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태터툴즈 그 자신의 변화점은... 뭐 잘 모르겠다 아직은. 새로 추가된 그림 형식인 슬라이드가 대단히 마음에 들긴 한데, 그걸 클릭해서 큰 창을 띄우면 창의 사이즈 조절이 안 되는 단점이 있으니 플러스 마이너스 제로고. 그 부분은 새로 추가된 파일로 보이는 image_pop.php를 수정하면 될 거 같은데 어떻게 코드를 바꿔야 할지 모르겠다.
섬게의 캐릭터 정보 링크가 안 되는게 제일 아쉬웠지만(주소는 맞는데 안 된다. 문자열 타입이 달라 그런가) 나머지는 그럭저럭. 얼마 안 되는 기간에도 바뀐 게 꽤 있고 태터툴즈도 스스로 바뀐 게 있어 실제 적용할 수정 사항은 몇 개 없었다.
제로보드를 붙여서 했던 아이템 스샷 올리기는 관두기로 했다. 나도 안 보는데 뭘. 그냥 날려버리고 DB 정리를 했다. 게시판이 필요하게 된다면 그땐 GR 보드를 깔아서 쓰게 될 듯.
EUC-KR과 UTF-8로 인한 접근성 제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던데, 교류는 그다지 없이 나 혼자 떠드는 이런 블로그에선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끼리끼리 논다고, 몇 안 되는 지인들도 이정도는 다 알아서 할 수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고.
아침에 컴활 떨어진 거 보고했다가 욕을 하도 많이 얻어먹어서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먹고도 배가 불렀고, 저녁에는 레이드 뛰다가 어그로 먹었다고 욕을 먹었다.
참 멋진 하루였다.
어머니가 내게 욕질하는 행위는 평소에 쌓아둔 분을 푸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 평소에 그때그때 욕하지 왜 참아뒀다가 한꺼번에 욕하는지 모르겠다. 멀든 가깝든 언젠간 욕할 거잖아. 몰아서 욕하면 그 행위로 인해 내 행동이 어머니가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나? 사람은 무엇을 강조하면 그대로 하게 되어있다. 교육의 힘이란 대단한 것이라서. 그래서 난 어머니가 욕하고 화내고 짜증내는 행위를 반복하게 된다. 엄청나게 강조하시거든. 내가 얼마나 못난 놈인지. 아, 엄마 친구 아들이여. 왜 내 대신 태어나지 않았는가.
나는 레이드 뛸 때 이거해라 저거해라 이렇게해라 저렇게해라 요구든 요청이든 부탁이든 공대장이 원하는 대로 다 해준다. 짜증내도 그러려니 한다. 계속 실패하면 나도 짜증나거든. 스트레스를 몇 배로 받는 공대장이 그러는 건 어찌보면 어쩔 수 없는 거다. 근데 욕은 못 듣겠다. 난 우버몹을 잡기 위해 공대장에게 협력하는거지, 공대장 쫄은 아니거든. 알로크는 잡았으니 그대로 공탈.
2005년 연말은 이렇게 짜증과 화와 분노와 함께 저물어 가는 듯 하다. 세상만사가 다 열받는 일 뿐이군.
ⓒ 荒川弘/スクウェアエニックス・毎日放送・アニプレックス・ボンズ・ 굽거나 찌거나 삶거나 튀기는 과정 없이 마법진을 그리고 손만 대면 원하는 화학 과정이 자동으로 일어나는 편리한, 다른 곳이었다면 "마법"으로 불릴만한 행위가 연금술로 불리는 세계. 에드워드 엘릭과 알퐁스 엘릭은 사망한 모친을 되살리기 위해 금기인 인체 연성을 행했다, 알퐁스의 전신과 에드워드의 한쪽 팔다리를 잃어버리게 된다. 둘은 연금술을 더 익혀, 잃어버린 것을 되찾기 위한 여행을 떠난다.
동생과 보고 있던 거라 하드디스크에 계속 잔류시켜두었지만 반년씩이나 안 보고 있으니 원. 그냥 혼자 보고 지우기로 했다.
캐릭터의 매력이 딸리는 것은 아니나, 그보다 세계관과 스토리의 재미로 빨아들이는 작품이다. 만화책, 애니메이션 두 매체로 있으며, 애니메이션은 완결, 만화는 연재 중. 당연한 얘기지만 애니메이션의 중후반부는 만화책과 스토리가 다르다. 하지만 그런 류의 다른 애니메이션과는 달리 애니메이션도 당당한 하나의 완성작이라는게 차이점. 또다른 창작이랄까. 나는 둘 다 봤지만, 어느쪽이 우열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로 둘 다 재미있다. 특히 등과교환의 법칙과 호문클루스, 진리, 문에 대한 정보들이 하나 둘 밝혀지는 재미가 추리 소설의 그것을 보는 것 같다.
ⓒ gimik / GONZO / GOTT 초능력자 여주인공 둘을 내세운 캐릭터 애니메이션. 1화물로 딱딱 끊어지는 초반부보다, 권력을 쥔 소수 집단 노블즈와, 무한의 삶을 기억을 잃어가며 반복해온 두 주인공의 대결이 멋지게 펼쳐질 것 같아서 후반부를 기다리며 꾹 참고 봤다.
하지만 내공이 크게 모자랐다고나 할까, 시간과 비중 배분이 약하다고나 할까, 전혀 와닿는게 없었다. 아니 라스트 보스가 왜 그 친구인 건가. 정작 작품 내에서 나쁜 놈인 노블즈는, 막판에선 구석에 찌그러져 있고 피해자 v.s. 피해자의 구도가 되어버렸다. 서로간에 대의명분이나 논리도 전혀 없고. 장관은 언급도 전혀 안 되는 엑스트라였다가 막판에 그렇게 나대면 누가 "이야 멋진 반전입니다" 하고 박수라도 쳐주나? 복선이라도 좀 깔든가. 다른 건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주제에 왜 그런 것만 묻어놓는 건지.
이 게임은 H 게임이다. 다른 뭐, 걸 게임, 미소녀 게임 이런 종류의 정의도 많지만, 이 게임에겐 H 게임이라는 장르명이 걸맞다(…). 그야말로 H를 위한 게임. 그것도 대부분 강제(강간이랑은 또 미묘한 차이가 있다 - 아니, 몇몇은 확실한 강간 맞지만)로.
주인공은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둥지를 만들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아직 플레이 안 한 사람 - 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의 즐거움을 위해 생략하기로 하고, 그걸 위해 매주 단위로 둥지를 개축하거나, 쫄따구를 소환하거나, 마을을 습격해서 공물을 털어오거나 한다. 그러면서 납치한 여자나 제물로 바쳐진 여자, 둥지에 쳐들어온 모험자 등등과 삐리리도 하면서 재물, 둥지, 정력(아니 실제로 수치도 있다)등을 키우면 된다.
