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내가 열의를 갖고 뭘 한다고 해서 그 열의가 상대에게 전해지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은 타인이고 그는 냉담하다. 고맙다는 말은 할 것이다, 예의상. 그리고 내가 지쳐떨어져나가면 말하겠지. 수고했다고.
오프라인에선 나대지도 않지만, 온라인에서도 피치 못한 상황이 아니면 앞장 서서 뭔가 하고 싶지 않다. 그동안 많이 당했다고나 할까. 원래 암울하고 니힐한 성격이지만 그동안 겪은 경험이 내게 말하고 있다. 인간을 믿지 말라.
BL단 레이드 오피서도... 그냥 "내" 아이템 파밍을 위해 모으던 게 어쩌다 보니 정례화되고 그러다 보니 흑련단장이 되었다. 고추 달려서 꼴에 남자라고 명예욕이 있긴 했지만, 솔직히 4대단 중 한 곳에만 들어가도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덜컥 오피서가 될 줄은.
그렇기 때문에 레이드도 그렇게 무리하지 않고, 일일이 가달라고 하지도 않고, 그냥 원하는 사람만 적당히 모아서 가고 싶었다. 뭣보다 내가 스트레스를 덜 받으니까. 따라서 오닉시아나 화심부 레이드 때 사람 수가 적은 것도 그냥 그러려니했다. 일단 중단하고, 난 레이드팀에 들어가고, 몇 달 있다가 동접자 한 50명이나 넘으면 그때가서 다시 해야지. 그렇게 생각했다.
어제가 레이드를 중단할지 계속할지 여부를 가르는 결전의 날이었는데... 예상외로 접속율이 좋았다. 레이드 중지라는 길마형님의 엄포 탓이 컸겠지만... 정상적인 진행을 했고 루시프론과 마그마다르를 잡았다.
제목에도 써져있지만 이번이 3차다. 1차 땐 사람 수 부족으로 입구몹 몇마리 잡다가 말았고 2차 땐 루시까지 갔다가 시간 부족으로 한 번 시도하고 전멸한 뒤 끝냈다. 즉 루시건 마그건 제대로 시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모두 잡아버렸다. 시간이 너무 늦어서(10시~3시까지 5시간) 그걸로 끝냈지만... 마그마다르에게 2번 전멸하고 첫날에 잡아버린다라. 세상에 어느 공대가 이런 실적을 올렸던가?
물론 경험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스켈톤님은 화심부 공대에 여러번 참여했고 나도 한 번 잡아봤고 경험자 몇명 있었다. 그러나 공대엔 갓 만렙이 되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화심부 자체가 초행인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스샷 보면 알겠지만 힐러의 수가 절대 부족했다. 우리 길드는 원래 썰자 길드지만, 그 비율이 그대로 드러나는 공대 구성.
그래도 잡았다. 아아... 그 흥분, 그 감격.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BL단에겐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었다. 그래도 잡았다. 새벽 3시에 잡고 끝냈지만 흥분 때문에 4시 반까지 잠들질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앞으로 매일같이 화심부 가서 에픽 뜯어오고 그런다는 건 아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가 고작이겠지만, 적어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길드원들에게 "5개의 에픽 아이템"이란 모습으로 나타나 준 것이다.
1월 초엔 상층 가기도 버거웠다. 지금은 2개 공대로 동시 공략도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지금은 화심부를 매일 가기 어렵지만 앞으로는 일상이 될 것이다. 어제, 길드가 큰 걸음을 하나 내딛었다.
지구 온난화가 날이 갈수록 가속화하여 잠자리가 1년 중 반 이상 날아다니고 모기는 연중으로 날뛰는 가운데, 올해는 그 정도가 더 극심해져서 봄은 없어져버리고 이제 여름으로 접어든 듯 싶다. 아직은 그정도는 아니지만 조만간 열대야도 찾아올 것이고... 대구는 미치게 덥다.
경북대학교는 오늘부터 전 건물에서 에어컨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시원한 건 좋지만, 5월 시작부터 에어컨이라니. 여름이 점점 더 빨라지고 있다. 그리고 해마다 그 빨라지는 것 자체가 가속하는 느낌.
