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이런 류의 게임이 계속 나오는 거 보면, 이런 쪽의 수요가 꾸준하긴 한 모양이다. 말이 에일리언이지 총알받이가 될 수 있다면 유전자 변형이든 뭐든 상관없을 듯한 삘이지만...
이런 류의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3인칭 시점이며 바닥에서 아이템을 줍거나 시체를 뒤지면서 아이템, 돈, 열쇠, 암호를 얻고 에일리언을 쏴죽이며 진행하면 된다.
시야가 어깨너머로 보는 듯한 삘인데 게임하는 내내 화면을 흔들어대고 캐릭의 움직임에 따른 카메라 워크가 좀 병맛이라 그 점이 별로였다. 그리고 텍스처나 폴리곤이 좀 구린 거야 어차피 시점이 멀어서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이벤트 진행하는 컷씬을 따로 만들라고. 그냥 줌 땡기니 이건 갑자기 10년 전 게임 삘이 확 온다.
나머지는 이런 류의 게임의 공식 그대로라 딱히 칭찬할 것도 없고 욕할 것도 없는데, 에일리언들이 등장하는 루트가 보통 주인공을 가운데 두고 두 루트 이상인지라 게임 하는 사람 1명을 더 구해서 멀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게임 내내 안내문이 강조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 부분을 노리고 만든 듯.
시스템의 가장 큰 변경점은 자원 획득 / 소모 방법으로, 초당 XX.X를 얻고 XX.X를 소비하는 스트리밍 형식에서, 기존의 무수한 RTS에서 사용해온 축적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해하기 편하지만, 예약에는 애로사항이 꽃피는 방식. 뭐 조절 실수로 몇분 동안 모든 생산과 방어가 올스톱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만...
그리고 스킬 트리가 추가. 싸워서도 얻을 수 있고, 연구 건물을 세워 놓으면 자동으로 주는 포인트를 소모해서 유닛을 업그레이드 혹은 새 유닛을 얻는 방식. 실험 유닛도 이렇게 얻어야 쓸 수 있다.
전반적으로 매우 캐주얼해진 느낌. 보다 많은 RTS 플레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 수준의 캐주얼함이라면 스타 2와 거의 정면 대결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대결이 얼마나 격렬할 것인가는 스타 2의 발매 시기에 달렸겠지만, 아무리 내가 크리스 테일러 횽의 팬이라고 해도 스타 2에게 이길 것 같지는 않은데...
지형, 발포, 착탄 등등의 그래픽은 나쁘지 않지만 유닛의 모델링이 진짜 구리구리한데, 옵션에서 유닛 모델링이 Low 만 선택되는 걸로 봐선 정식에선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안 나아지면 답이 없다. 보면 알겠지만 현재로선 서프림 커맨더 1보다 못해 보인다.
데모를 해보면 정품을 살지말지 결정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반대로 물음표만 더 많아진 데모였다. 뭐 필자가 RTS 장르 자체에 흥미를 잃은 탓도 있다. 딱히 몇달동안 모던 워페어 2에서 사람 죽이느라 그런 게 아니라, 컨트롤이 너무 힘들다.
P.S. : 그러나 싱글 캠페인은 매우 흥미로웠다. 튜토리얼에서 여러분의 밝은 내일을 약속하는 삐리리 얘기나, 캠페인에서 주인공이 "제 아내가 XXXXX입니다" 대사를 한다든가... 한편 스퀘어에닉스 유통이라 그쪽의 기술을 기대했는데, 스퀘어에닉스쪽의 3D 기술이 이 게임의 인물 표현에 사용되지는 않은 모양이라 그게 좀 아쉽다.
내 컴퓨터는 4.5년 전에 산 거다. 그런데 이 게임이 돌아간다. 놀라운 요구 사항이다. 물론 옵션은 풀로우지만.
남들 다 재미있게 즐기는 게임에 욕했다가 후환이 두렵긴 해도 그래도 마음에 안드는 건 안 드는 거고 할 말은 해야겠다. 기본 게임 설계는 이미 몇년 된 건데 스토리와 유닛 조금씩 바꾸고 그래픽만 일신하면서 이렇게 우려먹는 건 언제까지 할 셈인가? 그래픽만 고퀄이면 새 게임인감?
난 이제 이런 2D 베이스 게임은 지겹다. 그래픽 말고 게임 디자인 자체가 육상전만 있는 2차원 전쟁 아닌가. 오르카는 비행 유닛이라기보단 육군에 소속된 대지공격지원기 같다. 내가 토탈과 서컴빠라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몇발 쏘지도 못하고 기지로 돌아가 재충전해야 하는 공중 유닛(오르카였던가)도 짜증나고, 물은 볼 수도 없는 것도 짜증난다. 아 해상전은 후반에 나오려나. 보병은 여전히 차량 유닛 만나면 밥이다. 그래도 초반의 상대가 경차라서 그런건지 깔려죽지는 않았지만.