캐릭터나 시나리오는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없고,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원화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품 분위기가 가볍고 밝게 흘러가는데다, 캐릭터들도 엄청 좋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정감가고(싫은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매주 단위로 펼쳐지는 둥지 공방전이 정말 재미있다. 처음 볼 때 던전 키퍼를 연상했는데, 스케일을 줄인 던전 키퍼라고 보면 상당히 근접할 듯.
처음에는 둥지도 썰렁하고 부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정말 어렵지만, 다른 건 몰라도 몬스터가 계승이 되기 때문에 아니다 싶으면 대충 아무 엔딩(배드도 문제없다)이나 보고 승계해서 처음부터, 처음부터, 처음부터. 몬스터들의 평균 레벨이 들어오는 모험자를 다 때려잡는 레벨이 되면 마음놓고 궁성 부수고 다니고, 큰 거 한 방에 돈은 몇천씩. S등급 영웅을 때려잡으면 작은 왕국 22년치 예산이 들어오는 것이다(근거 - 돈 1만이 모이면 쿠가 "작은 왕국 100년치 예산"이라고 함)!
얼마나 재미있냐 하면 H 보려고 시작한 게임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H는 다 제껴버리고 왕궁 뽀개기 - 영웅 때려잡기 - 몬스터 레벨링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 이런 류를 많이 해본 사람에겐 식상할지 몰라도 내겐 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싫어하는 캐릭터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는 캐릭터도 없지만, 그래도 꼽아보라 한다면 천연바보 유메와 살인내숭 류미스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류미스 엔딩 1과 엔딩 2의 차이를 보면서, "아 남자는 역시 능력이다"라는 걸 새삼 느꼈다(웃음).
덧 - 바로 아래 적은 B&W 2와는 반복 플레이란 면에서 정반대의 게임이다. 이쪽은 무한 반복 권장(재미도 있다), 저쪽은 1번만(완전히 새로든 이어서 하든 짜증).
당신은 우주의 어둠에서 태어난 신이다. 그 어둠을 떠돌다, 신을 원하는 소리에 이끌려간 당신은 아즈텍인에게 공격당하며 구원을 바라는 그리스인들을 발견해, 급한대로 몇 명을 구하여 다른 땅Land으로 탈출했다. 거대한 세력을 가졌으나 섬기는 신이 없는 아즈텍, 그리고 그 아즈텍을 따르는 노스인과 일본인, 그리고 지금은 생존자 몇몇만 남아있으나 강한 신(바로 당신!)을 가진 그리스인. 과연 그리스인들은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B&W 1편을 내놓아 "과연 피터 몰리뉴!"란 소릴 들었던 몰리뉴가 그 게임의 2편을 내놓았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여러 칭송을 들은 게임에 2라는 단순한 글자를 붙이기 위한 그 엄청난 고행. 과연 몰리뉴는 그 고행 끝에 어떤 도를 얻었을까.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게임 진행
이 게임의 목적은 자신을 받드는 종족을 번성시켜, 모든 땅을 차지하는 것. 모든 땅에서 플레이어는 크리처와 주민 몇명, 약간의 자원을 갖고 시작한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도로를 놓고 건물의 청사진을 찍고, 비옥한 땅에 곡식이 자랄 들판을 지정하면, 크리처와 주민이 나무를 자르고 광석을 캐고, 건물을 짓고 인구를 늘리면서 번성해나가기 시작한다. 전작에서도 대단했던 AI는 역시나다. 처음 마을 설계를 적당히 했다면, 더 이상 마을에 손 댈 필요는 없을 정도. 아, 번식부 사도는 필요하겠지만.
마을이 어느 정도 커지고 안정하면 슬슬 인근 마을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마을과 인구를 더욱 확장해서 그 감화력으로 점령할 수도 있고, 군사를 모집해서 강제 점령할 수도 있다. 물론 두 방법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사실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이다. 전자는 주로 선쪽이 되며, 상대 인구가 이주해오기 때문에 상대 마을은 무인 마을이 되거나 없어지고 플레이어의 세력이 더 커진다. 후자는 악이 되며, 상대 마을은 일종의 속국이 된다. 약간의 트릭으로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긴 하지만, 매우 귀찮은 일이다.
1편과 비교해봤을 때
게임의 많은 부분이 보다 명확해졌다. 선과 악에 관계된 일을 할 때마다 선 / 악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며, 언제나 자신과 크리처의 선 / 악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주민의 욕구를 확인 가능하며, 얼마나 다급한 건지도 알 수 있다. 1편을 할 때 왜 그렇게 되는지도 모르면서 악신이 되었었는데, 덕분에 선신으로 게임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건물의 종류가 대폭 늘어나 주거용 건물만 대여섯가지이며, 광물이나 곡식의 원자재를 가공하는 건물이나 장식물들(주민의 행복도를 올려준다), 각종 문화 시설 등이 존재하며, 이들은 제각기 주민의 행복도나 마을의 감화력, 생산력 등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배치가 중요해졌다.
단점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점이 꽤 많은 편인데, 모두 "뒤가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이 게임은 1회차, 8개 랜드, 플레이타임 30시간 플러스마이너스 5시간을 위한 게임이다. 그 뒤는 생각하지 않았고 배려하지도 않았다. 엔딩을 보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노스 랜드부터 다시 시작하지만, 똑같은 짓을 또 하고 싶은 사람은 몇명 없을 것이다. 별로 유행이라든가 추세를 따르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짧은게 아닐지.
크리처나 주민들의 AI는 우수하나 적 AI는 매우 한심스럽다. 너무 쉬워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 가끔 에픽 기적을 쓰고 이쪽에 군대를 보내긴 하나 그게 전부. 인구는 절대 늘지 않고, 생산력도 매우 약하다. 군대는 한 번에 20명씩만. 계속 버티다 보면 결국 남자들의 씨가 말라 스스로 멸망한다.
하드웨어 커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컨트롤을 할 때 약간 뻑뻑한 감을 느끼게 되며, 다양한 건물을 골라 지으려고 할 때 건물 선택 인터페이스가 매우 불편하며(이 부분엔 단축키도 없고, 휠도 안 먹힌다), 건물과 사람들의 상호 관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겨도, 몇페이지 되지도 않는 얄팍한 매뉴얼에선 절대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몰리뉴의 배려인가?
결론은 확장팩인가.
