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10. 5. 4. 22:06
중국에 온지도 어언 2주 쯤 됐다.

작년 크리스마스 때 아스가 나보고 꽉 막혔다고 한 건 동의했지만, 틀을 깨기 위해 해외 한 번 나가보는 게 좋겠다는 말에는 다 같은 콘크리트 도시가 뭐가 다를 게 있을까 싶었는데 와 보니 이건 아스 말이 맞는 듯 하다. 코를 통과해 기관지에 콱 와서 박히는 대기 오염부터 시작해서 같은 동양권의 바로 옆 나라인데 모든 게 다 새롭고 특이해보인다. 사방에선 중국어 밖에 안 들리고.

그런 반면 자는 건 호텔의 독실에서 자고, 먹는 건 아침은 무조건 호텔 뷔페, 점심은 회사 옆 호텔의 식당(사내 식당이 있는 것 같은데, 외국인이라 편의를 봐주는 것 같다), 저녁은 한국 식당 가서 먹으니 중국 식당 가서 먹는 게 별미일 정도. 중국 음식의 경우엔 점심에서 먹는 것도 그렇고 다른 집 가서 먹는 것도 그렇고 본인의 적응도는 120%쯤 되는 듯. 다른 분들 부탁으로 고추장 등을 챙겨오긴 했는데 지금까진 본인은 입에도 안 댔다. 저녁마다 한국 식당 가서 괜찮은 거겠지만. 정말 더위만 빼면 이보다 편할 수가 없다. 일 얘기는 논외.

다만 인터넷 속도가 30kb/s의 초저속인데다 불규칙적으로 끊겨서 게임도 물론이요 인터넷으로 즐기던 온갖 문화 활동이 모두 중단 상태고(특히 플래시나 동영상은 거의 못본다. 속터져!), 티스토리는 중국에서 막아놔서 프록시로 돌아와야 하니 블로그질도 잘 못해서 답답하다.

아 제길 지금 아는 걸 한국에서 미리 알았다면 노트북 싼 거 하나 사서 온갖 동영상(특히 배틀스타 갤럭티카는 완결된 김에 언젠간 처음부터 다 보려고 하던 건데 이럴 때 챙겨왔으면!)과 게임들(스팀에서 사뒀던 이블 지니어스, IWD2, 발더스 게이트 트릴로지, NWN 1편 확장팩 1, 2)을 갖고 왔을텐데. 너무나 준비가 부실했다.

덕분에 요새 잠 많이 잔다. 하루에 수면 시간이 2자리수인 나날. 머리카락이 빠지는 원인 중에 수면 부족도 있던데, 내 탈모 원인이 혹시 그거라면 한국에 돌아갈 때 쯤이면 삼손이 되어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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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10. 4. 20. 07:25
크라이시스는 필자에게 묘한 감상을 갖게 하는 게임이다.

필자는 이 게임을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간 파코즈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당시 모든 그래픽 카드의 기준은 '크라이시스의 FPS가 몇인가' 였다. 즉 게임 자체의 재미 어쩌고 뭐 이런 얘기는 전혀 없이 그저 벤치마크의 기준으로서만 작용했던 것이다.

두번째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었던 건 동영상이었다. '맥시멈 아머'로 방탄이 되고, '맥시멈 스텔스'로 은밀히 접근하고, '맥시멈 파워'로 사람 잡아던지고, '맥시멈 스피드'로 순식간에 거리 좁히고... 완전 액션 게임이었다.

그런데 막상 크라이시스를 해보니, FPS였다. 그것도 대단히 상식적인 FPS. 나노슈트의 기능도 꽤 제한적이었고. 물론 스텔스로 숨는 건 대단히 사기지만. 그래서 그냥 그렇게 무난하게 진행해서 무난하게 클리어했는데, 계속 워헤드가 플레이하고 싶었던 걸로 보면 이 게임의 매력이 어느새 필자를 사로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워헤드를 클리어한 지금도 모르겠지만.
워헤드는 크라이시스의 스탠드 얼론 확장팩...격인 게임인데, 그냥 크라이시스 재활용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엔진에 이런저런 개량이 가해진 건 사실이지만 전작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고, 배경은 전작의 재활용이며, 무기 체계를 비롯한 여타 시스템도 수류탄 발사기와 최종 무기를 제외하면 완전히 같고, 적 또한 전작에서 나온 애들 완전 재활용이다.

이 게임은 스탠드 얼론인데도 스탠드 얼론의 기본이 안 되어있는 게임이다. 튜토리얼도 없고, 조작 설명도 없고, 배경 설명이나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정보도 거의 주지 않는다. 그리고 게임의 전개도 플레이어가 전작의 주인공 노매드로 플레이하는 동안 싸이코가 어디서 뭘 했냐는 걸 보여주는 정도로, 스토리에 기본이 안 되어있다. 왜냐하면... 기승전결이 없어!

