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드디어 봤다... 나온지 대체 몇년만에 다 본 건지 모르겠다. 정말 빚 갚는 심정으로 봤다. 빚 져본 적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_-
스토리 딸리고 연출 딸리고 작화 딸리고... 총체적인 x망의 길에 아주 제대로 빠진 애니메이션. 특히 1쿨로 1, 2기를 만들다 2쿨로 3기를 만들게 된 탓에 노하우가 부족한 것과, 1, 2기에서 애들의 1:1이 주를 이루던 흐름에서 벗어나 다대다 전투를 하게 된 흐름을 제작자가 못 따라간 게 큰 것 같다.
2쿨로 하다 보니 시리즈 내내 스토리 전개가 팍팍 늘어지고(1쿨로 만들다 2쿨로 막판에 늘렸나), 특히 액션씬 작화 퀄리티는 바닥을 긴다. 아니 작화 보정한 DVD판을 봐도 이 모양이면 TV판은 얼마나 대단했던겨. 집단전투는 결국 막판엔 포기하고 1:1 전투로 다 흩어놨는데 이렇게 되면 전반부에서 열나게 단체전 연습한 게 완전히 무의미. 적이 우르르 등장했던 건 좋은데 전장이 다 흩어지니 배분 시간이 짧아지고 결국은 우르르 퇴장. 누가 누군지도 모르겠어. 권총든 애는 브레인 역할'이었던' 것 같은데 뭐 다같이 막장인 판에 아무래도 좋나.
그리고 군대인지 준군사 조직인지는 기억 안 나지만 애들이 나름 '조직'인데... 군필자인 필자로서는 상당히 보기 괴로웠다. 군대면 영창에 집어넣고 아니면 감봉하라고. -_-
결국 남은 감상 소감은 '괴물 나노하'의 재확인 정도였다. 무적불패!
나노하 프로젝트가 극장판으로 울궈먹기에 들어갈지 4기를 또 만들지는 모르겠지만 - 공개된 포스터 보니까 4기 만들고 있는 것 같긴 하던데 - 포스터만 멋지게 그리지 말고 실제 작화를 잘 해주길 바란다. 액션신만 좋으면 필자는 더 바랄 게 없다.
기본적으로 TV판과 완전히 같은 스토리라서 나아진 작화 - 특히 전투장면 - 를 보기 위한 거였기 때문에 전투 제외한 장면은 그냥 대충 다 넘겨버렸다. 전투 작화도 좋아지긴 했지만 단순히 그림이 좋아지는 게 문제가 아니라 좀 뭐랄까 치고 받고 하는 게 있어야 하는데, 의미 없이 날고 의미 없이 쏘고 의미 없이 피하는 장면이 좀 많은 건 실망. 반면 스타라이트 브레이크는 연출이 좀 과도한 면이 있었다. 현대 문명 멸망 후를 다루는 매체 제일 앞부분에 넣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완전 멸망'의 빛이라니.
이제 이걸로 탄력 받아서 16화까진가까지 보고 도저히 오그라드는 손발을 감당할 수 없어서 제쳐놓은 TV 3기를 주파해봐야겠다.
소설을 안 읽어봐서 원작을 어떻게 소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애니메이션을 본 감상으로는 꽤 괜찮았다. 극장용 답게 퀄리티도 높고. 다만 가끔 개똥 철학을 아주 긴 시간 동안 설파한다거나, 나온 장면을 몇번이고 몇번이고 되풀이하는 게 한두번 정도 있어 그게 조금 거슬렸다.
소설도 읽어볼까 하는 흥미가 생긴다.
그런데 키노코의 작품은, 신기하게도 읽거나 보다 보면 중2병이 막 돋궈진다. 나만 그런가. 여하튼 그 분야에는 탁월한 재능이 있는 듯 하다.
경제쪽인 면에선 매점매석이고 독점이고 상관하지 않던 시절을 배경으로 피터지는 머리 싸움을 그리고 있고,
연애적인 면에선 경쟁자도 삼각관계도 없는 둘의 염장질을 그리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볼 때 현대의 주식처럼 시스템적으로 복잡한 건 없지만, 옛날이라고 요새보다 머리가 나쁜 건 아닌지라 대신 은화나 금화의 귀금속 함량에 따른 가치나 뭐 그런 소재로 머리를 굴려대기 시작하니까 꽤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연애 이야기로는... 그동안은 한쪽이 일방적으로 당하는 패턴의 짧은 문답만 보다가 서로 대등한 위치에서 주고 받는 랠리가 되니까 그걸 보는 재미가 있었달까. 물론 애니메이션의 한계상 그렇게 오래 주고 받는 건 아니었지만 꽤 재미있었다. 비록 결론은 로고자가 당하는 것이라도.
1기를 다 보고 감상문을 쓰는데 2기가 시작해버렸다. 1편부터 괜찮은 떡밥을 뿌려대는 게, 2기도 꽤 재미있을 듯.
엄청나게 오래된 원작을 애니화시킨 오래된 애니메이션. 언젠간 봐야지 하는 목록에 들어있던 녀석인데 인터넷 돌아다니다가 F-22에 대한 얘기를 듣고 찾아보게 되었다. 정확하게는 유키카제보다 F-22의 스펙이 더 높다는, 환상을 추월해버린 현실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뭐 F-22의 기동을 모르니 애니를 봐도 잘 모르겠더라. 한가지 확실한 건 F-22는 뒤로 날아가는 재주는 없다는 것 정도.