이 게임이 피터 몰리뉴의 능력을 보여주는 건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쉬운 적, 부실한 설명, 불편한 인터페이스, 짧은 플레이 타임, 몇 개 안 되는 맵의 무한 반복은 정말 좋은 게임이라곤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 뭐랄까, 라이트하다. 이 게임은 파고들 요지도 별로 없고, 그런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도 않았다. 짧은, 단 한 번의 플레이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만든 게임이다. 하루 1시간, 30일 즐기기엔 적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골수 게이머인 내겐 그 점이 가장 큰 불만이며, 이 게임 자체가 데모로 보인다. 피터 몰리뉴의 능력에 대한 데몬스트레이션, 그리고 앞으로 나올 후속작에 대한 데모.
3월 1일에 화심부 들어가 용암 거인에게 전멸당하면서 겪어본 화심부. 길드 레이드에서 수도 없이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라그나로스.
결국 금요일에 끝을 보았다.
인던 리셋되는 8시 20분에 출발, 새벽 1시에 끝난 4시간 40분 동안, 문자 그대로 "모든 몹"을 싹 다 잡고(마그마다르 잡고 나오면서, 그동안 리젠된 개들도 다 잡았다) 나왔다. 풀 실수로 인한 개 + 가르 애드로 인한 전멸 외에는 전멸도 없었고, 브리핑도 없었고, 그냥 돌격 앞으로.
내가 원하는 화심 레이드가 바로 이런 거였다. 미친듯한 댐딜, 시원시원한 진행. 다 끝나고 보니 화살 3600발 중에 3200발 쓰고 400발만 남아있었다.
라그나로스 전은... 진형이나 전술은 대동소이했으니 뭐 준비와 노하우의 차이겠지. 길레 땐 무수히 전멸하면서도 화보를 꿋꿋하게 준비 안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으니까. 기본적인 준비와 그로인한 생존율의 차원이 틀렸다.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군.
네파리안 헤딩을 하다보니 인던 리셋이 됐다. 나름대로 화심부를 가지 않을까 했지만 다시 검둥을 갔다.
서슬송곳니전에선 사냥꾼도 주술사, 전사와 같이 몹 드라이빙을 했다. 처음엔 구경을 했고(그런데 그 판은 신규 공대원에게 설명하던 사제가 몹 애드 시켜서 어이없이 전멸했다), 다음부턴 드라이빙을 직접 했다. 용족이 이속이 느려서 쉬웠다. 그런데 용족보다, 지나가던 나를 때리는 오크 마법사들의 신폭이 더 무서웠다. 다음엔 상급 신보라도 먹고 해야지.
알 깨기 전에 다 누웠기 때문에 직접 겪어보지 못한 서슬송곳니전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 거의 20개씩 날려대는 광역 화염구 외에 별 볼 일 없어보이긴 했는데.
벨라. 2번 도전해서 깨졌다.
정수가 사라지기 전에 최대 댐딜을 해야 하나, 탱커 교체도 해야 한다. 이 제약 조건 때문에 어그로가 엄청 튀었다. 고개가 휙휙 돌아가니 브레스 맞아서 힐러 다 눕고, 이후론 힐이 모자라 불꽃회오리가 싹 쓸어버리는 형국.
기본 화저 158에 상층 버프에 주술사 토템까지 화저 299를 달성하고 벨라에게 도전했는데, 완전 저항은 거의 없었고, 주로 25% 대미지를 받았다. 그래도 2분이면 1만이 넘는 대미지다. 300에 가까운 화저, 쿨타임을 최대한 활용해 마셔대는 화보로도 감당이 안 되어 힐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무시무시하군.
탱커나 힐러들에겐 죽을 맛이겠지만, 사냥꾼은 여기선 할 일이 댐딜 밖에 없어서 조금은 심심한 몹인 듯.
크로마구스는 네파리안을 만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미치도록 빡세거나 고도의 컨트롤을 요하지는 않지만, 공대원들의 일사불란한 호흡과 움직임이 중요한 몹이다.
일단 주기적으로 광폭화하며, 5종류의 디버프를 랜덤으로 걸고, 5가지 속성 중 던전이 생성될 때 고른 2가지 브레스를 교대로 쓴다. 그 외엔 별 거 없는 듯.
광폭화는 사냥꾼이 평정으로 끌 수 있고(플레임고르보단 훨씬 덜 빡센 타이밍이다. 솔직히 널럴), 디버프는 각 클래스가 해제하든가 복원의 물약으로 해결한다. 5종 디버프를 다 받으면 정신지배를 당해버리니까, 빠르게 푸는게 중요. 청동은 시간의 모래로만 해결가능한데 난 사냥꾼이라 별로 상관없었고, 청이 가장 짜증났다. 디스펠이 조금만 늦으면 마나가 다 빨려서 평정을 못 쏘니. 브레스의 경우엔 거의 50미터 반경으로 광역 대미지를 주는데 벽에 숨으면 괜찮다. 그러니 경고 나오면 벽에 숨고, 지나가면 열심히 때리고를 반복해야 한다.
결국 전사가 탱킹하고, 사냥꾼이 평정넣고, 디버프 해제 가능한 사람들은 해제하고, 댐딜러들은 댐딜하되, 브레스 경고 뜨면 피하면 된다. 항상 말이야 쉽지만.
첫번째 위기는 풀링이다. 근래 왕자방에서 시작해 떠오르는 풀링법, 도적 소멸로 풀링하는데, 이때 위치 잡으러 가는 도중, 혹은 직후에 크로마구스가 광기와 브레스를 쓴다. 이때 사냥꾼이 적절히 평정을 넣어야 하며, 모든 이들이 적절한 위치에 도달해야 한다. 평정이 늦으면 힐러가 제자리에 위치하기 전에 전사가 맞아죽거나, 힐로 살려도 힐 어그로가 튄다.
이후의 위기는 브레스 타이밍이다. 브레스가 나오면 숨어야 대미지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힐러나 사냥꾼은 힐과 평정 때문에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어쩔 수 없다. 보호 물약 빨고 채소 먹으면서 알아서 사는 수 밖에.
무수히 전멸하면서, 결국 잡을 때까지 자연 보호 물약과 상급 냉기 보호 물약(상급 자보는 구할 수 없었다)을 5개씩 빨았다. 처음엔 브레스와 디버프 때문에 정신 없어서 평정에만 집중했는데(청동 걸릴 때마다 시간의 모래 팍팍 쓰면서), 나중 되니 뭐... 까잇거 뭐 시간의 모래 없어도 청동 걸린 상태에서 평정 넣어주고, 평정 쏘고 브레스 간격으로 댐딜 팍팍 넣어주고, 중간에 죽척하고 물 마셔주고 그랬다.
그랬더니 잡히더군. 잡고 나서 생각해보니 샥샥 숨었다 나왔다 하는게 꽤 재미있는 몹인 거 같다.
이후 네파리안을 보고 1차 모드를 이틀에 걸쳐 몇번 시도해봤는데, 꽤 어려웠다.
