래스에게 서서히 따라잡히기 시작할 때 블쟈는 야냥 너프를 한다. 만반 야격을 막고, 전갈의 디버프를 중첩 안 되게 바꾸고, 고정 사격의 딜도 전투력 계수를 20%에서 10%로 깎았다. 너프가 부당하다는 건 아니지만 3개 중 하나만 했어도 충분했을 것이다. 패치날 이후 전세계에서 만렙 야냥은 완벽하게 사라졌다.
고정 사격의 과도한 딜 너프는 다른 클래스의 PvE 딜 너프를 가져왔다. 고정 사격의 너프를 막기 위해, 혹은 너프의 강도를 낮추기 위해 많은 이들이 노력했으며 혹자는 낙스라마스 및 여러 방면에서의 방대한 딜 데이터를 블쟈에 제공했다. 그러나 블쟈는 그것을 거부했으며 고정 사격 너프는 결코 과도하지 않은 적절한 너프라고 우겼다. 대신 키메라 사격과 폭발 사격을 버프했다. 그러나 PvP에서 너무 강하다는 이유로 다시 너프했다. 폭발 사격의 너프는 너무 횟수가 많은 나머지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대략 4~6회 내외일 것이다.
3.1 패치에 대해 많은 사냥꾼이 기대했다. 개선점이라고 블쟈가 주장하는 몇몇 사소한 변화가 있었으나(그나마도 방무는 여타 클래스와 함께 버프를 받았으나 가속옵은 사냥꾼만 쏙 빠져 상대적인 너프를 당했다 이런 미친), 야냥은 여전히 시궁창이다. 사격냥 또한 딜이 좋지도 않으면서 엠만 먹는 조루다. 답은 여전히 생냥 뿐이다. 검은 화살은 그저 덫 대신의 스킬이며 딜 사이클 복잡화의 주범이다. 하다못해 탄약에 대해 기대했으나 낚시였으며 1000발씩 겹치게 하는 게 끝이었다. 사냥꾼은 여전히 다른 클래스가 갖고 다니는 버프 도구와 수리비에 더해 하루에 수십골드씩 들어가는 탄약을 추가로 가지고 다녀야 한다.
PvP는 말할 것도 없다. 투기장에선 사냥꾼이라는 클래스 자체가 사라졌으니까.
필자가 위에서 답은 생냥 뿐이라고 말한 건 어디까지나 사냥꾼을 하는 플레이어의 특성 선택이다. 공장의 선택은 어떨까. 공격대에서, 사냥꾼은 어떤 용도에 필요한가? 딜? 필요없다. 눈속? '안정적인 어그로'로 성패가 결정나는 하드모드가 있나?
여전히 잘하는 사냥꾼은 잘한다는 얘기는 어디에나 있다. 그래서 뭐? 쏘 웟? '잘하는' 다른 클래스 플레이어의 딜이 얼마나 엄청난지는 아는가? 그리고 '어디엔가 있는 엄마친구아들' 개념인이 다른 클래스를 한다면 얼마나 딜이 더 잘 나오고 얼마나 더 유용할 것인지는 아는가?
블리자드의 개념이 좀 있었던 것 같은 시대에도 사냥꾼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오리 때의 기억은 몇년이 지나 다 까먹었지만 와우 최초의 레이드, 추즌의 오닉시아 월드 퍼스트 다운 때 8냥꾼의 구성을 보고 내가 뛸듯이 기뻐한 건 아직도 기억난다. 이후 정공이나 막공이나, 8파 5냥꾼은 파티 구성의 기본이었다. 힐? 시너지? 그게 뭐지? 개중 압권은 역시 니힐럼(현 엔시디아)의 오리지널 낙스라마스 공략 당시 룻담당 클래스인 1냥꾼일 것이다. 사냥꾼 딜이 한창 잘 나가던 불성 때도 4도적 파티에 주술사 3명을 번갈아넣으면서 피의 욕망 돌려쓰기를 하는 걸 보면서 어이가 없었던 때가 있었다. 정공에서 그게 뭐하는 짓거리인가.