OVA의 한계상 이야기를 풀어나갈 충분한 시간이 없는 관계로 이야기 전개가 떡밥 투척식이 되어버린 감이 많지만, 이질적인 적 JAM의 수수께끼와 그들과의 전쟁, 현실감 넘치는(날 비행기 덕후로 만들어버릴 것 같은) 공중전 묘사, 그리고 남자와 남자와 기계의 삼각 관계(웃음) 등은 확실하게 잘 나타내주고 있다.
특히 마지막은 인간과 기계, 인간과 인간 사이의 믿음과 갈등 뭐 그런 걸 그리려고 하는 거야 뻔히 알겠지만 이건 작품 내에서 BL 분위기가 너무 찐하게 나서 역효과가 나버린 것 같다.
원작 소설도 흥미가 생기긴 하는데... 항상 돈주고 사기는 아까운 이 좀팽이 정신. 몇달 이러다 잊어버릴 것 같다.
이게 건담의 한계인가. 시드부터 본 거라 그 이전 작품에 대해선 말할 수 없지만 시드, 시뎅, 더블오 건담을 본 감상을 말하자면 이건 그냥 광고 애니메이션 아닌가. 보고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 한국의 주말 드라마 같달까... 각화마다 자극적인 얘기와 전개는 있지만 그걸로 끝. 뭐 엄청난 철학이나 그런 걸 바라는 것도 아닌데, 끝까지 다 보고 '아 재미있게 잘 봤다' 이런 생각조차 남지 않고 그저 본 시간이 아까울 뿐.
프라모델 팔아먹기 위한 무한 신형 투입 신공과 파일럿 투입을 위한 아스트랄 시나리오, 한정된 시간 내에 갈등을 마무리하기 위해 일단 죽이고 보는 전개는 그렇다쳐도... 평화 타령만 안 해도 훨씬 나았을 것을. 미래를 위해 싸운다는 말과 싸움으론 아무것도 낳을 수 없다는 대사를 한 화 내에 씨부리는 애새끼의 아구창을 털어버리고 싶었다.
덧붙여 마리나 이스마일... 캐릭터 자체가 낚시라는 점에 경의를 표한다. 아니면 감독이 캐릭터 만들다가 마리나에 불타는 첫번째 덕후가 되어 "하앜하앜 나의 마리나쨩을 아무도 더럽히지 못하도록 하겠어"하면서 덕질이라도 했단 말인가? 한 화에 한 번 나와 "세츠나..." 대사 한 번 씨부리는 걸 처음부터 끝까지 초지일관하다니.
재미있는 오락 애니메이션이었다. 하지만 그렇게까지 엄청난 찬사들을 들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뭐 말하고 두 발로 걷는 쥐라든가, 전신의 신경이 검고 가는 모발로 머리 위로 자란(마치 머리카락 같은) 주인공이라든가, "누구나 요리를 할 수 있다" 라고 하면서 "아 주인공이 초반엔 저래도 나중엔 노력을 통해 요리를 잘 하게 되겠구나" 라는 착각을 주지만, 사실 그건 신분이나 종족에 따른 구분이며 재능이 없는 색히는 절대 요리 못한다는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건 뭐, 그렇다 치자. 특히 마지막 건 내가 괜히 설레발치다가 실망한 거니까.
하지만 1시간 33분 가량부터 펼쳐지는(그것도 절정 부분의) 쥐들과 주인공들의 활약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현실의 기준을 대봐도 애니메이션 속의 기준을 대봐도 말이 안 된다. 개연성이 없다. 너무나 어처구니 없어서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마치 비행기 날아가는 걸 몇번 봤을 뿐인 꼬마가 함재전투기를 항공모함에 착륙시키는, 혹은 게시판에서 얼쩡대면서 "무슨 껨 재밌나여?" "껨을 왜 돈 주고 사나여?" 하는 복돌군들이 복사질하다말고 "에이 그냥 내가 만들고 만다" 하면서 존 카멕이 울고 갈 정도의 3D 엔진을 만들어내는 그런 꼴을 본 기분이었다.
아... 이거 몇달만에 끝까지 본 거지. -_- 마지막 세 편을 하드에 한 넉달은 재어둔 것 같다.
여름방학에 할머니 댁에 놀러간 중딩 나가스미. 물에 빠져 익사할 뻔 하다가 인어에게 구조를 받는데, 인어는 인간에게 들키면 둘 중 하나가 죽어야 한다고 한다. 아니면 제 3의 선택을 하든지. 죽기도 죽이기도 싫은지라 제 3의 선택을 한 나가스미. 이제 그에겐 러브 코미디물의 공식에 의거한 시련이 쏟아지는데...
이 작품은 소감을 쓰기가 아주 쉽다. 다 필요없다. 웃긴다. 이거 하나면 된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세상이 잿빛으로 보일 때에도, 그 어떤 TV 프로그램도 안 웃겨도(나는 웃찾사나 개콘 혹은 그외 다른 분야의 프로그램을 봐도 전혀 안 웃긴다... 다른 사람들은 웃는데 나만 어디가 뒤틀린건지) 이걸 보고 있을 때만은 웃을 수 있었다. 밖에 들리는 게 무서울 정도로 쏟아져 나오는 웃음이 참을 수가 없다.
