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유럽의 중세. 기사와 레이디의 로망의 시대이기도 하지만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위생이나 인권적인 면에서 엄청난 암흑시대였다. 이 책은 그 암흑의 시대에서도, 가장 최저, 최악의 직업들을 소개하고 있다.
원래 제목이 이런 건지, 번역자의 센스인지는 몰라도 이상한 제목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내용물은 상당히 충실하다. 각 최악의 직업들이 등장한 시대상, 등장 배경, 하는 일, 관련 법률 등등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으며, 특히 엄청나게 들어간 사진들이 인상적. 각 직업들의 하는 일이나 관련 법규를 어겼을 경우의 혹독한 벌들을 그대로 재현해서 보여주고 있다. 책을 중간까지 읽을 때까지만 해도 눈치를 못 챘는데, 보니까 등장하는 사람이 동일 인물이다.
책의 저자 자신이다.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최악의 직업들의 선별이니만큼 인간의 배설물에 대한 이야기(당시엔 거의 유일한 화학 가공 기법의 원료였으니까)도 많고 눈살이 찌푸려지는 이야기도 많지만, 당시 시대상에 현실 감각으로 접근해보는데는 꽤 괜찮은 책.
자본주의의 역사는 침략, 정복, 약탈의 역사다. 산업화의 시작부터 정보화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그것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 방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더욱더 철저해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본주의의 화신, 미국의 역사는 곧 자본주의의 역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의 흑인들, 아메리카의 인디언, 한국, 베트남 등의 아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중동. 끝없는 수탈과 착취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특히 20년 전 미국이 중동에서 CIA를 통해 한 짓거리들로 인해 오늘날 9.11이 터졌다거나, 왜 엉뚱한 이라크가 두들겨 맞는지 등의 언뜻 보기엔 잘 알 수 없는 국제 정세가 과거와의 인과 관계로 이어져 한눈에 보이는 것이 흥미로웠다.
600페이지(5XX 페이지였나?)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것이,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책.
* 이하는 레포트로 낸 글이다. 확실히 말하건데 읽지 마라. 눈버린다. 솔직히 이 책 자체에서 받은 느낌이란 백년 만에 30%가 오른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격한 상승이 충격적이란 거 뿐이었고, 그 상태에서 A4 5장 채우기 위해, 성향을 알기 어려운 교수의 눈 밖에 나지 않을 글로 대충 쓰다 보니 결론이 완전 초딩 논설문 쓰듯 나와버렸다. 환경 오염의 경우 솔직히 국가에서 적극적이고도 강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기업 문화는 자유가 아닌 방종 그 자체다. 공공의 자연을 개인이 수탈하여 배터지게 처먹고 있는 동안, 돈과 힘 없는 자는 그 오염을 죽도록 먹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애들이 백년 동안 신나게 뿜은 이산화탄소로 인해 태평양 섬나라들이 가라앉고 있고, 가난한 그들은 이제 대륙으로 나가 기업인들에게 착취당해야 한다. 힘 없으면 뒈지는 그런 천민 자본주의가 미국이 외치는 세계화, 국제화, 글로벌의 결과다. 얼마나 이러고 있을 건가? 파이를 키웠으면 나눠먹어야지 언제까지 키울건가? 그 파이에 부자가 질릴 때까지?
환경과 사회 레포트
도서명 : 기후의 역습 지은이 : 모집 라티프 지음, 이혜경 옮김 출판사 : 현암사 펴냄
들어가며.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여름의 최고 기온 기록이 매년 갱신하고 있으며, 강이 얼어붙는 기간은 해마다 짧아지고 있다. 그리고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는 매년 북상하고 있어, 몇 십 년 뒤엔 남쪽 지역은 아열대 기후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리고 해결 방법은 없을까?
