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14. 11. 9. 22:53

이브 온라인을 하는 우주덕....이라서 본 건 아니고. 친구가 보자고 해서 봤다.


그래픽으로 관객을 압도하는게 크게 웜홀 장면과 블랙홀 장면이 있는데...


마침 그 장면이 영화의 전환점이 되기도 한다.


혹자는 웜홀부터라곤 하지만, 본인은 관대하므로 블랙홀부터라고 하겠다.


이 영화는 일정 순간부터 SF라기보다는 판타지가 되어버린다.


시작부터 가족애를 지나칠 정도로 강조한단 느낌이 들었는데 초반에는 그냥 느낌이었지만, 후반에는 그것이 필자에게 있어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서는 바람에 심히 부담스러웠다.


기본적으로 리얼하면서도 재미있는 영화고 그래픽적으로도 아름다우면서 감동적이라... 잘 봤을 뿐더러 남에게도 추천할만하지만 나 스스로는 글쎄... 뭐랄까 미묘하게 납득이 안 돼;

posted by DGDragon 2012. 8. 8. 19:39

개봉날에 헉헉대면서... 가지는 않았고, 이 영화를 2년 동안 기다려온 녀석의 차를 타고 편하게 보러갔다.


영화는... 재미있었다. 단 사건은 긴박하게 진행되는데 비해 배경 설명을 상세하게 해주지는 않고 관객의 해석에 맡겨버린 쪽이라 이쪽에서 호불호가 갈릴 듯 한데, 그런 영화를 나름대로 해석하는 걸 즐기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재미가 있을 듯. 필자도 그런 걸 좋아하는 타입이라, 보고 나서 필자가 생각한 것과 친구가 생각한 것과 다른 커뮤니티에서 해석한 것이 모두 다른 것을 보며 나름 재미를 다시 한 번 느꼈다.


세간에 알려지기로는 에일리언의 프리퀄로 유명하지만 영화 에일리언과의 연계성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우며, 이 영화에서 나오는 생태는 필자가 알고 있는 에일리언과 좀 달랐다. 얼치기 팬이라 에일리언의 설정을 필자가 잘못 알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하지만 이런 사항들은 아마 감독이 일부러 살짝 꼬아놓은 것으로 보인다. 인간의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하는데, 보는 이가 에일리언의 생태를 모두 꿰뚫고 있는 상태에서 이 작품을 보고 있다면 다음 장면이 너무나 뻔하게 예상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감독에게 남은 수는 화면에 느닷없이 괴물을 갑툭튀시키는 깜짝쇼 밖에 남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싼 제작비가 든 2류 영화 탄생을 막기 위해 일부러 기존 에일리언 설정과는 다른 궤도를 탐으로서 관객에게도 '(코즈믹 호러 계열의) 공포'를 전달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보여진다.


또한 일부러 기존의 설정을 꼬았다고 해도 그렇게 크게 걱정할 건 아닌 게... 원래부터 에일리언은 이런저런 어른의 사정으로 시리즈마다 그 모습이 달라졌어도 팬들이 자기들끼리 놀면서 설정을 봉합해주는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그런 식으로 미세한 구멍 정도는 다 메워주리라 본다. 덕중덕은 양덕 아닌가.

posted by DGDragon 2011. 5. 21. 15:27

전쟁 영화는 찍고 싶은데 그놈의 휴머니즘이 뭔지 적군으로 사람이 죽으면 관람객이 불편해하니까 외계인 데려다 놓고 싸우는 영화.

외계인의 구성이 다른 어떤 영화보다 더 인간들의 체계와 비슷하다. 아니, 이건 거의 현대 인간 보병 체계.

즉, 단적으로 말하자면 미해병대 VS 외계인해병대.

어느쪽이 이기는지 말하면 스포일러가 되기 때문에 말 안 하도록 하겠다. 뭐 여러분도 궁금하지는 않을 듯.

그런데 이거 진짜 미해병대 공식 홍보 영화 해도 되겠다. 시작부터 끝까지 해병대 정신 타령이야.

그래도 난 처음부터 '미군이 존나 싸우는 영화'보고 싶어서 본 거니까 만족.

블랙스완도 보다가 때려치고 킥 애스도 때려치고 끝까지 볼 수 있는 영화는 이제 미국 슈퍼히어로물과 전쟁물 뿐인가. AM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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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10. 7. 17. 19:46
재미있는 오락 영화. 연애도 있고, 액션도 있고, 뭐 있을 건 다 있는 영화다.