아무리 해도 몹이 샌다. 가장 어려운 조합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청과 적 조합이었다. 청이 새면 캐스터 마나 다 빨려서 광역존이 전멸하고, 적이 새면 광역 화염 대미지에 밀리들이 엄청난 속도로 눕는다(밀리들은 댐딜셋을 입었다). 내가 보기엔 일단 요는 오색용기병의 빠른 점사 킬인데, 제길 HP 반 정도 깎으면 다음 녀석이 튀어나오니.
하지만 내가 네파리안에게 도전하게 될 줄은 몰랐다. 라그나로스도 아직 못 잡아본 상태에서 말이지. 두어달 전만 해도 스크린샷으로만 보던 "그 테라스"를 게임 상에서 직접 보게 될 줄이야. 길레에 매여있었다면, 아마 내년에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
집이 전화국과 1km 남짓 떨어져있는 관계로, 몇년 동안 인터넷 선 상태가 끝내줬다. 남들 다 메가패스 욕할 때 선 끊긴 적 없었고 느려진 적 없었고, 속도 테스트하면 언제나 이론상 맥스 치에 근접하는 수치가 나왔다. 물론 보내는 쪽이 느리면 별 수 없었지만. 다른 서비스사에서 저렴한 가격 어쩌고 해도 항상 거절해온 이유가 그거다.
그런데 좋았던 시절도 끝났다 보다. 오늘로 일주일 째인데, 끊긴다. 그것도 반복적으로.
느려지는 건 아니다. 속도는 그대로인데, 끊긴다. 주기도 비정기적이다. 몇시간 동안 멀쩡할 때도 있고, 5분 마다 끊길 때도 있다. 그리고 1분 가량 기다리면 다시 연결된다. 끊기고, 연결되고, 끊기고, 연결되고. 인터넷 게임부터 파일 다운로드까지, 뭘 할 수가 없다.
인터넷 공유기? 달고는 있지만 거실에 있는 세컨 컴은 거의 켜지도 않는데. 이유가 될 거 같지는 않고. 그동안 멀쩡하다가 요 일주일 새 이러는 것도 이상하고.
나름대로 인터넷 조사해서 ipconfig /renew 라든가 공유기 펌웨어 업글이라든가 해봤지만 아무 소용없다.
플레이어의 실력과 관계없이 어그로가 튀는 놈이라, 죽척 타이밍 재는 재미가 짜릿하다. 뭐, 요새는 40명만 모이면 어찌어찌 잡으니깐 이 이상 할 얘기는 없다.
그런데 아주어고스 선제권 때문에 아즈샤라가 꽤 시끄러웠다. 누가 먼저 발견했느니, 공대장이 주사위를 굴리느니, 선치지 말라느니... 거침없는 인신 공격과 욕들. 조금 보다가 공개채널을 닫아버렸는데, 정말 아이템 욕심이란 대단한 거 같다. 사람보다 아이템이 중한가. 저런 말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로.
아주어고스를 잡고 난 뒤 누군가가 대미지 미터 결과를 공개했는데 1~5위까지 사냥꾼이 싹 쓸었고(사냥꾼 5명) 내가 3등했다. 쳇. 적당히 했더니. 대미지 미터할 줄 알았으면 속사 / 조사 / 일제를 쓰는 댐딜 패턴으로 나갈 걸 괜히 평타질했다.
3월 쯤에 화산 심장부 즉구 공대 뛰다가(말 그대로 그때그때 모집), 슬슬 사람들이 고정되고, 까페까지 만들어서 본격적으로 출발하려는 시점에서 길드 공대가 출범한다길래 길드로 돌아온 적이 있었다.
방학 때까지 공대 참석자는 20~30명 가량이었고 엄청나게 고생했었다. 고민도 많이 했다. 다행히 방학 땐 그럭저럭 다 풀렸지만, 학기가 되니 또 이모양. 길마형은 잠수 타 버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다 9개월 만에 다시... 외부 공대에 들었다. 3월과는 다른 공대다. 길드원도 몇명 들어있고.
가입할 때 7시에 듀로타로 오라면서(면접이었다) 가보니까 아무도 없고, 공대 오피서를 찾아보니 오피서들은 죄다 접종 중이거나 전장을 뛰고 있다거나, 3시간 전에 준비물을 알려주면서 준비를 해오라거나 하는 등의 이런저런 일이 있어서(연금술 캐릭터가 있는데도 첫 레이드 준비를 위한 원재료 구입에만 100골 넘게 부었다) 첫 인상은 대단히 안 좋았지만, 지금은 다 사라졌다.
어제 크로마구스를 잡고 네파리안을 봤거든. -_- 모든 불만은 실적에서 눈 녹듯 사라지는 거다.
보니까 길드 공대가 실패한 이유나 스켈통님이 여러 모로 주장하신 게 다 이해가 되었다. 이 공대 기본적인 사고 방식은 무조건 물약이다. 이번에 팝시킨 크로마구스 속성이 독 / 냉기네? 상급 자보, 상급 냉보. 크로마구스가 디버프를 거네? 복원의 물약. 네파리안이 암흑 브레스? 상급 암보. 탱커는? 티탄의 영약. 야채 / 살쾡이 / 저땅 버프 / 그 외 음식물 등등은 말할 것도 없다.
우리 길드 공대? 상급 화보 좀 준비해달라고 아무리 해도 절대 준비 안 한다. 화심부에서 게헨 잡으면서 그 얘기 하니까 준비준비 짜증나게 한다고 공탈 후 귀환해버린 사람도 있다. 화저 100 넘는 사람이 몇이나 되었을까. 라그나로스를 못 잡은게 당연하다.
여기 사람들은 준비물을 서로 준비하려고 노력하고 서로 도와준다. 엄청난 돈이 들지만 그래도 자발적으로 한다. 그리고 준비물을 먹게 하고 오피서들이 버프를 일일이 체크해서 포인트에 가감한다. 장비 / 마부 / 물약빨. 이것이 우버몹 레이드 성공의 원동력이다.
이것이 길드 공대에 가능할까. 준비물을 준비하라 하고 체크하고 그렇게 할 수 있나. 아니면 하위 에픽만 노리고 평생 화심만 도는 건가. 길드에서 포인트제를 도입하고 외부 인원도 끌어온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여기 이 외부 공대랑은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운영진이 길드원이라는 것 정도? 그렇다면 길레로 돌아갈 필요가 있는걸까.
길드 공대에는 "조직"이 없었다. 모든 권한은 길마형과 악몽형에게 집중되었었다. 레이드 진행 / 아이템 분배는 길마형이 했고 길드의 창고 캐릭은 악몽형이 맡았고 비공개였다. 그동안의 많은 이런저런 건의(혹은 도전)는 묵살되었다. 그래서 두 사람의 접속이 뜸해졌을 때, 공대는 와해되었다.