솔직히 왜 이렇게 디자인한건지 영문을 모르겠다. 플레이어는 체력, 방호복, 수류탄, 의료킷, 세 종류의 화기를 가지고 다닐 수 있고, 계속 만나게 되는 적(평범한 인간)들을 죽이고 그 무기와 탄약을 획득한다. 이쪽의 태세가 만전이고 총알도 넘치는데 중간중간 나오는 시체와 이유도 없이 깔깔대는 애새끼가 플레이어에게 공포를 주겠는가?
하다못해 "총소리와 고함 소리가 들려서 가보니 특수부대원이 아이에게 총을 난사하다가 이유없이 피를 뿜으면서 짜부라져서 죽고 아이는 웃으면서(희미하게 뭐라고 씨부리면 더 좋고)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다가 사라진다" 뭐 이런 시츄에이션 정도는 되어줘야 하지 않을까.
동양적인 공포라. 착상은 좋으나 연구도 부족하고 적용도 시원찮은 게 흠인 듯 하다.
그리고 사양이 대단히 센 편인데, 이렇게 어두우면 그래픽이 좋든 구리든 알 게 뭐냐. 솔직히 다들 놀래던 둠삼 할 때도 나는 그게 불만이었다. 어두우면 길 찾기만 어렵울 뿐.
1.4GB에 달하는 용량이 압박을 주는 게임. 맵만 적지, 기본적인 시스템은 몽땅 다집어넣은 거 같다.
일단 "대작 게임"의 포스를 팍팍 풍기는 그래픽과 사운드가 굉장하다. 모델링도 상당하고, 특히 마법이나 파워 쓸 때의 이펙트가 괜찮다. 전체적으로 약간 거친 느낌이 드는데 뭐 신경 안 쓰이고. 사운드도 괜찮은데 특히 이펙트와 효과음이 합쳐져서 괜찮은 타격감을 준다. 거기다 무려 풀보이스.
게임 시스템엔 전작에 비해 많은 개량이 가해졌다. 힘, 민첩, 지능의 3 스탯과 근접 / 원거리 / 전투 / 자연 마법의 4 종류 능력에 따른 클래스 레벨은 여전하나, 캐릭터 레벨이 추가되었으며 이 캐릭터 레벨이 오를 때마다 1씩 주는 스킬치를 스킬 트리에서 찍어줌으로써 캐릭터의 특성이 좀 더 세분화 된다. 예를 들어 밀리 클래스의 경우 방패를 든 몸빵 타입, 쌍수 무기, 양손 무기 등등의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각 스킬을 찍으면 생기는 일종의 필살기(파워라고 부른다)도 색다른 느낌. 파워는 맞거나 때리면 게이지가 차며, 다 찼을 때 사용하도록 하면 엄청난 대미지를 준다. 거의 일격필살.
파티 조작의 경우엔 전투에 전자동으로 반응해, 플레이어가 구경꾼으로 전락하던 전작에서 벗어나, 플레이어가 수동 조작하는 1명 + 나머지 인공지능 반응으로 바뀌었다. 즉 플레이어가 선택한 캐릭터는 조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나머지 캐릭터는 플레이어가 능동 / 방어 / 수동으로 설정한 대로 움직인다. "조작감"을 중시한 듯 하다.
RPG적 느낌이 더 진해졌다. 시작할 때 동영상과 실시간 모델링을 적절히 섞어가며 플레이어를 스토리로 끌고 가고, 중간중간에도 이벤트가 계속 전개된다. 퀘스트 진행 / 맵 / 각종 이야기나 소문 등을 보여주는, 엄청나게 빵빵한 크기의 저널이 생겼다(전작에도 있었던가). 마을도, 사람도 많아졌도 서브 퀘스트도 주며, 오고가는 이동도 많이 필요하게 되어 단순히 지나가던 통로(혹은 전리품 판매소)에서 벗어나 비로소 마을처럼 보이게 되었다.
난이도는 약간 더 올라간 듯 하다. 물건들은 구입가의 1/8 가격으로 팔리는데 그나마 비싼 물건은 잘 안 나오고, 초장부터 물약이 꽤 딸린다. 적들의 공격은 거세어 마법과 파워를 적절히 사용해줘야 이길 수 있다. 대량 학살보다는 소수, 전술을 강조한 듯.