다만 제작비가 딸릴 때의 모범적인 타개책인 개그를 초중반부에 집중적으로 깔아놨는데, 그 개그란 것이 본인이 무척 싫어하는, 보고 있으면 손발이 막 오그라드는 장면들로 이뤄져있어서 보다말다 보다말다했는데 후반부는 그렇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그리고 같은 국정원인데 남자쪽과 여자쪽의 분위기와 일 방식이 완전히 상이한 것도 보는 재미 중 하나였다.

한쿡 영화들은 보통 전반부에 뭘 했든 간에 후반부에선 다 생까고 - 심지어는 중요한 척 강조해놓고도 씹고 - 가버리는데, 이 영화는 전반부의 별 의미 없어보이는 장면들까지 착실하게 복선삼아 진행하는 장면들이 많아 놀랐다. 어색해서 인위적이라는 느낌이 너무 강하게 들어서 탈이지.

요즘 필자는 머리 비우고 보는, 다 때려부수는 헐리우드 액션 영화의 시나리오도 사실은 단단한 수십년 경력이 있어야 나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P.S.: 남자 녀석 완전히 잡혀살겠군.
posted by DGDragon 2009. 10. 1. 19:05
더 많은 오토봇, 더 많은 디셉티콘, 더 넓어진 배경, 더 길어진 러닝타임... 내가 본 수많은 '2편' 중에서 1편을 가장 압도하는 2편이다.

1편의 CG도 엄청났지만... 이젠 그 정도 CG는 기본으로 깔아주고 추가로 엄청난 양의 돈을 처발라서 만들었다. 영화 만들 때 쇼미더머니 1천번은 넘게 친 것 같다. 다른 곳은 몰라도, 이집트는 직접 가서 찍은 듯. 군사 지원도 엄청나서 육해공 삼군이 모두 나오고, 각 군에서 일반인들에게 좀 알려졌다 싶은 메카닉들은 다 나온다. 충무로는 앞으로 10년은 할리우드가 어쩌니 하는 말 못할 듯.

게다가 스토리에 무려 기승전결이 생겼다! 그렇다고 뭐 감명 깊은 스토리 뭐 이런 건 아니지만, 할배 안경에 지도 새겼기 때문에 손자가 중요하다는 식의 사람 열받게 만드는 진행보다는 훨씬 말이 되고 고개가 끄덕여졌다. 필자가 특히 좋아하는 '떡밥 뿌려놓고 과거의 진실 찾아가기' 식의 이야기 전개를 적절하게 해서 보너스 점수가 듬뿍 들어간 평가이기도 하지만, 액션 영화에 이정도 액션 집어넣으면서 이정도 이야기를 풀어넣은 영화는 결코 많지 않다. 150분이나 되는 러닝 타임 덕도 물론 좀 봤겠지만.

전작의 액션은 트랜스포머 간의 '전투'였지만... 이번 작은 스케일이 커진 덕에 '전쟁' 수준이 되었다. 특히 미군의 존재감은 압도적으로, 보병 단위로는 디셉티콘들에게 당하는 불쌍한 땅개로 보일지 몰라도, 메카닉 단위로 가면 육해공군이 모두 등장하는 광범위한 지원에, 각종 최첨단 무기가 등장하며 쇼미더머니를 도대체 몇번 두들겼는지 알 수 없는 무한한 물량을 퍼부어대는, 그야말로 세계를 지키는 수호신! 오오 미군 오오...

그 지랄을 하는 곳이 남의 나라가 아니라 자기네 땅이었다면 그냥 순수히 감탄하면서 봤을텐데 말이다.

덕분에 오토봇들과 디셉티콘들의 비중이 좀 많이 줄긴 했다. 액션의 비중은 줄어들지 않았으나 대신 대화가 엄청나게 줄어들어서, 멋은 있는데 캐릭터성은 많이 죽었다. 특히 후반부의 디셉티콘들은... 안습. 그러나 제트파이어 옹은 정말 강렬한 캐릭터였다. 말빨도 끝내주게 쎄신데 거기에 몸개그까지!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3편을 만들 수 있는 실마리 하나는 남겨놓고 끝내는데, 이런 2편이라면 3편도 당연히 기대하면서 기다릴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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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9. 1. 11. 19:48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항상 부정의 NO만을 외치던 주인공이 어느날 자신을 바꾸기 위해 YES 프로그램을 찾아간 뒤 겪게 되는 인생의 전환을 다룬 영화.

