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에 해당되는 글 176건

  1. 2005.06.30 일회용 사람들 Disposable People
  2. 2005.06.28 라제폰 RahXephon : 간주곡, 다원변주곡.
  3. 2005.06.25 세금 이야기 -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이집트에서 한국까지, 토지세에서 간접세까지, 문명을 뒤바꾼 세금의 역사
  4. 2005.06.20 정복의 역사, USA Schwarzbuch USA
  5. 2005.06.20 쉽고 실용적인 XML 무작정 따라하기
  6. 2005.06.20 묵향 20
  7. 2005.06.19 엠마 : 영국 사랑 이야기 英國戀物語エマ 5
  8. 2005.06.14 기후의 역습 Hitzerekorde und Jahrhundertflut
  9. 2005.05.26 건담 시드 데스티니 Gundam Seed Destiny 14
  10. 2005.05.26 기생충 제국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Parasite Rex : Inside the Bizarre World of Nature's Most Dangerous Creatures 2
  11. 2005.05.22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4
  12. 2005.05.22 후타코이 얼터너티브 フタコイ オルタナティブ Futakoi Alternative 2
  13. 2005.05.21 정훈이의 내멋대로 시네마
  14. 2005.05.18 새빨간 거짓말, 통계 How to Lie with Statistics 2
  15. 2005.05.08 제노사가 애니메이션 Xenosaga The Animation 6
  16. 2005.05.01 김정일 코드
  17. 2005.04.17 스타쉽 오퍼레이터즈 Starship Operators 2
  18. 2005.04.15 3의 법칙 Generating Buy-in: Mastering the Language of Leadership
  19. 2005.04.05 암굴왕 巌窟王 7
  20. 2005.03.28 삼성은 왜 노드스트롬을 벤치마킹하는가 - 최고의 서비스가 최고의 기업을 만든다
  21. 2005.03.27 비만의 제국 Fat Land 2
  22. 2005.03.14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 새시대 교육자 생존 전략
  23. 2005.02.24 살로메 유모 이야기 サロメの乳母の話
  24. 2005.02.12 공각기동대 SAC 2nd GIG 攻殻機動隊 SAC 2nd GIG 6
  25. 2005.02.06 라제폰 RahXephon
  26. 2005.01.19 사무라이 7 Samurai 7 4
  27. 2005.01.19 창궁의 파프너 蒼穹のファフナー
  28. 2005.01.17 오! 나의 여신님 Ah! My goddess TV판 1, 2화
  29. 2005.01.17 이 추하고도 아름다운 세계 この醜くも美しい世界
  30. 2004.12.27 하울의 움직이는 성 ハウルの動く城 Howl's Moving Castle 6
posted by DGDragon 2005. 6. 30. 21:36
  일회용 사람들  케빈 베일스 지음, 편동원 옮김
정당한 돈을 주고 물건을 구매했다고 착각하는 동안, 매매춘 여성과 흑인 농부들, 광산촌 인부들은 악조건 속에서 고통당하고 있다. 반인권적인 범죄를 행하는 이는 바로 우리 자신이라고 책은 경고한다.

사회가 산업화하면 과학의 발달로 출산/사망 비율이 다산다사에서 다산소사가 된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경쟁이 심해지고 인간 개개인의 가치는 떨어진다. 경쟁에서 이기고 높은 가치를 가진 사람으로 키우기 위해 자식에게 들어가는 부양/교육비는 증가하고, 때문에 사회는 소산소사로 접어든다.

르네상스는 페스트가 유럽 인구를 다 쓸어가서 생겼다(다른 이유도 많지만 일단 제끼고). 재산은 그대로인데 사람이 줄어 각 자원을 얻기 위한 경쟁이 줄었고 그 여유가 놀이 문화를 요구했다. 게다가 돈도 있었고. 반대로, 다산소사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여 떨어진 개개인의 가치는 별로 좋은 꼴을 보여주진 않는다. 단적으로 말해, 한국 근대화 과정에서 전태일이 분신자살한 것처럼.

하지만, 자본주의의 돈맛을 본 사람은 "착취"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도 주저하지 않는다. "노예"다. 노동자를 노예화시킨다면 급료 대신 폭력으로 그 노동력을 사용할 수 있고, 수익율은 수십수백배로 뛰어오른다. 이 얼마나 남는 장사인가!

노예는 없어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사실 그렇기도 하다. 적어도 문서상으로는.

하지만 지금도 가끔 소식이 들리지 않는가? 붙잡힌 소녀(아니면 빚에 팔렸거나), 매춘 강요, 아무리 일해도 늘어만 가는 빚, 폭력과 강간. 도와주지 않는 사람들. 한국에서도 이러한데 다른 산업화 중의 개도국은 어떻겠는가.

이 책에선 태국의 매춘 소녀들, 인도의 농부들, 브라질의 목탄 노동자들, 파키스탄의 벽돌 노동자들, 그리고 모리타니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불행히도 그들의 불행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다. 위에서 쓴대로 이 장사에선 엄청난 이익이 나오고, 그 돈은 정치인과 공무원의 주머니로 들어간다. 따라서 국가 권력과 경찰이 노예 소유자를 옹호한다. 그리고 그들에게서 상품을 구매하고 돈을 지불하는 것은 선진국의 대기업들이므로, 숫자로만 볼 경우 엄청난 경제 성장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모두 돈이 되기 때문에 노예를 만들려고 하고 부리려고 한다. 따라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회사에 대한 압력을 가해 돈줄을 끊어야 하고 노예가 된 이들에 대한 지원(특히, 교육)을 하여 다시 노예가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우리 나라는 1세계도 3세계도 아니지만, 깨끗한 것도 아니다. 느낀 바가 많다.
posted by DGDragon 2005. 6. 2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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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 BONES・出渕裕 / Rahxephon project
 간주곡(OVA) - 뜻모를 애니메이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쿠온의 성우가 대사를 읊는데,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머리 싸자매고 이해해봤자 별달리 대단한 말도 아니다. 비밀이나 설정이 밝혀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캐릭터의 심리 묘사일 뿐. TV판 중간의 이야기인 듯 한데 이런 알듯말듯한 심리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OVA도 팔리긴 팔리는 건가? 15분 동안 독백만 계속되는데.

 다원변주곡(극장판) - TV판을 보면서 작화와 색감이 매우 좋아서 거의 극장판 수준이라고 생각하긴 했었다. 스토리가 조금 바뀌고 새로운 컷이 들어가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론 TV판의 스토리 다이제스트다. TV판을 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보면서 아마 화가 치밀지 않을까(돈 아까워서) 싶은데...

 개인적으론 두 사람이 처음 사귀던 때나 새로운 정보가 나오는 점 등이 마음에 들었다. 엔딩은 좀 당황스러웠지만. 과정은 달라도 결국 주제가 주제다 보니 하나의 엔딩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는데, 그래도 TV판과 같은 엔딩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지만 느닷없이 한 갑자 뒤라니. 뭐, 나름대로 그것도 좋긴 했다. 그래도 TV판 엔딩에 비해선 좀 감동이랄까 반전이랄까가 부족한 느낌.
posted by DGDragon 2005. 6. 25. 14:49
  세금 이야기 - 고대로부터 현대까지, 이집트에서 한국까지, 토지세에서 간접세까지, 문명을 뒤바꾼 세금의 역사  전태영 지음
골치 아프고 복잡한 세금, 하지만 누구도 세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다. 우리는 국가의 일원으로 태어난 이상, 죽을 때까지 납세의 의무를 지고 있기 때문이다. 책은 사례와 이야기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세금의 역사를 그려낸다.
 
 누구 말따나마 세상은 예산이 지배한다. 그리고 그 예산은 세금으로부터 온다. 돈 있는자 흥하고 돈 없는자 망하리. 일반적인 세계사의 흐름에 세금이 미친 영향이 궁금해 이 책을 펼쳤으나, 그다지 기대에 미치진 못했다.