거기엔 나도 포함된다. 이를테면 레이드 오피서 잘린 거라든가. 내 일을 청룡단에게 나눠서 내 부담을 던다고 했지만 레이드 오피서직을 자를 이유로는 납득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아무것도 안 하는 전쟁 오피서는 왜 바꾸지 않나. 내 역할을 분담해 줄 청룡단은 지정되지 않았다. 문의했을 때 "네가 상의해서 부탁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일단 자르고, 그 다음은 네가 알아서 해라라는 거다. 그 뒤에도 나는 오피서 하던 때와 같은 일을 했다. 아무도 내 일을 도와주지 않았다. 그놈의 청룡단은 한 번 뽑힌 뒤 잠수를 아무리 타도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청룡단에서 접속하는 건 거의 항상 나 뿐이었다. 그리고 오피서에서 잘렸기 때문에 내 발언권은 축소되었다. 이렇게 되고 보면 그냥 자르고 싶어서 잘랐다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게 당연하다.
레이드가 잘 되는 동안에는 길드를 위해서라고 그냥 묻고 갔지만, 이렇게 되니까 울화통에 복장이 다 터진다. 레이드 출석율 98%, 아무리 대기자가 많아도, 서버 상태가 지랄 같아도 칼같이 레이드 시작 30분 전에 접속해서 공대를 결성하고 길드원들에게 귓말 넣어서 초대하고 그짓거리 한 최종 결과가 이거였다.
내가 지금 길드에 남아있는 이유는 길드가 좋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다. 이 조직에 대한 정나미는 땅에 떨어졌다. 단지 내가 개인적으로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길드원 뿐이라 그 집합체 속에 남아있는 것 뿐이다.
길드마스터가 바뀌고 포인트제를 도입하고 길레를 하고, 길레 대상 레이드 인던은 통제를 한다고 한다. 즉 줄구룹 길레를 하는 동안엔 외부 줄구룹 공대는 금지다. 가면? 길탈된다. 아직은 괜찮다. 줄구룹도 외부 공대를 뛰고 있었지만 포인트가 많은 것도 아니고 아이템 먹을 것도 없으니 그냥 탈퇴해서 길레로 왔다. 지금은 길드와 외부 공대 하나 뿐.
하지만 화산과 검둥은 어떨까. 길드에서 화심 / 검둥을 간다면 둘 중 하나는 포기해야 한다. 외부 공대 포기는 별로 문제가 안 된다. 하지만 내가, 한 번 크게 데인 "길드"를 다시 믿을 수 있을까?
화심 따위는 고려 대상이 안 된다. 검둥을 공략할 때, 길드원들이 화저를 준비할 것인가? 각종 상급 보호 물약을 준비할 것인가? 복원의 물약을 준비할 것인가? 애드온을 깔라고 하면 깔 것인가? 각종 버프템을 준비할 것인가? 특성을 강제하면 바꿀 것인가? 아니 그 이전에, 제대로 접속이나 가능한가? 포인트가 마이너스로 밑바닥을 치도록 아이템을 몰아준 메인탱커 둘은 지금 2달 째 잠수 중이다.
덤블도어가 하도 해리에게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비밀스럽게 행동하고, 의미심장해보이는 대사를 남발하길래 "혹시 이 놈은 볼드모트 이상으로 속이 시꺼먼, 진정한 라스트 보스가 아닐까"하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역시 틀린 모양이다. 하지만 정말 그랬다면 나름대로 반전이 재미있었을텐데.
어쨌든 소년은 청년이 되었고, 때문에 보호는 필요없어졌다. 아니면, 그를 둘러싼 보호막이 벗겨져 가기 때문에 그가 청년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건가? 그리고 베일에 싸인 적의 정체는 훤히 드러나, 그 격은 마왕에서 겁 많은 인간으로 떨어졌다.
결론이 매우 궁금하나, 작가가 2년 정도 쉰다고 하니 그걸 볼 수 있는 때는 2007년 무렵인가.
유럽의 중세. 기사와 레이디의 로망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위생이나 인권적인 면에서 엄청난 암흑시대였다. 이 책은 그 암흑의 시대에서도, 가장 최저, 최악의 직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원래 제목이 이런 건지, 번역자의 센스인지는 몰라도 이상한 제목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내용물은 상당히 충실하다. 각 최악의 직업들이 등장한 시대상, 등장 배경, 하는 일, 관련 법률 등등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며, 특히 엄청나게 들어간 사진들이 인상적. 각 직업들의 하는 일이나 관련 법규를 어겼을 경우의 혹독한 벌들을 그대로 재현해서 보여주고 있다. 책을 중간까지 읽을 때까지만 해도 눈치를 못 챘는데, 보니까 등장하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다.
책의 저자 자신이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최악의 직업들의 선별이니만큼 인간의 배설물에 대한 이야기(당시엔 거의 유일한 화학 가공 기법의 원료였으니까)도 많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이야기도 많지만, 당시 시대상에 현실 감각으로 접근해보는데는 꽤 괜찮은 책.
업데이트가 너무 잦으면 귀찮지만, 너무 없으면 불안한 법이다. 이 물건 버려진 거 아닌가 하고. 안 그래도 인터넷 세상은 웹표준으로 가고 있는데, 웹표준이랑 그다지 친하지도 않은 코드고 말이지. 아이템 스샷 올리는데 쓰고 있는 제로보드 얘기다.
그런 연고로, 요새 웹표준 보드의 상징처럼 되고 있는 GR 보드를 써보기로 했다.
DB 네임을 까먹고 있어서 찾느라 시간이 좀 걸렸지만 깔고 게시판을 만들어서 쓰는데는 아무런 무리가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컨버팅이었다. 컨버팅은 잘 되는 듯 한데, 하고 나면 GR 보드가 먹통이 된다. 무조건 관리자 권한이 없댄다. 어드민 페이지도, 컨버팅한 보드도, 따로 생성한 다른 보드조차도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어떤 난리를 쳐봐도 무조건 권한이 없다면서 접근 불가다. 왜 보드를 컨버팅해서 새 보드를 만드는데 관리자 권한이 없어지는가? 권한이 정말로 없다면 왜 로그인 화면에선 이미 로그인했다고 나오는가.
관련 지식도 얼마 없는데 어쩌겠는가. 좀 낑낑대다가 그냥 GR 보드를 날려버렸다.
답답하다. 그냥 제로보드 써야 하나. 컨버터가 제대로 된 다른 보드를 찾아야 하나. 아니면 기다려야 하나.
그래도 의무감으로만 공부를 하는 건 아니다. 여러 과목 중 하나 정도는, 정말 재미있는게 있다. 수업만으로도 모든 것이 머리 속으로 쏙쏙 들어오고, 책을 봐도 재미있고, 시험을 쳐도 쓰고 쓰고 또 써서 답안지를 앞뒤로 빽빽하게(그러나, 내 사전에 2번째 답안지란 없다) 채우고 팔이 기분 좋게 뻑뻑한 느낌이 드는 과목이 있다.
