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패치 자체는 1.9.0에서 벌써 되었지만 월드 이벤트한답시고 봉해졌던 안퀴라즈. 그 문이, 어제 열렸다.
우리 공격대가 검둥을 하루에 클리어했다면 남는시간 동안 열심히 앵벌해서 피라미드 사업(흐르는 모래의 홀 퀘스트 제작 퀘스트 참고)을 했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질 못해서 홀은 얼라 측에서 하나만 만들었을 뿐이다. 사실 개개인의 열의도 미치지 못한 거겠지만. 그리고 지난 주 금요일에 물자 수집이 끝났고, 수요일에는 물자 이동이 끝났다. 그리고 홀을 만든 활화산 공격대는 플레이포럼 등의 커뮤니티에 토요일 11시로 이벤트 시각을 공지했다.
우리는 10시에 모이기 시작해서 50분에 실리더스로 이동해서 이벤트에 임했다. 1시간 동안 섭다 31번이라는 불군의 놀라운 경험을 듣고, 한 번 제대로 해보자 해서 이벤트의 기록을 했고, 실제로 한 번 섭다 후 백섭 됐을 땐 아자! 제대로 씹는거다! 싶었지만, 그 이후로는 그냥 그렇게, 평탄하게 흘러갔다. 그점은 약간은 실망.
그러나 여기서 평탄하게 흘러갔다는 건 섭다는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각 하이브에서 등장한 거대괴수는 전투만 시작하면 엄청난 랙을 발생시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공대가 전멸했고, 각지에선 얼라와 호드와 몹의 3파전이 벌어졌으며, 몹들은 버그가 걸려 멍청히 서 있는 무적 상태가 되었다. 우리는 40명 풀공대로 갔는데 거대 괴수는 랙 때문에 전투 불가, 실리더스의 수정에서 나오는 몹은 너무 쉬워, 안퀴라즈 입구에서 대량 젠되는 평판용 몹들은 얼라들이 거의 점령했다. 사실 그게 아니라도 랙이 너무나 심해서 도저히 거기선 뭘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밖에선 이벤트를 신나게 할 때 우리는 안퀴라즈 사원(40인용. 20인용은 폐허)에서, 내일도 모레도 글피도 토가 나오도록 볼 몹을 때려잡고 있었다. 우호도도 많이 올랐고 스케람도 때려잡았지만, 왠지 서글펐다.
게임을 재미있게 만드는, 정말 중독되게 만드는 블쟈의 능력은 확실히 대단하다. 아마 다른 MMORPG를 해도 왠만하면 이렇게 재미있게는 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서버 문제 만큼은 얘들도 어쩔 수 없는 듯 하다. 현실에서 게임으로 눈을 돌려 쉰다지만, 컴퓨터가 별로라면 역시 사람에게 스트레스를 돌려 줄 뿐이다. 블리자드의 이벤트가 아무리 대단해도, 서버에서 감당하지 못하면 사람들이 즐기지 못한다.
와우에선 한 장소에 사람들이 3자리 수 이상 모이면, 서버가 감당하지 못한다. 이 한계는, 오베 때부터 지금까지 유감스럽게도 전혀 변하지 않았다. 만약 이게 블쟈의 한계고, 오베 기준으로 1년 4개월 동안 노력한 게 이 꼴이라면, 차라리 월드 이벤트 디자인을 그에 맞게 낮춰서 해줬으면 한다. 도대체 이게 무슨 꼴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