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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10.07 예비군 훈련 미루다. 2
  2. 2005.10.06 스피드 그래퍼 Speed Grapher 6
  3. 2005.10.06 마사코 - 일본 왕실에 갇힌 나비 8
  4. 2005.10.03 건담 시드 데스티니 Gundam Seed Destiny 5
  5. 2005.10.01 전차남 電車男 16
posted by DGDragon 2005. 10. 7. 17:31
  원래는 방학 때 받아야 되는데 자다가 놓치고(…), 다음 훈련은 10월 17일에 잡혔는데 얼라? 중간 고사 첫날이네.

  그래서 11월 5일로 미뤘다. 휴일 훈련이라 버스 지원도 없다. 그리고 이게 진짜 마지막이다. 제길; 하늘이 두 쪽 나도 가야지.

  미루고 나니 중간 고사의 압박이 새삼 다가온다.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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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10. 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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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GONZO / TAP
 카메라맨 사이가는 최고위층이 모인다는 "비밀 클럽"에 대해 알게 된다. 그곳에 잠입해서 정보는 모으던 도중 "의식"에 가게 되고, 우연히 "여신"이라 불리는 소녀에게 키스를 당해 능력을 얻게 되지만 그들에게 쫓기는 몸이 된다. 여신을 인질로 해서 도망가지만, 세뇌가 풀린 소녀는 자기를 데리고 도망가달라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장르에 신경을 안 쓰다보니 장르명을 하나도 모르겠네. 내가 아는 단어 중에선 하드보일드가 가장 비슷하려나. 썩은 상층부, 타인에게 관심 없는 대중들, 자신만의 쾌락에 집착하는 이들.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소녀와 소녀를 지키는 알 거 모를 거 다 아는 성인 남자. 어른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애니다.

 그런데 잘된 것도 잘못된 것도 너무나 곤조스럽달까. 처음엔 퀄리티 좋게 거대 조직에 쫓기는 가련한 소녀와 그녀를 지키는 기사로 이야기가 시작하더니, 중반에선 작화가 망가지기 시작하면서 괴수 결전이 되고(처음엔 나오던 괴인들의 배경 스토리도 생략된다), 후반부엔 주인공이 스이텐구 일행으로 바뀌면서 그의 복수극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도 이야기의 수미쌍관이 제대로 맞고 엔딩도 제대로였지만 대신 스이텐구의 행동에 약간의 에러가 보인게 안타깝다.

 애니에서 내게 가장 인상깊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스이텐구였다. 바닥의 바닥에서부터 기어올라와 한 기업의 정상을 차지하고, 비밀 클럽으로 나라의 권력을 쥐고, 막판엔 세계를 뒤엎어버리는... 스케일이 틀리잖아 아주. 그리고 끝까지 갱생하지 않고 악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도. 여동생 만나 울면서 회개하는 신파극이라면 아예 애니가 성립 안 했겠지만. 사실 그 부분에서 스이텐구의 행동이 좀 이해 안 가는 면이 있긴 하다.

 어쨌든 그것만 빼면 재미있고, 볼만한 괜찮은 애니메이션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10. 6. 18:25
  마사코 - 일본 왕실에 갇힌 나비  마틴 프리츠 외 지음, 조희진 옮김
책은 왕실 가족간의 관계와 세대간의 권력 다툼에 관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펼치며 왕세자비 마사코의 비극적 운명을 조명한다. 우울증, 자살 시도설, 고부갈등, 정신질환 등... 이를 통해 일본 왕세자비 간택 방법과 일본 왕실, 그리고 일본의 종교에 관한 숨은 이야기들과 함께 일본의 문화와 그들의 의식을 보여주는 일본문화 연구서이다.

옆나라의 내가 보기에도 일본의 국왕은 존재감이 없다. 실권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얘기가 아니다. 활동이 거의 없고 조용해서 있는지 없는지도 잘 모겠다는 거다. 기껏해야 한국에 일제 강점기와 위안부에 대한 사과를 해라 못 하겠다 이럴 때 욕 먹는 존재랄까.

일본의 현 왕세자비 마사코는 외교관 집안에서 태어나 하버드 유학까지 한 유능한 커리어 우먼으로, 원래는 결혼에 별로 생각이 없었으나 왕세자의 끈질긴 구애와 "왕가의 한 명으로도 국가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할 수 있다"는 설득에 왕세자와 결혼을 했다. 옥스퍼드에서 유학한 왕세자나 왕세자비 마사코나 아마 일본 왕실을 영국처럼 개방적이고 활동적인, 그리고 국가의 심리적인 중심이 될 수 있는 그런 존재로 바꾸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법에 의해 왕자만이 왕이 될 수 있는 일본에서, 마사코의 나이가(당시 30) 아기를 낳기에 상당히 불안하다고 생각한 일본 왕실은 왕세자비에게 무언의 압력을 가한다. 해외 순방도 없고 국내 활동도 제한 받은 왕세자비는 '적응 장애'라는 정신병까지 앓게 되고, 왕세자는 왕세자비를 보호하기 위해 왕실의 행위를 폭로한다. 그리고 국민의 미움을 받게될까 두려운 왕실은 반대로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뭐 끝이 있으면 좋겠지만, 이건 현실의 이야기므로 책은 일단 여기에서 마무리를 짓고 있다.

남의 나라, 남의 집안 사정엔 사실 별 관심 없고, 책을 읽으면서 '왕'과 '왕실'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비록 우리 나라의 왕가는 통째로 일본에 끌려가서 평생 감시당하며 살다 이국 땅에서 죽어갔지만.

