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 gimik / GONZO / GOTT 초능력자 여주인공 둘을 내세운 캐릭터 애니메이션. 1화물로 딱딱 끊어지는 초반부보다, 권력을 쥔 소수 집단 노블즈와, 무한의 삶을 기억을 잃어가며 반복해온 두 주인공의 대결이 멋지게 펼쳐질 것 같아서 후반부를 기다리며 꾹 참고 봤다.
하지만 내공이 크게 모자랐다고나 할까, 시간과 비중 배분이 약하다고나 할까, 전혀 와닿는게 없었다. 아니 라스트 보스가 왜 그 친구인 건가. 정작 작품 내에서 나쁜 놈인 노블즈는, 막판에선 구석에 찌그러져 있고 피해자 v.s. 피해자의 구도가 되어버렸다. 서로간에 대의명분이나 논리도 전혀 없고. 장관은 언급도 전혀 안 되는 엑스트라였다가 막판에 그렇게 나대면 누가 "이야 멋진 반전입니다" 하고 박수라도 쳐주나? 복선이라도 좀 깔든가. 다른 건 구구절절히 설명하는 주제에 왜 그런 것만 묻어놓는 건지.
이 게임은 H 게임이다. 다른 뭐, 걸 게임, 미소녀 게임 이런 종류의 정의도 많지만, 이 게임에겐 H 게임이라는 장르명이 걸맞다(…). 그야말로 H를 위한 게임. 그것도 대부분 강제(강간이랑은 또 미묘한 차이가 있다 - 아니, 몇몇은 확실한 강간 맞지만)로.
주인공은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둥지를 만들게 된다. 자세한 설명은 아직 플레이 안 한 사람 - 이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 의 즐거움을 위해 생략하기로 하고, 그걸 위해 매주 단위로 둥지를 개축하거나, 쫄따구를 소환하거나, 마을을 습격해서 공물을 털어오거나 한다. 그러면서 납치한 여자나 제물로 바쳐진 여자, 둥지에 쳐들어온 모험자 등등과 삐리리도 하면서 재물, 둥지, 정력(아니 실제로 수치도 있다)등을 키우면 된다.
캐릭터나 시나리오는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없고, 그래픽이나 사운드가 엄청 좋은 것도 아니고, 원화도 적은 편이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작품 분위기가 가볍고 밝게 흘러가는데다, 캐릭터들도 엄청 좋지는 않아도 나름대로 정감가고(싫은 캐릭터가 하나도 없다!), 무엇보다 매주 단위로 펼쳐지는 둥지 공방전이 정말 재미있다. 처음 볼 때 던전 키퍼를 연상했는데, 스케일을 줄인 던전 키퍼라고 보면 상당히 근접할 듯.
처음에는 둥지도 썰렁하고 부하도 없고 돈도 없어서 정말 어렵지만, 다른 건 몰라도 몬스터가 계승이 되기 때문에 아니다 싶으면 대충 아무 엔딩(배드도 문제없다)이나 보고 승계해서 처음부터, 처음부터, 처음부터. 몬스터들의 평균 레벨이 들어오는 모험자를 다 때려잡는 레벨이 되면 마음놓고 궁성 부수고 다니고, 큰 거 한 방에 돈은 몇천씩. S등급 영웅을 때려잡으면 작은 왕국 22년치 예산이 들어오는 것이다(근거 - 돈 1만이 모이면 쿠가 "작은 왕국 100년치 예산"이라고 함)!
얼마나 재미있냐 하면 H 보려고 시작한 게임인데 정신 차리고 보니 H는 다 제껴버리고 왕궁 뽀개기 - 영웅 때려잡기 - 몬스터 레벨링에 열중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정도. 이런 류를 많이 해본 사람에겐 식상할지 몰라도 내겐 꽤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싫어하는 캐릭터도 없고 그렇게 좋아하는 캐릭터도 없지만, 그래도 꼽아보라 한다면 천연바보 유메와 살인내숭 류미스가 마음에 든다. 그리고 류미스 엔딩 1과 엔딩 2의 차이를 보면서, "아 남자는 역시 능력이다"라는 걸 새삼 느꼈다(웃음).
덧 - 바로 아래 적은 B&W 2와는 반복 플레이란 면에서 정반대의 게임이다. 이쪽은 무한 반복 권장(재미도 있다), 저쪽은 1번만(완전히 새로든 이어서 하든 짜증).