세금에 얽힌,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에피소드들을 다루고는 있으나, 이러이러한 세금으로 이렇게 되었다고 그냥 끝나버리고, 자세한 분석이나 "그 다음 전개"가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흐름을 보여주는데는 실패했다. 이건 그냥 단편적인 사실의 나열에 불과하다.

그리고 쓸모없는 부분이 너무 많다. 세금으로 인해 전쟁이 일어나면 난 것이지, 대치양상, 양측의 전술, 몇 명이 죽고 몇 명이 포로가 되었는지는 알아서 뭣하리. 본문에 주장이 너무 많은 것도 좀 그렇다. 적은 세금을 옹호하는 건 좋으나 직접적인 주장이 곳곳에 있어 읽는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 내가 왼쪽으로 많이 기울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사료는 많이 모였으나, 소화가 덜 된 듯 하다. 소화능력에 자신이 있다면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남미의 잉카 문명을 스페인이 무너뜨린 사연이 가장 인상 깊었다.

덧글 - 서문에서, 19C 영국에서 관세와 소비세를 줄였으나 덕분에 거래량이 늘어나 세수가 오히려 늘어난 것을 예로 들어 세금을 낮출 것을 주장하고 있는데, 솔직히 찬성하기 어렵다. 당시 영국은 많은 식민지를 갖고 있었고 거기서 엄청난 무역량과 이익이 발생했으나, 지금 한국엔 식민지가 없고 만만한 봉도 없다. 아니면 당시의 번영이 식민지와 관계가 적거나 없다는 증거라도 있는 걸까? 반례로, 미국의 경우를 보면 20C 후반 세금 줄일 때마다 좋을 꼴을 못 봤다. 지금 현재 부시 정부조차도. 오히려 클린턴 시절 세금을 늘렸을 때 경제가 호전되었다. 그리고 기업과 국민의 부담을 약하게 하는 것과 부패의 감소와는 무슨 관계가 있는 걸까. 의문이 많이 남는 머리말과 맺음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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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6:59
  정복의 역사, USA  에릭 프라이 지음, 추기옥 옮김
1776년부터 2003년까지의 미국의 역사를 통틀어 미국이 자국민과 세계를 상대로 저질러온 추악한 '죄'들을 기록한 책. 경제, 외교, 인권, 환경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미국의 어두운 면을 고발한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침략, 정복, 약탈의 역사다. 산업화의 시작부터 정보화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지금 이 순간까지, 그것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 다만, 그 방법이 점점 더 교묘해지고 더욱더 철저해졌을 뿐이다. 그리고 그러한 자본주의의 화신, 미국의 역사는 곧 자본주의의 역사이기도 하다.

아프리카의 흑인들, 아메리카의 인디언, 한국, 베트남 등의 아시아, 이라크, 쿠웨이트 등의 중동. 끝없는 수탈과 착취의 역사가 여기에 있다.

특히 20년 전 미국이 중동에서 CIA를 통해 한 짓거리들로 인해 오늘날 9.11이 터졌다거나, 왜 엉뚱한 이라크가 두들겨 맞는지 등의 언뜻 보기엔 잘 알 수 없는 국제 정세가 과거와의 인과 관계로 이어져 한눈에 보이는 것이 흥미로웠다.

600페이지(5XX 페이지였나?)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책장이 술술 넘어가는 것이, 읽기 편하고 재미있는 책.
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6:45
  쉽고 실용적인 XML 무작정 따라하기  최배근 외 지음
처음으로 XML을 접하는 독자들을 위한 무작정 따라하기 방식으로 구성된 쉬운 XML입문서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는 XML을 XML이란 어떻게 구성되는지, DTD, XSD, XSL처럼 듣기만 해도 어려운 용어들은 XML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쉽게 풀어낸다. XML의 기본부터 닷넷플랫폼에서 XML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함께 학습한다.

와우의 애드온은 XML와 LUA로 프로그래밍 가능하다. 다른 사람이 만든 애드온도 좋지만, 커스터마이징도 하고 싶고 가능하면 만들어보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XML부터 공부하기로 하고, 이 책을 읽었다.

문자 그대로 읽기만 했다. 부모님이 돈 아깝다고 요즘 책을 안 사주시는 관계로. 이 시리즈가 다 그렇지만 매우 쉽고 이해하기 편한 책이라 XML과 그 관련 개념들은 제대로 이해한 것 같은데, 써보라면 제대로 할 자신은 없다.

그리고 와우 애드온의 경우... XML 공부하고 봐도 XML 파일 열어보면 이건 외계어고(사실 당연하지), 사실 껍데기인 XML보다 속 알맹이인 LUA가 더 중요한데 이건 전혀 모르겠다. LUA는 책도 없고. 에이, 몰라.
posted by DGDragon 2005. 6. 20. 16:44
  묵향 20 - 묵향의 귀환  전동조 지음
무협과 판타지를 오가는 퓨전 환타지의 대표작 권이 출간됐다.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묵향의 선택에 온 강호가 요동친다.
 
 재미있게 봤다. 시간 죽이기 용 소설에 이 이상의 얘기는 그다지 필요 없지 않나 싶기도 하지만.

언제나처럼 20권도 폭력의 카타르시스에 기대고 있고 이야기들은 단편의 나열이다.

끝을 생각하고 쓰는 소설이 아니라서 전개 예측도 안 되고 그렇다고 복선이 있는 것도 아니고. 권수는 20권이나 되지만 '대작'을 보고 있다는 느낌은 절대 받을 수 없는 신기한 소설이다.

언제 끝날진 모르겠지만 끝맺음은 제대로 해주겠지.
posted by DGDragon 2005. 6. 19.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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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森薫/エンターブレイン、ヴィクトリアン文化研究会
 일본인들의 성에는 성역이 없다. 수녀, 무녀, 교사 등등의 직업군이 모두 성적 흥분의 코드가 된다. 이런 풍에도 유행이 있는데, 가장 최근 것은 메이드였다. 가정부, 식모가 아니다. 메이드다. "주인님"이라고 부르면서 봉사한다는 그 메이드. 물론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해당 작품들은 모두 판타지 적이고 과장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게 특징이다.

 하지만 엠마는 그런 작품이 아니다. 주인공 엠마의 직업 메이드는 19C 무렵 영국 빈민 여성의 직업 중 하나다. 다만, 다른 메이드들과는 달리 교육을 받았고 때문에 높은 교양 수준을 가졌다는 게 다른 점이랄까. 그리고 그런 엠마와 부잣집 아들의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이 이 작품의 소재다.

 '어른들의 장난감'이라는 뉴타입의 평대로, 당시 시대상 - 특히 메이드들의 생활 모습 및 일하는 방법 - 의 재현도가 매우 높고, 정밀한 것이 그 특징이고 재미다. 애니라는 도구의 특성상 많이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하지만, 이 작품도 결국 가상의 이야기이므로 극심한 빈익빈부익부라든가 환경오염(각 가정에서 난방용으로 땐 석탄 때문에 당시 런던의 공기는 대단히 나빴다) 등의 문제는 피해간다. 11화 엠마의 과거 편에서나 약간.

 마무리는 대단히 허망하고 마음에 안 든다. 만나서 사랑했는데 신분 차이 나니까 그냥 안녕? 그런 당연하고도 뻔한 얘기를 보자고 애니나 만화를 보는 사람이 있을까? 아버지가 그냥 허락해줘서 두 사람이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라는 끝 마무리 만큼이나 나쁜 선택지다. 아무리 봐도 이건 똥 누다 끊고 나오는 느낌으로, 도저히 마무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흐름상 딱 2쿨짜리 애니에서 1쿨만 본 느낌. 2기 내놔라. 기다리겠다.
posted by DGDragon 2005. 6. 14. 19:50
  기후의 역습  모집 라티프 지음, 이혜경 옮김
과학 지식을 토대로 유럽의 이상 폭염, 지구촌 곳곳의 극심한 폭우와 홍수, 엘니뇨 등의 극단적인 기후현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설명하고 미래의 기후가 나아갈 방향을 예측하며 기후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책이다.
 