러브 코미디라고 해도 사람을 웃긴다고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 꼬이는 여자들을 활용해서 사랑 놀음이나 그려대고 코미디는 웃기지도 않는 패러디로 대충 때워버리는 일이 많은데(절대 특정 애니메이션을 씹는 게 아님. 예를 들면 하X테라든가. 초반 몇편만 보고 이젠 보지도 않지만.), 이 애니는 그런 게 거의 없다. 정면 돌파다. 그리고 작렬하는 센스...
원작인 만화는 마이너 중의 마이너라 정발은 물론이고 번역본도 없는데 여기에서 이런 개그들이 터져나올 줄이야. 웃음이 고프다면 꼭 보길 바란다. 1편부터 사람 숨 넘어갈 정도로 웃겨대니 절대 후회는 없을 것이다. 물론 최강의 하이라이트는 20화지만 20화부터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서 좀 힘들 듯.
돈 아까운 줄 모르는 미친 ㄴㄴ들로 가득한 학교에서, 반복되는 1년 안에 갖힌 주인공이 그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리고 세계의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활약한다는 내용의 오란 / 할로우 아타락시아. -_-
애니메이션은 최종화인 25, 26화를 제외하면 '움직이는 원작' 그 자체. 딱히 재미있었다라기보다 어쩌다 보기 시작해서 1화부터 24화까지는 그냥 타성으로 봤다. 25, 26은 왠지 모르게 마음과 손이 안 가서 이렇게 미루게 되었다. 그리고 근성으로 시청 완료. 우와 1년 넘었네.
욕망에 충실한 작품. 노골적으로 충실한지라 보던 당시에는 개그물로 그냥저냥 봤지만 지금 와서 보니 짜증이 난다. -_- 나도 된장녀 떡밥은 피해갈 수 없나보다.
CSI를 보던 중, 미국 독신 부자의 집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이 나왔다. 오오... 이 얼마나 참한 근무 복장인지. 메이드에 열광하는 친구들은 미국에서 그 꿈을 실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메리칸 드림! 물론 돈이 있을 때 얘기지만.
미완으로 끝났던 엠마의 2기가 나왔다. 1기 끝날 땐 2기가 나오기를 몹시 바랬었는데 중간에 만화책로 끝까지 다 보았기에 그 열기는 도중에 시들어버렸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에선 만화책과는 다른 전개로 나갔고 그러면서도 원작에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이야기의 질이 높았기에 즐겁게 볼 수 있었다.
다른 연애물과 가장 다른 점이라면... 보통 주인공과 여주인공 사이에 끼어들어 삼각관계를 이루는 처자는 자의식 과잉이든 뭐든 단지 '방해자'로서의 역할만 강조되어 캐릭터성이 약해지기 마련인데 이 작품의 아가씨는 그런 것 없이 괜찮은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었다는 점. 아, 또 이름 까먹었네. 그리고 우유부단하게 두 여자 사이에서 왔다갔다 하지 않고 단호하게 엠마를 선택하고 생업에 힘쓰는 주인공. 오오 연애와 사업 두 마리 토끼 다 잡는 엄친아승리자 윌리엄!
엠마에게도 남자가 붙고 또 그녀의 고민 -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에 대한 - 에 대해서도 시간 상 거의 동등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지만 그 부분은 내게는 꽤 식상했기 때문에(감정적으로는 안 그래도 형식적으로나마 다른 여자를 선택했던 윌리엄과는 달리 엠마는 윌리엄 일직선이라 궁금함 비슷한 감정조차도 들지 않았다), 다른 작품과는 꽤 다른 모습을 성공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위 두 부분이 가장 재미있었다.
그리고 원작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엔딩도 괜찮았다. 갑자기 애 넷은 좀 어떤가 싶기도 하지만. -_-
사족으로 작가의 작품에선 적어도 지금까지는, 전부 근대 영국 배경에 메이드가 주인공인데 언제까지 그 길을 갈 건가 궁금하다. 저 불타는 메이드 사랑이라니.
작화, 액션, 음악, 이야기 진행, 주제 전달 등등 내가 애니를 보는 모든 관점에서 평균 이상인 우주(괴수)물. 특히 여러가지 어른의 사정으로 마무리가 날림처리되는 경우가 많은 애니메이션계에서 26화를 통째로 들여 충실하게 전개하는 엔딩은 매우 인상 깊고 감동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얼토당토 않은 그렌라간의 엔딩으로 입은 충격이 치유되는 느낌. 오오오오.
다만 스타웨이, 광란, 그 외 기타 등등의 개념에 대한 설명이 작품 내에서 부실한 것이 좀 흠. 홈페이지에는 설명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크로스오버물이 아닌 이상 애니메이션에 대한 설명은 애니메이션 내에서 적절히 끝내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종반부의 급전개는 좀 어이가 없었다. 은의 종족이 그토록 원한 건 황금의 종족의 미래를 아는 힘이었는데 막상 튀어나온 건 바깥 우주('소토우주'라고 하니 이게 맞겠지. 그런데 바깐우주라고 하면 난 크툴후 신화가 먼저 생각난다)로의 길이었고('길을 여는 힘'이라면 내가 말을 안 하지) 은의 종족은 그걸 보고 좋아라하면서 가버린다. 사실 황금의 종족이 주는 건 뭐라도 좋았나. 이건 뭐 강아지도 아니고.