당신은 우주의 어둠에서 태어난 신이다. 그 어둠을 떠돌다, 신을 원하는 소리에 이끌려간 당신은 아즈텍인에게 공격당하며 구원을 바라는 그리스인들을 발견해, 급한대로 몇 명을 구하여 다른 땅Land으로 탈출했다. 거대한 세력을 가졌으나 섬기는 신이 없는 아즈텍, 그리고 그 아즈텍을 따르는 노스인과 일본인, 그리고 지금은 생존자 몇몇만 남아있으나 강한 신(바로 당신!)을 가진 그리스인. 과연 그리스인들은 침략자들을 물리치고 고향으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인가?
B&W 1편을 내놓아 "과연 피터 몰리뉴!"란 소릴 들었던 몰리뉴가 그 게임의 2편을 내놓았다. 대단한 성공을 거두고 여러 칭송을 들은 게임에 2라는 단순한 글자를 붙이기 위한 그 엄청난 고행. 과연 몰리뉴는 그 고행 끝에 어떤 도를 얻었을까. 한 번 살펴보도록 하자.
게임 진행
이 게임의 목적은 자신을 받드는 종족을 번성시켜, 모든 땅을 차지하는 것. 모든 땅에서 플레이어는 크리처와 주민 몇명, 약간의 자원을 갖고 시작한다. 아무것도 없는 땅에 도로를 놓고 건물의 청사진을 찍고, 비옥한 땅에 곡식이 자랄 들판을 지정하면, 크리처와 주민이 나무를 자르고 광석을 캐고, 건물을 짓고 인구를 늘리면서 번성해나가기 시작한다. 전작에서도 대단했던 AI는 역시나다. 처음 마을 설계를 적당히 했다면, 더 이상 마을에 손 댈 필요는 없을 정도. 아, 번식부 사도는 필요하겠지만.
마을이 어느 정도 커지고 안정하면 슬슬 인근 마을로 눈을 돌리게 되는데, 마을과 인구를 더욱 확장해서 그 감화력으로 점령할 수도 있고, 군사를 모집해서 강제 점령할 수도 있다. 물론 두 방법 모두 사용할 수 있고, 사실 그게 제일 빠른 방법이다. 전자는 주로 선쪽이 되며, 상대 인구가 이주해오기 때문에 상대 마을은 무인 마을이 되거나 없어지고 플레이어의 세력이 더 커진다. 후자는 악이 되며, 상대 마을은 일종의 속국이 된다. 약간의 트릭으로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조정할 수 있긴 하지만, 매우 귀찮은 일이다.
1편과 비교해봤을 때
게임의 많은 부분이 보다 명확해졌다. 선과 악에 관계된 일을 할 때마다 선 / 악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며, 언제나 자신과 크리처의 선 / 악도를 알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주민의 욕구를 확인 가능하며, 얼마나 다급한 건지도 알 수 있다. 1편을 할 때 왜 그렇게 되는지도 모르면서 악신이 되었었는데, 덕분에 선신으로 게임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건물의 종류가 대폭 늘어나 주거용 건물만 대여섯가지이며, 광물이나 곡식의 원자재를 가공하는 건물이나 장식물들(주민의 행복도를 올려준다), 각종 문화 시설 등이 존재하며, 이들은 제각기 주민의 행복도나 마을의 감화력, 생산력 등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절한 배치가 중요해졌다.
단점들.
하지만 이 게임은 단점이 꽤 많은 편인데, 모두 "뒤가 없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즉, 이 게임은 1회차, 8개 랜드, 플레이타임 30시간 플러스마이너스 5시간을 위한 게임이다. 그 뒤는 생각하지 않았고 배려하지도 않았다. 엔딩을 보면 모든 정보를 가지고 노스 랜드부터 다시 시작하지만, 똑같은 짓을 또 하고 싶은 사람은 몇명 없을 것이다. 별로 유행이라든가 추세를 따르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짧은게 아닐지.
크리처나 주민들의 AI는 우수하나 적 AI는 매우 한심스럽다. 너무 쉬워서 재미가 없다는 이야기. 가끔 에픽 기적을 쓰고 이쪽에 군대를 보내긴 하나 그게 전부. 인구는 절대 늘지 않고, 생산력도 매우 약하다. 군대는 한 번에 20명씩만. 계속 버티다 보면 결국 남자들의 씨가 말라 스스로 멸망한다.