 * 이하는 레포트로 낸 글이다. 확실히 말하건데 읽지 마라. 눈버린다. 솔직히 이 책 자체에서 받은 느낌이란 백년 만에 30%가 오른 이산화탄소 농도의 급격한 상승이 충격적이란 거 뿐이었고, 그 상태에서 A4 5장 채우기 위해, 성향을 알기 어려운 교수의 눈 밖에 나지 않을 글로 대충 쓰다 보니 결론이 완전 초딩 논설문 쓰듯 나와버렸다. 환경 오염의 경우 솔직히 국가에서 적극적이고도 강하게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기업 문화는 자유가 아닌 방종 그 자체다. 공공의 자연을 개인이 수탈하여 배터지게 처먹고 있는 동안, 돈과 힘 없는 자는 그 오염을 죽도록 먹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애들이 백년 동안 신나게 뿜은 이산화탄소로 인해 태평양 섬나라들이 가라앉고 있고, 가난한 그들은 이제 대륙으로 나가 기업인들에게 착취당해야 한다. 힘 없으면 뒈지는 그런 천민 자본주의가 미국이 외치는 세계화, 국제화, 글로벌의 결과다. 얼마나 이러고 있을 건가? 파이를 키웠으면 나눠먹어야지 언제까지 키울건가? 그 파이에 부자가 질릴 때까지?

환경과 사회 레포트

도서명 : 기후의 역습
지은이 : 모집 라티프 지음, 이혜경 옮김
출판사 : 현암사 펴냄

들어가며.

지구는 더워지고 있다. 한국만 하더라도 여름의 최고 기온 기록이 매년 갱신하고 있으며, 강이 얼어붙는 기간은 해마다 짧아지고 있다. 그리고 각종 동식물의 서식지는 매년 북상하고 있어, 몇 십 년 뒤엔 남쪽 지역은 아열대 기후가 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왜 이렇게 된 걸까. 그리고 해결 방법은 없을까?




posted by DGDragon 2005. 5. 26. 23:42
  나 자신도 24살 먹고 아직 감정 제어가 잘 안 되는 면이 있다. 그래서 싸우는 일도 있고 사과하는 일도 있다.

 그런데 암만 생각해봐도 신 아스카 이 개새퀴 자식은 뭔가 좀 아니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26. 23:02
  기생충 제국 -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의 세계를 탐험하다  칼 짐머 지음, 이석인 옮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 세상에서 가장 성공적인 생물,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비밀스런 생물 '기생충'에 대해서 다룬 책. 기생충에 매료된 과학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기생충이 있는 세계 곳곳을 다니며 취재하여 이 생물의 알려지지 않은 삶에 대해 밝혔다.

생산자, 소비자, 분해자. 내가 학교에서 배운 생태계의 구성요소다. 그럼 기생충은 어디에 들어갈까. 미분류?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기생충이 생태계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적다면 미분류로 해도 크게 상관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절대 그렇게 생각할 수 없다.

잠깐 상상을 해보자. 당신은 러시아의 툰드라에 있다. 때는 겨울이고, 눈보라치는 새하얀 설원을 순록 떼가 달리고 있다. 그 뒤를 한 무리의 늑대 떼가 쫓는다. 순록 떼에는 여러 개체가 있지만 쳐지는 것은 늙은 것과 병든 것이다. 늑대 떼의 수장은 덩치가 더 크지만 잡기는 더 쉬운 병든 것을 택한다. 하지만 그 "병든" 것은 사실 늑대를 최종 숙주로 하는 기생충의 유충이, 중간 숙주인 순록의 폐를 망가뜨린 것이다. 기생충은 순록을 죽여 최종 숙주인 늑대에게로 옮겨간다.

기생충이 없다면 어떨까. 병든 것이 사라지게 되니, 늑대가 손쉽게 잡을 수 있는 개체는 늙은 것만 남는다. 늙은 것을 다 잡아먹고 건강한 놈을 노리게 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에너지를 소비하게 만들게 되며, 결국 늑대의 개체수는 줄어든다. 건강한 순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니 평야는 초토화되고 순록은 엄청나게 굶어죽는다. 혹한의 그 땅에서 시체는 몇년이고 몇십년이고 남을 것이다.

잡아먹히는 생물은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 잡아먹는 생물은 잡아먹기 위해 무한의 군비경쟁을 해왔다. 기생충은 그 사이에서 생태계의 순환을 좀 더 부드럽게 해주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 편으로 보면, 기생충은 진화의 촉진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생태계 전체의 관점에서야 어쨌든 기생충은 개개의 생명체의 목숨을 직접적으로 위협한다. 그것도 자신의 몸 속에서. 때문에 숙주들은 몸 속의 면역계를 격렬하게 진화시키고, 자신의 자손을 남기기 위해 애쓴다. 그리고 기생충은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역시 격렬하게 진화한다. 도태되는 쪽은 죽는 것이다.

이 과정의 가장 인상적인 산물은 '성'이다. 무성 생식을 한다면 수천 수만의 자식 중 한둘만이 다른 형질을 띠고 태어나게 되지만, 유성 생식을 한다면 단 몇만 낳아도 그들의 유전자는 각각 모두 다르게 되며, 이쪽이 온갖 병과 기생충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더 다양한 형질을 확보하게 해준다.

위의 예는 기생충의 역할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들을 인간이 적절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쓰지 않은 것이다.

우리는 공중 보건이 고도로 발달한 도시에 모여 살고 있어 기생충의 존재를 잊고 살며, 가끔 접하게 될 때에도 평가절하하게 된다. 기생충이 걸린다는 것은 특이한 일이며 정상적이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제 3세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인간이 아닌 모든 생명체에게 기생충은 일상이며 그들이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특이한 일이 아니다. 전 지구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어느 쪽이 정상인가?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제작비만 잔뜩 들였지 재미도 없는 스릴러나 공포물을 보는 것보다, 이 책을 한 번 보라. 생태계에 드리워진 거대한 기생충의 그림자를 보라. 기생 과정의 리얼한 묘사와 몇장의 사진이, 온 몸의 털이 곤두서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해줄 것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22. 20:38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모리구치 미츠루 지음, 박소연 옮김
 
 책 내용과 그 안에 등장하는 학교 이름(자유의 숲)을 얼핏 보고는 학생에게 자연을 안내해주는 학습용 소설 같은 건가 했는데 다 읽고 보니 아무래도 이거 논픽션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다.

이 책의 지은이(교사)는 물론 책을 읽어서 지식을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냥 그걸로 끝내지 않는다. 항상 뭔가를 조사하고 관찰하고 해부하여 주변의 자연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고자 한다. 두더지 시체를 주워 해부하고, 바퀴벌레를 관찰하고, 곤충시체를 주워 통계를 내고, 뼈를 주워 조립해보고... 항상 모든 것을 수집하고 기록하고, 그것을 토대로 추리를 한다. 아마 한두세기 더 빨리 태어났으면 자연 과학자 한둘 정도는 그 지위를 위협 받았을 것이다.

주변에 영향이 없을리가 없다. 아이들도 해부에 동참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학부모들도...

자연 환경이 좋은 곳에 살기만 해도 안 되고, 좋은 교사를 만나기만 해서도 안 되고, 교육과 취직과 돈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아야 한다.

부럽다. 학생들이. 내가 아직 학생이라 그런가보다. 내가 학부모가 된다면 이 책의 학부모를 부러워하게 되려나.
posted by DGDragon 2005. 5. 2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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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双葉ひな・ささきむつみ・メディアワークス/フタコイプロジェクト
 아직 지식이 얕아 이런 표현(혹은 전개) 양식을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단편적이며 스토리는 이어지지 않는데다, 상황 전개는 대충 다 끝난 상태에서 그들의 일상을 보여주기 때문에, 난데없이 거기에 떨어져버린 느낌은 그저 얼떨떨할 뿐...