그리고 프로메 오와 공주가 나누던 대화와 엘만토스의 노도스가 하던 혼잣말도 이해하기 힘들었다. 결과 말고 과정이. 사람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면 빠나 까 둘 중 하나가 되는데 난 시니컬한 인간이니 까가 되련다. 뭐여 이건! 노도스에게 주어진 계약으로 결론 도출하려거든 계약 내용 정도는 중간중간에 환기시켜 주면서 하지 내가 그걸 메모지에 정리해서 펼쳐놓고 보리.
그러나... 뭐 직접적인 설명이 없었다 뿐이지 유추하지 못할 것도 없고, 나머지는 다 마음에 들었다.
4컷 만화 원작의 캐릭터물 + 일상물 + 공감물 + 패러디물. 별로 캐릭터에게 불타는 성격도 아니고 원작 특성상 다음화가 기다려지는 것도 아니고 공감물 봐도 그러려니 하는 공격이고 해서 그냥저냥 봤다. 스스로 생각해도 참 삭막한 인간이네.
애니 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뇌물 먹고 발사믹 식초 광고하다 잘린 감독과(애니 초반부 보면 내내 발사믹 식초 타령이다) 애니메이션 내 배경이 된 실존 신사에 성지 순례를 시작한 친구들. 자네들 이러지 말게나.
22화에 대해 잠깐 논란이 있었는데 글쎄...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문제겠지만 차라리 과거 시점으로 가서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싶다. 본인 유령이 직접 등장해서 자기 입으로 직접 대사를 하니 이거 영 남사스러워서.... 이렇게 대놓고 보는 사람을 부끄럽게 만드는 연출을 할 줄이야. 아니면 카나타의 유령이 있다는 존재감만 비춰주든지.
별 - 스스로의 질량에 의한 압력과 열로 핵융합을 하여 스스로 빛과 열을 내는 천체. 여타 다른 이유로 빛과 열을 내더라도 핵융합이 아니면 별이 아니다. 행성 - 위에 쓴 별의 주변을 별의 중력에 이끌려 도는 천체. 작중에 나오는 혹성은 일본식 한자어다.
애니메이션 내내 별별 타령을 하지만 사실 작중에 나오는 천체들은 몇몇 배경을 제외하면 모두 행성으로, 별은 거의 나온 적이 없다(실제로 나왔다면 아르고노트호는 말 그대로 타버렸겠지만).
하지만 그동안의 전개에선 뭐 그렇게 심각하지는 않았고 그럭저럭 참고 볼만했다. 연출상의 문제로 별별하는거지(행성행성하면 멋이 없으니) 설마 제작진의 개념이 없겠나 하면서 봤는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목성편에서 개념 대폭발.
"우리들의 별... 목성!" - 님 목성은 이름에만 별 성자 붙어있지 별 아니거든요. "주포를 맞은 이오(가 맞나 모르겠다)가 낙하합니다" - 아니 도대체 주포가 뭐길래 저 엄청난 질량 덩어리가 주포 맞고 몇분만에 목성과 접촉하나요. 그것도 가운데도 아니고 옆구리에 맞았는데 공전에너지는 어디다 버려두고 수직낙하를 해버리네. "목성이 폭발했습니다!" - ...와우. 자체 핵융합 가능 최저 질량의 1%만 가지고 있는 목성에 돌덩이를 던졌더니 폭발했네요. 뭐야 이건. 사실은 이오가 고체 산소 덩어리여서 목성의 뜨거운 품에서 녹아 수소와 함께 열정을 불태웠나?
일단 계속 보고는 있는데(지금 22인가 23화까지 봤다) 목성편 뒤론 뭔가 영 떨떠름하다. 나름 감동적인 장면일 터인 프로메 오와 공주의 대화도 심드렁. 아 님들 그거 별이 아니고 행성이랑께.
어떻게 끝날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의 핵심개념인 스타웨이가 무엇인지 끝끝내 설명해주지 않는(작품 내 묘사론 영 모르겠다) 불친절함과 더불어 작품의 점수를 깎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듯 하다.
P.S. : 라고 써놓고 위키를 뒤져보니 위에 써놓은 별의 정의에 걸맞는 단어는 항성이고 별은 항성 + 행성 + 혜성의 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설익은 지식이었군. 하지만 그거 빼도 목성편은 충격 -_-
가오가이가 이후 최고의 열혈 로봇물. 매주 일요일 닥치고 열혈에 불사르다 보니 그렌라간 빠르게 올라오는 클박 확보하고 매주 일요일 오후엔 30분 간격으로 체크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4화의 작화 농간에(제작사가 "오타쿠 주제에 이 작화의 놀라움을 아느냐"고 시청자를 성토하다니 놀라운 일이었다) 2, 3부 첫 두세화 정도의 진행이 조금 짜증나지만 그 뒤로는 마냥 달리는 게 정말 시원시원스럽다.
6화의 난데없는 총집편은 좀 당황스러웠지만(빠른 게 문제가 아니고 8화가 또 총집편이다) DVD에선 수정되었다고 하니 문제는 안 될 듯.
하지만 엔딩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내가 닥치고 해피 엔딩파라서 그런가.