지구의 평균 기온은 15℃정도이다. 하지만 대기의 효과를 무시하고 태양과의 거리로만 직접 계산해보면, 지구의 예상 기온은 영하 18℃가 된다. 무려 33℃가 높은 것이다. 이 엄청난 열량은 어디에서 오는가? 답은 물론 고등학교 시절 열심히 배웠던 온실효과다. 태양빛을 지구 표면이 흡수하여 지표면에서 가까운 대기층을 데운다. 지표면은 적외선을 방사하고, 이를 수증기나 이산화탄소 같은 미량가스들이 열선의 일부를 흡수하여 다시 지구 표현으로 되돌려 보낸다. 일단 들어오는 건 통과시키지만, 열이 밖으로 나가는 건 막는 것이다. 그럼 기온은 무한히 올라가는가? 그건 아니다. 올라가는 기온은 물을 증발시키고 하늘로 올라간 수증기는 하늘에서 응결하여 비가 되어 내린다. 이 순환 과정에서 필요 이상의 열은 물의 위치 에너지 변환에 소모되어 지구의 대기는 일정 기온을 유지하게 된다. 지구의 기온이 올라간다면 비가 더 많이, 자주 내리게 되며, 그 반대라면 더 적게 내려 지구의 기온은 항상 일정 온도를 유지하게 된다. 순환하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저 온실효과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바로 대기 중에 0.038% 밖에 없는 이산화탄소인데, 이 이산화탄소도 순환 과정을 거친다. 직접적으로는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가 바닷물의 대류로 해저에 침강하여 다른 퇴적물과 함께 암석이 되며, 간접적으로는 탄소를 몸 안에 가진 해양생물과 지상의 동식물들의 사체가 마찬가지로 퇴적하여 지구의 안쪽으로 사라진다. 그리고 지질학적 과정에 의해 지표면에 솟거나 화산 폭발 등으로 다시 대기 중으로 되돌아가게 된다. 지구의 형제 행성인 화성과 금성을 보면, 지구의 위치와 조건이 얼마나 절묘한지 쉽게 알 수 있다. 금성은 태양빛이 너무 강렬하여 수증기가 포화상태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온도가 계속 올라가, 결국 물 분자는 수소와 산소로 쪼개진다. 가벼운 수소는 우주 공간으로 사라지며, 남은 산소는 다른 분자와 반응하여 이산화탄소와 이산화황이 되어 대기 중에 계속해서 머물게 된다. 따라서 이산화탄소의 순환 역시 없다. 화성은 반대다. 지각운동이 없어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늘어나지도 않으며, 때문에 물이 증발할 온도에 이르지 못해 어떤 순환도 이뤄지지 못한다. 화성의 물은 그냥 얼어붙어 있을 뿐이다.
위에 쓴 사항 중에서 인간이 간섭한 부분은 이산화탄소의 대순환이다. 과거의 생물이 여러 가지 사정을 안고 지표 속으로 사라져가 지질학적 과정에서 열과 압력을 받아 석유와 석탄이 되었지만, 이것을 인간이 끄집어내 태우기 시작한 것이다. 산업화가 그렇게 대단하지 않던 100년 전만 해도 지역적인 공기 오염만 걱정했을 뿐이었지만, 이제 사태는 심각해졌다. 인간은 매우 조직적이고도 효율적으로 석유가 나오는 곳이라면 전 세계의 어디든 땅을 파 석탄을 캐내고 땅에 쇠기둥을 꽂아 석유를 뽑아 올리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전 세계에 운반하여 불태우고 있다. 다른 무수한 오염물질들도 대기 중으로 퍼지고 있으며… 이산화탄소도 대량으로 나오고 있다. 그 직접적인 증가는 역시 이산화탄소의 대기 중 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산업화 이전 280ppm(0.028%)이었던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최근 370ppm(0.037%)까지 증가했다. 무려 30% 증가한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은 0.6도 상승했다. 이러한 기온 변화를, 일반적인 기후 변화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다. 인간이 간섭하지 않아도 지구의 기후는 끊임없이 변하며, 이러한 사항들이 사실은 그런 변화의 일부가 아닐까 하고. 그러나 여러 탐사 기록과 기후 모델로 시뮬레이션을 했지만, 모든 모델에서 대체로 2000년을 기준으로 기후변동 가능 폭을 돌파했다. 이것은 절대 자연적이지 않다. 그리고 원인의 80% 이상은 인간의 활동이다. 