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마법이 발동하는 모습. 빛의 기둥은 용의 목적지, 빛의 구는 목적지에서의 고도를 표시한다.
광원. 요새는 별 거 아닌 그래픽이 된 듯 하지만 필자에게는 감동.
적의 공격이 용을 따라오는 모습. X줄이 탄다고나 할까.
중간보스 중 하나. 앞 사진의 공격의 주인인데 초반이라 별 것 없는 녀석.
이 빛의 기둥에 마을을 세우게 된다.
마법. 지정한 지점 주변에 지속적인 불 대미지를 가한다. 중후반까지 유용한 마법.
들어가며
원래 드래건은 20세기 중반까지만 해도 괜히 먹지도 못할 공주를 잡아갔다가 기사에게 죽는 라스트 보스 역할을 수행해왔지만... 동서 교류가 활발해지고 특히 전 세계 판타지의 교과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D&D에 의해 지금은 그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다. 그리고, 마침내는 드래건이 주인공인 게임이 등장하게 되었다.
The I of the dragon.
러시아의 PRIMAL Software가 만들고 독일의 ZUXXEZ ENTERTAINMENT가 유통하는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는 전설에 계시가 된 한 마리 드래건이 되어 지옥의 괴물들을 쓸어버리고 세계에 평화를 가져다주게 된다.
간다 드래건. 배고픔은 충분한가?
브레스의 종류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그 중 가장 공격력이 섟? ?안 쓰게 되는 브레스. 이렇게 멈춰있으면 3초안에 죽는다.
운석. 아직 뜨거워 가까이 가면 열 대미지를 받는다. 부수면 보너스~
저 사람이 바로 양탄자 아저씨. 별 볼일 없는 단순 퀘스트만 잔뜩 가져다 준다.
레어를 부수면 랜덤으로 구슬이 뜨는데 5개 모을 때마다 보너스를 준다. 붉은 색은 보는 바대로 생명점.
마법이 발동하고 있는 모습. 나무가 부서질 때마다 파티클 처리를 너무 곧이곧대로 해서, 좀 버벅거리는 때가 있다.
푸른색의 보너스는 3가지 브레스의 공격력을 올려준다.
마을 중앙의 빛의 기둥에 가면 체력을 회복시켜준다.
녹색 구슬은 스펠 슬롯.
적의 공격이 날아오는 모습. 대다수의 공격은 유도 성능이 없기 때문에 고고도에서 유유히 날아다니기만 해도 다 피할 수 있다.
멀티 플레이는 지원하지 않는, 정말 간만에 보는 싱글 플레이 승부 게임.
일본, 미국제 게임과는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나는 게임 메인 화면. 하지만, 일단 갖출 건 다 갖추고 있다. 그래픽 옵션도 그렇게 세세하지는 않지만 사양에 따라 적당히 조절할 수 있도록 해놓았다. 난이도가 0부터 10까지 11단계라는 점이 독특하다. 이 난이도는 주는 대미지와 받는 대미지, 이 둘에만 관계한다.
키보드와 마우스, 둘 중 하나만 가지고도 완벽한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인터페이스는 편리하다. 물론, 같이 쓰면 더 편하다. 화면 구성도 잘 되어, 드래건의 상태는 항상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으며 그렇다고 화면을 많이 차지하지도 않는다.
육탄전에 강한 레드 드래건, 마법에 강한 블루 드래건, 네크로 계열의 마법을 쓰는 블랙 드래건 중 하나를 골라 시작할 수 있다. 하지만, 캐릭터의 변화가 게임 진행 양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레드 드래건을 골라 노멀 난이도(기본: 5)로 시작했다.
Full 3D로 구현된 I of the dragon의 세계. 저공으로 날면서 세세한 괴물들의 디테일, 날갯짓에 흔들리는 나무들을 보면서 감탄한다. 특유의 웅장한 BGM도 무척 마음에 든다. OST라도 구하고 싶을 정도. 시점은 3인칭이나 1인칭도 가능하고, 줌인 기능도 있다. 하지만, 3인칭 외의 시점은 시야가 좁아지므로 구경용.
시작하면 양탄자 아저씨가 임무를 준다. 적 전멸. 완료하면, 다음 미션으로 넘어간다. 날다가, 레어를 부수고, 몬스터를 죽인다. 공격을 이리저리 피하며 불을 토하는 것이, 마치 슈팅 게임을 하는 기분.
레어는 일정 주기로 부활하며, 살아있는 레어는 일정 주기마다 몬스터를 낳는다. 따라서 레어의 부활을 막는 인간의 마을을 건설하고, 어느 정도 업그레이드를 해줘서 자체 방어력을 키워줘야 레어를 부수러 나갈 수 있다. 마을 건설, 수리, 업그레이드는 모두 B키 하나로 간략화.
일상다반사1.
일상다반사2.
일상다반사3.
태양 배경. 아 하늘이 예술이다.
퀘스트 진행 중. 구에서 나오는 빛처리가 끝내준다.
저녁 무렵의 마을.
게이트에서 나오는 적 처리 미션.
메테오 마법 시전 중.
결과. 땅이 패인다.
FPS를 몇 시간씩 해도 멀쩡한 눈이지만, 가끔 유도탄이 날아오면 그걸 피하기 위해 한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아야 한다. 1분 가량 그러고 있으면 어질어질. 하지만, 그것 외에는 그다지 거슬리는 점 없이 순탄한 진행이 가능하다.
