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8. 1. 3. 17:01



각 세계관들


에베론

에베론은 주요 변경점 없이 그대로 유지.
시간대timeline를 2년 전진시키려다 취소.


다른 세팅들

스펠잼머/레이븐로프트 - [밝힐 수 있는] 계획이 없습니다.




D&D Insider, 미니어처들, 플레이테스터, 게임의 공개 저작권, 4판 이전의 출시계획, 비영어권 출시 계획은 생략.

이것으로 번역을 모두 마칩니다.
posted by DGDragon 2008. 1. 1. 09:51
posted by DGDragon 2007. 12. 30. 11:15
  테메레르 - 왕의 용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나폴레옹 전쟁이 절정이었던 시대를 배경으로, 용들의 격렬한 공중전이 펼쳐진다. 로커스상, 콤프턴크룩상을 수상하고, 휴고 상 및 캠벨 상에 노미네이트된 판타지소설로, '반지의 제왕'의 피터잭슨 감독이 영화화하기로 결정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테메레르 2 - 군주의 자리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나폴레옹 전쟁이 한창이던 19세기 초. 인간의 말을 할 줄 알고, 이성을 갖고 있으며, 뛰어난 힘과 속도를 지닌 용과 그들의 비행사로 구성된 각국의 공군들이 전쟁에 참전하면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룬 대체역사판타지 소설 시리즈의 제2권. 테메레르와 로렌스는 호전성보다 아름다움과 지성을 더 귀히 여기고, 인간과 용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아가고 있는 '용들의 천국' 중국으로 향한다.
 
  테메레르 3 - 흑색화약전쟁  나오미 노빅 지음, 공보경 옮김
오스만투르크 제국에서 구입한 용알을 공수해오라는 영국정부의 긴급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떠나는 로렌스와 테메레르의 실크로드 대모험. 죽음의 모래 폭풍, 야생용들의 습격, 뜻밖의 배신과 음모가 일행의 목숨을 위협하고, 임무수행 중 맞닥뜨린 나폴레옹 군대에 대항한 필사의 대작전이 숨가쁘게 전개된다. 상상을 불허하는 나폴레옹 전쟁사 판타지 <테메레르> 제3권 '흑색화약전쟁' 편.
 

어떤 사람이

* 어릴 때부터 판타지 문학을 좋아했고
* 그 중에서도 특히 로드 오브 더 링을 좋아했고
* 컴퓨터 과학을 전공했고
* 컴퓨터 게임(그것도 D&D 라이센싱)을 만들었으며
* 18 ~ 19 세기 프랑스(특히 군사학 쪽)에 관심이 많으며
* 집에 6대의 컴퓨터가 있는데다
* 소설 데뷔작이 판타지 소설인데
* 말하는 용이 나오는 19세기 초 근대 유럽이 배경이라면,

한국에선 이 사람을 뭐라고 불렀을까. 당연히 오덕후라고 불렀겠지. 넷에선 상하좌우로 까이고 평론가들은 책 이름만 들어도 귀에 오물이 튄 것처럼 인상을 찌푸렸을 것이다. 영화화? 님 정신줄 저기 있으니 어서 가서 주워오시죠?

하지만 천만다행스럽게도 저자는 한국인이 아니며 소설도 영어로 씌어졌고 출판된 곳도 미국이었기에 이 소설은 많이 팔렸고, 평론가들에게도 극찬을 들었으며, 결국 영화화까지 결정되었다. 뭐 세상이라는 게 다 그런 거지.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기준보다 다른 사람의 기준(특히 돈벌이 여부와 평론가들의 애널 써킹)으로 덕후를 판단할지 몰라도 내 기준은 좀 특이해서, 이 저자가 댄디덕후에 밀덕후를 겸하고 있다는 내 생각은 변함이 없다. 이 생각은 소설을 읽으면서 더욱 확고해졌다. 그렇다고 D&D를 도용이나 표절했다는 것은 아니다. 용 설정의 경우 D&D에 나오는 용 설정과 닮은 부분이 꽤 있긴 하지만 작가 자신의 확고한 설정으로 녹아든 듯 하다.