허무한 엔딩을 보면서, 확장팩 징징이나 오리지널의 플레이타임 타령이 나오는 걸 막기 위한 입막음용 땜방 게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게임 하는 동안에는 집중해서 재미있게 했으니까, 뭐 그걸로 됐다고 치자. 2편도 기대된다.


posted by DGDragon 2010. 4. 19. 21:06
대략 열흘에 걸쳐서 팔 건 팔고 녹일 건 따로 모아두었다. 딱 프레이터 살 돈만 모아 프레이터를 사서, 지타 오기 전에 지갑에 있던 돈이 7밀 뿐이었기에 위 스크린 샷에 있는 돈이 팔아서 생긴 돈 전부다.

원래는 900여종 모두 처분해버리려고 했는데 도저히 귀찮아서 못하겠다; 결국 200여 종 정도가 남았다. 50밀 어치만 더 팔아서 2빌 맞출까도 생각해봤는데 그것도 귀찮다; 0.01 isk 전쟁도 그렇지만 아무리 지타라도 안 팔리는 건 안 팔리더라.

1년 가까이 미션질하면서 전리품을 판 적이 거의 없어서 사실 더 많을 거라 생각했었는데 그렇진 않았다. 하긴 오래는 했지만, 그렇게 많이 플레이한 것도 아니긴 하지.

이제 필자는 2달 동안 중국에 가고, 그동안 꼽은 아우터로 간다. 즉 앞으로는 미션할 일은 몇달간 없을 듯.
posted by DGDragon 2010. 4. 18. 21:20

나온 직후 좀 하다가... 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몇주 동안 한 번도 돌리지 않은 게임을 삭제한 참이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구리다거나 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크리스 테일러는 대단한 개발자다. 그는 안주란 단어를 모르는 듯 하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에서 그는 2D와 3D의 가장 큰 차이점 - 탄속과 궤도를 가지고 날아가는 탄들(비록 물리 연산과 그래픽 덕분에 사양은 떡실신이 되더라도) - 과 넓은 맵, 다양한 종류의 유닛들로 비록 배경은 먼 미래지만 현대전에 가장 근접한 RTS를 만들어 내었으며, 서프림 커맨더에서는 토탈에서 지적받았던 세계관을 보충하고 각 진영의 개성들을 잘 살려내었다. 그리고 확장팩인 포지드 얼라이언스에서는 실험 유닛들과 여러 개념들을 수정하여 TA의 그림자를 거의 지웠다.

2편에서는 이에서 더 나아가, 멀티 위주로 만들었던 데미갓을 서프림 커맨더와 합성하여 만들었으며, 공장을 업글하여 올라가는 테크 트리 대신 RPG와 유사한 형태의 테크 트리를 도입하고, 유닛들의 종류를 줄인 대신 비중을 높이고, 실험 유닛들의 위상을 더 낮추었다. 이제 실험 유닛을 보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되었다. 물론 부수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즉 캐주얼해진 것이다. 그래픽도 부담이 덜가는 형식으로 바뀌었고, 유닛 종류도 줄고, 게임하는 동안 뽑게 되는 유닛 수도 줄고(이 부분은 확실치 않으나... 줄어든 느낌이다), 맵도 작아졌다.

그 결과 필자는 서프림 커맨더 2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이 게임은 더이상... 전쟁 같지 않다. 장난감들이 나와 펼치는 장난감 전쟁이라면 모를까.

그리고 첫 캠페인인 UEF에서 5번째 미션을 보고, 싱글 진행에도 흥미를 잃어버렸다. 연출이 뭐 이래;

필자가 GPG나 크리스 테일러에게 실망을 한 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주시할 생각이지만, 적어도 이 게임만큼은 필자의 취향과 거리가 너무나 멀다.
posted by DGDragon 2010. 4. 8. 19:43
일하러 간다. 지역은 중경(충칭), 출국은 4월 20일, 귀환은 6월 17일.

회사내 유경험자 2명이 이미 가 있고, 필자는 그분들 심부름꾼. -_-

취업을 위해 영어(특히)와 제 2외국어 배우는 사람들 중 과연 얼마나 되는 비율의 사람이 그걸 활용할 기회를 가질까 생각해보면, 토익은 쳐본 적 없고 중국어 전혀 모르는 필자가 갑자기 중국에 2달 동안 일하러 간다는 이 상황은 대단히 아이러니하다는 느낌을 준다.

여러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어 하나하나 준비하는 중인데, 다른 건 둘째치고 이브 온라인 스킬 치는 건 어떻게 할까 고민이 크다. 중국 내에서 하는 건 컴퓨터 여건상 불가능하고(노트북은 가져가지만, 그쪽 보안 규정 상 한 번 일터에 박으면 나갈 때 뽑을 수 있다. 게다가 무조건 포맷), 누군가에게 맡겨야 하는데... 인선을 어찌해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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