짐 캐리 특유의 과장 연기라든가, YES를 따르게(그렇다, 따르는 것이다. YES 프로그램의 분위기는 상당히 그쪽 분위기였다. 뭐 아무래도 좋은 비중이지만) 된 뒤 받게 되는 엄청난 피드백들이라든가 하는 부분들은 상당히 영화적인 구라가 강했지만, 주인공의 연애라거나 나머지 이야기들은 아주 재미있었다.

그런데 영화가 대놓고 관객에게 찔러대는 메시지가 상당히 강했다. 오락 영화와 계몽 영화 사이의 그 어딘가 있어보일 정도로.

전개 과정은 좀 다듬어야 할 필요가 있어보였지만 결론적으로 놈놈놈처럼 봐도 본 것 같지 않고 어딘가 미적지근하면서도 관람료가 은근히 아까운(하지만 대놓고 까기엔 뭔가 또 석연치 않은) 영화보단 훨씬 나았다. 적어도 보고 나오면서 돈 생각은 안 났거든.

같이 간 고등학교 동창놈이 저 여자 예쁘다면서 대놓고 껄떡댔는데 난 그 정도로는 못 느꼈다. 평소엔 전혀 그렇지 않은 녀석이 갑자기 그래서 상당히 놀라긴 했지만. 다만 극 중간에 긴 생머리 + 검은 코트 + 스커트 + 검은 스타킹의 스타일은 본인의 취향 적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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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루카스의 SF대작, 스타워즈 에피소드 1, 2를 합친 세트.

  스타워즈 에피소드 3 : 시스의 복수  조지 루카스 감독, 헤이든 크리스텐슨 외 출연

매번 엄청난 규모의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스타워즈. 하지만 이야기적인 측면에선 도저히 좋은 영화라고 인정할 수가 없다.

1편 한줄 요약은 운 좋은 꼬마 덕에 전투에서 승리했다였고

2편은 기억도 잘 안 난다.

얼마 전 본 3편은 그냥 456으로 연결하기 위한 연결 고리였을 뿐이었다. 사실 2편까지 벌려놓은 게 많아 3편에서 제대로 정리하고 456으로 넘어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 우려는 깔끔하게 불식시키는 영화였다.

그런데 단지 연결 고리의 역할에만 충실한 나머지, 절정까지는 있는데 결말이 없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그 결말이 456편인 셈인데, 착실한 스타워즈 팬이라면 3편 보고 바로 456편 복각판을 복습했겠지만 난 아닌지라 그냥 관뒀다.

그래도 그나마 3편은 스타워즈 2.5 애니메이션 덕에 좀 많이 알고 들어가서 만족스럽게 봤다. 역시 예비 지식을 좀 깔고 봐야 하는 건가.

나도 설정 덕후인지라 그 예비 지식 좋아하긴 하지만, 국내에선 좀 어렵다. 패키지 게임 좋아하는 나로선 역시 구 공화국의 기사단을 해봐야 하려나.
posted by DGDragon 2008. 3. 12. 21:55
  슈퍼독  프레드릭 두 차우 감독, 알렉스 뉴베거 출연, 제이슨 리 목소리

내게 디즈니사 제작의 실사 영화는 왠지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는 전연령이고, 전형적인 이야기가 나오며, 해피 엔딩이지만, 뭔가 좀 허술하거나 어색하다는 인상이 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영화?"라고 물으면 막상 떠오르는 영화는 없지만.

이 영화도 마찬가지다. 뭐 큰 기대도 안 하고 개가 말도 하고 날아다니는 슈퍼 영웅이 됐다고 해서 본 거고, 때문에 크게 실망도 안 했지만... 남들 울궈먹고 남은 거 모아다 끓인 잡탕찌개 같은 느낌. 여기저기서 본 장면들이 꽤 많이 나온다. 시간 때우기로 나쁘지 않은 정도.

...라고 쓰고 마무리했을 것이다. 내가 그 글을 읽지 못했다면.

사실 이 영화는 슈퍼 영웅이 된 개의 고뇌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개의 주인인 소년과 그 아버지간의 갈등과 화해를 다룬 가족 영화도 아니다. 이 영화는 바로, 만인이 인정하는 세계 최강의 지랄견 비글에 대한 고발 영화인 것이다!

이 영화에 나오는 난장판은 주인공 개가 갑자기 슈퍼 파워를 얻으면서 일어난 사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딴 슈퍼 파워 따윈 비글이 그 난장판을 만드는데는 전혀 필요하지 않다. 전세계에 존재하는 비글 중 거의 대다수는 그 정도의 난장판은 삽시간에 해치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다.

