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7. 3. 16. 16:02
게임이란 자기가 좋아해서 하는 것이지만, 역시 취향을 타기 마련이어서 좋아하는 장르와 싫어하는 장르,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별히 좋아하는 게임 시리즈가 있기 마련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있고.

아스레아는 어드벤처를 무척 즐기지만 나는 옛날옛적에 어드벤처(일본계 걸게임 말고 90년대 꽤 인기 끌었던 서양계 PC 게임들 말이다) 장르는 모조리 다 때려쳤고, 내가 무척 즐겼던 TA는 아스레아가 관심을 가지고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결국 적응에 실패했다. 대신 C&C는 정반대다[각주:1].

서론이 길었는데, HoMM 시리즈는 내가 꽤 오랫동안 적응을 위해 노력한 시리즈다. 뭐 안 하면 그만일수도 있지만 워낙 명작이라는 평이 자자하니 한 번쯤 재미를 느껴보고 싶었다. 2, 3, 4편(기억이 잘 안나는데 아마 1편도 해봤지 싶다) 모두 해보긴 했지만 적응에 실패했는데, 가장 큰 원인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거였다. 권장 클리어 타임 2주짜리 미션을 완수하는데 2달이 걸리니 말 다했지.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1명의 영웅에게 유닛을 다 밀어넣고 그걸로 모든 것을 다 처리하려고 해서였고. 하지만 유닛 충전하러 본성까지 왔다갔다 하는 새에 아군 병력 증강률보다 적군 병력 증강률이 더 높아 결국 포기하는 패턴이었다. 우주방어 -> 개떼러시는 RTS라면 필승패턴이건만!

시리즈 최초로 3D를 시도한(그래서 내 컴퓨터에서 버벅거렸다 이젠 이런 게임도 최소 옵으로 돌려야 하다니) HoMM 5는 평이 별로 좋지 않았던 전작 때문인지 새로운 시도보단 원류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그리고 3D가 된 덕분에 캠페인의 이야기 전개가 엄청나게 부드럽게 잘 전달되는 느낌이었다. 전투 애니메이션도 풍부해졌고.

그러나 결국 적응에는 실패했다. 2번째 3번째 영웅도 도입해서 키워보고 유닛 배달도 시켜보고 해봤는데 여전히 미션 클리어하는데 몇 달 단위로 시간이 걸리고, 시간 단축에 신경 쓰다보니 이젠 재미마저 못 느끼겠다.

뭐 어쩔 수 없지. 시리즈 전체에 대해 지지다. 리플레이가 지원되면 리플레이를, 고수 플레이 동영상(물론 상세 해설 첨부된)이 있다면 한 번 보고 싶은 심정이다 정말.
  1. 하베스터가 보병 50명을 한순간에 피떡으로 깔아뭉개는 건 참았지만, MBT의 주포에도 살아남는 인간은 인정할 수 없다. 여기 인간들은 도대체 무슨 돌연변이냐!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