하드웨어 커서를 지원하지 않기 때문에 컨트롤을 할 때 약간 뻑뻑한 감을 느끼게 되며, 다양한 건물을 골라 지으려고 할 때 건물 선택 인터페이스가 매우 불편하며(이 부분엔 단축키도 없고, 휠도 안 먹힌다), 건물과 사람들의 상호 관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겨도, 몇페이지 되지도 않는 얄팍한 매뉴얼에선 절대 답을 찾을 수가 없다. 게임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몰리뉴의 배려인가?
결론은 확장팩인가.
이 게임이 피터 몰리뉴의 능력을 보여주는 건 사실이다. 재미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너무 쉬운 적, 부실한 설명, 불편한 인터페이스, 짧은 플레이 타임, 몇 개 안 되는 맵의 무한 반복은 정말 좋은 게임이라곤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 뭐랄까, 라이트하다. 이 게임은 파고들 요지도 별로 없고, 그런 것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하지도 않았다. 짧은, 단 한 번의 플레이가 전부라고 생각하고 만든 게임이다. 하루 1시간, 30일 즐기기엔 적절할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골수 게이머인 내겐 그 점이 가장 큰 불만이며, 이 게임 자체가 데모로 보인다. 피터 몰리뉴의 능력에 대한 데몬스트레이션, 그리고 앞으로 나올 후속작에 대한 데모.
3월 1일에 화심부 들어가 용암 거인에게 전멸당하면서 겪어본 화심부. 길드 레이드에서 수도 없이 도전했지만 결국 실패했던 라그나로스.
결국 금요일에 끝을 보았다.
인던 리셋되는 8시 20분에 출발, 새벽 1시에 끝난 4시간 40분 동안, 문자 그대로 "모든 몹"을 싹 다 잡고(마그마다르 잡고 나오면서, 그동안 리젠된 개들도 다 잡았다) 나왔다. 풀 실수로 인한 개 + 가르 애드로 인한 전멸 외에는 전멸도 없었고, 브리핑도 없었고, 그냥 돌격 앞으로.
내가 원하는 화심 레이드가 바로 이런 거였다. 미친듯한 댐딜, 시원시원한 진행. 다 끝나고 보니 화살 3600발 중에 3200발 쓰고 400발만 남아있었다.
라그나로스 전은... 진형이나 전술은 대동소이했으니 뭐 준비와 노하우의 차이겠지. 길레 땐 무수히 전멸하면서도 화보를 꿋꿋하게 준비 안 하는 사람들이 대다수였으니까. 기본적인 준비와 그로인한 생존율의 차원이 틀렸다. 별로 말하고 싶지도 않군.
네파리안 헤딩을 하다보니 인던 리셋이 됐다. 나름대로 화심부를 가지 않을까 했지만 다시 검둥을 갔다.
서슬송곳니전에선 사냥꾼도 주술사, 전사와 같이 몹 드라이빙을 했다. 처음엔 구경을 했고(그런데 그 판은 신규 공대원에게 설명하던 사제가 몹 애드 시켜서 어이없이 전멸했다), 다음부턴 드라이빙을 직접 했다. 용족이 이속이 느려서 쉬웠다. 그런데 용족보다, 지나가던 나를 때리는 오크 마법사들의 신폭이 더 무서웠다. 다음엔 상급 신보라도 먹고 해야지.
알 깨기 전에 다 누웠기 때문에 직접 겪어보지 못한 서슬송곳니전에 대해선 별로 할 말이 없다. 거의 20개씩 날려대는 광역 화염구 외에 별 볼 일 없어보이긴 했는데.
벨라. 2번 도전해서 깨졌다.
정수가 사라지기 전에 최대 댐딜을 해야 하나, 탱커 교체도 해야 한다. 이 제약 조건 때문에 어그로가 엄청 튀었다. 고개가 휙휙 돌아가니 브레스 맞아서 힐러 다 눕고, 이후론 힐이 모자라 불꽃회오리가 싹 쓸어버리는 형국.
기본 화저 158에 상층 버프에 주술사 토템까지 화저 299를 달성하고 벨라에게 도전했는데, 완전 저항은 거의 없었고, 주로 25% 대미지를 받았다. 그래도 2분이면 1만이 넘는 대미지다. 300에 가까운 화저, 쿨타임을 최대한 활용해 마셔대는 화보로도 감당이 안 되어 힐을 받지 않을 수가 없었다. 과연, 무시무시하군.
탱커나 힐러들에겐 죽을 맛이겠지만, 사냥꾼은 여기선 할 일이 댐딜 밖에 없어서 조금은 심심한 몹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