그동안 운동삼아 하교길은 걸어서 집까지 왔는데 기온이 올라가니 공기 자체가 사람 숨통을 꽉 조여서 이젠 도저히 그렇게 못할 듯. 매연도 매연이고 뜨거운 공기가 폐를 말리는 기분이다.
처음엔 20명. 그 중에서도 퀘스트 안 한 사람이 있어 나락을 뚫는다. 다 뚫고 시작해서 몇차례 전멸하다보니 10여명 추가. 그러나 10시가 넘어 겜방비가 안 되는 사람이나 학생들은 나간다. 그래도 들어온 사람이 더 많으니 전진을 하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져 정작 제대로 된 도전은 얼마 해보지도 못한다.
2주간, 오닉이나 화심이나 다 똑같은 꼴이다. 내가 아예 인원 계산을 잘못했던 것인가? 만레벨의, 레이드 선호자로만 동접자 40명이 될 때까지 기다려야했던 걸까. 오닉 첫 도전 때의 40명 오버 사태는 뭐였던 걸까.
길드는 뭘까. BL단은 어떤 길드일까. 다들 사람들과 함께 하고 싶어 들어온 길드 아니었나. 40인 풀공대급 인던의 레이드를 해보자고, 몇달동안 퀘스트해준다고 지랄했다. 강제로 끌고 가진 않지만 길드 메시지나 길드 홈피 공지는 봐주고 일단 참여는 해줘야 하는 것 아닐까.
활동을 이끌어내기 위해 개개인에게 다가가는 오피서가 되라고? 좋다. 그런데 어떻게 다가가는데? 24시간 접속해 있어야 하나? 100명은 족히 되는 인원에게 편지 100통을 보내야 하나? 일일이 다 귓말 넣어야 하나?
나도 인간이다.
그리고 이제 지친다. 3달 가까이 꾸준하게 진행한 거면 냄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길드원들의 대답은 평소의 절반의 접속율이었다. 대규모 레이드 하기 전엔 30명을 넘던 것이, 시작하니까 20명을 조금 넘기는 거다. 그것도 2주 연속 꾸준히.
전쟁 길드라지만 전쟁도 공대급으로 하는 일은 기대하기 어렵다. 파티 단위가 기여도가 잘 오르거든.
결국 BL단은 "대규모"라는 것에는 어울리지 않는 성향인 듯 싶다.
라그나로스나 오닉시아를... 길드원들과 함께 서서 바라보고 싶었다. 길드원들과 함께 유명한 몹과 싸우고 싶었다. 서로서로 60렙제 에픽 아이템을 패스해보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잘못 생각한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모양이지만 길드 마스터가 열을 받든 안 받든 사람 수는 여전할 거라고 생각한다. 레이드 시작 시각 기준으로 30명 안 넘으면 레이드 폐지해버릴거다. 그리고 아무 레이드 팀에나 들어가서 잘 모르는 사람들과, 화심부 네임드 몹이나 때려잡고 포인트 계산이나 하고 있어야지.
별로 BL단에게 실망하고 화가 나고 그런 건 없다. 내 착각과 환상이 깨진 것 뿐이다. 미인에게 반했는데 화장을 씻고 보니 영 아니어서 마음이 아팠다... 뭐 그렇다고 그 여자가 잘못한 건 아니다. 착각한 놈이 바보지. 비유가 이상한가?
이 책은 사실 그렇게 크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북한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담담히 적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내가 인식하고 있던 북한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났다. 그리고 망할 미국의 짓거리... 물론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서도, 이렇게 대놓고 했을 줄은.
이래저래 구성도 생각해보고 해서 장황하게 써보려고 했더니 아예 글을 시작도 못할 지경(내가 언제 이렇게 글을 가볍게 쓰게 되었지...)이 되어버려서, 단편적인 사실 몇개만 적어보겠다.
