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 2003 GONZO/Victor Entertainment・GDH 나는 곤조가 좋다. 타 회사의 경우 애니메이션 제작 시 안전을 위해 노리고 만드는 미소녀 계열, 원작 만화를 애니화하는 경우가 많지만, 대체로 식상하거나, 내용을 미리 다 알거나, 제대로 애니화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곤조는 오리지날 애니메이션을 많이 제작하는 편이고 또 대체로 다 재미있는 편이다.중반에 망가지는 작화로 "곤조 나시 곤조(근성 없는 곤조, GONZO라는 이름 자체가 일본어로 근성이라는 뜻)"라는 소리를 듣지만 않는다면 더 이상 바랄게 없겠지만 말이지.
라스트 엑자일은… 내가 몰아서 본 탓인지는 몰라도 마치 9시간짜리 극장판을 본 것 같은 느낌이다. 탄탄한 설정에 막힘없는 전개, 자연스런 진행(너무 자연스러워서 저게 삼각관곈지 무슨 관곈지 다 지나고서야 깨달았다)에 곤조 특유의 3D 그래픽과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액션이 정말 좋은 애니메이션. 특히, 소피아("우치카타 하지메!")와 아르비스("라비! 라비!")에게 필이 꽂혔다. 노린 건지 어떤 건진 몰라도(노린 티가 거의 안 나서 더더욱 더 제대로 꽂힌다) 아르비스는 내가 지금까지 본 캐릭터 중 가장 궁극의 로리.
제대로 밝혀지지 않는 것도 있고, 수긍이 안 되는 것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지만, 제대로 진행해서 제대로 확실한 엔딩이 있기에 결론적으론 납득이 된다. 작화가 망가지는 것도 8화 뿐이다(웃음). 추천하는 애니메이션.
세계 최대의 비만 국가 미국. 전 인구의 1/3 가량이 과체중을 넘어 비만이라는 나라. 지금도 충분히 뚱뚱하지만, 앞으로 더 뚱뚱해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나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물론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한 국가의 전 국민의 체질이 바뀌는데는, 매우 다양한 원인과 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원인들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저가이며, 식물성이라 소비자의 거부성이 적지만, 사실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은 돼지고기보다 더한 기름인 팜유의 대량 생산과 소비, 고과당 합성물질인 HFCs의 개발과 사용, 패스트푸드점들의 공격적 마케팅, 올바른 식습관 교육을 포기한 가정과 학교, 부족한 체육시간, 다이어트에 대한 잘못된 조사 및 분석 결과들, 한걸음 물러선 종교단체들과 정부.
특히 인상 깊은 건, 맥도널드나 피자헛과 같은 패스트푸드 회사들의 맹활약이다. 그들은 그들의 음식을 팜유로 튀겨서 내고, 거의 먹는 그대로 지방으로 가는 고과당 합성물질 HFCs로 맛을 낸 음료를 준다. 음식의 양을 더 늘리고, 돈을 그만큼 더 받는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학교의 급식까지도 패스트푸드로 제공해버린다. 공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이 줄어 재정난에 허덕이는 학교들은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인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아침도 패스트푸드, 학교에서 먹는 점심도 패스트푸드, 간식도 패스트푸드를 먹고 살게 된다.
자본주의의 나라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것은 단 하나, 돈이다. 그들은 그들의 돈을 위해 자국민의 건강마저 도외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먹는 양은 많아졌지만, 하루 평균 서너시간에 달하는 TV 시청 등으로 인해 운동량은 오히려 감소한다.
많이 먹는 것에 대해 종교단체는 침묵하였으며, 정부기관들은 시민들의 비만에 대해 '개인이 알아서 할 일' 이라며 손을 놓는다. 식생활 연구가들은 통계자료를 잘못 분석하거나 자신들의 빈약한 지식을 과신하여,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잘못된 상식을 퍼뜨린다.
말리는 사람은 없고, 모두가 권장한다. '먹어라, 먹어라, 먹어라!' 그리하여 사람들의 심리적인 '리미트'가 해제되고, 미국인들은 살 찌는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배가 터지도록' 먹게 되었다. 결국 모두의 배가 공평하게 두꺼워지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자유의 나라 미국이므로, 상위 부유층에겐 위의 모든 말이 맞지 않는다. 하지만 나머지 95%의 국민들, 특히 하위 계층으로 갈수록 이 현상은 더 심화된다.
미국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근래 들어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가의 허리살을 빼기 위해선 패스트푸드점들이 벌어들인 돈의 몇배에서 몇십배에 달하는 세금이 필요할 것이다.
읽다 보니 비슷한 이야기들을 우리나라 뉴스에서 꽤 본 것 같다. 특히 2000년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는데, 20대부터 4, 50대까지 전연령의 비만 비율이 30%를 돌파했다. 절대 미국에게 뒤쳐지는 수준이 아니다.
미국처럼 수습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전에, 부디 현실 인식과 대처가 뒤따르기를.
뒷배경이야 어쨌든, 세상의 거의 모든 권력의 중점에는 '남자'가 있었다. 인류 수천년의 역사 동안 수없이 많은 왕국과 왕, 귀족 등등이 있었지만 거의 전부가 남자. 여성들은 그저 공식적인 직함 없이 뒤에서 권력을 쥔 남성들을 조종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여왕이나, 여성의 몸으로 권력을 쥔 이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매우 소수.
그러나,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여성의 몸으로 스스로 '황제'라 칭하고 절대 권력을 휘두른 이가 있다.
측천무후.
