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5. 10. 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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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GONZO / TAP
 카메라맨 사이가는 최고위층이 모인다는 "비밀 클럽"에 대해 알게 된다. 그곳에 잠입해서 정보는 모으던 도중 "의식"에 가게 되고, 우연히 "여신"이라 불리는 소녀에게 키스를 당해 능력을 얻게 되지만 그들에게 쫓기는 몸이 된다. 여신을 인질로 해서 도망가지만, 세뇌가 풀린 소녀는 자기를 데리고 도망가달라고 한다.

 이런 분위기를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장르에 신경을 안 쓰다보니 장르명을 하나도 모르겠네. 내가 아는 단어 중에선 하드보일드가 가장 비슷하려나. 썩은 상층부, 타인에게 관심 없는 대중들, 자신만의 쾌락에 집착하는 이들. 그리고 세상 물정 모르는 순수한 소녀와 소녀를 지키는 알 거 모를 거 다 아는 성인 남자. 어른들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애니다.

 그런데 잘된 것도 잘못된 것도 너무나 곤조스럽달까. 처음엔 퀄리티 좋게 거대 조직에 쫓기는 가련한 소녀와 그녀를 지키는 기사로 이야기가 시작하더니, 중반에선 작화가 망가지기 시작하면서 괴수 결전이 되고(처음엔 나오던 괴인들의 배경 스토리도 생략된다), 후반부엔 주인공이 스이텐구 일행으로 바뀌면서 그의 복수극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그래도 이야기의 수미쌍관이 제대로 맞고 엔딩도 제대로였지만 대신 스이텐구의 행동에 약간의 에러가 보인게 안타깝다.

 애니에서 내게 가장 인상깊은, 마음에 드는 캐릭터는 스이텐구였다. 바닥의 바닥에서부터 기어올라와 한 기업의 정상을 차지하고, 비밀 클럽으로 나라의 권력을 쥐고, 막판엔 세계를 뒤엎어버리는... 스케일이 틀리잖아 아주. 그리고 끝까지 갱생하지 않고 악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것도. 여동생 만나 울면서 회개하는 신파극이라면 아예 애니가 성립 안 했겠지만. 사실 그 부분에서 스이텐구의 행동이 좀 이해 안 가는 면이 있긴 하다.

 어쨌든 그것만 빼면 재미있고, 볼만한 괜찮은 애니메이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