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5. 1. 19. 10:45
ⓒ XEBEC・竜宮島役場
 추천이 많아 보기는 했는데 첫 인상은 안 좋았다. 건달 시드의 그 그림이 아닌가. =_= 그리고 초반부도 상당히 짜증스런 전개.

 하지만 갈수록 재미있어졌고, 마지막도 감동적으로 보았다.

 역시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남자 주인공 둘의 미묘하고도 끈적한(?) 우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C였다면 소우시의 성은 분명히 여자였을 것이다. 보는 나야 매우 짜증났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인간 드라마(혹은 주말 드라마?) 적인 측면에서는 재미있지만, 로봇 애니적인 측면에서는 과학적 사실도 좀 모자라고, 설정도 자승자박적인 측면이 있다. 남자보단 여성을 위한 애니메이션인 듯...

 아울러 중반 쯤에 인간들끼리의 반목과 미르간의 분화, 비밀을 하나 둘 밝히며 꽤나 강조한 '커뮤니케이션 - 혹은 대화 - 의 중요성'은, 최종화에서 인간이 힘으로 관철해버리는 결론에서 빛을 잃는다.

 쓰면서 생각해보니 이것도 시드와 비슷하다. 보고 있을 땐 별 생각 안 들고 재미있게 봐지는데, 소감문 쓰려고 되새김질 해보니 짜증이 치솟는다. =_=
posted by DGDragon 2005. 1. 17. 13:01
© 藤島康介・講談社/「ああっ女神さまっ」製作委員会

 여신을 접하고, 좋아하게 된 게 10년 쯤인가. 원작 만화도 올해로 17년째다. 한 때는 정말 첫사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렬히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냥 좋아하는 캐릭터, 만화가 되었다. 좀 우울한 얘기가 얽혀있는데다 애니 감상 중이니 그 얘긴 이쯤 해두고.

 좋아하는 층이 층이다 보니 그 퀄리티를 충족시킬 자신이 없어선지 TV판으론 나오지 못하고, 그동안 나온게 OVA 5편과 극장판 하나. 정말 5년마다 하나씩 나오니 답답했지만, 드디어 TV판이 나오게 된 것이다!

 메인보드 A/S 받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게 여신 TV판 1, 2화 구한 일.

 사실 여신님은 매체마다 캐릭터는 완전히 같지만, 세계관은 미묘하게 다르다. OVA판에는 베르단디와 케이가 어릴 적이 만난 적이 있다고 나오고, 극장판에선 베르단디의 스승이 나오지만, 다른 매체에선 언급이 없다. 모두가 다 사실이라고 치고 겹쳐 넣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또 매력적. 만화책의 베르스퍼 에피소드가 사실은 극장판 시나리오 중 리테이크 당한 걸 써먹은 거라고 하는데, 베르스퍼와 극장판 세계관을 합쳐도 위화감이 없다.

 2화까지에선 두 사람이 만나 기숙사에서 쫓겨나는 것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 스토리 진행을 천천히 해도 될까 하는 걱정이 든다. 물론 나야 오래하면 할수록 좋지만, 어차피 화수는 제한돼 있을테고, 후반부를 날려먹는 건 아니겠지. OVA 같이 오프닝에만 등장시키는게 아닌 한은 오프닝에 나온 캐릭터 등장만 시켜도 26화가 빡빡하게 꽉 찰 듯 싶은데. 설마 4쿨로 해주는 건가!?

 이야기는 일단 만화책을 따라가는 것 같은데, 케이와 같이 산다고 베르단디가 과도하게 기뻐하는 걸 보니 어릴 적 만난 적이 있는 OVA 설정도 갖고 들어가는 것 같고(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기뻐하는 거면 연출의 문제가 심각하다), 두 사람의 첫날밤(?)이 자동차 안인 걸 보니 오리지날로 가려는 의도 같기도 하고, 사람을 즐겁게 고민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신의 애니들의 가장 큰 장점인 음악이 약해서 좀 실망이다. OVA나 극장이나 심금을 찌리하게 울려주는 뭔가가 있었는데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희미하고... 뭣보다 오프닝 처음 7초의 Open Your Mind 아카펠라 대체 뭐냐. 처음 듣고 애니에 대한 기대치가 싹 날아가버리는 것이... 애니를 관통하는 키워드라 강조하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닭살돋는 아카펠라로 질러버리다니. =_=

 작화가 망가진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많이 어색하다. 이노우에 키쿠코 누님의 연기도 간만에 해서 그런가 좀 듣기 그렇고... 하지만 작화의 경우 시간과 인력이 모자라 망가진다기 보다는 뭐랄까 신입이 익숙치 않아 실수하는 느낌이 든다. 보다보면 나아지겠지. 아니면 내가 거기에 익숙해지든가.