오오... 세계 최강 비글 오오...

만약 개에 대해 잘 모르는 지인이 외모에 반해 비글을 키우겠다고 한다면, 이 영화를 보여주자. 그리고 다 본 뒤, 본인이 위에 쓴 말을 해주면 된다. 그러고도 키우겠다면 그 사람의 초인적인 각오를 존중해주도록 하자.

덧글: 아무리 생각해도 디즈니는 비글을 키우겠다고 조르는 애들을 납득시키려는 미국의 수백만 아버지들을 위해 이 영화를 만든 듯 하다.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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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8. 2. 29. 22:54
  바르게 살자  라희찬 감독, 정재영 외 출연

군대에 있을 때, 행정병이었지만 남들 받는 만큼은 훈련 받았다. 보직이 보직이다 보니 훈련 계획을 거의 외우다시피 하고 다녔는데, 보면 훈련은 모든 것이 예정되어있다. 몇시 몇분에 상황이 걸리고 몇시 몇분에 어떻게 전개가 되고... 대항군을 운용해도, 언제 어디서 출발해서 어디로 오는지 다 안다. 그쪽도 알고 우리도 알고. 뭐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고, 사실 그게 편하다. 군대 별 것 있나. 편한게 최고지...

하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한번쯤은 '재미있는' '진짜 같은' 훈련을 하고 싶은 마음도 항상 있었다. 조직으로서의 군대이기에 각 개개인이 작전 상황에서 할 일을 완벽히 숙지하는 것이 훈련의 최종 목표이지만, 나 자신이 겪는 훈련은 현실감이 쪼옥 빠진 것이, 그쪽으로 따지면 사회의 서바이벌 게임만도 못한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작 군대 있을 땐 있는 줄도 몰랐던 육군 과학화 전투훈련단에 대한 방송도 흥미롭게 봤다. 연대급으로 훈련 규모를 확장한다고 하는데, 그렇다 해도 나는 못해봤을 것이다. 후방의 예비군 부대였으니.

그나마 가장 비슷한 기억이라면 비전투요원 훈련 중에 한 야간 훈련이 기억에 남는다. 상병 말인가 병장 때 후임 몇을 데리고 대략 30미터 밖에서 초소로 접근하는 대항군 역할을 맡았는데, 시간은 저녁 8시 가량이었지만 해가 완전히 져서 불빛이 없으면 움직이지 못할 정도였고 바람도 제법 불고 있었다. 배우긴 했지만 한번도 써먹어 본 적 없는 야간 교범대로 손 젓고 한걸음 떼고 손 젓고 한 걸음 떼고... 대략 10분에 걸쳐 이동했을 때 그만하고 가자고 해서 초소 앞에 도착도 못해보고 끝났는데, 내가 나온 곳을 보고 모두 놀랐다. 초소 정면에서 얘기하고 출발했는데, 모두가 정면을 노려보고 있을 때 내가 튀어나온 곳은 그들의 왼쪽 코앞의 나무 그늘이었기 때문이었다. 그 이후 난 그때 훈련을 담당했던 간부에게 '밤의 제왕'이라고 불렸다.

아... 역시 군대 얘기하면 말이 길어지는군. 내가 이 영화를 찾게 된 이유는 순전히 "진짜 실전같은 훈련"이어서였다. 보통은 어른의 사정으로 그렇게 되지 않지만, 범인 역할을 맡은 경찰이 정말로 "최선을 다하는" 정도만이었기에 훈련은 정말로 실전을 방불케하는 현실감을 띠게 된다. 그리고 정도만에게 농락당하는 경찰들...

메인은 코미디이고 또 확실하게 웃겨주긴 하지만, 곁가지가 조금 많다. 뭐 사회 비판도 좀 있고 연애도 아주 희끄무리하지만 있긴 하고, 하지만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지는 않는다. 재미있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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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겁나는 여친의 완벽한 비밀 - 할인행사  아이반 라이트만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01

Copyright © 20th Century Fox Distribution, 20th Century Fox International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가 액션을 내세운 헐리우드 영화일 것이라는 내 예상이 틀린 것처럼, 이 영화도 내 예상에서 벗어났다. 차이점이 있다면 전자는 마음에 들었는데 후자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나는 예고편을 보고 이 영화가 두 남녀가 만나서 사랑하는 이야기이고 그 전개에 여자쪽이 G걸이라는 것이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능력이라든가, 초능력자에 흔히 따라오는 인간적인 고뇌라든가, 뭐 그런 것들.