그렌라간의 줄거리를 내 식으로 단순요약하면 지하에서 태양을 향해 밖으로 나섰다가 자신들을 억압하는 수인과 로제놈, 그리고 그 위 무수한 적과 싸워가면서 스케일이 커지는 이야기인데 결국 안티 스파이럴과 대화하면서 시몬 스스로 밝힌 마지막 싸움의 목표는 간단하다. 사랑하는 여자와 우주를 구한다.
결국 시몬은 안티 스파이럴을 꺾는다. 그래서 어찌되었나? 사랑하는 여자는 지켰나? 사망. 우주는 구하나? 시몬은 방랑. 남에게 떠넘기기냐. 어이. 네가 말했으면 네가 지켜야지. 이게 승리인가? 이게 다 잘된 일인가?
꼭 시몬이 계속 인류의 짱을 먹고 있으라는 얘기도 아니고... 니아가 애나 하나 낳고 죽었으면 그러려니 한다. 하다못해 살리려고 노력이나 했으면 덜할지도 모르겠다. 이제 안티 스파이럴도 꺾고 용무는 없다 이건가. 인어공주도 아니고 결혼반지 끼우자마자 빛으로 사라지는 장면 보면서 어이가 없다기보다 화가 났다.
나선족... DNA의 궁극적인 목적은 매우 간단하다. 종족 번식이다. 성행위. 임신. 출산. 그리하여 자신의 분신을 늘려나가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도 그를 위해 있다. 하지만 작중에 그런 게 있나? 다얏카의 아이는 에필로그엔 안 나온다. 후세후세하지만 에필로그의 "후세"엔 피로 이어지는 후세 따윈 하나도 없다(그 전에 시몬도 21살인 색히가 뭔놈의 후세 타령인진 모르겠지만). 뭐 이래. 이럴거면 나선족 설명에 DNA 이중구조 따위 넣지 말라고.
제작사가 뭘 생각하고 엔딩과 에필로그를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암만 생각해도 엔딩까지의 진행과 엔딩 + 에필로그의 진행은 모든 면에서 완벽히 어긋났다고 밖에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슈렉 시리즈도 이제 한계에 달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특별히 이 편을 못 만든 것은 아니다. 제작자들은 1, 2편 정도의 퀄리티로 만들었다. 슈렉은 바뀌지 않았다. 내가 바뀐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이 주는 재미의 뼈대라고 할 수 있는 슈렉스러움(전통 동화에 현실을 겹쳐 꼬기)도, 이 작품까지 3번 반복하니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었다. 한 마디로 얘기해서 지겹다고나할까.
예를 들어, 고전 명작의 공주들이 하나같이 미인, 금발, 푸른 눈, 쭉빵, 얌전하고 수동적인 캐릭터라는 건 한 번 쯤 뒤엎어 보고 싶은 설정이긴 하지만, 공주들이 한때 껌 좀 씹었으며 필요할 땐 한 딱까리한다는 슈렉의 설정도 3편 내내 모든 공주가 똑같다는 점에선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이런 설정 꼬기를 하더라도 주 스토리 라인은 정상적으로 하는 슈렉 시리즈 답게 이번에는 고등학교의 왕따 아서(아티? 이쪽애들은 이름이 전부 원탁의 기사 계열이었다 멀린 빼곤 아무래도 좋지만)와 슈렉의 이야기가 주 줄거리인데, 이 부분 영 별로다. 다른 영화에서 수도없이 울궈먹은 전개를, 정석대로 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 관계상 3배속 전개로 돌려대는데 중간 과정 없이 명대사만 읊어댄다고 관객이 감동을 받는게 아니잖아. 난 후반 다 될 때까지만 해도 타 영화의 감동 짜내기 스토리 라인을 비꼬는 뭐 그런 건 줄 알았다. 마지막에 아서가 전세를 뒤집고 왕관을 스스로 쓸 때 비로소 깨달았다. '이 놈들 날림으로 만들었구나'
이미 3탄이 나와버렸으니 4탄도 아예 안 나온다고는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만약 만든다면, 슈렉의 제작자들은 슈렉의 적이 무엇인지 잘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일본 애니메이션으로는 특이하게도 북미 코믹이 원작이다. 그쪽에서도 인기가 좀 있어 드라마화도 되고 한 모양이다.
그쪽 설정으론 위치 블레이드가 고대의 유물[각주:1]이라 역대 착용자 중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여성들[각주:2]도 꽤 나오고, 극중 상대역에 다른 고대 유물도 나오는 등 꽤나 다양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에선 그런게 일절 나오지 않는다. 단지 위치 블레이드만 나올 뿐이고, 또 그걸로도 충분하다.
그리고 위치 블레이드가 초반에 알려지기로는 꽤나 성적인 코드를 포함하고 있고 후반까지 줄곧 그렇지만, 사실 이건 낚시 정도 수준의 시청자 눈 끌기이고 이야기에선 좀 벗어나있다. 후반부에 가면 별로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그럼 뭐가 주로 나오냐 하면... 가족애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이 애니에선 제대로 된 가족, 혹은 가정은 하나도 나오지 않는다. 주인공은 혼자 몸으로 기억상실증이라 자신의 친딸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딸을 키우고, 그 외 사람들은 모두 혼자 살고 있다.
