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사쿠라는 사막의 한 나라(라기보다 마을)의 공주, 샤오량은 그곳의 유적을 연구하기 위해 찾아온 고고학자의 아들이다. 어느날 발굴된 유적 안으로 들어가게 된 사쿠라는 기억을 잃어버리게 되고 샤오랑은 그것을 되찾기 위해 사쿠라와 함께 많은 세계를 돌며 여행하게 된다.
원작 중 앵도국까지의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 애니메이션. 오리지날 에피소드가 두어개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만화책과 전개가 동일하다. 하지만, 만화쪽의 진도가 많이 나가지도 않은 상태에서 애니화를 한데다, 오리지날 에피소드의 숫자는 적으니, 필연적으로 늘이기 신공을 엄청나게 사용했다.
샤오랑 멋진 놈 띄워주기 작전을 두 매체에서 다 시행하고 있지만, 만화책에선 누구나가 인정할 멋진 사나이가 애니판에선 "아 Cba 개폼 X나 잡네"라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오게 되었으니 할 말 다 했지. 반복 학습은 자제 요망.
성우들 간의 숨소리 연기와, 상호간 이름 부르기 등등만 연발하는 가운데 움직이지 않는 그림을 보고 있는 것도 엄청 짜증나서(감독이 무척 공평해서 주기적으로 모든 캐릭터에게 카메라를 한 번씩 돌린다. 아무것도 하지 않더라도) 전진키를 연타했다. 한 화 감상하는데 5~10분 정도 걸렸나.
원작이 있는데 원작이랑 전개가 똑같고 움직임은 거의 없는 애니메이션이라면, 애니메이션의 존재 가치는 뭔가. OST인가? 이번 1기는 참고 봤지만 2기는 스탭진이 바뀌지 않는 한은 안 볼 것 같다.
사제로 힐하는게 재미있어서 인던을 좀 돌았다. 현재 마나량 - 마나 효율 - 어그로 - 디스펠 - HP 소모 속도 등등을 고려하면서 하는게 꽤 삼삼한 재미다. 물론, 아이템을 맞추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 녹템을 꽤 입고 있었으니까, 아무 인던이나 가면 꼭 줏어먹는게 있는거다. 역시, 와우는 아이템 맞추는 재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거슬리는게 있다. 보조 힐러. 안정적인 걸 좋아하는 와우 친구들의 특성상 항상 드루나 주술사를 끼워가려고 하는데, 이들이 거슬린다. 별로 역할 수행을 개념 없게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정예화가 진행되어, 진짜 초보가 아닌 이상은 다들 잘 하는 편이고, 사실 대다수는 부캐다. 알만큼 안다.
문제는 힐이다. 차라리 표변으로 댐딜하거나 질풍 깔고 막 때려대면 고맙겠는데, 이들은 워낙 개념이 착실하다보니 보조힐러라는 직함에 걸맞게 항상 대기하다가 사람들이 조금만 다쳐도 바로 힐 넣어버린다.
나는 수신 찍어서 힐량이 센 편이다. 대충 맞춘 아이템이나마 힐증도 합쳐서 120 가까이 되고. 최대 레벨의 경우 순간 치유가 1,000, 치유가 1200, 상급 치유가 1500 가량 나온다. 그리고 혹시나 크리 터질까 50%의 여유를 둔다.
그러니까, 소생만 넣으면서 주시하다가 HP가 1,000 넘게 닳아야 캐스팅에 들어가는거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만 닳아도 바로 재생이나 빠른 힐을 넣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누가 메인 힐러인지. 나는 MP 풀인데 보조 힐러들은 MP 다 닳아서 막 엠탐하고 있고; 이게 한두번이면 몰라도 계속 되니까 부담된다. 말은 안 하지만 "저 사제 힐도 안 한다"는 소릴 마음 속에서 하고 있을 게 너무 뻔하잖아.
결국 앞 다투어 힐을 넣는 힐 경쟁이 되는데... 한 번은 웃긴 일이 있었다. 풀하는데 전사에게 보조 힐러가 힐을 넣었다. 몹이 보조 힐러를 본다. 죽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힐을 넣는다. 나를 본다. 보조 힐러가 나를 힐한다. 몹이 다시 보조 힐러를 본다. 무한 반복. 탱킹을 힐러가 했다.