이 소설의 배경이나 기본 줄거리는 알라딘에 좀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나오므로 생략하기로 하고, 내가 인상 깊게 읽은 것은 당시 생활상, 가상이긴 하지만 용을 활용한 공군 편제와 전술, 그리고 용과 사람들의 교감이었다. 특히 저자가 여성이라는 것을 의식하고 읽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등장 캐릭터들 간의 교류랄까 교감이랄까, 그런 부분이 섬세하게 잘 묘사된 느낌이었다. 물론 내가 남자라 이렇게 쓰지 특정 취향을 가지신 여성분들께선 불타고 계셨다. -_-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반대로 전투 장면은 그다지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전체 전략 상황은 지역 이름이 점령당했다거나 누가 거기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슬쩍 지나가는 정도였으며(당연히 한국인인 내가 지역 이름만 듣고 정황 파악이 될리가 없다) 한 권당 한 번 가량 나오는 전투도 대부분 한 번 붙어 투닥거리면 끝나버렸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놓기가 힘들 정도. 소드마스터와 9렙 마법과 검강에 질렸지만 그렇다고 로드 오브 더 링이나 앰버 연대기 같은 소설인지 철학서인지 알쏭달쏭한 류는 싫다면, 한 번 읽어보자. 후회는 없을 것이다.

P.S.: 권당 12,000원은 좀 아프다. 물론 사서 보진 않았지만. 약간 변명을 하자면 서점에서 앉아서 봤다. 요새는 동지도 많두만.

P.S. 2: 이 소설은 이 작가의 삶의 일종의 총체다(덕후식으로 말하자면 십몇년 묵은 뇌내망상의 결집체라고도 부를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판타지 소설과, 직업으로 만든 게임과,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근대 유럽사를 조합한 것이다. 이것은 이 작가의 첫 소설인 테메레르가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근거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테메레르가 끝나면 "그 다음"이 있을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안 할 수가 없다.

물론 프로 작가라면 매작품마다 상세한 자료 조사를 통해 항상 이 정도 퀄리티나 혹은 그 이상을 내줘야겠지만... 그런 사람의 숫자는 그렇게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테메레르의 상업적 성공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정진해주었으면 한다. 당장 테메레르를 봐도, 글의 퀄리티는 그렇게 높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니.
posted by DGDragon 2007. 12. 29. 18:34

프린터 사용 설명서에도 나오지만, 이면지를 레이저 프린터에 넣는 건 대단히 위험한 짓이다. 장당 50원짜리 종이를 아끼기 위해 각 부품이 십만 원 씩 하는 기기를 시험에 들게 하는 행위니까. 레이저 프린터에는 항상 새 종이만.

하지만 나는 그걸 몰랐고, 군대에서도 2년 동안 모르고 살았다. 게다가 아버지가 들고 오신 프린터에는 설명서가 딸려있지 않았다. 웹에도 PDF로 널려있는데. 10분만 검색해 볼 걸.

어쨌거나 나는 이면지를 프린터에 넣었고, 그 이면지는 약해져 있었는지 한 쪽이 길게 찢어지면서 압연 롤러에 말려버렸다. 그리고 아무리 해도 빼낼 수가 없어서 결국 종이를 칼로 잘라 꺼냈는데, 그 과정에서 압연 롤러의 감광 필름까지 잘려버렸다. 물론 프린트가 제대로 안 되지.

내 생각엔 감광 필름만 바꾸면 될 것 같아서 21일 한국 HP A/S 센터 대구 지점으로 프린터를 들고 가봤다. 내비게이터의 정보가 잘못된 것도 있고, 센터가 꼭꼭 숨어있어서 찾는데 거의 1시간 넘게 걸렸다. 건물에 건물 이름도 쓰여있지 않고 한국 HP 간판은 가로세로 50 cm 가량의 작은 크기. 게다가 건물이 다른 빌딩보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난 형태여서 더욱 더 안 보였다.

A/S 센터는 HP라는 문구가 크게 써져있었고 깨끗했지만 잘 나가는 기업이라는 이미지와는 달리 사무실이 매우 작았고(하긴 클 이유가 전혀 없지만) 프린터와 부품이 여기저기 널려있어서 고물상 같은 이미지도 풍겼다. 직원은 2사람 있었는데 모두 친절했다.

하지만 압연 롤러까지 갈아야했고 가격은 10만 원 정도. 압연 롤러를 갈아도 중고 프린터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다른 부분이 고장 안 나라는 법은 없으니 그 돈으로 차라리 저가형 신품을 사는 게 나을 듯 했다. 그래서 프린터는 그 자리에서 바로 폐기해달라고 건네주고 왔다. 아아… 아까운 프린터. 아까운 토너. 꽤 많이 남았을텐데.