그러나 혼자 살고 있을 뿐, 이리저리 얽혀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여러 관계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사이에서 오가는 인간적인 교류와 그들의 정과 사랑, 가족에 대한 갈구가 더 잘 드러나는 것 같다. 이들의 갈등과 욕망은 모두 가족을 향한 것이기 때문이다.
음... 불행히도 내 필력으론 이 정도 묘사가 한계인가. 어쨌든 이야기가 재미있고 액션도 괜찮은 편이니 볼만한 애니메이션인 듯.
다만 한가지, 막판에 '너희들도 어머니를 원하는구나'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이 끝나지 않은 애니메이션이 항상 그렇듯이 이 애니메이션의 TV판도 중반부터 오리지날로 나아가기 시작했는데, TV판을 볼 때는 원작보다 TV판 쪽 지지자였다. 당시 원작에서 등장했던 '싱'이 뭐랄까 뜬금없달까... 개인적으로 충분히 클라이막스라고 생각하고 있던 작품을 원작자가 무리하게 길게 끌고 가려는 우려먹기로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참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TV판 엔딩은 갑자기 20세기 독일로 날아가버렸다. 그땐 '그 문이 그 문이 아닌데?' 라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극장판에서 제대로 마무리를 해주겠지 하면서 그냥저냥 넘어갔다.
그리고 얼마전 극장판을 보았다.
...우호적인 이야기 싹 취소. 오히려 TV판이 극장판으로 우려먹기 위한 마무리였고, 거기에 더해 극장판은 아예 원작을 갈기갈기 찢어 해체해서 괴물로 만들어버린 프랑켄슈타인에 지나지 않았다. 원작에서 썼고 TV 판으로도 가져온 철학 사상 설정 비유 그 외 기타 등등은 그 해체 작업에 휘말려 완전히 박살이 났다. 요새 유행 중인 시쳇말로 안드로메다 캐관광 익스프레스 타고 저멀리 가버렸다.
극장판은 단지 엔딩의 '함께 가자'는, 형제애가 아닌 야오이적인 사랑 고백을 위해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에 불과하다. 시밤 어떤 색히가 이렇게 완전히 박살을 내놨어?
TV 애니메이션 130화 전후에 나왔던 키루루 닷의 오리지날인 키루루를 다루는 에피소드이고 매우 전형적인 전개로 이어져서 전원 집합의 절정 뒤 전형적인 마무리.
작화만 제외하면 좀 긴 TV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큰 무리는 아니다. 안정적으로 간 케이스.
그런데... 2차 대전 당시 일제 군인들이 쓰던 모자를 쓰고 침략자라고 자칭하면서도, 피침략자와 우정을 나누는, 당시 식민지였던 한국인이 보기엔 굉장히 껄끄러운 설정도 보다보니 별로 신경이 안 쓰이게 되긴 했다. 하지만 이 극장판은 그걸 또 들추고 있다. 그것도 주 스토리 라인으로. 애니메이션 자체는 괜찮게 끝맺고 있지만 이것 때문에 뒷맛이 좀 안 좋았다. 그리고 그보다 압권인 건 한국에선 이걸 아동용 애니메이션으로 수입해다 상영. YXCA라든가 시민단체들은 아무 말 없나? 하긴 달고 맛있고 만만한 것만 단체 이름 내세워 씹는게 취미들이니.
이상한 것 - 유령, 혼령, 그외 잡것들 - 을 볼 수 있다는 것 외엔 특별한 게 없는 주인공이, 유코를 비롯해 여러 사람을 만나고 겪어가며 변해간다는 이야기. 동시 연재 중인 츠바사와의 세계관 연결이 특이한 작품이다. 만화책 원본.
클램프 특유의 인체 비례 무시가 최근 TV 애니메이션에서 대유행 중인 작화 붕괴 현상을 만나서 그로테스크한 영상을 보여주는 작품.
매체가 TV인 관계로 몇몇 에피소드의 뒷맛이 깔끔해졌다는 것 외엔 만화책과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국내 번역명 좌부동양의 출연율이 조금 상승했으므로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할지도. 딱히 팬이 아니라면 그냥 만화책이나 보는게 낫다고 본다. 개인적으론 애니 오리지날의 각종 패러디들이 마음에 들었다.
로봇이 나오긴 하지만 '로봇 애니'라고 칭하긴 좀 뭐하고(3D로 나오는 만큼 액션이 딸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중이 낮다는 이야기), 소꿉친구가 여자친구가 되는데 별로 연애 얘기 같지도 않고, 삼각 관계는 서로 질투가 없어서 영 맥이 빠지고, 주인공의 고뇌는 나오긴 하지만 이 놈이 열혈 계열이라 그렇게 길게 고민하지도 않는다(호접몽 계열인데 철학적 고찰의 깊이가 얕다는 얘기. 뭐 땅 파봤자 졸릴 뿐이긴 하지만).
이렇게 쓰고 보니 전부 어중간한 영 모자란 애니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전부 괜찮은 연출로 적당히 나와있어서 불만 같은 건 별로 없다.
뭣보다 이 애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숨겨진 세계의 비밀. 음모들. 빠른 이야기 진행. 계속되는 반전. 특히 이놈의 반전은 거의 낚시질 수준이랄까.