 3화를 기다린다. 빨리 나와라.
posted by DGDragon 2005. 1. 17. 12:28
© GAINAX/醜美委員会
 역시 뒷북. 방영 당시 실시간으로 봤으니 다 본게 작년 여름인가. =_=

 초반엔 인물들 배역도, 성우까지 같아서 마호로매틱 3기라는 말을 들었었지만, 뭐 결국 다른 애니는 다른 애니다. 하지만 마호로매틱 2기 마지막의 아슷흐랄 엔딩에 폭 빠져서 그런가, 최종화가 하던 날까지 적응을 못했다.

 에바와 마호로에 대입을 해갖고, 언제쯤 쇼킹한 전개가 될까, 쟤들 중 누가 죽을까, 언제 죽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었던 거다. 완전히 애니의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달까.

 이건 그냥 1쿨짜리 가벼운 '한여름 밤의 꿈'류의 애니메이션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한 화 한 화 히카리의 큰 가슴을 즐기면 되는 일. 중간중간 심각해보이는 장면이 나와도 무시해주도록 하자. 인격이 하나 더 있어도 타케루 좋아하는 건 똑같다. =_=

 해피 엔딩이라는 점도 만족. 하긴 아스트랄로 날아간 것 자체만은 이것도 마호로와 맞먹는군.

 한가지 마음에 안 드는 건
posted by DGDragon 2005. 1. 17. 11:56
  항상 뒷북을 치는 본인의 블로그. -_-

 날이면 날마다 컴퓨터 켜면 와우 대기 화면 띄워놓고 와우 커뮤니티 검색하고, 대기 끝나자마자 잘 때까지 필드로 인던으로 뛰다가, 오베가 끝나니 남아도는 시간에 적응이 안 된다.

 물론 오베 시작부터 끝까지 서버는 지랄에다 오베가 끝나는 순간까지 단 한번도 제대로 작동해본 적이 없는 GM 시스템, 졸라 게이머와 PC방들 위하는 척 하다가 뒷통수를 뇌진탕으로 즉사할 만큼 세게 갈겨버린 블리자드 코리아는 능지(주1)를 해버리고 싶지만, 뭐 어쩌겠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결재 안 하고 하는 꼴 구경하는 것 뿐.

 하여튼 끝났다.

 아아... 2달 동안 정말 즐거웠다. 애증이 오가는 파티플도, 같이 울고 웃던 길드도, 뒷치기하고 퀘 방해하던 얼라들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 이대로 영영 끝이든, 돈 넣고 계속하든 말이지.

 주1 : 능지처참의 앞 2글자. 고대 중국에서 행한 극형으로, 사람의 살을 칼로 조금씩 벗겨내면서 괴롭히다가(능지), 살을 한계까지 벗겨내면 칼로 토막을 쳐서 죽이던 형벌(처참). 그 기술자들이 자식에게 기술 전수를 꺼렸기 때문에 곧 실전되어 행해지지 않게 되었다. 벗겨낸 살은 본보기로 소금에 절여 신하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공자가 이 음식(?)을 즐겼다고 한다. 비슷한 걸로 국내에선 콩쥐전 소설판에 팥쥐를 썰어서 젓을 담궈 팥쥐 어머니에게 줬다는 부분이 있다.
posted by DGDragon 2005. 1. 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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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베 종료를 기념하며, 그동안 모아온 스샷들을 올려본다. 설명을 붙일 필요는 느끼지 못한다. 호드로 하다보면 전부, 얼라로 해도 대부분 한번씩은 다 보게 되는 풍경이기 때문이다. 나는 정서가 삭막하게 메마른 사람이라 여행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지만, 와우에서의 여행은 정말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