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임박한 확장팩과 거기서 흘러나온 정보로 인해 휘청이던 레이드 팀들은 2.0.1 패치에게 마무리 일격을 맞았다. 레이드 이상의 폐인 플레이로만 얻을 수 있던 명예템 보상들이 누적 포인트 소모제로 바뀌면서 매우 얻기 쉽게 된 것이다. 짧으면 15시간, 매우 길어야 40시간 플레이로 최상급 에픽 아이템을 하나 얻을 수 있으니 그 효율이 레이드에 비교할 바가 못 된다.
그래서 레이드 팀들의 해체에는 가속화가 붙고 각 서버마다 전장에선 불꽃이 튀게 되었는데.. . 지금이야 조금 시들해졌지만 연말에는 장난이 아니었다. 아라시 150개, 노래방 200개의 압박.
나도 명예템 머리, 다리, 그리고 쌍수 무기를 위해 개인 자격으로 전장을 뛰고 있었는데, 아라시 15냥꾼팀에서 제의가 들어와서 뛰게 되었다. 그렇게 오래 뛰진 않았지만, 과연 2.0.1 패치에서의 냥꾼의 PvP 버프는 장난이 아니었다.
지금도 X 같다고 느끼고 있는 조준 사격의 너프와 일제 사격의 MP 소모 증가 때문에 레이드에서의 지속적인 딜의 효율은 바닥을 치고 있지만 전장에선 효율보단 몰아쳐서 '죽이는'게 우선이라, 바뀐 사냥꾼의 특성 중 장점이 극대화되었다. 특히 아라시에선 더 그렇다.
뛰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아라시는 시작한 직후의 접전이 중요하다. 한 번 깃을 먹으면 바꾸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냥꾼의 몰아치기 화력은 엄청나서, 우르르 몰려가서 일제 신사 날려주면 적들이 죽거나 아니면 HP가 거의 걸레가 되어있다.
그렇게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팀은 아니었지만 막공은 어떤 조합을 막론하고 6분 이내로 끝을 냈으며, 팀이라도 80% 이상은 스샷처럼 5거점으로 마무리를 했다. 그렇지 않은 팀은 극소수. 여기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레이드 공대 사람들과 팀을 짜서 했을땐 답답해서 하기가 싫었을 정도다.
하지만 그런 행위 자체가 너무 지겨울 뿐더러 가까이 붙기만 하면 손도 제대로 못 써보고 무력하게 죽는 내 발컨이 너무 싫어서, 한 손 무기 하나 사곤 그만두었다. 역시 천상 PvM 체질이다.
P.S. : 같은 동일 클래스 15인 파티로 흑마도 각광받는 직업이다. 15흑마와 15냥꾼이 붙으면 어떻게 될까? 먼저 냥꾼이 흑마를 싹 죽인다. 그 다음 냥꾼들이 도트에 다 죽거나 빈사상태가 된다. 빈사상태가 된 살아남은 냥꾼이 깃을 따서 이긴다. 이건 진짜다; 15흑마팀을 몇번 만났는데, 쉽기도 했고 어렵기도 했지만 결국엔 다 이겼다.
알터랙은 현재 와우에 존재하는 3대 전장 중 하나로, 40명과 40명이 격돌하는 최대 규모의 전장이다. 명예와 전장 시스템 업데이트 시 전쟁노래 협곡과 함께 가장 먼저 공개된 전장인데, 블쟈는 전쟁노래 협곡은 뒷전이었고 알터랙의 홍보에 열을 올렸었다.
사실 그럴만도 하지. 전쟁노래는 사람 수도 적고 지형도 룰도 간단했지만(그렇다고 재미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니고), 알터랙은 80명을 위한 전장. 다른 전장들과는 달리 강력한 NPC들이 깔려있으며 이들의 퀘스트를 통해 NPC 병사들을 업그레이드하거나 기병대를 부르거나 심지어는 공중 폭격을 전술적으로 적절히 활용해야 승리를 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흔히 공성이라고 부르는 거대 규모 전투. 진정한 "전쟁"을 보여주겠다고 했었지.
하지만 그 NPC들이 문제가 되었다. 너무 강력했던 거다. 상대 진영 40명을 밀고 올라가는 것도 충분히 버거운데 "정예" NPC까지 잡아죽이면서 밀고 올라가야 하고, 설상가상으로 알터랙 승리 키 NPC는 거의 레이드 보스 급의 체력과 공격력을 갖췄다. 이걸 어떻게 "동수의 상대진영을 견제하면서" 때려잡는단 말인가?
알터랙이 처음 공개되었을 때 엘룬섭에선 한 번에 2개씩도 열리곤 했었지만, 곧 열리지 않게 되었다. 한 번 열린 알터랙이 끝나려면 열몇 시간은 기본이었고, 항상 체력에서 밀린 쪽이 새벽에 당해서 끝나곤 했다. 보통 사람은 하루종일 상대 진영을 잡아죽여도 게임에 진전이 없는데, 이걸 무슨 재미로?
하지만, 알터랙 전장 우호도에 걸린 상품만은 사람들의 뇌리에 남았고, 결국 그 욕망이 "룰방"이란 걸로 구체화했다. 원래 알터랙은 이런저런 퀘스트를 하면서 NPC를 도와 응원군을 불러가면서, 상대를 죽여가면서, 상대 초소나 무덤을 점령하면서 밀고가는 게임이다. 하지만 룰방에선 그 모든 행위를 최소화하며, 서로간의 우열을 가리는 건 지극히 적은 부분에 국한한다.
이를테면 엘룬에서 열리는 룰방은 1시간 동안 서로를 죽인 뒤(힘싸움이라고 표현), 10분간 퀘템 반납 시간을 갖고, 이후 서로간의 초소 점령 시간을 겨룬다(무덤은 건드리지 않는다). 차례차례 초소를 점령해 먼저 사령관 NPC를 죽이는 쪽이 승리한다. 어떤 서버에서는 서로 완전 봐주기로, 5분 마다 교대로 상대 NPC를 킬한다고도 하던데... 진위 여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할 경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남짓. 괜찮은 명예, 엄청난 우호도.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본다. 블쟈의 의도한 방법대로 즐기는 의도가 아니라 어뷰즈라는 논란이 있기도 하던데, 굳이 따지자면 악용이 맞기는 하겠지. 하지만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꼬우면 후딱 알터랙을 고치든가. -_-
서론이 엄청나게 길어졌다. 하여튼 룰방을 뛰던 시절의 스크린 샷이다. 벌써 한 달이 넘었군... 알터랙이 처음 열려서 잘 나가던 시절 엄청 무리해서 우호도를 우호적까지만 슬쩍 찍어놓고 말았는데, 역시 돈 훌리오의 유혹이 강해서 엘룬에 룰방이 도입됐을 때 뛰었었다.
하지만 역시 좀 짜증났달까... 어차피 룰방에서 중요한 건 상호 NPC 엘리인데 1시간이 넘는 힘싸움은 왜 하는 건지. 힘싸움에 목적이 없으니 힘싸움이 그렇게 재미없을 수가 없었다. 전장에서 얼라 죽이기가 싫다니, 이게 전장인가 싶기도 하고. 거기에 더해 게속 지니까 얼라들이 플포 게시판에 대고 찌질거리질 않나 확고 동맹 찍은 호드놈이 언론 플레이를 하지를 않나, 그 유치한 글에 넘어가는 귀 얇은 얼라들은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