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5. 6. 25. 14:49
  세금 이야기 -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이집트에서 한국까지, 토지세에서 간접세까지, 문명을 뒤바꾼 세금의 역사  전태영 지음
골치 아프고 복잡한 세금, 하지만 누구도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는 국가의 일원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사례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세금의 역사를 그려낸다.
 
 누구 말따나마 세상은 예산이 지배한다. 그리고 그 예산은 세금으로부터 온다. 돈 있는자 흥하고 돈 없는자 망하리. 일반적인 세계사의 흐름에 세금이 미친 영향이 궁금해 이 책을 펼쳤으나, 그다지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세금에 얽힌,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는 있으나, 이러이러한 세금으로 이렇게 되었다고 그냥 끝나버리고, 자세한 분석이나 "그 다음 전개"가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했다. 이건 그냥 단편적인 사실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리고 쓸모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세금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면 난 것이지, 대치양상, 양측의 전술,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포로가 되었는지는 알아서 뭣하리. 본문에 주장이 너무 많은 것도 좀 그렇다. 적은 세금을 옹호하는 건 좋으나 직접적인 주장이 곳곳에 있어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내가 왼쪽으로 많이 기울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사료는 많이 모였으나, 소화가 덜 된 듯 하다. 소화능력에 자신이 있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남미의 잉카 문명을 스페인이 무너뜨린 사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덧글 - 서문에서, 19C 영국에서 관세와 소비세를 줄였으나 덕분에 거래량이 늘어나 세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을 예로 들어 세금을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솔직히 찬성하기 어렵다. 당시 영국은 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었고 거기서 엄청난 무역량과 이익이 발생했으나, 지금 한국엔 식민지가 없고 만만한 봉도 없다. 아니면 당시의 번영이 식민지와 관계가 적거나 없다는 증거라도 있는 걸까? 반례로, 미국의 경우를 보면 20C 후반 세금 줄일 때마다 좋을 꼴을 못 봤다. 지금 현재 부시 정부조차도. 오히려 클린턴 시절 세금을 늘렸을 때 경제가 호전되었다. 그리고 기업과 국민의 부담을 약하게 하는 것과 부패의 감소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의문이 많이 남는 머리말과 맺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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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4. 22:33
0123

 사춘기 때의 공상이다(사실은 지금도 가끔 하지만). 자기를 좋아해주는 미소녀가 있다는 거. 그리고 이 게임은 아주 노골적이다. 연상, 소꿉친구, 여동생, 가사 O 성적 X와 가사 X 성적 O의 미소녀 5명에 악우 1명과 소식통 1명의 고전적인 구성. 다 자기를 좋아하고, 어떤 엔딩이든 "신계는 일부다처제니 다 같이 결혼하자"로 끝난다.

 재미있게는 했지만, 플레이하는 내내 입에서 쓴웃음을 지울 수 없었다. 곧이곧대로 즐기기엔 내가 회의적인 인간인지 머리가 너무 굵어져 버린 건지.

 이런 류의 게임이 공통적으로 갖는 시스템과 그 장단점을 그대로 갖고 있으므로 거기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 와우의 버그에 시달리는 나날이라 버그가 없다는 건 좋은 것이나, 이런 단순한 게임에 버그가 있다는게 더 이상하지. 음. 보컬은 좋았다. 특히 오프닝은 애니에서도 그대로 쓰이는 듯. 그림이 예쁘고 풀 보이스라 보고 듣는 재미가 있기도 하다.

 하지만 풀 보이스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이야기는 매우 짧고(인물 소개를 위한 공통 이벤트를 제외하면 정말 몇 개 없다), 짧은 이야기에 성행위 2번씩과 기승전결의 이야기를 다 넣으려고 하다보니 이야기가 대단히 허술하달까 별로 재미가 없어져서 몰입이 되질 않는다. 내 마음이 움직이려고 할까말까하는데 갑자기 인상 쓰다가 남주인공이 대쉬 한 번 하니까 그냥 해피 엔딩이라는 꼴.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상적인 미소녀를 강조한 나머지 와닿는게 없었다. 인형을 보고 아 예쁘다는 수준이지 캐릭터에게 반한다거나 인간적인 애정 또는 매력을 느끼거나 하는 건 무리.

 결국 인스턴트로 주입하려는 이런 식의 행복 마약에는 중독될 수 없었단 이야기다. 첫 캐릭 공략에나 말하는 거 다 듣고 있었지 2번째부턴 엔터키 대신 컨트롤 키 눌렀다. 그림이 거칠어도 되니까, 풀 보이스가 아니어도 되니까 공을 들인 재미있는 이야기, 끌리는 매력이 있는 캐릭터가 있는 쪽이 더 낫다.

 덧글 첫번째: 그러나 애니판은 대단히 기대 중이다.

 덧글 두번째 : 한글화 패치를 제작한 팀 우타마루에 감사를 표한다.
posted by DGDragon 2005. 6. 21. 20:53
  몇달 전과 똑같다. 사람은 적고, 그나마도 시간 맞춰 다른 인던 들어가 있다. 필요 퀘스트 안 해놓고 당일, 그것도 인던 출발시각에 해달라고 한다.