정말 재미있게 봤고, 해피 엔딩도 마음에 들었다. 최종 엔딩에서까지 낚시질을 해서 사람 정신 사납게 만드는 게 좀 그렇지만. 해피 엔딩 할 거면 이상하게 얼버무리지 말고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잡담(미리니름 주의)
처음 비밀의 소녀로 나타나 키스하고 같이 제가페인 탈 때까지는 잘 나갔지만, 그 뒤론 엔딩까지 비중이 거의 제로에 수렴하는 캐릭터. 연인 자리도, 제가 페인의 리어시트도 카미나기 료코가 가져가고, 그나마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삼각 관계에서도 한 발짝 물러나고, 숨겨져 있던 비밀도 막상 보니 별 것 아니었다. 말은 계속 주인공이 좋다곤 하지만, 행동력이 이렇게 제로고 보면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안습인 건 스스로 연인사이라고 표현하던 과거도, 막상 회상으로 보니 주인공이 시즈노에게 애정 표현은 커녕 남녀관계의 호감 정도도 표현하지 않고 있었다. 이 정도면 그냥 짝사랑인데?
현시점에선 아무래도 가망이 없다. 어떻게든 료코보다 앞서 부활한 다음, 빵빵한 몸매로 밀어붙이는게 유일한 해결책일 듯.
논쟁이란 논리와 논리의 대결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납득시키는 것으로, 상대방의 논리로 상대방을 공박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즉 빠르게 상대방의 논리를 이해해서, 그 논리의 허점을 상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나가와의 설전은 이 점이 아쉬웠다. 나가는 스스로의 논리를 설명했다. 주인공도 스스로의 논리를 설명했다. 하지만 둘 다 상대방의 논리는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서로 목소리만 높이다 결렬. 아아, 주인공이 열혈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아마 나가는 한계에 봉착했을 것이다. 근친 교배가 계속되면 유전자의 열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하나의 사고가 계속되면 결국 어느 시점에서 뱅글뱅글 맴돌게 된다. 발전이 없게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상의를 하거나 기분 전환을 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찾겠지만, 서버에 홀로 있는(서버에 몇 명이 있더라도 외부로 드러나는 인격체가 하나로 될 정도의 사고 공유라면 하나나 마찬가지) 나가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때 나타난 것이 셀레브럼. 스스로도 말했듯이 나가는 셀레브럼이라는 외부 자극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셀레브럼에게 자신과 하나가 되자는 얘기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나가의 논리의 모순이다. 나가가 인류를 멸종시킨 이유 자체가 타인과 그로부터의 외부 자극을 부정했기 때문인데, 스스로 부정한 외부자극을 셀레브럼에게 구걸하고 있다니.
그러나 주인공은 '마음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스로의 통각이 없어 타인의 아픔도 이해하지 못했고, 나중에는 인류마저 멸망시킨 정도의 각오가 있는 녀석에게 '마음의 아픔' 타령이라니. 통할리가 없잖아.
제가페인 최후 최고의 낚시질. 종영 직후 내가 가는 애니 감상문 게시판에 제가페인 감상문이 엄청나게 올라왔는데, 거진 대부분이 엔딩 예측이었다. 엔딩송 이후 단 몇 초짜리 에필로그 영상인데 엔딩송 직전과 모순되는 부분이 좀 있는 것이, 아주 오묘한 영상이었다. 나도 한 번 낚여서 파닥거려보자.
일단 두 가지는 확실하다. 하나는 주인공이 인간으로 부활했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나머지 인간들도 부활해서 정상적인 삶을 시작했고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뱃 속의 아이에게 어서 나오라고 말하고 있으니).
문제는 그 두 가지 사실 사이의 시간적인 갭과, 불쌍한 주인공의 부활 이후 처지다. 독수공방하다 늙어 죽었느냐, 료코랑 잘 살다 죽느냐의 차이.
일단 작중에 설계도를 받으면서 미지의 기술이 많고 이걸 해석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두 엔딩에서 나오는 등대의 차이. 그리고 두번째 엔딩 처음에 나오는 소라 고둥 또만 그다지 좋은 복선은 아니다. 열심히 싸워 세계를 지켰지만 소녀는 떠나고 소년만 홀로 남았다. 이게 카미나기 료코가 쓴 작품에서의 소라 고둥이었다.
즉 주인공은 부활해서 지구에서 그 기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기술 해석과 기계 조립을 하다 홀로 늙어죽는다. 그리고 주인공의 죽어가면서 완성한 기계로 나머지 부활. 최종 엔딩의 여성은 료코 본인이 맞고 아기 아버지는 주인공 생전에 보관해둔 정자 내지는 다른 사람.
이게 부정적인 쪽의 입장이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인 쪽이다.
일단 설계도 해석. 최종 결전에서 인류의 모함은 18체가 참여했고, 아마 상당수, 못해도 4대 이상은 살아남았을 것이다. 전송 장치가 폭발했을 때 함장은 근처 함선의 피해를 묻지도 않았고, AI도 피해를 말하지 않았다. 함의 생존 여부는 대단히 중요한 정보일텐데, 이것은 걱정한 필요도 없어서 였을 것이다. 생존자는 당연히 전원 설계도 해석에 매달릴 것이므로, 작중에서 아마도 혼자 해석할 때를 기준을 말했을 기한과는 차이가 클 것이다. 무엇보다, 설계도 받으면서 바로 보는데 파악가능한 건 블랙 박스의 비중 정도이지 기술의 난이도가 아니다. 부정파들은 이 발언에 너무 비중을 두는 것 같다.