혹자는, 0.6℃는 지구의 온실효과 33%의 2% 밖에 되지 않으며, 그 정도는 별 것 아니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건 유치한 숫자놀이에 불과하다. 앞서 썼듯이 지구의 물 순환 시스템은 항상성을 가지고 있으며, 일정한 기온을 유지하려고 한다. 그리고 지구 면적의 70%를 차지하는 거대한 바다 또한 항상성 유지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지구의 평균 기온은 천천히 오르고, 천천히 떨어진다. 그런데도 벌써 0.6℃나 오른 것이다. 겨우 100년 만에. 그리고 0.6℃ 오른 기온의 효과를 우리는 두 눈으로 매년 보고 있다. 녹아내리는 만년설과 빙하, 여름마다 세계 어딘가에서 무더위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죽는 사람들, 폭우로 인한 홍수 피해. 우리나라만 해도 전국의 더위 기록과 그로 인한 최대 전력 사용량 기록 갱신을 매년마다 보고 있지 않은가. 기상 이변은 과거에도 있었지만, 지금은 점점 더 빈발하고 있고 그 강도도 나날이 강해지고 있다. 하루 동안 870mm라는 강우 기록은 분명 최고 기록이지만, 언제 다시 갱신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것은 분명 시작에 불과하다. 현재까지의 기록이 0.6℃이며, 온도의 상승폭은 해마다 올라가고 있다. 자제가 없다면, 앞으로 100년 내에 지구의 기온은 5℃ 이상 오를 것이다. 자연계의 숫자 변화를 일반적인 다른 숫자 보듯이 보면 곤란하다. 그것은 성질 급한 사람이 화를 참는 것과 비슷하다. 어느 정도까지는 올라가는 숫자에 비례한 반응을 보여 주겠지만, 일정 한도를 넘어서 화가 폭발하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예를 들어 지금의 추세대로 화석 연료를 태우게 되면 2100년에는 이산화탄소의 농도가 1000ppm이 되며, 급격한 기온 상승과 녹아내리는 빙하 등의 원인으로 대서양을 거쳐 유럽으로 엄청난 열을 전달하던 멕시코만 난류가 멈추게 된다. 그렇게 되면 유럽의 기온은 뚝 떨어져, 겨울엔 엄청나게 춥고 여름엔 엄청나게 더운 전형적인 대륙성 기후로 한순간에 바뀌게 된다. 그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을 중단하면 일은 바로 해결되는가 하면 그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이 저질러 버렸다. 불가능한 얘기지만, 설사 기적이 일어나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로가 된다 하더라도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지구의 기온을 계속 올릴 것이다. 그렇다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포기한다면 지구의 기온은 그야말로 폭등하여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이는 어디까지나 추가적인 온도 상승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지, 아예 포기하란 의미는 아니다. 한 번 나온 이산화탄소는 대기 중에서 100년은 머문다고 한다. 이산화탄소가 옛 수치로 돌아간다 해도 한 번 요동친 기후는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앞으로의 사태를 각오하고, 예측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가 많은 것이 문제이므로, 이를 해결하려면 당연히 가스를 줄이면 된다. 하지만 이미 배출된 온실가스는 잡기 어렵고, 따라서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도쿄의정서가 그것인데, 현재 발효한 상태다. 이에 의하면 각 국가는 2012년까지, 90년 수준보다 평균 5.2%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그 대상인 선진국들이 빠져나갈 구멍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단점이다. 각 국가가 배출한도를 갖고, 이에 미달할 경우 잉여분을 파는 배출권 거래제도의 경우 개도국이나 기타 환경 사정이 좋은 국가가 그렇지 않은 선진국에 배출권을 팔 것이 뻔하고, 아니면 선진국에서 경제 문제를 빌미로 암중에 판매를 강요할 수도 있다. 