하지만 이런 형태의 조작은 좀 에러가 아닐까. 일단 숫자키가 마법 선택 단축키에서 파워 선택키로 바뀌었고, 마법 선택은 아예 단축키 지정에서 사라져 버렸다. 만약 공격 마법 / 힐 마법을 바꿔가며 쓰고 싶다면 신속한 마우스 클릭이 필요하다. 차라리 파워를 마우스 클릭으로 해줄 것이지. 특히 지정된 형태의 공격이나 마법을 쓰지 않으면 클래스 레벨이 올라가지 않는 던전 시즈의 특성상, 플레이어는 캐스터들은 자동으로 놔두고 밀리나 레인지 캐릭터를 선택해 우클릭을 꾹 누르고 있게 된다. 클래스 레벨을 올려야하니까. 결국 1편과 조작이 달라진 건 마우스 우클릭과 간간히 누르는 파워 단축키 뿐이다.
그런데, 시스템에 가해진 많은 수정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본질은 그다지 바뀌지 않았다. 핵 & 슬래쉬. 그쪽이 나쁜 건 아니다. 재미없는 것도 아니다. 나도 디아블로 시리즈나 그 클론들 몇몇을 재미있게 했었다. 그런데 던전 시즈는 재미없는 핵 & 슬래쉬였다. 그리고 2편도 재미없는 핵 & 슬래쉬다. 도대체 뭐가 다른 걸까. 데모는 영어라 힘들었지만, 한글판으로 나와있으니 해보면 스토리가 진행의 원동력이 되어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굳이 해보고 싶지는 않다.
FPS는 언토나 퀘이크만 해본터라 이런 류는 처음이다. 설정, 시스템, 세계관에 강렬히 몰입하는 나로선 "너무 리얼해서" 적응하기 힘들었던 게임. 군입대 일주일 전에 태랑형네 집에서 5.1 채널로 "라이언 일병 구하기" 를 볼 때의 느낌이 확 되살아났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폭력에 말려들어가, 그 거대한 톱니바퀴에 짓눌리는 하찮은 무언가가 된 느낌.
나중엔 익숙해졌지만, 역시 이런 류의 게임을 게임으로서 즐기기는 건 내겐 무리일 거 같다. 게임 자체는 매우 재미있었지만.
워크래프트 3가 RTS에 RPG의 영웅과 아이템, 레벨 및 스킬 등등의 개념을 넣었다면 이 게임은 RPG에 RTS의 자원 및 떼거지 러시의 개념을 넣은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기본은 메인 영웅 1명이다. 모든 진행은 이 영웅이 하는 대화, 받는 퀘스트, 가지는 아이템, 착용하는 장비 등에 의거해서 이루어 진다.
하지만, 적은 여타 RPG에서 흔히 그러듯 맵에 혼자 돌아다니다 각개격파당하는 돈, 경험치 창고가 아니다. RTS에서처럼의 제대로 된 부족인 것이다. 그들은 밀리 유닛, 장거리 유닛, 마법 유닛 및 힐링 유닛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자원을 캐며, 방어 타워도 견고히 지어놓았다.
따라서, 플레이어도 메인 영웅 외에, 그를 도와줄 보조 영웅과, 베이스를 세우고 자원을 채취해서 생산한 여타 쫄따구 유닛들을 앞장세워 부대 단위로 쳐들어가야만이 승리를 쟁취할 수 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이, 보조 영웅, 건물 및 거기에서 얻는 유닛 모두가 일종의 스크롤 혹은 룬으로 되어 있어, 전투에서 이겨가며 아이템을 획득해야 테크트리가 올라가고 새로운 유닛을 획득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은 종족을 가리지 않는다 : 능력만 있다면, 적의 보조 영웅, 건물, 유닛을 모두 가질 수 있다! 물론, 자원은 그만큼 더 들겠지만.
영웅 시스템도 그렇게 섭섭하지 않다. 영웅의 능력치는 7가지로 세분화하였고 배우는 스킬도 다양하다. 보조 영웅은 키울 수 없지만, 아이템은 메인 영웅처럼 제한 능력만 만족시키면 착용 가능.
퀘스트를 받아 해결하고, 아이템을 사거나 전투로 획득해서 영웅을 키우는 RPG스러운 게임성과, 기지를 세우고 자원을 채취해서 유닛을 뽑아 러시해들어가는 RTS스러운 게임성을 제법 그럴 듯하게 조화시킨 게임.
열악한 국내 PC 패키지 시장에는 소개조차 되지 못한 게임이지만, 해외에선 꽤 괜찮은 인기에 2번째 확팩까지 만들고 있는 모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