몬스터들이 강해져서, 저공으로 날아다니다간 순식간에 죽기 때문에, 최고 고도로 날아다니게 된다. 몬스터의 디테일 같은 것은 보기 힘들어졌다. 다만, 적이 쏘는 많은 종류의 무수한 발사체가 드래건을 스칠 땐 짜릿함을 느낄 수 있다. ...이젠 정말 슈팅이군.
퀘스트를 수행할 때마다 양탄자 아저씨가 나타나 다음 퀘스트를 주지만, 그저 세계를 구하는데 필요하니 누구를 죽여라, 뭘 가져와라 하는 말 뿐. 드래건은 그저 듣기만 한다. 게임 내내, 어떤 대화도 오가지 않는다. 그저 드래건을 향해 일방적으로 떠들어 댈 뿐. 이게 어디가 액션 'RPG'냐?
가끔 퀘스트의 일환으로 드래건이 아닌 사냥꾼이나 다른 유닛을 조종할 일이 생긴다. ...저 드래건이 얼마나 강한 유닛인지, 무수히 죽으면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게다가 이 게임의 시점은 드래건 중심으로 최적화하였기 때문에 상황 파악도, 유닛 컨트롤도 잘 안 될 때는 정말 답답함을 느낀다. 모두 짧고 간단한 일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다행.
음악의 수준은 매우 높으며 게임의 분위기를 돋궈주긴 하지만, 가짓수가 적어서 같은 곡을 수십번 듣다 보니 슬슬 감흥이 없어지기 시작한다. 퀘스트 진행 때 외에는 드래건이든, 몬스터든, 사람이든, 공격할 때의 소리와 죽을 때의 단말마 밖에 들을 게 없어서, 삭막한 느낌이 든다. 날아다니면서 신나게 죽이고 부술 때는 느끼지 못하지만, 마을 위에 있으면서 사람들을 보고 있자면 뭐랄까 좀 허전하다.
레일건. 체력의 1/2에서 1/3까지 날리는 무시무시한 공격이다. 움직이면 절대 맞지 않고, 가만 있으면 절대 맞는다.
드래건의 얼굴 확대 사진.
화려한 불쑈.
드래건이 아닌 유닛을 조종하는 첫 미션.
양탄자 아저씨 2.
불비 마법 시전. 레어 부수는 데 아주 그만인 마법이다. 필수.
레이지 마법. 일정 시간 드래건의 기본 능력들이 대단히 강화되지만 시간이 너무 짧다.
동물을 잡아먹는 모습.
파이어레인을 가까이에서 본 모습.
두세 시간 플레이하면 바뀌는 스테이지. 스테이지가 바뀔 때마다 색깔놀이도 없이 항상 새로운 몬스터들. 제작사에서 무척 신경을 썼지만, 그런 것과 관계없이 부수고 죽이는 플레이 자체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동시에, 매우 강해진 드래건과 늘어난 플레이어의 테크닉으로, 한 번 날아 맵의 절반 가까이를 날려버리는 것도 가능해져, 학살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율배반.
밸런스는 정말 확실하다. 적들이 널린 곳에서 멈추거나, 고도를 낮추거나 한다면 물론 순식간에 죽지만, 적당한 고도를 유지하면서 날아다닌다면 죽을 일은 거의 없다. 손가락과 두뇌를 동시에 끊임없이 요구하는 게임이다.
다만, 몬스터들이 가해오는 대미지가 늘어 죽는 건 순식간인데, 이 게임은 퀵 세이브 없이 오로지 메인 메뉴로 들어가서 세이브/로드 메뉴에서 세이브하는 것만을 지원. 흐름을 끊기 싫어 계속 진행하다가, 1시간 가까이 진행한 분량을 아차 하는 순간에 날려버리는 건 한순간이다. 이런 게임에서 이런 세이브/로딩 방식이라니 치명적. 평소에 세이브하는 버릇을 들이는 것이 좋다.
사악한 몬스터를 먹어치우고, 사악한 레어를 부수고, 사악한 마법사를 죽이고, 사악한 보물을 갈취하는 퀘스트를 수행해오면서 최후의 몬스터와 최후의 레어를 없앴다. 마지막 보스가 등장. 죽이면, 세계에는 평화가, 플레이어에겐 스탭롤이 찾아온다. 만세.
눈 덮인 설산의 묘사도 아주 멋지다.
마법사가 몬스터의 시체를 승화시키는 모습.
밤하늘.
불바다.
가장 어려운 퀘스트. 결국 이 퀘스트만 난이도 낮춰 클리어했다.
레벨 6 마을의 장관.
질럿을 조종하는 퀘스트.
퀘스트를 마치고 마을로 가는 도중 본 밤하늘.
석양. 정말 하늘의 그래픽 하나는 멋진 게임이다.
결론
20 ~ 30시간의 순도 높은 파괴와 살육을 지원해주는 싱글 플레이 3D 슈팅게임. 괜찮은 그래픽, 무난한 사운드, 편리한 인터페이스, 완벽에 가까운 밸런싱. RPG를 보는 시점에서 본다면 아예 구성부터가 틀려먹었지만, 슈팅으로 본다면 세이브가 불편한 점만 제외하곤 어디 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게임이다.
다만, 하루 1시간 정도만 즐기기 바란다. 몇 시간씩 계속해서 하다간, 시작부터 끝까지 한결같이 죽이고 부수는 게임 진행 자체에 질려버릴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