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5. 5. 1. 17:22
  김정일 코드  브루스 커밍스 지음, 남성욱 옮김
북미 양자 간 갈등의 근원을 구조적.역사적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에 대한 호감이 아니라 주권국가로서의 존중에 있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대결이 아니라 존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정일에 대한 '세계 최초의 포스트 모던 독재자'라는 표현이 독특하다.

좀 꼽긴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북한에 대해 무지하다.

이 책은 사실 그렇게 크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북한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담담히 적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내가 인식하고 있던 북한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났다. 그리고 망할 미국의 짓거리... 물론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서도, 이렇게 대놓고 했을 줄은.

이래저래 구성도 생각해보고 해서 장황하게 써보려고 했더니 아예 글을 시작도 못할 지경(내가 언제 이렇게 글을 가볍게 쓰게 되었지...)이 되어버려서, 단편적인 사실 몇개만 적어보겠다.


그네들이 광고하는 것 같은 "지상낙원"은 아니다만, 빨갱이를 죽도록 싫어하는 "파랭이"들이 입에 거품을 무는 지옥은 아닌 듯 하다.


그 뒤론 핵탄두가 아예 한국 본토에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른다. 미국의 문건 비밀 해제 연도 제한이 일반적으로 30년이라서. 다들 알잖아? 하지만 미국의 핵 투하 대비 훈련 프로그램인 팀 스피리트 훈련을 아직도 하는 걸로 봐선 한국 본토에 있든 근처에 있든 북한군이 꿈틀하자마자 바로 뻥~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 확실하다. 군대에 있을 때도 그냥 한미 합동 훈련인 줄 알았는데, 이 훈련에 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될 줄이야.

요기까지가 이 책의 1, 2부 내용이고, 이후론 김정일의 개인에 대한 이야기, 한국 전쟁 이후 북-남-미 관계에 대해 설명. 솔직히 현대사는 잘 모르겠어서 할 말이 없다. 아니 1, 2부에서 워낙 쇼크를 먹어서 별 감흥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나 자신의 무식에 대해선 잘 알게 되었다. 젠장.

현대 민주주의란 결국 유식한 발언을 하는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지배하는(침묵은 곧 찬성이니깐) 사회다. 공부가 필요하군.

덧글 - 핫... 다시 읽어보니 국가보안법에 걸릴 부분이 꽤 있다. 반쯤 죽은 법이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니깐 변명을 써둔다. 자유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 반자이(친일하셨던 높으신 분들을 위해 일본어도 살짝 섞어주는 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