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일일 방문자 1만명을 향해 힘차게 달리고 있는 게임보드. 그 운영자 아스가 군대 가기 전 마지막으로 준비한 게 랜파티다.
원래 랜파티란 모뎀선이 멀티플레이의 기본 사양이던 시절, 쾌적한 플레이를 위해 아예 컴퓨터를 들고 모여서 - 물론 자가용 필수 - 랜을 연결해 밤새 놀던 극히 '서구스런' 모임이다. 이번에 한 랜파티는 PC방에 몸만 모인 거라 정확한 의미로는 랜파티라 하기 어렵겠지만, 뭐 그렇다고 게임대회도 아니니 그럭저럭 괜찮은 이름이라 할까.
원래는 50~60 석 규모로 크게 모여서, 대판 해보자! 란 느낌으로 진행하려고 했으나, 16석으로 축소할 수 밖에 없었다. 최초 기획은 10~20석 규모의 게임보드 오프라인 모임이었으나, 두 물주 중 하나인 UT 2004의 발매자 손오공에서 '하려면 좀 크게 해봐라'라고 해서 규모를 늘렸다. 그리고, 막상 PC방까지 잡고 하려고 하니 '우린 UT 포기했샤' ...OTL. 결국 손오공의 지원은 거의 없이 - 하다 못해 경품용 게임도 안 주더라 - 게임존21의 지원만으로 진행했다.
안 봐도 삼천리인 것이, 하는 김에 보도 자료 만들어 웹진에 뿌리고, 게임 홍보도 하려고 했겠지. 그러다 주최하는 쪽이 일일 방문자 100명 내외의 게임보드인 걸 보고 김이 샜겠지. 그렇다고 사람을 이렇게 엿 먹이나, 이 시방새들아? 싫으면 처음부터 딱 부러지게 '안 됩니다'라고 하든가.
비단 손오공 뿐만이 아니고, 이 말 하고 싶은 곳은 많은데, 이쪽에서 주는 거 없이 받기만 하더라도, 일단은 사업상의 파트너다. 일단 파트너면 동등하게 대우해줬으면 하는데. 당장 이쪽이 작다고, 지 멋대로 줄까말까 하다가 마음대로 내쳐? 혹시라도 나중에 이쪽에서 게임계 1등 커뮤니티 먹으면, 그땐 '제발 우리 게임 리뷰 좀 써주세요' 라면서 빌빌 길 건가?
그저 끝까지 최선을 다해 뒤를 봐준 게임존21 측이 고마울 뿐이다.
우리들의 주적 손오공 욕은 그만 해두고, 하여튼 신촌의 어메이징 파크에 16석을 밤샘 예약했다. 그래서 토요일에 기차 타고 출발. 아 거 환경은 좋두만. 게임방 찾기는 어려웠지만. 약도에 그려진 느낌과는 달리 역에서 꽤 멀었다.
뭐 처음 계획대로, 중간에 쉬기도 하면서 개싸움 데스매치, 팀데스, CTF, 온슬럿, 어썰트의 순으로 진행했다. 어썰트의 경우엔 UT 클래식에선 맵 익히기나 임무 목적 외우기가 힘들었는데 완전 환골 탈태해서 더 재미있어졌다.
13명의 실력을 말하자면, 아스 말로는 '국가대표급'이라는 클랜원 셋이 있었고(Monster다), 나머지가 있었다. -_- 팀데스의 경우엔 국대들이 싸우고 나머지 사람들은 국대에게 죽지 않기 위해 도망쳐 다니는 플레이가 펼쳐지더라... 내가 속해 있던 팀은 불행히도 국대 미포함이었다. 나름대로 분전했지만 역시 뉴타입. -_-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내가 나머지 기타 등등 중에선 상위권이었다는 것. 거의 몇달 만에 하는 건데도 뽀록샷이 잘 터졌다. 스나입 건, 라이트닝 건, 쇼크 라이플 3개 명중률이 30~40% 정도 유지가 되니 점수가 꽤 잘 나왔다. 아스보다 위였다. -_-v
중간에 쉬는 시간 중에 카트라이더를 해봤는데, 역시 국산 답게 노가다성을 잘 강조해놓았다. 레이싱 자체는 재미있었지만... 차가 의외로 묵직했다.
마무리 어썰트를 하고, 기념 사진을 찍고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길로 나섰다. UT 2004 연습을 다시 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었지만, 과연 다시 할 수 있을지... 하지만, 더 하고 싶다. 다시 듣고 싶다, Head Shot~!
P.S. : 멋도 모르고 옆에서 'Killer 괴물이다, 헤드샷 잘한다, 스나입질한다 등등 떠들어대서 죄송합니다 Killer님. 아 바로 옆에 앉아 있었다는 거 알고 얼마나 놀랬는지 원. =_=
사냥꾼의 역할에 대한 나의 생각은 단순했다. 솔플 땐 펫으로 탱킹. 파티플 땐 펫으로 보조 댐딜, 천 계열 보호, 세컨 탱킹. 솔플 때 펫으로 탱킹이 좀 어려워도 좋다. 파티플 시에는 전사가 탱킹 잘 해 주겠지. 나는, 어떤 상황에서든 활(총)만 쏜다.
그러니, 오로지 대미지에 매진. DPS 올인. 민첩성, 혹은 전투력. 옵만 좋으면 가죽도 사양하지 않았다. 운이 좋았는지 어땠는지, 그걸로 도적과 싸운 적은 없지만, 그렇게 살았다. 장거리 공격력은 55레벨 때 극에 달해, 정조준 오라와 매의 상 켜고 127.5가 자력으로 나왔고, 전투력 버그를 사용해 동렙 전사의 전투력의 외침을 받았을 땐 144 정도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돌이켜보니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그저 중간만 가면 되는 것을, 최고를 추구하다 보니 대미지가 너무 올라가버린 것이다. 펫이 탱킹을 하든, 전사가 방태 상태에서 치든, 도적이 뒤에서 쑤시든, 마법사가 마법을 쓰든, 흑마가 저주 3종 세트를 걸든, 무조건 날 보는 몹. 평소 쓰는 마나라곤 징표 걸고 쐐기 하나 박으면 끝일텐데, 내게 달려오니 랩터의 일격을 날리고 철수 쓰고 날개 절단 쓰고... 끝이 없다. 항상 바닥을 치는 마나.
생각을 바꿨다. 그리고 장비도 민첩성의 ~~ 시리즈에서 원숭이 시리즈로 하나하나 바꿔가는 중. 방어력과 체력을 높여 생존율을 올리고, 대미지를 약간 줄여 어그로를 낮춘다. 그리고 지능에도 약간 신경을 써서 장기전에도 대비할 생각. 앞으로의 인던은, 그런 싸움이 될 테니까.
그리하야, 경매질에 10G 좀 넘게 부은 것 같다; 하지만 최종 목표는 무조건 야수추적자 세트다. 아아 그 옵션. 정말 생각만 해도 황홀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