 개인적으론 1화 감상문 중에 "의외로 이거 액션 대박 같다"는 걸 보고 보기 시작했는데, 전혀 사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다. 본인 같이 "후타코이"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재미를 못 느낄 것 같다.

 그래서 6화에서 GG.
posted by DGDragon 2005. 5. 21. 20:20
  정훈이의 내 멋대로 시네마  정훈이 지음
주간 영화잡지 '씨네 21'의 한귀퉁이에서 한 번쯤 접했을 정훈이의 영상패러디만화가 단행본으로 엮어 나왔다. 잡지에 연재되었던 내용 외에도 최신영화에 대해 새로 그린 것을 추가해, 아직 독자들이 보지 못한 만화도 수록되어 있다.

그냥 국내외 유명 영화 105편에 대한 패러디 만화 모음집이다.

...힘들게 그리신 분에겐 미안하지만 만화 자체는 그다지 재미없었다. 영화 중 1/3만이 내가 본 영화였기 때문에 그 탓인가 했지만 안 본 영화 뿐 아니라 이미 본 영화의 만화도 재미없었다. 오히려 만화 꼬랑지에 몇줄 안 되는 감상편이 더 재미있었다.

영화 보고 싶은게 분명히 있는데 비디오 대여점 가서 빌려서 비디오에 넣고 보는게 잘 안 된다. 크~ 오히려 인터넷에서 다운받아 보면 될지도. 이건 돈의 문제가 아니고 귀차니즘의 문제인 듯. 그렇다고 다운받아 본다는 얘기는 아니고 -_- 대여 목록 같은 걸 만들어서 주말마다 한두개씩 봐야 쓰겄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18. 23:35
  새빨간 거짓말, 통계  대럴 허프 지음, 박영훈 옮김
저자는 이 책이 '통계로 사기 치는 방법을 알려 주는 입문서'라고 말한다. 표본, 평균, 오차, 그래프, 지수 등 민주사회에서 타당성을 갖는 여러 도구들을 이용하면 멋지게 사기를 칠 수 있다는 뜻이고, 실제로 우리가 왕왕 사기를 당하고 있다는 뜻도 된다. 반대로 정보 전달의 일차적 목표를 간과한 채 오용, 남용되고 있는 통계 수치에 현혹되지 않는 법도 배우게 된다.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거짓말을 한다. 그 이익이 이타적인 경우는 드물다. 대부분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거짓말을 하며, 이익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거짓말의 규모도 커진다. 한국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역시 국민연금이 아닐까 하지만 뭐, 내가 연금에 대해 아는 지식은 그다지 많지 않으니 일단 패스하고,

그러한 거짓말을 막기 위한 무기는 숫자였다. 많다, 적다 등등의 애매한 단어는 "객관"을 요구하는 목소리에 떠밀려 사라지고, 중요하거나 큰 일의 경우 일에는 대부분 말 대신 숫자가 사용된다. 생텍쥐페리가 "어른들은 숫자만 좋아해"라고 어린 왕자에서 말했지만, 공돌이에게 정의는 Justice가 아니고 Definition인 것처럼 사고 방식이 한 번 숫자 위주로 굳어지면 고치기는 매우 어려운 법이다.

하지만 숫자를 그냥 나열해놓으면 읽기가 어렵다. 적게는 수십개에서 많으면(사회가 발달하다 보니 이런 경우가 점점 더 흔해진다) 수만~수백만개에 달하다 보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하는게 필요해졌다. 그게 통계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한 눈에"다. 숫자를 줄이다보면 고의가 아니라도 왜곡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을 뿐더러, 숫자를 속이지 않더라도 계산 방법이나 표시 방법에 약간의 손질만 더해줘도 한 편의 멋진 구라가 탄생한다.

통계를 위한 준비단계부터 왜곡은 시작한다. 전화 설문조사는 전화가 있는 집에만 가능하고, 역에 가서 하면 역에 갈 일이 없는 사람에 대해선 알 수 없다. 환경단체에서 조사하면 다들 환경을 걱정하는 시민이 되고, 기업에서 조사하면 다들 경제전문가다. 조사대상이 2명 있다면 조사원은 보통 자신에게 우호적일 것 같은 사람부터 말을 건내게 마련이다.

그리고 숫자들을 모아 계산하는 것도 어느 쪽을 기준으로 잡아 어떤 방식으로 계산하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 직원 9명의 월급이 100만 원이고 사장 1명의 월급이 1000만 원이다. 그럼 사내 전 직원의 월급 평균은? 190만 원. 회사는 실적이 나빴던 해를 기준으로 올해 장사 안 되니 봉급 동결하자고 하고 노동 조합은 실적이 좋았던 해를 기준으로 올리라고 아우성친다. 미국의 두 단체가 같은 해의 한 가구 평균 소득을 각각 3,700 달러 및 5,000 달러로 발표했다. 전자는 모든 가구의 소득을 가구 수로 나누었고, 후자는 모든 인구의 소득을 인구 수로 나눈 뒤 그 해 한 가구 평균 인원인 4.6명을 곱했다.

수치를 표시하는 그래프가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다. 순이익이 310만에서 330만으로 올랐다 하자. 오른 양은 그럭저럭이지만 밑둥 300만을 잘라버리면 10만에서 30만으로 세 배 정도 뛴 것처럼 보인다. 임팩트가 적다면 세로 길이를 늘려주자. 엄청난 높이차가 보는 이를 압박한다. 차이가 약간 더 크다면 그림으로 표시해준다. 2차원으로 돈주머니를 그릴 때 2배 차이나는 돈주머니를 곧이곧대로 가로세로 2배 사이즈로 그린다. 결국 그림의 크기는 4배로 보인다. 3차원으로 그려주면 효과는 2차원의 2배다.

하지만 구더기 무서워 장을 안 담글 순 없다. 자기가 조심하는 수 밖에. 이익집단들이 숨기고 싶어하나 숨길 순 없어서 작게 써둔 글씨들을 꼼꼼하게 읽고, 정확하게 머릿 속에서 그래프를 재구성하는 것만이 착각과 오해를 막아줄 것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5. 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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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AMCO LIMITED / ゼノサーガ製作委員会
 3D는 멋있으나 그렇게 많이 나오진 않는다. 2D 액션은 두세군데 빼고는 전부 엉터리. 배경설명은 없고 스토리는 날아다닌다.

 원래 비밀투성이인 3부작 "게임"인 것을 1부만 애니화한 데다 1쿨짜리니 각색의 그 고충, 짐작은 간다만 이건 너무 심하지 않은가. 게다가 망가지는 차원을 넘어 으깨지는 수준까지 가는 작화...

 힘들다. 너무 이해하기 어렵고 보기 힘든 애니다. 마지막 화는 정말 멋진 게
 창세기전이 잘 나가던 시절 애니화니 어쩌니 하는 소리도 많았다만... 안 하길 잘했다. 일본도 이 지경인데 하물며 국내에서야.
posted by DGDragon 2005. 5. 1. 17:22
  김정일 코드  브루스 커밍스 지음, 남성욱 옮김
북미 양자 간 갈등의 근원을 구조적.역사적 측면에서 분석한 책이다. 중요한 것은 북한에 대한 호감이 아니라 주권국가로서의 존중에 있다고 강조하는 저자는, 대결이 아니라 존중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김정일에 대한 '세계 최초의 포스트 모던 독재자'라는 표현이 독특하다.

좀 꼽긴 하지만,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는 북한에 대해 무지하다.

이 책은 사실 그렇게 크게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고 있지는 않다. 다만 북한의 과거와 현재에 대해 역사적 사실을 담담히 적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내가 인식하고 있던 북한과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났다. 그리고 망할 미국의 짓거리... 물론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서도, 이렇게 대놓고 했을 줄은.

이래저래 구성도 생각해보고 해서 장황하게 써보려고 했더니 아예 글을 시작도 못할 지경(내가 언제 이렇게 글을 가볍게 쓰게 되었지...)이 되어버려서, 단편적인 사실 몇개만 적어보겠다.