선진국이 다른 선진국에 투자하여 발생한 온실가스 감축분을 투자 국가의 감축분으로 인정해주는 공동이행제도나, 선진국이 다른 개도국에 투자한 분량을 선진국의 감축분으로 인정해주는 청정개발체제 역시 마찬가지. 삼림, 해양 등에 흡수되는 온실가스의 양을 배출량에서 제한다는 순배출의 경우엔 일종의 말장난인데, 식물이 탄소를 고정한다 하여 심더라도, 탄소의 고정은 정확히 그 식물의 무게만큼 밖에 되지 않고, 그나마 땅에 묻혀야 고정이 지속된다. 베어내 종이로 만들어나 목재를 활용한다면, 그 뒤처리가 소각이 아니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도루묵이 되어버린다. 결국 선진국들은 이미 갖춰진 생활양식을 포기하지 않기 위하여 가진 능력을 총동원할 것이다. 그리고 반대로, 그만큼의 힘이 없는 개도국이나 중진국들은 선진국이 외면하는 그만큼을 메꾸기 위해 희생당하게 된다. 게다가, 세계 제 1위의 온실가스 배출국가 미국은 교토의정서를 탈퇴해버렸다. 현재 세계 경제는 중앙집중적인 화석 경제로 이루어져 있고,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이야기는 그 체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이야기이긴 하다. 그러나 지금 바로 시작하여 꾸준히 노력하지 않으면, 21C 끝 무렵의 지구는 인류가 적응해온 것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을 포함하여, 많은 나라가 현 실태를 인식하고,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당장은 구체적인 감축의무를 받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도 세계 10위권 내외를 들락날락하는 에너지 소비국이며, 특히 에너지 소비율 증가는 세계 1, 2위를 다투고 있어 언제 감축 의무가 부과되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해야 한다. 어떻게 보면 이것은 기회일 수도 있다. 우리의 신재생 에너지 기술은 이제 걸음마 단계이긴 하나 내수 시장은 거의 공백 상태이며, 다른 많은 나라들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과도한 에너지 낭비와 여러 공산품의 과소비를 줄여 에너지 생산과 제품 생산을 위해 들어가는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 개발을 통해 화석 연료를 대체해 나가야 할 것이다.
나 자신도 24살 먹고 아직 감정 제어가 잘 안 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싸우는 일도 있고 사과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봐도 신 아스카 이 개새퀴 자식은 뭔가 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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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시작할 때 여동생 시체 보고 울부짖는 거 보고 아 불쌍하다는 생각했다. 초반에 일개 군인 주제에 타국의 지도자에게 개념없이 대드는 거 보고도 뭐 그럴 수 있겠거니 했다.
...지금 31화까지 방송됐다. 달라진 거 하나도 없다. 아스란을 왜 동경하나 했더니 세다고 좋아한 거였다. 아스란이 약한 모습 보이자 바로 깔아본다. 너, 개냐? 자기보다 강하면 꼬리치고 아양 떨고, 약하다고 판단하면 바로 으르렁대게? 우두머리 싸움하니?
여러 사건을 겪고 여러 나라를 둘러보고 전쟁의 참상을 봤지만 이 자식의 똥대가리는 바뀐 게 하나도 없다. 생각이 존내 짧다. 눈 앞에 있는 것 밖에 보지 못한다. 즉흥적이다. 스텔라를 돌려주면 지구연합군은 당연히 그녀를 MS에 태워서 싸우게 만들 것이다. 결국 자프트군만 존내 뒈지고, 결국엔 그녀도 죽는다. MS에 타서 죽든 MS에 타지 못하게 되어 폐기 처분 당하게 되든.
현재 뚜렷이 맞서 싸울 상대가 없고, 그런 이유로 흐느적흐느적 대는 "주인공" 키라와 아스란의 엄청난 비중을 보고 있자니 현재 애니의 유일한 악역은 지구연합군의 뒤에 있는 군수연합체가 아니고 신 아스카 이 개새퀴 자식인 것 같다.