수신으로 바꾼 걸 후회하고 있다. 수신은 5인용이 아니다. 힐러 과다 상층용도 아니다. 줄구룹, 안퀴라즈 이상 레이드용 특성이다. 혼자 5명을 다 힐해도 MP가 남아도는데 보조 힐러 껴가는 현 추세에서 뭐하러 신수로 바꾼건지. 맹렬히 후회 중.
이쯤 쓰면 "서로 협의하지 그래요?" 라는 의견이 나올 법 하지만, 뭐... 쑥쓰럽달까 말하기 그렇달까, 하여튼 서두 떼기가 힘들다. 어쨌든 무난히 깨니까 그냥 설렁설렁 넘어가는 것. 하지만 인던 도는 재미는 확실히 별로 없다.
처음에는 작가의 전 작품인 디어스가 워낙 아무 생각 없어뵈는 작품이라 이 작품도 그렇겠거니 하고 넘어갔었다. 그러다 2기까지 만들어지고, 블로그들에 이런저런 감상평이 많아서 찾아 보게 되었다.
선입견과는 달리 설정도 그렇게 거북스럽지 않았고 나름대로 깊이도 있는 듯. 어떻게 보면 뻔한 전개지만, 반대로 덕분에 아무 부담없이(전부 예상대로 되니까) 편하게 볼 수 있는 애니 같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애니메이션에 "어른"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 돌들은 아무리 옛날에 만들어졌다 해도 만들어진 때와 변한 점이 없고(변할 수가 없다. 영원한 아이인 인형이니까), 인간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누나도 잘해야 고등학생 1, 2학년 정도? 정신 연령은 훨씬 더 어리지만.
하지만 이들에게 충고와 조언을 받고 노력해, 쥰은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된다. 필요한 것은 관심과 사랑, 그리고 스스로의 노력이라는 작가의 작은 메시지일지도.
앨리스 게임이라든가 제작자에 대한 여러가지 뒷배경들에 대한 것들은 2기에서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듯 하므로 그건 생략하고 싶지만, 역시 스이긴토는 마음에 안 든다. 뭐냐 그 까마귀 날개. 깃털을 날리는 건 시각적으론 좋은데 그게 왜 "공격"이 되는 건지, 그걸 맞는 이들은 왜 괴로워하는 건지 도통 모르겠다.
마지막으로, 캐릭터에 모에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스이세이세키의 그 평지풍파를 일으키고 다니는 성격이 마음에 든다. 하지만 내 눈 앞에 실제 그런 인형이 나타난다면 소란을 못 피우게 가방을 꽁꽁 묶어서 봉인해버릴듯.
Target of Target, 즉 ToT 애드온은 현재 적의 타겟을 보여주는 유용한 애드온이다.
현재 내가 타겟 잡고 있는 몹이 누구를 보고 있는가 하는 건 대단히 중요한 사항. 탱커라면 어그로를 잡아야 하고, 댐딜러라면 절대 타겟 잡히면 안 된다. 만약 잡힌다면 어떻게든 메즈를 하던가 떼어내야겠지.
하지만 힐러에게는 한단계 부족하다. 힐러는 몹을 타겟 잡는 게 아니고 아군 파티를 타겟 잡는게 보통이기 때문에, 타겟은 아군이, ToT는 아군이 타겟 잡은 몹이 보인다. 즉, 몹의 타겟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TTT, Target of Target of Target 이다. 힐러가 타겟 잡은 아군, 그 아군이 타겟 잡은 몹, 그 몹이 타겟 잡은 아군까지 다 보여야 원활한 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선 ToT 지원도 안 되는 애드온(아니, 유닛 프레임 애드온 자체가 적은 편이다)이 많은데, TTT는 오죽하랴. 현재 TTT를 지원해주는 애드온은 펄 클래식 플러스와 너프드 유닛 프레임 2개 밖에 없다. 그나마 너프드가 꽤 쓸만해서, 미니그룹과 HoTT를 이걸로 교체했다.
와우는 하는 사람도 많고 애드온 제작자도 많기 때문에 뭔가 필요한 기능이 있다면, 찾기만 하면 어떻게든 필요한 애드온을 구할 수는 있다. 하지만 뭔가 답답한 것도 사실. 확 만들어버리고 싶고, 자료도 널렸는데, 손대면 시간을 엄청나게 잡아먹을 것 같아서 손을 못 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