그네들이 광고하는 것 같은 "지상낙원"은 아니다만, 빨갱이를 죽도록 싫어하는 "파랭이"들이 입에 거품을 무는 지옥은 아닌 듯 하다.


그 뒤론 핵탄두가 아예 한국 본토에 있었다. "지금도" 있는지는 잘 모른다. 미국의 문건 비밀 해제 연도 제한이 일반적으로 30년이라서. 다들 알잖아? 하지만 미국의 핵 투하 대비 훈련 프로그램인 팀 스피리트 훈련을 아직도 하는 걸로 봐선 한국 본토에 있든 근처에 있든 북한군이 꿈틀하자마자 바로 뻥~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건 확실하다. 군대에 있을 때도 그냥 한미 합동 훈련인 줄 알았는데, 이 훈련에 왜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 이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될 줄이야.

요기까지가 이 책의 1, 2부 내용이고, 이후론 김정일의 개인에 대한 이야기, 한국 전쟁 이후 북-남-미 관계에 대해 설명. 솔직히 현대사는 잘 모르겠어서 할 말이 없다. 아니 1, 2부에서 워낙 쇼크를 먹어서 별 감흥이 없었다고 해야 하나? 하여튼 나 자신의 무식에 대해선 잘 알게 되었다. 젠장.

현대 민주주의란 결국 유식한 발언을 하는 소수가 침묵하는 다수를 지배하는(침묵은 곧 찬성이니깐) 사회다. 공부가 필요하군.

덧글 - 핫... 다시 읽어보니 국가보안법에 걸릴 부분이 꽤 있다. 반쯤 죽은 법이지만 코에 걸면 코걸이니깐 변명을 써둔다. 자유 자본주의 국가 대한민국 반자이(친일하셨던 높으신 분들을 위해 일본어도 살짝 섞어주는 센스).
posted by DGDragon 2005. 4. 17. 15:23
ⓒ 水野 良・メディアワークス/SSO Project・テレビ東京
 한 척의 배가 독립을 선언하여, 스스로 믿는 바를 관철하기 위하여 거대 국가와 싸워나가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침묵의 함대'를 연상하게 하는 애니메이션. 뭐 거기서 보이던 여러 불쾌한 점들은 없고, 꽤 괜찮은 이야기다.

 꽤나 과학적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건담에서 보이는 "폭발하는 레이저" "날아가는게 눈에 보일 정도로 느려서 회피가 가능한 레이저" 따위는 없고, 현실적인 전투. 그리고 함내 연애와 함을 둘러싼 여러 정치 세력의 암투까지 잘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1쿨짜리 애니메이션의 한계라, 연애도 전투도 정치도 관련 설명이 부족하다. 원작 소설을 봤다면 또 모르겠지만서도, 나 같이 안 본 사람은 그다지 재미를 못 느낄 듯.

 그리고... 오프닝과 엔딩이 무척 마음에 드는데 아직까지 구하질 못하고 있다. 근래 본 것 중 가장 괜찮은데.
posted by DGDragon 2005. 4. 15. 14:55
  3의 법칙  마크 S. 월튼 지음, 양영철 옮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이목을 집중시켜, 설득하고 참여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스토리로 이야기'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스토리를 말하는 데 있어서 '3의 법칙'을 이용하라고 주장한다. 실제 인터뷰와 전략 스토리 작성 연습, 여러 사례 등을 통해 상대를 설득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그렇게 권력지향적이 아니라도, 살면서 크고작은 조직을 맡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나같은 평민(?)은,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기 마련.

이 책은 그런 경우,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실 이론은 아주 간단하다.

1. 밝고 희망찬 비전을 제시한다.
2. 그 비전에 다가갈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과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한다.
3.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사람들을 고무, 격려한다.

하지만 각 경우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꽤 상세히 설명하고 있으며, 실용서답게 책의 반 이상이 이 이론의 실제 적용 예로 채워져있다. 미국의 각 대기업과 역대 대통령들의 이야기. 뭐, 부시는 짜증나지만.

꽤 괜찮은 책이다. 책의 핵심 내용은 매우 단순해서 외우기 쉽기 때문에 돈 주고 사긴 좀 그렇지만, 한 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듯하다.
posted by DGDragon 2005. 4. 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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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2004 Mahiro Maeda GONZO/MEDIA FACTORY GDH
 복수. 이 얼마나 사람 깊숙한 곳의 욕망을 뒤흔드는 단어인가. 나를 이용하고 버린 자들에게, 이 부조리한 상황에 나를 이르게 한 자들에게 응당한 처벌을! 그 행위 자체는 근대화된 현대 사회의 통념에서 볼 때 불합리한 것이나, 그 전후 사정을 알고, 그 복수 과정을 주인공과 공유하게 된다면 그 이상의 카타르시스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복수'를 주제로 다룬 무수한 작품들 중에서도 최고 걸작인 '몽테크리스토 백작'. 그 번역판도 국내에 여러 판본이 있고, 여러 매체에 걸쳐 이 작품을 모티브 차용부터 별 생각없는 표절 수준까지 우려먹은 다양한 작품이 있다.

 이 '암굴왕'도 그 작품 중의 하나. 소설을 애니화했다고 봐도 되는 수준이지만, 시대는 50C. 근미래, 미래를 넘어 초현실적인 분위기까지 드는 파리가 주무대다. 그리고 백작과 그 복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2세의 시점에서 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는 점이 특이한 점.

 그리고 이 애니메이션의 분위기는 대단히 독특한데, 인물의 외곽선을 그려놓고 안쪽을 색칠한게 아니고 거기다 텍스처를 발라놓았다. 게다가 3D는 현실감 있게 보이려는 노력을 완전히 배제해버린, 날카로운 느낌. 곤조는 이전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에 여러 방식의 CG를 시도해오고 있었지만, 이번엔 상당히 파격적이다. 신선하다. 그리하여, 풍요롭고 화려하지만, 그 이면에는 어둠의 얼굴도 함께 가지고 있는 파리의 모습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작품의 분위기까지 한층 고조시키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흐름은 중반을 약간 넘길 때까지는 소설과 거의 동일하나, 이후로는 상당히 오리지날로 전개된다. 특히 후반부에 급전개. 하지만 억지스럽지도 않고, 납득할만하다. 마무리도 좋았고. 곤조 작품들 보면 뭐랄까 항상 뒤가 찝찝한 느낌이 적든 많든 있었는데, 이번엔 그런게 전혀 없었다. 추천할만한 작품.

P.S. : 특정 인물이 스샷에 좀 많이 뜨긴 했는데, 개인 취향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3. 28. 18:57
  삼성은 왜 노드스트롬을 벤치마킹하는가 - 최고의 서비스가 최고의 기업을 만든다!  이광종 지음
노드스트롬 백화점의 고객 서비스 경영 전략을 분석한다. 1901년 구두 상점으로 문을 연 이래 고객 서비스를 기업문화로 정착시켜 최고의 서비스 기업으로 자리잡기까지 그들이 펼쳐온 서비스 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벤치마킹하여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펼칠 것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의 무수한 대기업들이 추풍낙엽처럼 쓰러져 가던 IMF에도 건재했고, 그 이후로도 세계적인 기업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는 삼성이 부럽긴 부러운가보다. 날이면 날마다 쏟아지는 삼성 관련 책자들.

그리고 여기, 또 한 권의 책이 추가되었다. 미국 최고의 서비스를 자랑한다는 노드스트롬 백화점을 소개한 바로 이 책.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이 제목을 따라가리라곤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 책은 미국의 노드스트롬 백화점을 '소개했을' 뿐이다. 제목을 보고 누구나 생각할 것 같은 '삼성'에 대한 얘기는 쥐뿔도 나오지 않는다.

왜 벤치마킹의 주체는 삼성인가? 왜 대상은 노드스트롬인가? 삼성은 언제 노드스트롬의 어떤 점을 벤치마킹해서 국내에 어떻게 적용시켰는가? 그리하여 노드스트롬은 삼성, 혹은 삼성맨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나? 그 결과 삼성의 서비스는 얼마나 개선되고, 이것이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 기업 경쟁력을 개선시켰는가?