이 글을 쓰면서 다나와를 기점으로 검색해보니 HP의 A/S는 쒯이라는 얘기가 많이 보인다. 직원이 불친절하다는 게 아니라, 부품 하나 갈면 프린터 하나 값이 나오니 수리라는 개념이 무의미하다. 무조건 버리고 새로 사야 하는 건가. 현재 시점에선 좀 비싸더라도 렉스마크 사의 5월 신제품이 괜찮아 보이긴 한데… 뭐 프린터 자체가 별로 쓸 일이 없으니 살 필요도 없겠지.

posted by DGDragon 2007. 12. 28. 12:12
  나는 전설이다 - 밀리언셀러 클럽 018  리처드 매드슨 지음, 조영학 옮김
핵전쟁 후, 변종 바이러스가 만들어낸 병으로 인해 세상은 흡혈귀로 뒤덮인다. 그리고 한 남자만이 살아남는다. 낮에는 시체들에 말뚝을 박고, 밤이면 깨어난 흡혈귀들과 죽음을 건 혈투를 벌이는 지구 최후의 남자 로버트 네빌. 하지만 이렇게 인류가 멸망하고, 흡혈귀가 날뛰고 있는 세상임에도 네빌의 일상은 평온하던 시절과 다르지 않게 반복적이다.


한국의 출판업계의 상황을 대표하는 책 중 하나다. 목차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본편은 200여페이지 뿐이고 나머지 250 페이지 가량은 원저자의 다른 단편으로 채워져 있다. 진작에 출판하고 싶었다는 얘기도 있었지만, 영화가 한국에 개봉되어 겉띠에 영화 포스터가 들어가는 상황이 아니면 옛날 책 출판은 자살 행위겠지. 하긴 나도 영화 아니면 있다는 것도 몰랐을 테지만. 종이도 고급이라고 하고 값은 11,000원. 어떤 문화가 대충 문화에서 서브 컬처로 가버리면 판매량은 전체적으로 줄지만, 그 판매량에서 가격의 영향력은 줄어들게 된다. "살 사람은 다 산다"는 이야기다. 그렇게 되면 그 한정된 수량 안에서 이익을 최대한 남겨먹어야겠지. 책 자체가 서브 컬처가 되다니. 씁쓸한 얘기다.

목표가 나는 전설이다 뿐이라서 그것만 읽고 말았다.

뭐랄까……. 슬픈 이야기다. 여러모로. 그리고 잘 써진 이야기이도 하다. 기존의 흡혈귀 소설에서, 흡혈귀는 새로 등장한 인간의 변종이었고, 세계는 여전히 원인류의 것이었다. 따라서 흡혈귀는 개체별로는 강할지 몰라도 사회적으로는 약자의 역할이 된다. 약점이 많아 숨어다녀야 하는 점도 한 몫 하고. 그러나 이 소설은 그것을 뒤집어 버렸다. 정이 반이 되고 반이 정이 되었다. 소설 자체가 배경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지 않아 꽤 익명성을 띠고 있기에 이런 상황의 발전은 높은 문학성을 가진다. 문학성이라는 단어가 좀 안 맞는 느낌이 드는데…… 해석한답시고 이리저리 갖다붙여도 다 대충 말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소설은 이런 상황에 처한 주인공의 살아남기 위한 노력과 밤마다 찾아오는 고독, 다른 생존자가 없다는 것에 대한 절망 등등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것은 '개'부분에서 절정에 달한다. 블로그를 돌아다니다 본 영화 소감에서도 이 부분에 대한 얘기가 있던데, 그만큼 소설에서도 비중있는 장면이어서 그럴 것이다.

직접적으로 들이닥치는 공포는 없지만, "나 밖에 남지 않았다" "희망이 없다"라는 것이 주인공과 독자를 느슨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옥죄고 있다. 좋은 공포 소설이다.

P.S. 1: 읽기 전에 뒤쪽을 봤다가 후기에서 글 자체에 대한 일종의 미리니름을 당해서 읽는데 흥미를 좀 잃었는데, 사실 그게 가장 무난한 정답이라는 건 인정하겠지만, 결국 평가는 각 독자가 하는 것이므로 그런 정답 제시는 일종의 월권이 아닌가 싶다. 뭐 벌써 50년이나 됐으니 "정답 평가" 정도는 있을 법 하지만.

P.S. 2: 난 영화는 아직 안 봤지만, 사실 아무리 헐리우드라고 해도 소설의 영화화는 '핵심'을 짚지 못하고 시각 쪽으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아서(영화니까 당연하지만) 원작을 읽은 이상 안 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