하지만 이 영화는 실수로 잘못 고른 짝을 떠나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짝짓기 영화였다. 그리고 인간적인 고뇌 어쩌고는 나오는 척만 한다.

아니 뭐... 단지 내 예상이 틀렸다고 해서 이 영화를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시간 내에 짝짓기 과정을 우겨넣으려고 개연성은 밥 말아드셨다는 것. 아니 연출이 너무 거칠고 조악하다고 해야 하나.

남자는 여자를 꼬셨는데, 처음의 몇몇 장면은 그녀가 G걸이어서 그런 것이므로 납득이 된다. 하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여자는 의부증을 드러내며 그야말로 사이코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것 때문에 남자는 헤어지려고 마음을 먹게 되고 그 의사를 드러내자마자 여자는 광기어린 복수를 한다. 이거 뭐 하얀집 직행해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짝짓기가 끝난 엔딩에선 사이코 기질이 보이지 않는다. 전개용이었다는 얘기. 그런데 이 과정의 비중이 너무 큰 나머지 영화의 다른 부분이 다 죽어버렸다.

두번째 남자는 악당 매드 사이언티스트라고 한다. 과연,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다니면서 주인공을 납치하는 만행도 서슴치 않는다. 그런데 이 사람이 하는 악행은 그게 다다. 한마디로 캐릭터가 너무 약하다. 영화의 주인공이 4명이 되어야 할텐데, 3명 + 1이 되어버렸다. 후반 이벤트 하나와 짝짓기 이벤트 전용 캐릭터.

일반적인 남녀관계를 역전시킨 재미가 어쩌고 하는 감상도 있었는데, 정말로 그랬으면 나도 참 재미있게 봤을 것이다. 예를 들면 초반부에서 두 사람이 처음 만났을 때의 소매치기 사건처럼. 딱 거기까지가 재미있었다. 그 뒤로는 G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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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개 프로그램은 영화를 보고 싶게 만드는 게 주목적일텐데, 난 특이하게도 그걸 보고 나면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이 사라져버린다. 프로그램에서 결말 빼고 다 보여주는데, 사실 헐리우드 영화란 게 반전류가 아니면 결말이야 뻔하지 않은가. 안 봐도 비디오지.

이 영화의 소개를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1. 서로의 정체를 숨기고 결혼하여 권태기를 맞은 부부
2. 헐리우드 영화
너무나 뻔한 전개와 결말이 예상되지 않는가. 고로 나는 이 영화가 나올 당시 소개하는 부분 약간을 보고 바로 관심을 완전히 끊어버렸다.

하지만 지난 추석 때 우연히 본 영화는 너무나 예상 외였다. 친척들이 모이는 추석 때인 관계로 두 사람이 결혼하는 부분부터 화해 후 자동차 추격씬까지만 봤지만... 대단히 인상 깊은 전개였다. 그래서 이번에 처음부터 제대로 다시 봤다.

보통 헐리우드 영화라면 두 사람의 정체와 그로 인한 액션이 주가 되고 부부 간 갈등은 맛뵈기로 등장하겠지만 이 영화는 반대다. 부부 간 갈등이 주가 되고, 이들의 정체는 그 갈등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더 재미있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영화의 진가는 시작부터, 만나서 결혼하는 부분은 다 빼고 중반까지라고 생각한다. 개와 고양이 혹은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처럼 미묘하게 엇갈리는 남자와 여자의 심리라든지 감정이라든지 사고방식이라든지.
 
특히 두 사람의 정체와 그 일하는 방식이 너무나 드러내놓고 성별에 따른 사고 방식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정말 절묘하다. 가장 재미있었던 것이 두 사람이 여성의 성지와 남성의 아지트에서 자신의 작업 도구를 꺼내는 장면이었다. 나중에 아지트가 아내 친구들에 의해 다 털렸을 땐 나도 주인공과 함께 가슴에서 눈물을 흘렸다. 아놔...