라는 궁금증을, 이 책은 전혀 풀어주지 않는다. 그저 노드스트롬은 이렇다, 누가 창시했다, 정신은 이렇다, 제도는 이렇다... 주구장창 노드스트롬에 대한 소개가 절반이요, 서비스가 최우선이고, 고객을 위하고, 감동을 주니 어쩌니 하는, 서비스의 기본 개념에 대한 설명이 절반이다.

이 책은 노드스트롬의 홍보 책자인가? 아니면 서비스 기본 개념 해설책인가? 왜 표지와 제목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헛소리들만 주구장창 지껄이고 있지?

읽은 시간이 아까운 책이었다.
posted by DGDragon 2005. 3. 27. 18:00
  비만의 제국  그렉 크리처 지음, 노혜숙 옮김
지금껏 개인의 무절제한 식습관이나 운동부족, 유전적 원인으로 생각해온 비만의 책임이 개인이 아니라 사회에 있음을 주장하는 책. 수많은 자료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비만 역사와 그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세계 최대의 비만 국가 미국. 전 인구의 1/3 가량이 과체중을 넘어 비만이라는 나라. 지금도 충분히 뚱뚱하지만, 앞으로 더 뚱뚱해질 것이 거의 확실시 되는 나라.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물론 그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한 국가의 전 국민의 체질이 바뀌는데는, 매우 다양한 원인과 긴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 원인들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저가이며, 식물성이라 소비자의 거부성이 적지만, 사실 불포화 지방산의 비율은 돼지고기보다 더한 기름인 팜유의 대량 생산과 소비, 고과당 합성물질인 HFCs의 개발과 사용, 패스트푸드점들의 공격적 마케팅, 올바른 식습관 교육을 포기한 가정과 학교, 부족한 체육시간, 다이어트에 대한 잘못된 조사 및 분석 결과들, 한걸음 물러선 종교단체들과 정부.

특히 인상 깊은 건, 맥도널드나 피자헛과 같은 패스트푸드 회사들의 맹활약이다. 그들은 그들의 음식을 팜유로 튀겨서 내고, 거의 먹는 그대로 지방으로 가는 고과당 합성물질 HFCs로 맛을 낸 음료를 준다. 음식의 양을 더 늘리고, 돈을 그만큼 더 받는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학교의 급식까지도 패스트푸드로 제공해버린다. 공교육에 대한 재정지원이 줄어 재정난에 허덕이는 학교들은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인다. 대다수의 학생들은 아침도 패스트푸드, 학교에서 먹는 점심도 패스트푸드, 간식도 패스트푸드를 먹고 살게 된다.

자본주의의 나라에서 기업이 추구하는 것은 단 하나, 돈이다. 그들은 그들의 돈을 위해 자국민의 건강마저 도외시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먹는 양은 많아졌지만, 하루 평균 서너시간에 달하는 TV 시청 등으로 인해 운동량은 오히려 감소한다.

많이 먹는 것에 대해 종교단체는 침묵하였으며, 정부기관들은 시민들의 비만에 대해 '개인이 알아서 할 일' 이라며 손을 놓는다. 식생활 연구가들은 통계자료를 잘못 분석하거나 자신들의 빈약한 지식을 과신하여, 대중들의 입맛에 맞는 잘못된 상식을 퍼뜨린다.

말리는 사람은 없고, 모두가 권장한다. '먹어라, 먹어라, 먹어라!' 그리하여 사람들의 심리적인 '리미트'가 해제되고, 미국인들은 살 찌는 재료로 만들어진 음식을, 아무 거리낌 없이 '배가 터지도록' 먹게 되었다. 결국 모두의 배가 공평하게 두꺼워지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돈으로 살 수 있는 자유의 나라 미국이므로, 상위 부유층에겐 위의 모든 말이 맞지 않는다. 하지만 나머지 95%의 국민들, 특히 하위 계층으로 갈수록 이 현상은 더 심화된다.

미국인들은 바보가 아니다. 근래 들어 자성의 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국가의 허리살을 빼기 위해선 패스트푸드점들이 벌어들인 돈의 몇배에서 몇십배에 달하는 세금이 필요할 것이다.

읽다 보니 비슷한 이야기들을 우리나라 뉴스에서 꽤 본 것 같다. 특히 2000년의 조사 결과는 충격적이었는데, 20대부터 4, 50대까지 전연령의 비만 비율이 30%를 돌파했다. 절대 미국에게 뒤쳐지는 수준이 아니다.

미국처럼 수습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이 들어가기 전에, 부디 현실 인식과 대처가 뒤따르기를.
posted by DGDragon 2005. 3. 14. 20:50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 새시대 교육자 생존 전략  조벽 지음
'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이름난 미시건 공대 조벽 교수가 말하는 새시대 교육자의 생존전략. 공교육 붕괴, 흔들리는 교원, 사교육의 혼란 등으로 신음하는 한국의 교육 현장에서 교육자들이 정체성을 찾고 자긍심으을 회복할 수 방법에 대한 조언을 담았다.

나에게 있어 책을 읽고 난 뒤 가장 기쁜 일은 그 읽음으로 인해 간접 경험을 충분히 하여, 세상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 새로운 관점은 흥미 위주 소설을 읽다 생길 수도 있고, 진지한 책을 읽다 생길 수도 있다.

그동안은 학과 공부 시 강의 내용과 진도, 공부에만 신경을 썼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교수와 시간제 강사, 연봉제 등등에 대해서 약간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다만 경북대는 지금 한창 싸우는 중이라(사실 1년 내내 투쟁이다), 관심 가져도 좋은 꼴을 보지는 못하겠지만.

이 책의 제목은 정확한 편은 아닌데, 지은이는 대한민국의 교사가 아니고 미국의 교수다. 그리고 책 내용 또한 '교사'가 아닌 '교수'를 위한, 그것도 강의에 관심을 가진 교수를 위한 내용으로 채워져있다. 주로 강의에 대한 이야기와 막 한국에 상륙하려는 교수 연봉제, 그와 관련한 미국의 제도에 대한 것. 1만도 안 되는 교수보단 10만에 가까운 교사를 상대로 하는게 더 많이 팔릴테니 그런 제목을 지었겠지만. 사실 교사가 봐도 도움될 것 같은 부분이 있긴 했다. 전체 내용의 한 반 정도?

지은이는 열심히 '스승의 도'를 설파하고 있지만... 글쎄. 근래 교사는 아무래도 가르친다는 행위의 의미에 대한 진지한 생각 같은 것을 갖고 간다기 보단 안정적인 직장이란 면에서 인기 있는 것 같던데. 그리고 원로 교사들은 반복되는 일상에 지치고. 사실 내 학창 시절을 돌이켜 봐도 그랬다. 그나마 30대 ~ 40대 분들이 열정적으로 하려고 하지, 나머지야. =_=

게다가 대체로 이론적인 이야기라, 상당히 현실감이 없다. 책 내용을 대학에 적용시켜 보자면 강의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 학생에게 교수가 다가가야 한다는 건데, 한 학기에 교수가 2개 강의를 맡으면 기본이 100명을 넘고, 교양이라면 한 강의가 100명에 가까운 경우가 흔하다. 어떻게 하란 말인지. 학생인 내가 봐도 불가능해 보인다. 게다가 의무교육도 아니고 자기 돈 내고 학교에 와서 자기가 공부 안 하는 건데.

물론 교수가 내게 관심 가져주면 고마울 것이다. 감동할 것이다. 눈물도 나겠지. 실제로 평균 출석인원 40명 가량의 프로그래밍 수업에서 출석 몇 번 부르지도 않았는데, 내 얼굴을 기억하고 지각한 것까지(출석 부르지 않았던 날에) 체크한 사람이 있었다. 물론 그 사람은 정교수는 아니었지만(일 리가 없고 일 수도 없다), 점수 깎이고도 감동. 그런데 그건 어디까지나 안 하는게 당연한 거고, 하는 사람이 특이한 게 아닐까.

