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이 게임은 H 게임이다. 다른 뭐, 걸 게임, 미소녀 게임 이런 종류의 정의도 많지만, 이 게임에겐 H 게임이라는 장르명이 걸맞다(…). 그야말로 H를 위한 게임. 그것도 대부분 강제(강간이랑은 또 미묘한 차이가 있다 - 아니, 몇몇은 확실한 강간 맞지만)로.
주인공은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둥지를 만들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아직 플레이 안 한 사람 - 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의 즐거움을 위해 생략하기로 하고, 그걸 위해 매주 단위로 둥지를 개축하거나, 쫄따구를 소환하거나, 마을을 습격해서 공물을 털어오거나 한다. 그러면서 납치한 여자나 제물로 바쳐진 여자, 둥지에 쳐들어온 모험자 등등과 삐리리도 하면서 재물, 둥지, 정력(아니 실제로 수치도 있다)등을 키우면 된다.
캐릭터나 시나리오는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없고,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원화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품 분위기가 가볍고 밝게 흘러가는데다, 캐릭터들도 엄청 좋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정감가고(싫은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매주 단위로 펼쳐지는 둥지 공방전이 정말 재미있다. 처음 볼 때 던전 키퍼를 연상했는데, 스케일을 줄인 던전 키퍼라고 보면 상당히 근접할 듯.
처음에는 둥지도 썰렁하고 부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정말 어렵지만, 다른 건 몰라도 몬스터가 계승이 되기 때문에 아니다 싶으면 대충 아무 엔딩(배드도 문제없다)이나 보고 승계해서 처음부터, 처음부터, 처음부터. 몬스터들의 평균 레벨이 들어오는 모험자를 다 때려잡는 레벨이 되면 마음놓고 궁성 부수고 다니고, 큰 거 한 방에 돈은 몇천씩. S등급 영웅을 때려잡으면 작은 왕국 22년치 예산이 들어오는 것이다(근거 - 돈 1만이 모이면 쿠가 "작은 왕국 100년치 예산"이라고 함)!
얼마나 재미있냐 하면 H 보려고 시작한 게임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H는 다 제껴버리고 왕궁 뽀개기 - 영웅 때려잡기 - 몬스터 레벨링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 이런 류를 많이 해본 사람에겐 식상할지 몰라도 내겐 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싫어하는 캐릭터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는 캐릭터도 없지만, 그래도 꼽아보라 한다면 천연바보 유메와 살인내숭 류미스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류미스 엔딩 1과 엔딩 2의 차이를 보면서, "아 남자는 역시 능력이다"라는 걸 새삼 느꼈다(웃음).
덧 - 바로 아래 적은 B&W 2와는 반복 플레이란 면에서 정반대의 게임이다. 이쪽은 무한 반복 권장(재미도 있다), 저쪽은 1번만(완전히 새로든 이어서 하든 짜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