그러나 전반부 1시간 동안 공을 들여 갈등에서 싸움으로 자연스럽게 번져가는 모습을 그려내는데 성공했지만, 결국 헐리우드 영화라는 것이 발목을 잡았다. 나머지 1시간 동안 뭔가 보여줘야 하는데 그대로는 안 되겠다 싶으니 격투하다가 그냥 입술 박치기하면서 화해. 뭡니까 이 날림 전개. 아까까지 이혼 일직선 막장 전개였다고요? 중간에 서로의 마음을 표현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관객에게 하지 말고 상대방에게 하면서 그럴 듯한 기미를 좀 깔아놓고 화해를 하지 좀. -_-

그 뒤로는 그냥 헐리우드 액션 전개다. 이 부분에 대해선 더 할 말도 없음. 다만 정말 얼굴에 철면피 깔고 구라를 까는 게 정말... 웃겼다. 아니 서로 똑같은 방탄복 입고 똑같이 총 맞았는데 주인공 부부는 멀쩡하고 상대방은 죄다 스쳐도 사망. -_- 뭐 이럽니까.

후반부에도 부부 간 갈등이 나오지 않는 건 아닌데 중간에 너무 화끈하게 화해해버려서 만담 이상이 되지 못한다.

뭐 헐리우드 영화에 부부싸움 화해법을 바라는 건 무리일지도 모르겠지만 그러기엔 잘 만든 전반 1시간이 너무 아깝다. 전반부도 재미있고 후반부도 재미있는데 이 두 부분 간의 괴리가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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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7. 10. 15. 19:58
  헬보이 일반판 디렉터스컷 (2disc) - 할인행사  길레르모 델 토로 감독, 론 펄만 외 출연


언젠가 우연히 TV에서 중간중간 빼먹어가며 본 영화.

이 영화가 내 기억에 남아있는 이유는 동료 운운 하지만 결국 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다 처리해버리는 낚시 진행 때문도 아니고, 주인공의 자랐다 꺾었다 맘대로인 뿔도 아니고, 포스 있게 등장했다가 폭탄 한 방에 떡이 된 최종보스(출연시간 3분 미만)의 허망함도 아니다.

등장하는 괴물들의 모습과 묘사가 완벽한 크툴후 신화의 그것이었기 떄문. 크툴후에 대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는 모르겠다. 하여튼 크툴후(같)다!

영화 자체로 보기엔 완전히 쫄딱 망했을 것 같은데 2편 제작 중이라고 하니 그렇지도 않은 듯? 2편엔 어떤 괴물들이 나올지 나름대로 조금 기대 중.

300

posted by DGDragon 2007. 9. 10. 09:31
  300 (2disc) - [할인행사]  잭 스나이더 감독, 도미닉 웨스트 외 출연


재미있는 액션 '판타지' 영화였다. 역사 왜곡은 이미 많이 지적된 바이므로 패스.

적절한 슬로우로 연출한 멋진 액션 장면과, 분위기와 멋이 철철 흘러넘치는 배경들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무기도 그렇지만 특히 방어구류가 청동제로 보이는데도 엄청난 방어도를 보이는 게 특이점. 대미지 리덕션이 15/+3 정도 되나.

그건 그렇고 보는 내내 내가 만약 '관대한' 페르시아 왕이었다면 어떤 전술로 스파르타인들을 깰 걸지 고민하고 있었다. -_- 예비군의 피인가 아니면 남자의 어쩔 수 없는 속성인가. 어떤 특수 병종을 투입하던 간에 일반 보병의 적절한 지원하에 들어갔어야 했는데 그들을 단독 투입하여 약점을 너무 쉽게 드러냈다는 것이 크세 어쩌고의 가장 큰 실수인 듯.

물론 그건 영화의 전술을 그대로 쓸 때 얘기고... 나라면 투석기 조립해서 날리거나, 어설픈 화약 대신 기름을 던져서 태워버리거나, 연속되는 파상 공세로 잠을 안 재우든가 하는 방법을 쓰겠지만. 병사도 많은데 절벽 무너뜨려서 스파르타를 꺾고 그걸 치우는 방법도 쓸만하겠다.

posted by DGDragon 2007. 7. 16. 20:19
  트랜스포머 일반판 (2disc)  마이클 베이 감독, 타이레스 깁슨 외 출연
음... 이걸 볼까말까 고민하면서 인터넷에서 감상평을 몇 개 봤는데 워낙 다들 맞는 말들을 써놔서 나는 더 추가할 말이 없다.

CG를 들이대면서 닥치고 보라길래 냅닥봐하곤 정좌해서 닥치고 보았다. 그리곤 북미 님하들의 절륜한 CG 내공에(만)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상 감상 끝.

...하면 너무 심심하니 몇마디 더 해보기로 할까.