학생은 돈 내고 배우고, 교사는 돈 받고 가르친다. 국민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내가 겪어본 모든 공교육과 사교육의 장소는 결국 지식의 매매장소일 뿐이었다. 그것이 전부다. 순진했던 중딩 때나 '스승'을 믿었지, '스승'이라는 개념도 결국엔 '산타클로스'와 다를 게 없다. 그게 어디까지나 상징적인 '개념'에 불과하며,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 게 좀 늦을 뿐이다.
posted by DGDragon 2005. 2. 24. 18:50
  살로메 유모 이야기 - 시오노 나나미 에세이  시오노 나나미 지음, 백은실 옮김
의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에세이.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는 역사해석과 소설적 상상력의 절묘한 결합이라는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매력이 잘 드러나는 책이다. 오디세우스, 살로메, 단테, 성 프란체스코, 알렉산드로스 대왕, 네로 황제 등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인물들로, 시오노 나나미는 이들의 가장 측근에 있는 사람들의 입을 빌려 이들의 새로운 면면을 드러내 보인다.

공부 관련 책이라면 못해도 중간을 가는 나라지만, 그렇다고 대박도 치기 어려운 나라인 한국에서 잘 나가는 책인 '로마인 이야기'를 쓴 시오노 나나미. 이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살로메 유모 이야기'.

'살로메란 사람의 유모가 본 살로메의 이야기'란 것을 제목부터 확실히 보여주는 책. 다만 살로메 에피소드는 이 책의 여러 이야기 중 하나로, 이런 이야기들의 묶음이 바로 이 책이다. 다만 역사적 허구가 상당하여 소설급에 달할 정도인데 표지의 '에세이'라는 건 뭔지. 아니면 에세이의 정의를 내가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살로메, 예수, 네로, 알렉산더 대왕 등등의 역사적인 유명 인물들 당사자가 아니라, 그들의 친적이나 가까운 이의 시점에서(즉 그 시대 통념에서) 본 이야기를 쓰고 있는데,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약간의 허구까지 섞어 이야기를 더욱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쓰고 있다.

특히 네로 쌍둥이설이 흥미로웠다. 좀 억지스럽다는 느낌도 있었지만.

다만 원 역사에 대해 약간의 지식이라도 있어야 그 재미를 온전히 느낄 수 있을 듯. 그중에서도 마지막 지옥편이 압권으로, 악녀로 불리는 여성들이 쏟아져 나와 수다를 떠는데 그 인물들이 어떤 인물들이었는지 기억해내느라 글에 집중을 잘 못할 정도였다.

자신이 세계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 한 번 알아보는 건 어떨까?
posted by DGDragon 2005. 2. 12.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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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士郎正宗 / Production I.G / 講談社 / 攻殻機動隊製作委員会
 잘 만든 애니메이션. 별로 할 말이 없다.

 드러나지 않은 범인을 추적하는 형식이었던 1기와는 달리, 범인은 이미 고다로 확정이 된 상태에서 고다의 계획을 막고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싸움이 치열했던 작품.

 중간중간 단편적인 에피소드들도 좋았다.

 다만 역시 은근슬쩍 흘리고 지나가는 단서들은 한 반 정도는 놓친 것 같다. 메인은 알기 쉽지만, 곁가지까지 다 이해하려면 두어번은 봐야 가능할 듯. 쉬운 듯 어려운 애니다.

 아아... 그나저나 타치코마들은 항상 수난이구나. 이번 2기에선 활약도 별로 없었고, 각화 꼬랑지에 달리던 보너스도 없어졌고. 막판엔 반전도 없었다. XXX까지 가졌는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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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5. 2. 6.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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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 BONES・出渕裕 / Rahxephon project
 '에바류' 애니메이션 중 하나다. 구구절절한 얘기는 별 필요없을 정도로 이젠 하나의 틀, 패러다임을 형성해버린 이야기. 파프너는 그나마 현대 병기의 연장선 상에서 이야기가 가능할 정도지만, 이 이야기는 아예 신급으로 올라가버린다.

 꽤 비중있게 다루는 것은 서로간의 연애 이야기. 서로의 감정이 엇갈리고, 상처입기도 하지만, 서로 받아들일 때의 그 기쁨이 얼굴에 보이는 것이 보기 좋다.

 그리고 주인공이 흔치 않은 퍼펙트 타입. 잘 생기고, 상냥하고,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잘 흔들리지도 않고 굳건하다. 보면서 시원시원하단 느낌을 받음. 그런데 왜 마지막 자아 성찰에선 도망치느니 하는 헛소릴 지껄이는지 이해불능.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라제폰과 도렘, 메카들의 이야기는, 액션도 좋고 시간의 비중도 꽤 되지만 이야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는 듯... 일단 라제폰이 절대무적이라 일단 타기만 하면 마음 턱 놓고 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_-

 무리안도 인간이다...라는 이야기는 설정만 해놓고 애니에선 별로 부각되지 못했다. 뭣보다 주인공에게 와닿질 못했으니. 때문에 후반부의 히로코 에피소드로 뭔가 해보려고 했던 것 같은데, 덕분에 히로코와 마모루라는 캐릭터 자체가 이상해져 버렸다. 그런 상태에서 엔딩의 그 편지는... =_=

 다른 이야기는 애니 내에서 설명을 잘 해주고 있지만, 결국 무, 무리안, 도렘, 라제폰에 대해선 막판까지 거의 설명이 없었다. 끝까지 미스테리인가... 게다가 오린, 이슈트리 등등에 대한, 아마도 음악 용어로 짐작되는 단어에 대해 알지 못했고, 일본의 고대 신화도 섞어서 설정을 넣은 것 같은데 이것도 이해불능.

 결국 이 애니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설정에 대해 약간의 공부를 하고 재시청을 해야 하는데... 귀찮다.

 뭐 상관없다. 어차피 이 애니의 가장 중요한 볼거리는 두 주인공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다. 게다가 해피 엔딩. 크흑... 이런 거 몇년만에 보는지... 항상 헤어지거나 죽거나 기타 등등... 26화 마지막 3분이 천금의 가치를 지닌 애니다. 추천.
posted by DGDragon 2005. 1. 1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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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 黒澤 明/MICO・GDH・GONZO
 기계 사무라이들이 멋져보여 보기 시작한 시리즈. 하지만 기계들의 액션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오히려 개박살나는 샌드백 역할; 뭐 그렇더라도 다른 부분이 재미있어 아무 상관없었지만.

 전쟁이 끝나고 할 일 없어진 사무라이들이 산적이 되어 농민들을 털어먹자, 농민들도 사무라이를 고용하여 맞선다는 '7인의 사무라이'란 영화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애니메이션.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스토리는 상당히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 듯.

 처음에는 너무 느린게 아닌가 했는데 26화까지 보고 나니 적절한 배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다른 건 다 제쳐두고, 사무라이가 이거니 저거니 어쩌니 하는 말들은 한국인에겐 이해하기 어려운 말. 그 정의만 골치아프게 생각하지 않으면 무척 재미있다. 엔딩도 나름대로 해피. 개인적으로 모모타로씨는 죽을 줄 알았는데 =_=

 카츠시로의 성장과 심리변화가 좀 급작스럽고 사기적이긴 하지만, 액션, 감동, 사랑 이야기까지 골고루 들어간 정말 재미있는 애니메이션이다. 추천!
posted by DGDragon 2005. 1. 19. 10:45
ⓒ XEBEC・竜宮島役場
 추천이 많아 보기는 했는데 첫 인상은 안 좋았다. 건달 시드의 그 그림이 아닌가. =_= 그리고 초반부도 상당히 짜증스런 전개.

 하지만 갈수록 재미있어졌고, 마지막도 감동적으로 보았다.