김일성이 물론 솔방울을 던져 수류탄처럼 폭발시킨 적은 없지만, 대항일 투쟁을 한 건 사실이다. 개마고원 및 그 북쪽 일대에서 화전민들의 마을에 기반을 둔 공산당원들은 일제의 폭력에 굴하지 않고 엄청난 대항일 투쟁을 전개했으며, 결국엔 일제가 "북진"이 아닌 "남진"을 결정하게 했다(그리고 그 남진이 미국에 막히자 진주만을 폭격한 것이다).
당시 중국 공산당원들의 80~90%가 조선인이었다고 하며 김일성은 그 중에서도 엄청난 세력권을 형성, 3사단장을 맡았으며 동만주 지역의 지도자적 위치에 있었다. 그래서 김일성 특별체포대가 따로 있었을 지경. 그리고 그 때 중국과 소련의 배신을 한 차례씩 당했고(스탈린의 대규모 숙청과 중앙아시아로의 추방, 중국도 대동소이. 토사구팽), 이 때문에 "자주 독립"을 외치게 되었다. 즉 소련의 꼭두각시도 아니었고 한국전쟁도 스스로의 의지로 일으켰다는 것(뭐 어느 쪽이든 반갑지 않기는 매한가지).
39~40년에 걸친 일제의 대토벌 작전에서 일본군은 민간인까지 대량학살하면서 공산당원들을 몰아내려했고 김일성도 이 때 소련으로 도망갔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뒤 정권을 잡았는데, 이 때문에 남한에선 소련의 앞잡이로 알려졌다. 그렇게 보면 뭐, 일본의 박정희나 미국의 이승만이나... 소련으로 도망가기 이전의 기록이 날조라거나 사람이 바뀌었다거나 하는 얘기는 물론 나도 들어봤지만 글쎄? 글쓴이가 뻥친게 아니라면 증거 미비다.
그리고 80년대까지는 한국보다 낫거나 비슷한 경제력을 보유했으며(공산주의 국가에선 모든 생필품이 국가 지정가격으로 나오므로 자본주의 국가와 똑같이 점수를 매겨버리면 곤란하다), 이후로도 그렇게 떨어지진 않았다. 예를 들어 83년도 출생자의 "당시" 예상 평균 수명은 남, 북한 동일 80세였다. 97, 98년도에 그렇게 난리를 쳤어도 소말리아나 에티오피아와 같이 보면 안 된다는 이야기. 실제로도 98 -> 03년도까지 체중미달은 61% -> 21%, 영양실조 16% -> 9% 발육저하, 만성영양결핍 62% -> 42% 등으로 상황은 많이 호전되었다. 그렇다고 정상은 아니지만.
그리고 매춘이 없고, 경찰은 깨끗하며(굶주리지 않았을 경우겠지만), 아동보호, 여성지위, 무상주택, 예방의학, 유아사망률, 평균수명 측면에서도 상당한 수준(선진국 수준이라는데 정확한 "수치"는 없었다).
그네들이 광고하는 것 같은 "지상낙원"은 아니다만, 빨갱이를 죽도록 싫어하는 "파랭이"들이 입에 거품을 무는 지옥은 아닌 듯 하다.
일단 한국엔 핵폭탄이 떨어진 적이 있다. 안 믿겨지나? 진짜다. 단지 핵탄두만 빼놨을 뿐, 한국전쟁 당시 미군은 실제 핵폭탄으로 수차례 핵폭탄 투하 훈련을 했다.
이 ㅆㅂㄹㅁ들은 전부터 마음에 안 들었지만 한국 전쟁 때 한 짓거리를 보니 아주 예술이다.
한국전쟁 이전(이후도 있을게다)에 한국인을 야만인으로 생각해 입국금지, 귀화불허, 결혼금지, 토지소유 및 직업제한을 한 것은 기본이고(전국에 걸쳐 상기 제한을 한 게 아니고 지역마다 하나나 둘 정도 걸렸지만), 압권인 것이 한국전쟁 때 한 짓거리.