과거엔 이런 류의 SF 영화는 어두운 화면, 그리고 비교적 멀리서 잡는 카메라가 특징이었다. 밝은 화면에 근접 촬영을 하면 아무래도 옥의 티가 드러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제 기술의 발전으로 그런 제약은 없어지게 되었다. 여기까진 좋은데, 카메라를 너무 들이댄다(특히 옵티머스 프라임 녀석은 뭐 말 할 때마다 풀스크린의 큰바위 얼굴. 뭐냐 너). 멀리서 잡으면 액션감이 없긴 하겠지만 이건 너무 들이대는데다 로봇들의 구동관절도 많은 편이라 눈이 빙빙 돌아갈 지경이다.

로봇들의 개성이 좀 부족한 느낌. 탈 것으로 변신한 상태에선 몰라도 인간형으로 변신하면 다 그놈이 그놈이다. 디셉티콘의 눈동자가 붉은색 오토봇이 푸른색이라는데 애들 뛰고 뒹굴고 뭐 터질 때마다 화면 한 차례씩 흔들어주는데 그런 거 알게 뭔가. 카메라까지 바짝 들이대주니 애들 피아구분이 안 된다.

30분 분량 잘라낸 거야 한국 심의 문제도 아니고 지들이 스스로 감량했다니 한국 심의 기관 욕할 건 아닌데 잘라낼 땐 내더라도 범블비가 다쳐서 주인공이 위생병 부를 땐 애가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는 보여줘야 하지 않을까;

스토리는 생각하지 말자. '블록 버스터' 관객에겐 일종의 예의니. 그 외엔 뭐 나로선 흠잡을 곳이 없었다.

아 맞다... 옵티머스 프라임이 월드와이드웹에서 영어를 배웠다고 했는데, 그 뒤에 신생 종족 인간은 본성은 선한 종족이며 이들에겐 희망이 있다고 하는 장면에선 난 정말 벙쪘다. 부처도 보면 욕 한다는 www의 더러운 현실 속에서 하나의 언어를 배울 정도로 돌아다녔는데 그 시궁창을 보고서도 그런 희망을 가지신단 말임니까 옵티머스 프라임님화?

아무래도 떨어질 때 머리부터 떨어지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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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7. 6. 29. 15:38
  캐리비안의 해적 3 : 세상의 끝에서 (2disc) - 선착순 카드키 홀더릴/포스터 증정  고어 버빈스키 감독, 키이라 나이틀리 외 출연

지인이 캐리비안의 해적이 어떠냐고 물어서 2가지만 가능하다면 재미있는 영화라고 말해준 적이 있다. 첫번째가 활극을 활극으로만 감상할 수 있는 머리 비우기, 두번째가 1, 2편을 봤을 것이었다.

말하면서 생각해보니 야동과 비슷한 면이 있다. 액션 영화나 야동이나, 헐떡이면서 펄떡펄떡 뛰는 장면 그 자체에 집중을 해줘야지 액션 장면 사이사이를 연결해주는 스토리 전개 부분은 좀 허술하더라도 한쪽눈 감고 넘어가줘야 적절한 관객이 아니겠는가.

다만 필자는 아직 나이가 어려 그런지 머리 비우기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관계로 거슬리는 점이 꽤 많았지만 그게 가능한 사람에게는 눈과 귀가 꽤 즐거운 영화일 듯 싶다. 그리고 2편과 3편은 전, 후편이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스토리가 꽤 연관된 관계로 전편을 보지 못한 사람은 후편을 보는 모험을 하지 않는 편이 좋을 듯. 머리 비우는 데도 한계가 있는 법이니.

영화 내에서 액션과 함께 비중을 둔 건 여러가지 유형의 인물이 나와 스스로 바라는 것을 얻기 위해 서로 협력하고 배신하는 인간 군상극이었다. 배신에 배신이 겹치니 중간엔 좀 어지러울 정도였지만, 머리 굴리는 재미는 좀 있었다.

하지만 설정은 고 투 아스트랄 플레인... 막판에 그런 식의 엔딩이면 동안도 회사나 해적들의 수백척의 배들은 도대체 왜 나온 건지 모르겠다. 미리니름 없이 엔딩을 보면서 느낀 필자의 감정을 알고 싶으신 분은 '소드마스터 야마토'를 검색해서 짧은 웹만화 하나 보시면 된다.

영화 내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사람이 아니라 배 플라잉 더치맨 호였다. 바닷속에서 뛰쳐나와 전신에서 배수를 하는 모습이 포스가 철철 흘러넘친다. 막판에 가면 이 녀석도 다 부셔져서 안습이지만.