다음 제작. 셀레브럼들의 모함들과 제가들은 공장에서 만든 것이라 하고, 작중에서도 부서진 제가를 수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현재 인류가 하는 식대로 부품을 대량 생산하고 그걸 조립하는 식으론 규모가 너무 커진다. 이건 단순한 내 추측이지만 모함들과 제가의 생산에는 나노 테크놀로지가 쓰인 것으로 보인다. 기반 시설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노 테놀로지라면 설계도 기술해석 해서 나노 테크놀로지로 부품 만들고 주인공이 조립만 하면 된다. 엔딩에서 반년만에 만들어진 물건들도, 주인공의 2년 약속도 적절한 속도이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좀 웃긴 이야기긴 하지만 분위기. 정말 주인공이 독수공방하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밝은 분위기도 아닐 것이고 시즈노를 두고 삼각 관계를 이야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주인공도 2년 약속 하지 않았을테고. 일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작품내 시간 속도에 대한 이론으로 서버가속론도 등장했는데, 그건 좀 부정적이다. 처음엔 그건 나가의 기술이라는 얘기도 나왔고, 최종 결전에서 손에 넣었다 해도 마이하마에선 적용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마이하마 2학기 시작일과 부활 뒤 한 번도 안 자른 주인공의 머리 길이를 보면 시간 비율은 계속 1:1인듯.
그럼 나의 결론. 주인공의 예정대로 부활 장치 완성. 거부자 제외 인류 부활. 잘 먹고 잘 살다. 끝.
그렇다면, 최종 엔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일단 등대를 생각해보자. 인류가 멸망한 뒤 등대는 아무도 보살피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이하마 서버는 백번 넘게 리셋했다. 40년 동안 조금 기울어진 게 다라면, 최종 엔딩에선 훨씬 더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까. 게다가 잠깐 나온 해변은 그 형태가 많이 바뀌어있고, 주인공이 살며 작업하던 건물도 보이지 않고 있다. 등장하는 여성이 앉은 의자와 사용한 유리컵을 생각해보자. 둘 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유리컵은, 컵을 만들 수 있냐 없냐 보다 깨지기 쉬운 유리컵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내 생각엔, 시간이 훨씬 많이 지난 건 아닐까 싶다. 100 ~ 200년 정도? 나온 여성의 뒷모습이 료코와 닮고 목소리가 같은 거? 모계 혈통이 강하구나. 처음의 소라 고둥? 료코는 영화대본 다시 쓰기 시작했다. 고로 무의미. 이상.
덧글 - 환체 복구 기술이 나온 뒤 주인공 가족 전원이 부활했다. 환체의 사망 요건이 가르즈오름과의 전투 뿐이라는 걸 상기해볼 때 전원이 셀레브럼으로서 각성해 싸우다 죽었단 얘기가 되는데... 엄청난 전투 혈통이구만.
게임은 해보지 못했지만 이런저런 쪽으로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특히 가면과 관련한 설정이 궁금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잘됐다는 느낌. 필수적인 내용은 안 빼먹은 다 제대로 들어갔다는 느낌이다. 특히 2D와 3D를 적절히 써서 만들어낸 전쟁씬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척 봐도 좋은 그래픽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애니메이션에서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절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작화지만 부분부분의 엄청난 움직임의 동화도 마음에 들었다. 재활용만 좀 적게 하거나 하다 못해 좀 잘라서 썼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다만 26화만에 게임의 주요 줄거리를 담아내다 보니 개그도 싹 빠지고(이건 다른 사람들의 감상을 보고 안 거지만), 개인적으론 최종 보스가 행동 논리 설명이 배재된, 단지 '보스를 위한 보스'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그게 가장 아쉽다. 게다가 과거 이야기는 그렇다치고 봉인과 무츠미 관련 이야기는 대체 뭔 소리인지.
압축되어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이야기가 정말 마음에 드는 애니.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중간에 끊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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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협과 한국산 판타지 소설들은 고등학교 졸업 뒤론 안 읽고 있었는데(그 때 본 것도 10대가 쓴 건 아니었지만) 책방에 가서 보니 최근 작들은 사이즈가 작아져 있었다. 일본의 라이트 노벨처럼.
사실 둘 사이엔 별로 차이가 없다. 한국산이 좀 더 틀에 박혀 있고 글 쓸 때 정성을 적게 들인다는 것 정도. 하긴 나오는 게 적은데 많이 넣을 수도 없겠지.
원작 소설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이 애니 자체는 한국 이계로고딩이가서깽판을치는 물과 놀랍도록 닯았다. 다른 게 있다면 일처일부제 지향이라는 것과 여성 캐릭터들이 그쪽 유행(츤데레 계열 레이 계열 등등)에 맞춰져 있다는 것 정도 뿐인 듯. 아 하긴 요새는 그렇지도 않겠군. 이런 거 쓰는 친구들은 물 건너 유행에 민감할 테니.
하여튼 애니 자체는 그럭저럭이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아니, 보는시간에 비해선 나오는 즐거움이 좀 적다고 할 수 있으니 좀 마이너스인가. 시간이 좀 많이 남고 이고깽이 취향이라면 시간 죽이기론 괜찮은 선택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