그러나 여기엔 큰 문제 2가지가 있는데 첫번째 문제는 나머지 과목은 AMG란 것이고, 두번째 문제는 그 과목도 요상하게 좋은 점수는 안 나온다는 것이다.
그리하여, 기말고사도 끝. 이제 공무원시험학원과 토익과 자격증 공부가 기다리고 있다. 자유 자본주의 체제에서 사는 인간에게 앉아서 쉴 여유는 없다. 뒤쳐지지 않기 위해 영원히 달리는 붉은여왕 게임만이 있을 뿐.
일반 서버 통합 관계로 수요일 15시부터 이틀간 서버가 다운된다고 해서, 인벤 정리 겸 경매장 둘러보러 접속했다. 바로 크림이가 귓말 날려서 줄구룹 도와달라고 했다. …자기도 기말 고사 치는 놈이 뭐하는 짓거리람; 상황이 안 좋긴 했다. 하루만에 학카르까지 다 잡아야되는데, 밤 11시에 데칼 시도 중이라니.
뭐 자기 전에 살짝 뛰는 것도 괜찮겠지 싶어서 사냥꾼으로 코도를 타고 신나게 달려서 줄구룹에 도착했는데, 힐러가 부족하다면서 사제로 와달란다. 그래서 다시 사제 꺼냈다. 오그리마에서 줄구룹까지 2번 뛰게 될 줄이야.
생각치도 못하게 레이드를 뛰게 되니 드디어 신수를 찍은 보람을 느끼겠구나 했는데, 예상외로 장난이 아니었다. 어쨌거나 특성만 신수지, 장비가 기원풀셋인 것도 아니고(전부 만렙 인던에서 구한 파템이긴 하지만), 뭣보다 물약류 준비가 적어서 죽기도 잘 죽었고 마나도 순식간에 닳아없어졌다. 마나가 딸리니 효율이 가장 좋은 고레벨 상치를 쓰고, 그러니 어그로 잘 먹어서 잘 죽고. 악순환. 레이드 다 마치고 보니 장비 중 절반이 노란색 떴다.
레이드의 기본은 탱커 외 자힐이고 따라서 난 담당 탱커만 힐하면 되는데, 그동안 인던 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전원 힐"의 버릇이 들었나 보다. 다른 사람들에게도 계속 힐 돌리고…. 안 그래도 마나 딸리는데 바보 같이.
새벽 2시까지 무진장 죽어가면서 데칼, 알로크, 가즈린카를 잡았다. 수도 없이 전멸하면서 알로크를 잡고 나니 이미 새벽 1시 10분이라 다들 가버려서, 3파로 가즈린카를 잡을 수 밖에 없었다. 원킬하긴 했지만, 주는 아이템은 또 보잘 것 없는 파템. 도적들이 고대하는 "폴로르의 안대"는 정말 귀한 아이템인가보다.
2파, 서브탱 메인 힐러로서 공대원 목숨줄 쥐고 힐링하는 재미가 꽤 괜찮았다. 내가 좋아하는게 바로 이런 거거든. 마그마다르에게 평정 날리기, 메인 풀러로서 풀링하기, 가르 전에서 징표 돌리기, 청지기 탱킹하기 등등. 뭐랄까 이런 부담감이 좋다. 내가 뭔가를 하고 있구나, 남에게 도움이 되는구나 하는 확실한 자각이 든다. 혹시 사제 체질인가.
2. 레이드 포인트제의 "기본"이라.
그리고 좀 웃긴 일이 있었다. 데칼은 별 거 안 줬고 알로크는 알로크의 결의라는 멋진 힐러용 지팡이를 줬다. 그래서 나는 별 생각없이 입찰. 사냥꾼으로 와서 쌓은 포인트로 말이지. 그랬더니 그때 진행하던 사람이 막 뭐라 하는 거다. 왜 입찰하냐고, 사제템 먹고 싶으면 사제로 와서 포인트 쌓으라고, 레이드 포인트제의 "기본"도 모르냐고.
오오, 기본. 퍼펙트. 나의 하트를 관통한 다음 두개골을 따서 뚜껑을 확 열어버리는 한 마디. 기본 타령. 이것은 대찌질이 궁극병기 "개념" 혹은 "초딩"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의 강력한 발언이 아니던가.
뭐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편한 캐릭터로 와서 포인트 쌓고 대충 키운 부캐로 와서 아이템 싹 훑어가면 누가 좋아하겠나. 싫겠지. 근데, 말하는 방식이 그건 아니잖아.
내가 아는 레이드 포인트제의 기본, 그러니까 모든 공대의 공통점은 "레이드 참석하면 포인트를 준다. 그걸 소모해서 아이템을 먹는다" 뿐이다. 나머지는 "각 공대마다 알아서" 아니던가. 그리고 우리 공대에선 그것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 그래서 입찰한 거고.
뭐 더 할 말 있나. 기본도 모르는 찌질이는 그 뒤틀린 불평불만을 은근슬쩍 토로한 다음 조용히 물러나 닥치고 있는거다.
…Cba 그 자식 있을 때 두 번 다시 사제 끌고 줄구룹 오나 봐라.
덧 - 4대 인던을 도는 중에, 무의식 중에 화저와 암저 아이템을 모으고 있다. 그리고 초월 3셋(셋 효과 - 캐스팅 중에도 엠회복 +15%)이 엄청 끌리곤 한다. 닥힐 본능에 사냥꾼이 부캐가 되어버리는 걸까;
레이드를 뛰고 있지 않으니, 재산은 무한대로 불어나고(1500골을 돌파했다가 상급 화염 보호 물약 제조법을 질러서 좀 줄었다) 부캐는 쑥쑥 크고 있다.
사제는 그만 됐다 싶어서 물 -> 바람 변환을 하거나 적절히 4대 인던 놀이 할 때나 꺼내고, 언데드 도적을 키우는 중.
초저렙 때에는 사악 -> 절개를 쓰다가(스킬이 이것 2개 밖에 없으니), 다음엔 후려 - 기습 - 절개를 쓰고(레벨이 너무 낮으니 이것만 써도 죽었다), 10레벨이 넘은 뒤로는 전투 특성을 올리면서 도검으로 목조르기 - 사악 - 난도질로 가고 있다.
17레벨까지 키워본 소감은 역시 도적이랄까, 엄청난 공격력과 빈약한 방어력이 정말 뼈에 사무친다.
공격력의 경우엔 뭐 할 말 없다. 아직 20레벨도 안 됐는데 크리 잘 뜨면 세자릿수 가까이 나온다(최대 82). 1:1에서 전투 시간은 20초를 넘기지 않는다.