액션 영화 보면서 '아까 한 말하고 저거하고 틀리잖아. 쟤는 왜 또 저래. 이건 너무 편의주의적이잖아!' 뭐 이런 생각이 계속 드는데, 나도 꽤나 설정 따지는 놈인 것 같다. 아니면 그런 생각 할 틈도 없이 영화로 빨아들이는 흡인력을 갖추도록 만들지 못한 감독이나 제작사를 탓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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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6. 8. 2. 19:51
  슈퍼맨 리턴즈 SE (2disc) - [할인행사]  브라이언 싱어 감독, 케빈 스페이시 외 출연
 

미리니름 다수. 주의.

슈퍼맨은 처음엔 크립톤과의 중력 차 때문에 지구에서 단순히 힘만 센 소년이었는데 이름이 주는 이미지로 인한 독자들의 요청을 받아주다가 지금 같은 괴물이 됐다거나, 슈퍼맨 4까지 나오면서 안드로메다로 간 스토리에다 주인공의 사고로 인해 영화가 끊겼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화된 마블 코믹스들의 지속적인 인기 때문에 그 원류 중의 원류인 슈퍼맨에도 결국 자본의 손이 닿았다거나 하는 뻔한 얘기는 생략하겠다.

영화를 보니 슈퍼맨 시리즈가 한창 영화로 나오던 시절의 청소년들이 지금 중년이 되어 영화를 볼 것이라 계산하고 만든 듯 하다. 이야기의 1/3은 악당과의 대결, 1/3은 슈퍼맨의 영웅적인 활동, 1/3은 한국이라면 아침 드라마에서나 나올 듯한 이야기(불륜 혹은 금단의 사랑?)로 채워져 있다.

솔직히 앞 두 가지는 슈퍼맨 영화에서는 누구나 다 예상하는 거고, 예상대로 나오는 크립토나이트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다만 영웅적인 활동은... 굉장히 심하게 오바를 했다. 이것만큼은 기존의 슈퍼맨 시리즈를 정통으로 이어받아 한 차원 더 수준을 높였다고 봐도 되겠다. 성서를 가져다 쓸 줄이야. 힘 센 소년이 날기 시작하다 눈에선 레이저를 뿜고 태풍을 꺾다가 시간을 뒤로 돌리더니 이제는 신의 영역에까지 손을 댔다. 그 능력이 어디까지 뻗을지 이젠 짐작도 안 된다. 막판엔 유일한 약점인 크립토나이트까지 어느 정도 극복해버린다. 캐사기 그 자체.

그리고 마지막 루이스와의 얘기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연애 이야기다. 그 외에 별로 할 말은 없는데 단지 리차드가 불쌍할 뿐이다. 돈 많아 능력 있어 친지 빠워 좋아 다정해 가정일 잘 도와줘... 진짜 엄마 친구 아들 아닌가 이건. 영화에서도 슈퍼맨 저리 가라 할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는데(영화 중후반의 1/3 정도는 진짜 이 친구가 주인공) 경쟁자가 경쟁자인지라 루이스는 슈퍼맨만 보고 있으니 이 불쌍한 친구를 보면서 내 가슴이 아려왔다. 게다가 아들도 지 아들이 아니라니. 사실 슈퍼맨이 떠난 다음 루이스가 이 친구랑 사귀었을테고 떠난 날 껴안고 뒹군게 아니라면 날짜 계산해보면 빤히 나오는데... 머리 좋은 이 친구가 눈치도 좋은 거 같은데 사실 다 알고서 감싸준 거 같다. 어쨌든 루이스도 마음 정리했으니 알콩달콩 잘 살 거라고 기대할 뿐이다.

역시 슈퍼맨은 너무나 유명하고 너무나 강하고 너무나 약점이 없어서(개틀링은 그나마 그러려니했지만 안구 총알씬은 헛웃음만 나올 뿐) 이야기 펼치기가 너무 뻔하고... 스펙터클하게 나가서 눈요기로 가는 길이 제일 좋은 거 같다. 이 영화도 그 쪽 기대에 꽤 부응해주니 시간 때우기로는 적절할 듯.

P.S. : 악당 녀석 실제로 한 거라곤 운석 하나 턴 거랑 로켓 하나 발사한 게 전부면서 "수천년 앞선 기술력을 가졌다"라니 입 놀리는게 거의 대대장 이임식 할 때 재임기간 중 업적 뻥튀기하는 작전장교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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