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0. 4. 12:58
겜돌이인 필자답게, 공식적인 교과 과정에는 없던 세계사(아니면 있었는데 아웃 오브 안중이었을지도 모른다. 수험생에게 있어 수능에 안 들어가는 모든 과목은 모두 수면시간일 뿐)에 대한 관심을 가졌던 것도 게임 덕분이었다. 그것도 문명 같은 그럴듯한 지식형 게임이 아니라 창세기전 시리즈.
처음엔 거기에 등장하는 모든 것이 창작인 줄로만 알았기에 - 그땐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 세계관, 스토리, 거기에 기반한 유닛들과 전투 구성, 인물들의 이야기까지 엄청난 창작력에 저항도 못하고 빨려들어갔으나... 곧 그 모든 것이 다른 곳에서 따와서 짜깁기한 결정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뭐 전부다는 아닐지도 모르겠고 짜깁기도 힘들다!란 주장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글쎄...
그러나 관심을 가진다고 해도 파고드는 건 아니었고, 그저 가끔가다 자극적인 제목을 가진 책 보면 심심풀이로 읽어보는 정도. 이 책도 제목 덕분에 집어들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역사에 등장했던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전기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수천년간 지속된 여성에 대한 남성의 차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힘으로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드러낸 여성의 이야기를. 다만 저자가 사료에 가감을 하지 않으려 한 탓에, 사료를 쓴 당시의 편견까지 같이 들어가 있는 경향이 있고(이 경우 보통은 등장인물에 대한 저자의 변호도 동시 포함), 상당히 딱딱한 느낌이 들며, 사료가 적으면 인물이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관계없이 양도 적다(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엘리자베스 1세나 측천무후 같이 어딜 가든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여성도 나오고, 처음보는 사람도 여럿 나오는... 그럭저럭 읽을만한 책. 그런데 책 다 읽고 이 글을 너무 오래 안 쓰고 있었더니 상세한 내용은 다 까먹어서 책 소개는 여기서 끝.
단점이 두가지 있다면, 일단 기록의 양에서 차이가 나는지 실제로 서양쪽에 이름을 떨친 사람이 많은 건지 등장 인물의 대부분이 서양쪽 여성이며, 혁명가 부분은 좀 우겨넣은 티가 난다. 죽인 양갓집 규수보단 죽은 사람이 유명해서 들어간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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