반대로 방어력은 그야말로 처절. 사냥꾼은 저레벨 땐 가죽을 입든 판금을 입든 어차피 펫이 대신 맞으니 상관없고, 사제는 내면의 열정과 보호막에 암흑의 형상 키면 몹이 우스웠는데 도적은 진짜 처절하다. 몹을 치려고 하는데 1마리라도 애드가 되면 5분 딜레이의 회피를 켜든가 물약을 먹든가, 정 안 되면 도망가는 수 밖에 없다. 아니면 반드시 죽는다(…). 불모의 땅에서 빡센 퀘스트도 아닌데 이렇게 많이 죽어보게 될 줄이야. 이젠 2마리만 덤벼도 무조건 도망가게 되어버렸다.
전문 기술은 채광 + 기공으로 하고 있다. 일단 취지는 본캐인 사냥꾼의 토륨 탄환(화살) 보급용인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 첫번째 부캐도 연금술로 상급 민첩이나 살쾡이를 만들어보자고 했었는데, 서버에 사람이 많다 보니 필드의 짭잘한 약초에 대한 경쟁이 엄청나다. 역병 지대에서는 약초 보기가 하늘의 별따기. 그러니 토륨에 대한 경쟁도 마찬가지겠지.
알터랙은 현재 와우에 존재하는 3대 전장 중 하나로, 40명과 40명이 격돌하는 최대 규모의 전장이다. 명예와 전장 시스템 업데이트 시 전쟁노래 협곡과 함께 가장 먼저 공개된 전장인데, 블쟈는 전쟁노래 협곡은 뒷전이었고 알터랙의 홍보에 열을 올렸었다.
사실 그럴만도 하지. 전쟁노래는 사람 수도 적고 지형도 룰도 간단했지만(그렇다고 재미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알터랙은 80명을 위한 전장. 다른 전장들과는 달리 강력한 NPC들이 깔려있으며 이들의 퀘스트를 통해 NPC 병사들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기병대를 부르거나 심지어는 공중 폭격을 전술적으로 적절히 활용해야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흔히 공성이라고 부르는 거대 규모 전투. 진정한 "전쟁"을 보여주겠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 NPC들이 문제가 되었다. 너무 강력했던 거다. 상대 진영 40명을 밀고 올라가는 것도 충분히 버거운데 "정예" NPC까지 잡아죽이면서 밀고 올라가야 하고, 설상가상으로 알터랙 승리 키 NPC는 거의 레이드 보스 급의 체력과 공격력을 갖췄다. 이걸 어떻게 "동수의 상대진영을 견제하면서" 때려잡는단 말인가?
알터랙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엘룬섭에선 한 번에 2개씩도 열리곤 했었지만, 곧 열리지 않게 되었다. 한 번 열린 알터랙이 끝나려면 열몇 시간은 기본이었고, 항상 체력에서 밀린 쪽이 새벽에 당해서 끝나곤 했다. 보통 사람은 하루종일 상대 진영을 잡아죽여도 게임에 진전이 없는데, 이걸 무슨 재미로?
하지만, 알터랙 전장 우호도에 걸린 상품만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고, 결국 그 욕망이 "룰방"이란 걸로 구체화했다. 원래 알터랙은 이런저런 퀘스트를 하면서 NPC를 도와 응원군을 불러가면서, 상대를 죽여가면서, 상대 초소나 무덤을 점령하면서 밀고가는 게임이다. 하지만 룰방에선 그 모든 행위를 최소화하며, 서로간의 우열을 가리는 건 지극히 적은 부분에 국한한다.
이를테면 엘룬에서 열리는 룰방은 1시간 동안 서로를 죽인 뒤(힘싸움이라고 표현), 10분간 퀘템 반납 시간을 갖고, 이후 서로간의 초소 점령 시간을 겨룬다(무덤은 건드리지 않는다). 차례차례 초소를 점령해 먼저 사령관 NPC를 죽이는 쪽이 승리한다. 어떤 서버에서는 서로 완전 봐주기로, 5분 마다 교대로 상대 NPC를 킬한다고도 하던데... 진위 여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할 경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 괜찮은 명예, 엄청난 우호도.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본다. 블쟈의 의도한 방법대로 즐기는 의도가 아니라 어뷰즈라는 논란이 있기도 하던데, 굳이 따지자면 악용이 맞기는 하겠지. 하지만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꼬우면 후딱 알터랙을 고치든가. -_-
서론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하여튼 룰방을 뛰던 시절의 스크린 샷이다. 벌써 한 달이 넘었군... 알터랙이 처음 열려서 잘 나가던 시절 엄청 무리해서 우호도를 우호적까지만 슬쩍 찍어놓고 말았는데, 역시 돈 훌리오의 유혹이 강해서 엘룬에 룰방이 도입됐을 때 뛰었었다.
하지만 역시 좀 짜증났달까... 어차피 룰방에서 중요한 건 상호 NPC 엘리인데 1시간이 넘는 힘싸움은 왜 하는 건지. 힘싸움에 목적이 없으니 힘싸움이 그렇게 재미없을 수가 없었다. 전장에서 얼라 죽이기가 싫다니, 이게 전장인가 싶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 게속 지니까 얼라들이 플포 게시판에 대고 찌질거리질 않나 확고 동맹 찍은 호드놈이 언론 플레이를 하지를 않나, 그 유치한 글에 넘어가는 귀 얇은 얼라들은 뭔지.
사쿠라는 사막의 한 나라(라기보다 마을)의 공주, 샤오량은 그곳의 유적을 연구하기 위해 찾아온 고고학자의 아들이다. 어느날 발굴된 유적 안으로 들어가게 된 사쿠라는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고 샤오랑은 그것을 되찾기 위해 사쿠라와 함께 많은 세계를 돌며 여행하게 된다.
원작 중 앵도국까지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애니메이션. 오리지날 에피소드가 두어개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만화책과 전개가 동일하다. 하지만, 만화쪽의 진도가 많이 나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애니화를 한데다, 오리지날 에피소드의 숫자는 적으니, 필연적으로 늘이기 신공을 엄청나게 사용했다.
샤오랑 멋진 놈 띄워주기 작전을 두 매체에서 다 시행하고 있지만, 만화책에선 누구나가 인정할 멋진 사나이가 애니판에선 "아 Cba 개폼 X나 잡네"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게 되었으니 할 말 다 했지. 반복 학습은 자제 요망.
성우들 간의 숨소리 연기와, 상호간 이름 부르기 등등만 연발하는 가운데 움직이지 않는 그림을 보고 있는 것도 엄청 짜증나서(감독이 무척 공평해서 주기적으로 모든 캐릭터에게 카메라를 한 번씩 돌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전진키를 연타했다. 한 화 감상하는데 5~10분 정도 걸렸나.