사실 다른 나라의 왕가 사람들 평소에 뭐하고 사나 좀 궁금했었는데, 책에서 잠깐 언급한 영국 왕실의 자선 사업 규모를 보니 이건 엔간한 국제 기업 뺨 치고 등 때리고 엎어메칠 정도다. 여왕과 왕세자가 이름을 올린 자선 사업 단체가 600여곳이고 1년에 편지를 1만 2천통씩 쓰고 모임에 수천번 참가하고... 몸이 남아나나? 그렇게 해서 모으는 기금이 1년에 1억 파운드라. 물론 그들은 여러가지 정치적, 외교적 사안에도 영향력 있는 발언을 하고 외교적인 노력도 활발히 한다. 으음... 이 정도면 정말 왕가 유지할만 하겠군.

어쨌거나, 책을 읽어보니 왕세자 부부가 꽤 열린 사고를 가진 거 같고, 마음에 든다. 원만히 해결이 되어 일본 왕실이 바뀌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자살이나 이혼 같은 극단적인 파경에 이르지 않는 한 그들이 다음 일본의 왕이 되겠지. 그 때 이들의 활동을 기대한다. 과거 만행에 대한 사과는... 당분간은 어렵겠지. 보수 우익이 권력을 잡고 왕실이 그들의 눈치를 보는 한은.
posted by DGDragon 2005. 10. 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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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SUNRISE cSUNRISE

 내 살다살다 이런 쒯 애니도 보게 될 줄 몰랐다.

 전반부 및 중반부에선 신과 아스란의 찌질이짓(아스란 : "신!" 신 : "난데스까!" 아스란 : "..." 이걸 도대체 몇 번 본 거야 씨벌)으로 사람의 짜증을 돋구더니 후반부에선 시도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총집편과 개념없는 회상씬 남발로 뚜껑을 열리게 만든다. 그리고 마지막은 대결전으로 다 때려부수고 대충 죽인 다음 "완결". ...그래서 뭐?

 그리고 48 ~ 50화에선 망가지는 캐릭터가 뭐 그리도 많은지. 주인공(키라와 아스란) 빼고 다 망가진다. 언행에 일관성이 있어라 좀.

 그나마 막판에 뭐 뒤집기라도 하나 싶었는데 이런 마무리라니. 아... 닝기리. 잘 끝났다. 후속편 없기를.
posted by DGDragon 2005. 10. 1. 19:52

진성 오타쿠의 방. 오오 이 엄청난 포스란. 순간 압도당했다.

  줄여서 흔히 일드라고 부르는 일본 드라마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접할 기회가 없는 건 아니지만 특유의 과장 때문에 별로 보고 싶지 않았다), 이 전차남의 이야기는 워낙 흥미로워서 어떻게 즐길 거리가 없나 찾다가 이 11화짜리 드라마를 찾아서 보게 되었다.

 처음엔 정말 표현할 말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찌질거리는 전차남을 보면서 이걸 참고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용기를 내고 스스로 변해가는 전차남을 보면서 나중엔 나도 모르게 전차남을 응원하는 자신을 보고 놀랐다.

 한 남자가 여성에게 반해서, 스스로 노력해 그 사랑을 쟁취한다는, 정말 흔하고도 흔한 이야기지만, 그 "전"과 "후"의 엄청난 갭, 하지만 그게 오히려 당연하게 보이는 전차남의 노력, 그리고 무엇보다 그 노력을 뒷받침해주는 익명 게시판의 무수한 사람들의 응원들. 이것이 이 전차남 이야기의 매력이 아닐까.

 물론 여주인공도 예쁘고, 주변 인물들도 다 개성있고 아주 재미있다. 여주인공의 회사 선배와 친구의 만담이라든가 사쿠라이의 삽질이라든가… 그리고 이쪽에 밝은 사람이라면 드라마 내내 쏟아지는 엄청난 오타쿠들의 모습과 그 문화, 그리고 까메오로 출연하는 유명인들의 모습을 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듯. 난 후자는 거의 못 알아보고 설명을 보고서야 그런갑다 했지만 전자는 거의 첫눈에 모조리 다 알아봤다. …사실 내가 한국에 살아서 그렇지 일본에 살았다면 사실상 게시판의 오타쿠 중 하나가 되기에 충분하긴 하다; 아니 사실 내 모습이 전차남 위에 투영되어서 초반에 보기가 그렇게 싫었을지도.

 음, 하지만 결국 여주인공은 나름대로의 트라우마가 있긴 했으나 결국 처음부터 끝까지 "예쁜 척"만 하는 인형에 가까운 수준의 캐릭터였다. 거의 똑같은 표정에 입만 웃었다 말았다 눈물이 떨어졌다, 인상 찡그리는 것조차도 하나도 없고. 전차남의 엄청난 변화에 대비되어 더 강조가 되는 듯. 차라리 그 친구처럼 오타쿠를 싫어하고, 그걸 전차남이 극복하는게 더 재미있지 않았을까. 이런 "나데시코(혹은 베르단디)" 캐릭터라니, "이런 여자 아니면 연애는 꿈도 꾸지마"란 얘기로 들리는 건 내 피해 망상일까.

 하여튼 재미있었다. 보는 동안 많이 웃었고, 많이 감동했고, 여러모로 생각할 거리도 많았고. 드라마 보면서 이렇게 마음이 움직인 건 정말 처음이다.

 덧글 : 이게 진짜인지 가짜인지에 대한 얘기도 많던데, 글쎄. 넷에는 성별도 없고 나이도 없고, 그리고 진실도 거짓도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