후궁으로 들어가 황제의 얼굴 한 번 못보다가, 황태자의 눈에 들어 후궁이 되고, 황후가 되고, 정치에 간섭하고, 황제가 된 뒤 섭정을 하다가, 스스로 황제가 된 사람.
이런 사실로도 놀라운 인물이지만, 의외로 그녀 자신에 대해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그저 황제의 자리를 찬탈한 악녀 정도의 이미지랄까. 물론 30년 넘게 황제를 하고 있다가 쫓겨나긴 했지만, 그건 권력을 탐하는 다른 자들의 행동이었고, 민중이 그녀의 지배를 거부했다거나 반란을 일으켰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적어도 중간 이상은 가는 황제였을 것이다. 이 은폐는, 역시 남자들의 꼴사나운 질투일까.
작가 샨사는 이 유명하면서도 잘 알려지지 않은 여황의 일생을, 2권에 걸쳐 1인칭 시점에서 쓰고 있다. * 작가에 대한 글은 넷에 넘치니 따로 언급하진 않겠다. 왜 중국인 여성이 파리에서 글을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흘러넘치는 국내의 대본소용 환협지와는 달리, 이 소설의 1인칭은 확실하다. 작가는 없고, 캐릭터만 존재한다.
측천무후의 어린 시절, 어머니, 아버지, 형제자매들, 아버지의 죽음과 가문의 몰락, 시골 생황, 닭장 같은 후궁 생활, 조와의 만남, 열애, 출산, 그리고 권력을 쥐는 순간에서 죽는 순간까지...
그녀의 일생이, 그녀의 시점에서 펼쳐지고 있다. 읽고 있는 그 순간은, 정말로 측천무후가 된 느낌.
어렸을 때의 불교 심취, 젊은 시절 선대 황제가 죽었을 때의 절 생활, 권력을 쥐기 시작하면서부터 끊임없이 갈구하는, 더 높은 이상향으로의 열망. 신들의 세계, 불멸, 영광의 추구.
그와 동시에 세속적인 것들, 사랑 - 황제에의 사랑, 정부들과의 사랑 - 과 권력에의 탐욕 - 측천무후 자신과 친척들의 - 이 그려지고 있다.
아아 측천무후. 대제국의 정점에 선 절대의 권력, 하늘에 닿은 다시 없는 영광. 그러나 그 끝에서 되돌아 보았을 때, 자신의 이익에 매달린 정부들과 권력에 탐하는 친척들 사이에서 그녀는 끝없이 외로웠다. 고독했다. 정점에 서 있었기 때문에, 오로지 홀로만 있을 수 있는 곳에 있었기 때문에.
18금 게임은 18금 애니로, 건전 연애물은 건전 애니로. 근래(라고 해도 꽤 오래됐군)의 추세인 듯 하다.
본지는 한참 됐는데(올해 초인가) 봤다는 사실을 이제 깨닫고 늦게나마 쓴다. -_-; 원본은 아무 것도 모르고 애니만 봤고, 애니에 대해서만 씀.
스크린 샷은 많이 찍어놨는데 하드와 함께 날아갔다. 젠장.
평범한 주인공. 주인공의 친구. 주인공을 마음 속으로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여자 A. 그런 여자 A를 응원하는 A의 단짝 친구 B. 아주 기본적인 구성이다. 왜 알파벳으로 부르냐고 한다면... 이름을 까먹었다.
하도 내성적이어서, 몇년을 봐 왔으면서도 고백조차 하지 못하는 A를 보고, 답답해진 나머지 B는 주인공과 먼저 친구가 되고, 자연스럽게 A를 소개시켜 준다. 어찌어찌 고백에 성공해서 사귀게 되는 두 사람. 보고 있는 시청자의 복장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던 관계였지만, 차츰차츰 나아지더니 갑자기 서로 벗고 뒹군다;
커플이 잘 되자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은근히 주인공을 좋아하게 된 B는 배가 아프다. 약속 장소로 가는 주인공을 붙들고 늘어진다. 간신히 빠져나와 약속 장소에 나와보니... BREAK. 이때를 놓치지 않고 몸으로 대시하는 B. 넘어가는 주인공. 역시 수컷은 어쩔 수 없다.
3년 뒤, 주인공의 감정도 정리되나 했더니 이번엔 A가 깨어난다. 흔들리는 주인공. 과연 그의 선택은?
원래는 볼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2화 마지막 장면 만든 시나리오 작가를 죽여야 된다는 얘기가 하도 많아서, 도대체 왜 그러나 싶어 호기심에 보게 되었다.
처음 1, 2화는 아주 좋았다. 어색했던 두 사람이 서로 친해지고, 마침내는 서로 진짜 사랑한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 관계로 자연스럽게 발전한다. 장인, 장모님에게까지 인정받고 처제도 좋아하는 눈치;
그러다 2화 마지막의 '그 장면' 이후로는 애니메이션 자체가 짜증스럽게 흘러간다.
2화까지 화창하던 하늘은 마지막 화까지 어두컴컴하거나 비가 온다. 주인공은 침울해하고, B는 괴로워하고, A 여동생은 주인공을 증오하고, A는 머엉~하니 아무 생각도 없이 있다. 무변화. 그러다, 주인공이 선택을 하고 끝.
뭐랄까 성숙한 느낌의 전개랄까 그런 걸 하려고 한 것 같은데, 그러려면 하다못해 독백의 형식으로라도 서로의 내면을 말하는 게 좋지 않을까. 2화 동안 사귀고 나머지 10화 동안 처음엔 지X발광하다가, 나중엔 둘 중 누구를 선택할지 고민하면서 B를 괴롭게 만드는 주인공을 보자면 참... 세상에 누가 공감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