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레벨이 되어 펫을 끌기 시작하면서부터, 모든 사냥꾼의 가장 중요하고도 큰 걱정거리는 '어떻게 하면 적에게 더 많은 대미지를 주면서 더 적은 어그로를 받을 것인가'가 된다.
그리고 그것은 파티플 시에서도 마찬가지. 다행히도 (평균 이상의 실력을 가진) 전사는 펫보다는 어그로를 더 잘 가져가지만, 적당적당히 장비를 갖춰입은 사냥꾼의 평타 공격도 감당하지 못하는게 현실이다. 전사를 비하하려는 건 아니지만, 사실이니 이해바란다. =_=
결국 사냥꾼이 잘 알아서 하는 수 밖에 없다. 펫의 포효가 1번이나 2번 더 들어간 뒤에, 혹은 파티원이 적의 체력을 80% 미만으로 깎으면 사격을 시작한다거나, 화살을 값싼 50동짜리로 가지고 다닌다거나 등등...
그 조절 방법 중에는, 공속이 느린 무기가 낫냐, 빠른 무기가 낫냐 하는 논란도 있다. 자잘한 대미지를 많이 주는 편이 어그로가 적다, 혹은 큰 대미지가 날아가더라도 가끔 치는게 어그로가 적다 등등... 솔직히 그동안 믿지 않았었다. DPS가 같으면 어그로도 같은게 아니냐... 고 생각했었는데, 이번에 그 생각이 확 바뀌었다.
내가 그동안 써오던 장거리 무기는 위의 스샷에도 있는
[심장적출 석궁]으로, 공속이 가장 느린 편에 속하는 활이다. 그리고 이번에
[원숭이의 명궁]으로 바꾸었다. 경매장에 올라온 것을 입찰해서 산 것으로,
[심장적출 석궁]과 거의 같은 DPS에, 단지 공속만이 거의 반인 활이다. 저격용 조준경(공격력 +7)을 장착했을 때 미세하게 명궁의 DPS가 석궁을 넘지만, 거의 대등한 장거리 무기다.
[심장적출 석궁]으로 어떤 모험을 해왔는가는 말할 필요가 없을 듯 싶다. 한 달 넘게, 학카르부터 무수한 인던과 필드를 함께 누벼온 활이다. 그리고
[원숭이의 명궁]으로 바꾸고 부터는 스칼로맨스 1번, 스트라솔룸 2번(후문과 정문 각 1번씩), 필드의 퀘스트 서너개를 클리어.
그 결과... 한 마디로
[원숭이의 명궁]의 어그로가 압도적으로 '적다'. 어느 정도냐 하면,
[심장적출 석궁]으로는 평타도 무서워서 기다렸다 쐈지만,
[원숭이의 명궁]의 경우엔 일단 평타는 기본으로 전사가 치는 것과 동시에 들어가기 시작하고, 중간중간 신비의 사격을 끼워넣어 줄 정도. 덕분에 사격술 만땅에
[아쿠에멘타스의 정기](각 스킬마다 마나 사용량 -25)까지 끼고도 MP가 모자라서 중간중간 자제를 해야할 정도다.
설마 이 정도일 줄이야...
그동안 그렇게 바라마지 않던
[피나무 활]을 얻었지만, 지금은 예의상 저격용 조준경만 달아서 은행에 곱게 넣어둔 상태.
지금은 사람들이 왜 그리
[허리케인]을 원하는지, 조금은 이해할 것도 같다. 물론 공속은 0.1 빠르고, DPS는 3 높으며, 9G 주고산
[원숭이의 명궁]보다 50배 비싼
[허리케인]을 돈 주고 살 의향은 전혀~ 없지만. 100G 정도라면 모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