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스 정규는 시간 문제상 안 되었고 막공으로 한 번 가보고 싶긴 했는데, 사냥꾼 자리는 별로 없기 마련이라 지난 주 일요일에 겨우 가보았다. 리더들도 초행이라 수시로 알탭 신공을 쓰고 귓말로 물어가면서 진행했지만 무난히 3네임드까지 잡고 오페라 이벤트까지 도전할 수 있었다. 운이 좋아 센스 있는 사람들과 같이 간 덕이기도 했지만, 난이도 자체도 그렇게 빡세진 않아보였다. 화심이나 검둥 막공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막공이 활성화될 듯 하다.
공대엔 전사 둘 사제 둘 그리고 나머지 한 클래스 씩이었고 성기사가 들어가고 드루가 빠졌다. 딱히 캐릭터의 능력차보단 구하질 못해서 그런 것 같았다. 그리고 그런 면에선 사냥꾼도 딱히 필요해 보이진 않았다. 장거리 풀이 필요한 구간도 전혀 없었고, 평정도 없고. 딱히 필요하다면 어그로 리셋되는 보스전 시 눈속임의 사용 정도?
사제가 둘이어야 하는 이유는 금방 드러났는데, 시작부터 끝까지 몹이 언데드였다. 속박 2개가 정말 유용했고, 그 이상은 얼덫이나 성기사의 대언데드 공포를 사용해서 메즈했다.
인상 깊었던 건 잡몹의 수와 그들의 대미지였다. 젠주기라 30분 정도라 네임드 트라이에 몇번만 실패해도 몽땅 젠 되니 그 압박이 대단하다. 그리고 만렙 인던에서 시작해서 영웅 인던에서 본격적으로 실체화되는 확장팩의 컨셉, '한방'과 '메즈 불가'의 압박은 플레이어의 심신을 꽉 죄어 온다. 사슬에게 평타 7천이 뭔가효 이 쇼키들아. 메즈 불가몹은 그나마 2링크여서 다행이었지만, 무려 제1 어그로자를 메즈해버리고 2순위를 두들기는 엽기성에는 얼이 빠졌다. 메즈 불가가 2마리인데 2탱 파티에서 2번째 어그로자를 치다니! 그 3명째는 잘하면 폭힐로 살든지 아니면 바로 죽어나갔다. 그에 비하면 네임드들이 쉬운 편. 아아. 이 얼마나 웃기는 구성인지. 잡몹이 많아서 우호도는잘 올랐지만 유일한 보상인 반지가 적중 반지라서 내겐 그다지.
어튜멘은 첫 트라이에, 나머지 네임드는 두번째 트라이에 잡아내면서 잘 갔는데, 오페라에서 악명 높은 로밀로와 줄리앤을 만났다(공대장이 빨간 망토와 오즈의 마법사에 대해 일장 연설을 하면서 '로미오와 줄리엣은 잘 안 나오니 괜찮을 겁니다'라고 말한 직후였다). 두 번 전멸하면서 택틱을 맞췄는데 12시 20분에 3번째 트라이하러 갔을 때잡몹이 리젠되기 시작해서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공대원들은 월요일 7시를 약속했지만 나는 학원에 가야 하니 미리 공대장에게 말해두었다.
아, 재미있었다. 레이드는 역시 파밍보단 두근거리는 시도가 재미있다.
그리고 Sw-stats 2.0.2 최신 버전으로 대미지 미터를 쟀는데 전체 딜 순위 2등을 했다. 마법사는 결국 제치지 못했지만(광역! 광역! 광역!), 어차피 1, 2, 3위 사이의 딜 차이는 0.1 ~ 0.3% 정도였으니까. 이젠 오리지날 낙스에서처럼 마법사나 도적 달의 2/3에서 1/2정도 밖에 안 되는 딜을 보면서 혼자 올거나, 냥꾼이 딜러가 아니라고 딴에는 진지하게 지껄이는 개소리를 듣지 않아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