블쟈에 사냥꾼 담당 디자이너가 있네 없네 하는 건 소문이라 믿기 어렵지만, 지금까지의 패치 방향을 보고 있자면 "사냥꾼이 주축이 된", 사냥꾼의 입장에서 패치를 한 게 없다는 건 확실하다. 모두 타클래스의 시점에서 보고 버프나 너프를 했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결코 자신들보다 우월하지는 못하도록. 그리고 이런 경향은 3.2 패치에서 확실해졌다. DPS 1500 가량을 올려줘도 모자랄판에 무기 상향으로 끝이라니(무기 상향의 정도를 보고 계산한 결과 DPS 100 가량의 상승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것도 아이템 레벨 226이상 무기만) 이것들이 확실하게 돌아버린 게 분명하다. 게다가 직업 밸런스 토론한다는데 그 첫 빠따가 딜 탑 3를 달리는 법사 흑마 죽기(보너스 주술사)다. 이건 뭐...
애들이 돌아버린 건 돌아버린 거고 현실을 직시할 때가 왔다. 그럼, 이제 와우 리치킹에서 사냥꾼은 무엇인가? 조연이다. 레이드에서 딜딸치는 탑 3 클래스 밑에 깔리는 베이스, 투기장에서 처참히 썰려 쌍방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첫빠따, 전장에서 멋지게 돌진하는 전사의 첫 타겟, 도적의 콤보에 허리 한 번 못 펴보고 뒈지는 걸어다니는 명예 점수, 혹은 PvP 동영상의 멋진 희생양.
이런 현실에서 적절한 사냥꾼의 활용도는 와우 처음하는 초보를 위한 맛보기 클래스(야냥으로 만렙 찍고 사장으로 골팟가서 인던 한바퀴 돌면서 와우를 배운 뒤 '주인공 클래스'를 하기) 하나 뿐이다. 남을 위해 희생하는 조연이 좋다거나 1, 2년 내로, 혹은 영원히 찾아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빛을 기다리는 캐근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그것도 좋겠지만, 난 이제 두 번은 싫다.
사냥꾼은 마나를 사용하는 물리 원거리 딜러다. 그런데 마나 회복은 전적으로 성기사의 스킬 지혜의 심판에 의존하고 있다. 재충전? 그게 뭐죠? 먹는 건가요? 블쟈가 재충전이 공격대의 마나 통제에 핵심적인 역할이라고 말한 적이 있으니 해당 스킬이 타 클래스에겐 유의미할진 모르겠는데 사냥꾼에겐 아무 쓸모가 없다. 사냥꾼의 마나 소모가 극심한 건지 엠통이 작은 건지. 그리고 사냥꾼의 글로벌 쿨타임은 가속으로 줄어들지 않는 1.5초이고 스킬은 전부 즉시 시전이거나 1.5초 미만이라 가속옵의 효용이 전무하다(정확하게는 자동 사격의 딜만이 올라가기 때문에 블쟈가 아이템에 매긴 가속 옵의 가치의 20%만이 딜 상승에 적용된다). 대미지의 대부분이 원소 계열 대미지가 나오므로 방어구 관통 옵션이 통하지 않는다(고정 사격도 포함되므로 가속도보단 높다. 25% 내외 정도). 사냥꾼 전체 딜의 15%를 차지하는 펫에게는 사냥꾼의 스펙 상승의 1/3도 채 돌아가지 않는다.
이것이 한 클래스를 5년 동안 만지작거린 블쟈의 결과물이다. 니기미.
최근에 올린 블루 포스트에서조차 스킬들의 PvP / PvE 효용을 다르지 않게 하겠다고 해놨는데, 그 이유가 툴팁이 복잡해지니까라는 부분은 정말 기가 찬다. 툴팁이 복잡한 게 중한가 밸런스 잡는 게 중한가? 게다가 이미 두 용도의 효용성이 다른 스킬이 하나둘이 아니며 PvP / PvE 한 곳에만 쓰이게 된 스킬은 더욱더 많다. 명시하느냐 마느냐의 차이 정도 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