같은 나라, 같은 민족끼리 싸운다는 특이성을 간과한 채 들어온 그들은 피아를 구분하지 못했으며 때문에 난민들에게 섞인 북한군이 자신들에게 총을 들이댈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시달렸다. 결과는? 당연히 민간인 학살이다. 어쩌면 한국전쟁 때나 지금 이라크나 하는 짓이 50년 동안 변한게 없다. 꾸준한 무식과 무지, 만행에 감탄해야 하나?
그들은 수시로 항공 지원을 요청했으며 항공기는 "게릴라들이 숨어있는 장소" 즉 민간인 마을을 폭격했다. 소이탄(네이팜)으로. 한국 전쟁 때 집과 공장이 다 부서지고 어쩌고 하는 얘기들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그걸 누가 부쉈을까? 소총도 부족했던 한국군이? 명목은 일단 "남한 해방"이었던 북한군이? 미군 밖에 없지 않나? 남한도 예의상 해주고, 특히 북한 지역을 철저히 폭격했다. 읍 단위 이상 시가지는 모조리 소이탄으로 쓸어버렸고 신의주 평양은 아무것도 안 남을 정도로 폭격했다(이 문장의 단어는 정확하다. 과장이 아니다). 잿더미만 남은 것이다. 그리고 소이탄의 특징은 그 화상이 절대 낫지 않는다는 것. 당한 민간인은 평생 고통에 시달렸지만 일본의 핵탄두 피해자의 친척만큼도 인정받지 못했다. 소이탄에 당하면 핵보다 덜 아프나? 평생 아픈 건 똑같은데.
기왕 하는 김에 철저히 해야지? 북한 지역의 댐도 모조리 날려버린다. 민간인의 이런 생활 기반을 부셔버리는 건 그 때 당시에도 엄연히 국제법에 위배하는 전쟁 범죄에 해당한다. 물론 무적의 미국은 그런 건 무시하시지.
당연히 민간인, 군인, 남한인, 북한인을 가리지 않는 고문 및 학살은 기본으로 시행한다. 미군이든 남한군이든 북한군이든... 오히려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게 북한군이었다.
자 하이라이트 핵. 밀리는 남한군을 도와 38선까지만 도와주자는 UN측의 의사를 무시하고 독자적으로 압록강까지 밀고간 미군은 중국군의 지원에 밀리기 시작하자 "핵벨트"를 구상한다. 20~30개의 핵폭탄을 일렬로 터뜨려 누구도 올라가거나 내려오지 못하게 하자는 것. 압록강 라인과 38선 라인 2개가 고려 대상이었고, 이 구상과는 관계없이 핵폭탄 사용 자체는 51년 4월 5일 허가가 났고 6일 재가가 났다. 폭격기와 핵탄두는 괌에 배치되었고 9월, 10월 원폭이 투하되었다. "핵탄두"만 빼고.
그 뒤론 핵탄두가 아예 한국 본토에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른다. 미국의 문건 비밀 해제 연도 제한이 일반적으로 30년이라서. 다들 알잖아? 하지만 미국의 핵 투하 대비 훈련 프로그램인 팀 스피리트 훈련을 아직도 하는 걸로 봐선 한국 본토에 있든 근처에 있든 북한군이 꿈틀하자마자 바로 뻥~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 확실하다. 군대에 있을 때도 그냥 한미 합동 훈련인 줄 알았는데, 이 훈련에 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될 줄이야.
요기까지가 이 책의 1, 2부 내용이고, 이후론 김정일의 개인에 대한 이야기, 한국 전쟁 이후 북-남-미 관계에 대해 설명. 솔직히 현대사는 잘 모르겠어서 할 말이 없다. 아니 1, 2부에서 워낙 쇼크를 먹어서 별 감흥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나 자신의 무식에 대해선 잘 알게 되었다. 젠장.
현대 민주주의란 결국 유식한 발언을 하는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지배하는(침묵은 곧 찬성이니깐) 사회다. 공부가 필요하군.
덧글 - 핫... 다시 읽어보니 국가보안법에 걸릴 부분이 꽤 있다. 반쯤 죽은 법이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니깐 변명을 써둔다. 자유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 반자이(친일하셨던 높으신 분들을 위해 일본어도 살짝 섞어주는 센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