 역시 가장 큰 특징이라면 남자 주인공 둘의 미묘하고도 끈적한(?) 우정이라고 할 수 있겠다. 20C였다면 소우시의 성은 분명히 여자였을 것이다. 보는 나야 매우 짜증났지만...

 솔직하게 말하자면, 인간 드라마(혹은 주말 드라마?) 적인 측면에서는 재미있지만, 로봇 애니적인 측면에서는 과학적 사실도 좀 모자라고, 설정도 자승자박적인 측면이 있다. 남자보단 여성을 위한 애니메이션인 듯...

 아울러 중반 쯤에 인간들끼리의 반목과 미르간의 분화, 비밀을 하나 둘 밝히며 꽤나 강조한 '커뮤니케이션 - 혹은 대화 - 의 중요성'은, 최종화에서 인간이 힘으로 관철해버리는 결론에서 빛을 잃는다.

 쓰면서 생각해보니 이것도 시드와 비슷하다. 보고 있을 땐 별 생각 안 들고 재미있게 봐지는데, 소감문 쓰려고 되새김질 해보니 짜증이 치솟는다. =_=
posted by DGDragon 2005. 1. 17. 13:01
© 藤島康介・講談社/「ああっ女神さまっ」製作委員会

 여신을 접하고, 좋아하게 된 게 10년 쯤인가. 원작 만화도 올해로 17년째다. 한 때는 정말 첫사랑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열렬히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냥 좋아하는 캐릭터, 만화가 되었다. 좀 우울한 얘기가 얽혀있는데다 애니 감상 중이니 그 얘긴 이쯤 해두고.

 좋아하는 층이 층이다 보니 그 퀄리티를 충족시킬 자신이 없어선지 TV판으론 나오지 못하고, 그동안 나온게 OVA 5편과 극장판 하나. 정말 5년마다 하나씩 나오니 답답했지만, 드디어 TV판이 나오게 된 것이다!

 메인보드 A/S 받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게 여신 TV판 1, 2화 구한 일.

 사실 여신님은 매체마다 캐릭터는 완전히 같지만, 세계관은 미묘하게 다르다. OVA판에는 베르단디와 케이가 어릴 적이 만난 적이 있다고 나오고, 극장판에선 베르단디의 스승이 나오지만, 다른 매체에선 언급이 없다. 모두가 다 사실이라고 치고 겹쳐 넣어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 또 매력적. 만화책의 베르스퍼 에피소드가 사실은 극장판 시나리오 중 리테이크 당한 걸 써먹은 거라고 하는데, 베르스퍼와 극장판 세계관을 합쳐도 위화감이 없다.

 2화까지에선 두 사람이 만나 기숙사에서 쫓겨나는 것까지를 다루고 있는데, 이렇게 스토리 진행을 천천히 해도 될까 하는 걱정이 든다. 물론 나야 오래하면 할수록 좋지만, 어차피 화수는 제한돼 있을테고, 후반부를 날려먹는 건 아니겠지. OVA 같이 오프닝에만 등장시키는게 아닌 한은 오프닝에 나온 캐릭터 등장만 시켜도 26화가 빡빡하게 꽉 찰 듯 싶은데. 설마 4쿨로 해주는 건가!?

 이야기는 일단 만화책을 따라가는 것 같은데, 케이와 같이 산다고 베르단디가 과도하게 기뻐하는 걸 보니 어릴 적 만난 적이 있는 OVA 설정도 갖고 들어가는 것 같고(아무 이유 없이 저렇게 기뻐하는 거면 연출의 문제가 심각하다), 두 사람의 첫날밤(?)이 자동차 안인 걸 보니 오리지날로 가려는 의도 같기도 하고, 사람을 즐겁게 고민시키고 있다.

 하지만 여신의 애니들의 가장 큰 장점인 음악이 약해서 좀 실망이다. OVA나 극장이나 심금을 찌리하게 울려주는 뭔가가 있었는데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희미하고... 뭣보다 오프닝 처음 7초의 Open Your Mind 아카펠라 대체 뭐냐. 처음 듣고 애니에 대한 기대치가 싹 날아가버리는 것이... 애니를 관통하는 키워드라 강조하는 건 알겠는데 그렇다고 대놓고 닭살돋는 아카펠라로 질러버리다니. =_=

 작화가 망가진다는 말이 있는데 사실 많이 어색하다. 이노우에 키쿠코 누님의 연기도 간만에 해서 그런가 좀 듣기 그렇고... 하지만 작화의 경우 시간과 인력이 모자라 망가진다기 보다는 뭐랄까 신입이 익숙치 않아 실수하는 느낌이 든다. 보다보면 나아지겠지. 아니면 내가 거기에 익숙해지든가.

 3화를 기다린다. 빨리 나와라.
posted by DGDragon 2005. 1. 17. 12:28
© GAINAX/醜美委員会
 역시 뒷북. 방영 당시 실시간으로 봤으니 다 본게 작년 여름인가. =_=

 초반엔 인물들 배역도, 성우까지 같아서 마호로매틱 3기라는 말을 들었었지만, 뭐 결국 다른 애니는 다른 애니다. 하지만 마호로매틱 2기 마지막의 아슷흐랄 엔딩에 폭 빠져서 그런가, 최종화가 하던 날까지 적응을 못했다.

 에바와 마호로에 대입을 해갖고, 언제쯤 쇼킹한 전개가 될까, 쟤들 중 누가 죽을까, 언제 죽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면서 보고 있었던 거다. 완전히 애니의 포인트를 놓치고 있었달까.

 이건 그냥 1쿨짜리 가벼운 '한여름 밤의 꿈'류의 애니메이션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저 한 화 한 화 히카리의 큰 가슴을 즐기면 되는 일. 중간중간 심각해보이는 장면이 나와도 무시해주도록 하자. 인격이 하나 더 있어도 타케루 좋아하는 건 똑같다. =_=

 해피 엔딩이라는 점도 만족. 하긴 아스트랄로 날아간 것 자체만은 이것도 마호로와 맞먹는군.

 한가지 마음에 안 드는 건
posted by DGDragon 2004. 12. 27. 19:26
  하울의 움직이는 성 일반판 (2disc)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기무라 타쿠야 외 목소리
 
   25일 저녁에 21세의 젊은 여성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이 애니메이션을 보았다...라는, 솔로들이 피를 토할 법한 상황 설명으로 이 글을 시작하고 싶었지만, 저 여성은 내 여동생이다. OTL.

  센과 치히로를 - 비디로를 빌려서 - 재미있게 보았기 때문에, 며칠 전부터 광고 볼 때마다 하울 타령. 어쩔 수 있나. 봐야지. 필자도 센과 치히로는 재미있게 봤고.

  애니야 뭐 그때그때 영상들도 좋았고 캐릭터들도 좋았고 개그들도 좋았고 그랬지만... 뭐냐 이 국산스런아마추어 같은 스토리 전개.

  원작이 있다고는 들었지만, 관객들에게 원작 읽고 오라는 영화가 있나? 2시간의 스토리 전개에 방해되는 건 다 쳐내고, 꼭 필요한 핵심만 집어서 말하라고.

  소피 - 저주, 하울 - 전쟁. 이 네 개의 키워드에 얽힌 설정과 이야기가 많'은 듯' 한데, 확실하게 말한다기 보다 슬쩍슬쩍 지나가는 형식이라 필자 같이 눈치 없고 둔한 사람은 상황이 어찌 돌아가는지 하나도 파악이 안 되었었다. 지금 이 글 쓰기 전에 다른 블로그들 몇군데 돌아보고 정보 수집해서, 머리 속에서 분석 작업하면서 하나하나 이해하는 중.

  어디서 본 감독 인터뷰 중에 '여러번 보게 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었다'라는 문구가 있두만. 그런데 이런 식으로 여러 번 보게 만드는 애니는, 필자에겐 감독의 실력 부족작으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

  감독이 애니메이션의 대가? 벌거벗은 임금님의 술수는 좋아하지 않는다. 원숭이가 나무에서 떨어진 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