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사제로 힐하는게 재미있어서 인던을 좀 돌았다. 현재 마나량 - 마나 효율 - 어그로 - 디스펠 - HP 소모 속도 등등을 고려하면서 하는게 꽤 삼삼한 재미다. 물론, 아이템을 맞추는 재미도 빠질 수 없다. 녹템을 꽤 입고 있었으니까, 아무 인던이나 가면 꼭 줏어먹는게 있는거다. 역시, 와우는 아이템 맞추는 재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거슬리는게 있다. 보조 힐러. 안정적인 걸 좋아하는 와우 친구들의 특성상 항상 드루나 주술사를 끼워가려고 하는데, 이들이 거슬린다. 별로 역할 수행을 개념 없게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시간이 지나다 보니 정예화가 진행되어, 진짜 초보가 아닌 이상은 다들 잘 하는 편이고, 사실 대다수는 부캐다. 알만큼 안다.
문제는 힐이다. 차라리 표변으로 댐딜하거나 질풍 깔고 막 때려대면 고맙겠는데, 이들은 워낙 개념이 착실하다보니 보조힐러라는 직함에 걸맞게 항상 대기하다가 사람들이 조금만 다쳐도 바로 힐 넣어버린다.
나는 수신 찍어서 힐량이 센 편이다. 대충 맞춘 아이템이나마 힐증도 합쳐서 120 가까이 되고. 최대 레벨의 경우 순간 치유가 1,000, 치유가 1200, 상급 치유가 1500 가량 나온다. 그리고 혹시나 크리 터질까 50%의 여유를 둔다.
그러니까, 소생만 넣으면서 주시하다가 HP가 1,000 넘게 닳아야 캐스팅에 들어가는거다. 하지만 이들은 조금만 닳아도 바로 재생이나 빠른 힐을 넣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누가 메인 힐러인지. 나는 MP 풀인데 보조 힐러들은 MP 다 닳아서 막 엠탐하고 있고; 이게 한두번이면 몰라도 계속 되니까 부담된다. 말은 안 하지만 "저 사제 힐도 안 한다"는 소릴 마음 속에서 하고 있을 게 너무 뻔하잖아.
결국 앞 다투어 힐을 넣는 힐 경쟁이 되는데... 한 번은 웃긴 일이 있었다. 풀하는데 전사에게 보조 힐러가 힐을 넣었다. 몹이 보조 힐러를 본다. 죽이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힐을 넣는다. 나를 본다. 보조 힐러가 나를 힐한다. 몹이 다시 보조 힐러를 본다. 무한 반복. 탱킹을 힐러가 했다.
수신으로 바꾼 걸 후회하고 있다. 수신은 5인용이 아니다. 힐러 과다 상층용도 아니다. 줄구룹, 안퀴라즈 이상 레이드용 특성이다. 혼자 5명을 다 힐해도 MP가 남아도는데 보조 힐러 껴가는 현 추세에서 뭐하러 신수로 바꾼건지. 맹렬히 후회 중.
이쯤 쓰면 "서로 협의하지 그래요?" 라는 의견이 나올 법 하지만, 뭐... 쑥쓰럽달까 말하기 그렇달까, 하여튼 서두 떼기가 힘들다. 어쨌든 무난히 깨니까 그냥 설렁설렁 넘어가는 것. 하지만 인던 도는 재미는 확실히 별로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