찌질이 짓이 너무 길었다. 이 자식은 이대로 끝까지 가면 당연히 무늬만 주인공인 척하는 찌질이이고, 중간에 확 바뀌어도(예를 들어 스텔라의 죽음으로) 너무 급전개라 사람을 설득하지 못할 것이다. 시드도 마음에 안 들었는데, 데스티니에선 좀 나아지겠거니하고 보고 있자니 분통 터진다.
(c) 2004 Mahiro Maeda GONZO/MEDIA FACTORY GDH 복수. 이 얼마나 사람 깊숙한 곳의 욕망을 뒤흔드는 단어인가. 나를 이용하고 버린 자들에게, 이 부조리한 상황에 나를 이르게 한 자들에게 응당한 처벌을! 그 행위 자체는 근대화된 현대 사회의 통념에서 볼 때 불합리한 것이나, 그 전후 사정을 알고, 그 복수 과정을 주인공과 공유하게 된다면 그 이상의 카타르시스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복수'를 주제로 다룬 무수한 작품들 중에서도 최고 걸작인 '몽테크리스토 백작'. 그 번역판도 국내에 여러 판본이 있고, 여러 매체에 걸쳐 이 작품을 모티브 차용부터 별 생각없는 표절 수준까지 우려먹은 다양한 작품이 있다.
이 '암굴왕'도 그 작품 중의 하나. 소설을 애니화했다고 봐도 되는 수준이지만, 시대는 50C. 근미래, 미래를 넘어 초현실적인 분위기까지 드는 파리가 주무대다. 그리고 백작과 그 복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2세의 시점에서 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이 특이한 점.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는 대단히 독특한데, 인물의 외곽선을 그려놓고 안쪽을 색칠한게 아니고 거기다 텍스처를 발라놓았다. 게다가 3D는 현실감 있게 보이려는 노력을 완전히 배제해버린, 날카로운 느낌. 곤조는 이전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여러 방식의 CG를 시도해오고 있었지만, 이번엔 상당히 파격적이다. 신선하다. 그리하여, 풍요롭고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둠의 얼굴도 함께 가지고 있는 파리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작품의 분위기까지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중반을 약간 넘길 때까지는 소설과 거의 동일하나, 이후로는 상당히 오리지날로 전개된다. 특히 후반부에 급전개. 하지만 억지스럽지도 않고, 납득할만하다. 마무리도 좋았고. 곤조 작품들 보면 뭐랄까 항상 뒤가 찝찝한 느낌이 적든 많든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게 전혀 없었다. 추천할만한 작품.
초반엔 인물들 배역도, 성우까지 같아서 마호로매틱 3기라는 말을 들었었지만, 뭐 결국 다른 애니는 다른 애니다. 하지만 마호로매틱 2기 마지막의 아슷흐랄 엔딩에 폭 빠져서 그런가, 최종화가 하던 날까지 적응을 못했다.
에바와 마호로에 대입을 해갖고, 언제쯤 쇼킹한 전개가 될까, 쟤들 중 누가 죽을까, 언제 죽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었던 거다. 완전히 애니의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달까.
이건 그냥 1쿨짜리 가벼운 '한여름 밤의 꿈'류의 애니메이션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한 화 한 화 히카리의 큰 가슴을 즐기면 되는 일. 중간중간 심각해보이는 장면이 나와도 무시해주도록 하자. 인격이 하나 더 있어도 타케루 좋아하는 건 똑같다. =_=
해피 엔딩이라는 점도 만족. 하긴 아스트랄로 날아간 것 자체만은 이것도 마호로와 맞먹는군.
한가지 마음에 안 드는 건
타케루의 마음을 다 읽어서 태어난 존재라는 점. 연애 경험 전무에 솔로 부대 24호봉 차지만, 연애의 재미란 서로의 다른 점을 알아가고 맞춰가는 거 아니었던가? 아예 시작부터 서로의 마음을 밑바닥까지 다 알고 있다니, 과도하게 편한데다, 섬뜩하기까지 한 설정이다. 몸과 마음이 따로긴 하지만, 저래선 또 하나의 자기 자신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