원작이 있는데 원작이랑 전개가 똑같고 움직임은 거의 없는 애니메이션이라면, 애니메이션의 존재 가치는 뭔가. OST인가? 이번 1기는 참고 봤지만 2기는 스탭진이 바뀌지 않는 한은 안 볼 것 같다.
사제로 힐하는게 재미있어서 인던을 좀 돌았다. 현재 마나량 - 마나 효율 - 어그로 - 디스펠 - HP 소모 속도 등등을 고려하면서 하는게 꽤 삼삼한 재미다. 물론, 아이템을 맞추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 녹템을 꽤 입고 있었으니까, 아무 인던이나 가면 꼭 줏어먹는게 있는거다. 역시, 와우는 아이템 맞추는 재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거슬리는게 있다. 보조 힐러. 안정적인 걸 좋아하는 와우 친구들의 특성상 항상 드루나 주술사를 끼워가려고 하는데, 이들이 거슬린다. 별로 역할 수행을 개념 없게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정예화가 진행되어, 진짜 초보가 아닌 이상은 다들 잘 하는 편이고, 사실 대다수는 부캐다. 알만큼 안다.
문제는 힐이다. 차라리 표변으로 댐딜하거나 질풍 깔고 막 때려대면 고맙겠는데, 이들은 워낙 개념이 착실하다보니 보조힐러라는 직함에 걸맞게 항상 대기하다가 사람들이 조금만 다쳐도 바로 힐 넣어버린다.
나는 수신 찍어서 힐량이 센 편이다. 대충 맞춘 아이템이나마 힐증도 합쳐서 120 가까이 되고. 최대 레벨의 경우 순간 치유가 1,000, 치유가 1200, 상급 치유가 1500 가량 나온다. 그리고 혹시나 크리 터질까 50%의 여유를 둔다.
그러니까, 소생만 넣으면서 주시하다가 HP가 1,000 넘게 닳아야 캐스팅에 들어가는거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만 닳아도 바로 재생이나 빠른 힐을 넣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누가 메인 힐러인지. 나는 MP 풀인데 보조 힐러들은 MP 다 닳아서 막 엠탐하고 있고; 이게 한두번이면 몰라도 계속 되니까 부담된다. 말은 안 하지만 "저 사제 힐도 안 한다"는 소릴 마음 속에서 하고 있을 게 너무 뻔하잖아.
결국 앞 다투어 힐을 넣는 힐 경쟁이 되는데... 한 번은 웃긴 일이 있었다. 풀하는데 전사에게 보조 힐러가 힐을 넣었다. 몹이 보조 힐러를 본다. 죽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힐을 넣는다. 나를 본다. 보조 힐러가 나를 힐한다. 몹이 다시 보조 힐러를 본다. 무한 반복. 탱킹을 힐러가 했다.
수신으로 바꾼 걸 후회하고 있다. 수신은 5인용이 아니다. 힐러 과다 상층용도 아니다. 줄구룹, 안퀴라즈 이상 레이드용 특성이다. 혼자 5명을 다 힐해도 MP가 남아도는데 보조 힐러 껴가는 현 추세에서 뭐하러 신수로 바꾼건지. 맹렬히 후회 중.
이쯤 쓰면 "서로 협의하지 그래요?" 라는 의견이 나올 법 하지만, 뭐... 쑥쓰럽달까 말하기 그렇달까, 하여튼 서두 떼기가 힘들다. 어쨌든 무난히 깨니까 그냥 설렁설렁 넘어가는 것. 하지만 인던 도는 재미는 확실히 별로 없다.
처음에는 작가의 전 작품인 디어스가 워낙 아무 생각 없어뵈는 작품이라 이 작품도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갔었다. 그러다 2기까지 만들어지고, 블로그들에 이런저런 감상평이 많아서 찾아 보게 되었다.
선입견과는 달리 설정도 그렇게 거북스럽지 않았고 나름대로 깊이도 있는 듯. 어떻게 보면 뻔한 전개지만, 반대로 덕분에 아무 부담없이(전부 예상대로 되니까) 편하게 볼 수 있는 애니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애니메이션에 "어른"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돌들은 아무리 옛날에 만들어졌다 해도 만들어진 때와 변한 점이 없고(변할 수가 없다. 영원한 아이인 인형이니까), 인간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누나도 잘해야 고등학생 1, 2학년 정도? 정신 연령은 훨씬 더 어리지만.
하지만 이들에게 충고와 조언을 받고 노력해, 쥰은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된다.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작가의 작은 메시지일지도.
앨리스 게임이라든가 제작자에 대한 여러가지 뒷배경들에 대한 것들은 2기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듯 하므로 그건 생략하고 싶지만, 역시 스이긴토는 마음에 안 든다. 뭐냐 그 까마귀 날개. 깃털을 날리는 건 시각적으론 좋은데 그게 왜 "공격"이 되는 건지, 그걸 맞는 이들은 왜 괴로워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캐릭터에 모에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스이세이세키의 그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다니는 성격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내 눈 앞에 실제 그런 인형이 나타난다면 소란을 못 피우게 가방을 꽁꽁 묶어서 봉인해버릴듯.
Target of Target, 즉 ToT 애드온은 현재 적의 타겟을 보여주는 유용한 애드온이다.
현재 내가 타겟 잡고 있는 몹이 누구를 보고 있는가 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사항. 탱커라면 어그로를 잡아야 하고, 댐딜러라면 절대 타겟 잡히면 안 된다. 만약 잡힌다면 어떻게든 메즈를 하던가 떼어내야겠지.
하지만 힐러에게는 한단계 부족하다. 힐러는 몹을 타겟 잡는 게 아니고 아군 파티를 타겟 잡는게 보통이기 때문에, 타겟은 아군이, ToT는 아군이 타겟 잡은 몹이 보인다. 즉, 몹의 타겟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TTT, Target of Target of Target 이다. 힐러가 타겟 잡은 아군, 그 아군이 타겟 잡은 몹, 그 몹이 타겟 잡은 아군까지 다 보여야 원활한 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선 ToT 지원도 안 되는 애드온(아니, 유닛 프레임 애드온 자체가 적은 편이다)이 많은데, TTT는 오죽하랴. 현재 TTT를 지원해주는 애드온은 펄 클래식 플러스와 너프드 유닛 프레임 2개 밖에 없다. 그나마 너프드가 꽤 쓸만해서, 미니그룹과 HoTT를 이걸로 교체했다.
와우는 하는 사람도 많고 애드온 제작자도 많기 때문에 뭔가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찾기만 하면 어떻게든 필요한 애드온을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뭔가 답답한 것도 사실. 확 만들어버리고 싶고, 자료도 널렸는데, 손대면 시간을 엄청나게 잡아먹을 것 같아서 손을 못 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