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때는 1999년. 지구의 패러럴 월드인, 역시 지구. 20세기 초반부터 침공해온 환수들은 인류의 터전을 빼앗았고 결국 1999인 지금은 동북 아시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점령당했습니다.
50년 넘게 계속된 전쟁으로 비상식적으로 발달한 전투 병기들, 그리고 줄어든 인구로 인해 낮아진 징집 연령.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20세 미만의 청소년이고, 학교에 다니지만 그 학교는 동시에 부대단위의 전투집단이기도 합니다. 그 중 하나인 5121 부대의 이야기가 주.
솔직히 노노미라는 이 귀여운 여자아이가 사실은 XXXX였다던지(트랜스...는 아님! 절대. -_-), 남자 주인공이 게임과 애니메이션에서마저 어벙하고 귀여운 척 하지만 사실은 XX를 밥 먹듯이 하는, 원래는 XXX의 XX였던 놈이라던지 하는 설정 때문에 열심히 찾아서 본 거지만...
성적 환상을 꿈꾸는 수많은 남자들 -_- 그리고 그것을 만족시켜 주고 돈을 버는 문화 산업. 결국 예상했던 대로지만... 여기까지 왔다.
주인공 하나우쿄 타로는 부모가 죽자 유언에 따라 얼굴도 모르는 할아버지에게 맡겨져 하나우쿄 가로 온다.
자신의 조부가 어떤 사람인지, 부자인지 가난한 사람인지도 몰랐고 평범하게 살았던 타로가 도착한 곳은...
사단급 부대 연병장 뺨치는 넓이의 정원에 구름처럼 운집한 메이드들이 기다리고 있는 '평' 단위로는 표현이 안 되는 대저택. 그는 그곳의 주인이 된 것이다. 그리고 단 한가지만 빼고 이 종류 애니 히로인의 정석을 걷는 메이드장인 마리엘.
그리고 이런 종류에는 뻔히 나오는 다양한 조연들이 타입별로 준비되어 있고, 그들의 에피소드들이 애니의 주가 된다. 위에서 언급한 마리엘의 한 가지 비밀이 후반에 약간 긴장감을 높여주긴 하지만 결국 뻔한 전개로 뻔하게 마무리되니 그다지 할 말도 없다.
솔직히 뭐 욕망 충족이라는 측면에서 재미로 보거나 시간 때우기 딱 좋은 애니.
다만 밝아보이는 애니의 뒷면을 보면, 겉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거시기해서 덧붙여 보고자 한다.
우선 하나우쿄가는 많은 이들의 희생 위에 올라서 있다고 하고, 그건 극중에서 등장하는 엄청난 규모의 경비대로도 알 수 있다. 즉 원한을 가진 자가 많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조직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경험과 노련함을 가진 운영자가 필요하다. 하지만 타로는 거기에 적합한 자가 아니다.
나이도 어린 놈이 일을 배우는 장면도 그다지 나오지 않고, 일 관계로 누구를 만난다거나 하지도 않는다. 하는 일이라곤 책상에 앉아서 결재하는 것 뿐. 일을 도와주는 메이드도 분명 있겠지만 이런 일은 학위가 몇개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즉 재벌의 가문이라면서 재벌 일은 전혀 하지 않는다. 이런 쪽 일은 선대라고 불리는 타로의 조부가 다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메이드들도 전부 타로와 나이대가 비슷한 소녀들 뿐인데다, 전부 타로를 좋아한다.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으면서. 아무리 봐도 북한 수준의 세뇌 교육이다. 마리엘과 마찬가지로 전부 준비된 애들이란 소린데...
결국 타로의 조부는 하나우쿄가의 실질적인 일은 자기가 다 해주면서 오로지 타로를 위해 키우고 준비한, 마리엘을 위시한 메이드대와 대저택을 던져주고 아직 어린 타로에게 '당주놀이'를 시키고 있는 것이다. 타로가 결재한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하부 조직에게 전달이 될 것인가? 그는 허울 좋은 이름만의 당주인 것이다. 그것도 주지육림에 빠져 정신 못 차리는.
그리고 아이에게 선물로 준 장난감은, 아이가 거칠게 다뤄서 부서지거나 자라서 싫증을 내면 내다버리게 마련이다.
...아주 무서운 만화다. 시작하자마자 정지까지 며칠 남았는지 뇌까리는 마호로매틱처럼, 밝아보이는 이면에 이미 파국이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