  험난하고 힘든 상황은 날 강하게 한다. 희망을 갖게 한다. 상황의 개선과 타개는 날 희열에 젖게 만든다. 그 기쁨에 길드 레이드를 추진해 왔다.

  하지만 레이드 오피서 잘리고 새로이 저 상황을 보니 한심하다. 몇달 동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전장이 업데이트되면 돌아온다는 사람들, 돌아오지 않았고 대학교 방학 시즌이지만 대학생들이 그렇게 많이 돌아온 것도 아니다. 그동안 100명 가까이 길드에 가입했지만 그만큼의 사람이 와우를 접었거나, 혹은 부캐다. 그래서 동접자는 언제나 똑같다. 나 같은 폐인들의 접속 시간이 더 길어졌을 뿐이다.

  절망적이다. 지친다. 상황은 개선되지 않는다. 앞으로 개선될 것 같지도 않다. 이젠 종류 불문하고 어떤 길드 레이드에도 주최는 커녕 참가도 하기 싫다. 그저 답답하고 짜증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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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7:39
  난 몇 달간 일정한 시간에 접속해서 공대를 결성해 인던을 돌아왔다. 스스로 야추 풀셋을 위해서였고, 인던 도는 게 재미있어서였고, 꾸준히 하면 뭔가 직함이라도 떨어지지 않을까 해서였다. 이를테면 백호단이나 청룡단 같은.

  그런데 덜컥 오피서가 되어버렸다. 기뻤고 나름대로 열심히 했지만 역시 편협한 성격의 문제는 낫지를 않았다. 이전부터 날 싫어하는 길원이 늘어나는 건 알고 있었다. 그리고, 화심부 레이드에서 연이은 실패로 다들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길마형에게 욕먹고 홧김에 길탈했다가 돌아왔는데, 악몽님에게 한 소리 들었다. 자아비판 당했다. 그날 그 대화는 그럭저럭 넘어간 줄 알았는데 결국 레이드 오피서는 잘렸다.

  나는 청룡단으로 강등되고 레이드 주관은 몽땅 청룡단으로 넘어갔다.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 그걸 위해서라면 날 자를 필요는 없다. 결국 내가 설치는 게 암중으로 길드원들에게 꽤 욕먹고 있었고, 이전의 대화로 판단했을 때 개선의 여지도 없을 거라고 본 모양이다. 오죽하면 게시물 읽은 횟수가 10회 넘는데 길마형이 청룡단 권한 수정했다는 답글 하나 단 게 끝일까.

  이성적으로 봤을 땐 합리적인 판단이다. 같은 직무를 수행한다면 굳이 오피서가 따로 있을 필요도 없고 전쟁 길드에 전쟁 오피서가 이미 있는데 인던 레이드 오피서가 같은 레이드 오피서로 있을 필요도 없다. 직위는 이제까지의 일에 대한 보상이 아니고 앞으로의 일을 위한 준비인 것이다.

  감정적인 면이야…. 100% 찬성한다면 이 글을 치고 있지도 않았겠지. 하지만 반발해서 어디다 쓰겠는가. 권력욕 넘치는 어린 것으로 비칠 뿐인데. 반발해서 직위 유지해봤자 하지 말라는 걸 내가 쟁취해서 뭘 어쩐다고.

  그래서 나는 나 스스로 마음속에서부터 레이드 오피서 및 그에 따르는 모든 권리와 의무를 다 포기했다. 힘들었지만, 지금은 괜찮아졌다. 역시 시간은 만병통치약이다. 길드 홈페이지의 레이드 관련 계획 글을 모두 다 지우고 시험 끝나고 올리려고 쓰던 HDD의 화심부, 오닉을 위한 준비물 및 준비 퀘스트에 대한 글도 다 지웠다. 약간 허탈했지만, 필요없는 것들이다.

  뭐 괜찮다. 그래도 길드 가입 초창기 때 파티 구하러만 길드 들어온 걸로 오해 받아서 길마형에게 그럴 거면 나가라는 말 들었을 때보단 훨씬 낫다. 이제 화심부 아닌 한 어떤 인던도 들어갈 필요도 없고, 레이드 계획 짜느라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고민할 필요도 없고, 공지 뻔히 놔두고 "오늘 화심부 가요?" 같은 멍청한 질문에 일일이 답할 필요도 없다. 나는 이제 더 이상 오피서가 아니다. 그냥 4대단 중 하나에 들어있는 길원 중 하나다. 뭐야, 훨씬 낫네.

  P.S. : 때리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레이드 오피서 자른다는데 길마형을 포함해 길드 원로 게시판에 접속 가능한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이른바 "수뇌부" 전원에게 찍혔다는 건데…. 좋지 않군. 찍힌 것도, 내가 가진 실망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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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7:02
  오늘 포스트를 많이 올리고 있는데, 전부 학교에서 손으로 종이가 새카매지도록 쓰고 지우고 해서 완성한 다음 집에서 그대로 옮겨서 치고 있는 거다.

  키보드를 대고 앉았을 땐 아무 생각도 안 났는데 조용한 서점에서 종이 펼쳐놓고 정신 집중하니 글이 술술 나온다.

  음…. 항간에서 말하는 '키보드 워리어'는 절대 못 되겠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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