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이제 검둥에서 먹을 아이템은 초월 나머지 3피스, 회복의 보석, 무아지경의 수의, 순수한 엘레멘티움 고리가 남았다.
이 6개의 아이템 파밍이 끝나면... 아마 별이 될 것 같다. 사원 공략이 잘 되면 계속 가겠지만... 네파를 잡고 검둥 타임 어택을 한다면서도 서슬전에서 두세번 밸라에서 한두번은 꼭 전멸하고 이 두 네임드에서 2시간 씩 처들이고... 나이 어린 애색들이 채널에서 반말 짓거리해대고, 아이템 파밍이 조금만 되어도 캐릭 계속 갈아치우면서 부캐나 아는 사람이 계속 들어와서 공대 장비가 하향 평준화되는 꼴 보는 것도 이제 한계다.
12월에 플레임고르까지 공략한 녹스 공대에 들어와서 1주인가 2주만에 크로마구스를 잡고 한 달만인 것 같다. 그놈의 "푸른"용기병이 한 달 동안 계속 나오니 원. 엄청나게 부딪치면서 삽질을 해대다가 마침내 네파리안을 잡게 되었다.
월요일에 크로마구스를 잡고 네파리안의 용기병 색을 알아낸 뒤(붉은과 청동이었다), 그제 어제 이틀 동안 계속 네파리안에게 들이박았다. 그동안 빨아제낀 물약과 먹은 버프약이 얼마인지.
어제는 마침 리셋 전날이라는 것도 있고, 왠지 모르게 된다,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공대원들에게 퍼져서 사기가 충천한 상태였다. 12시 10분에 네파리안에게 전멸하고(보통 레이드 시간은 12시까지), 주 탱커 중 한 명인 버서커액스님이 제사 지내러 가버린 상태에서 말이지.
그래서 전원이 학카르의 심장으로 받는 줄구룹 버프, 악숲의 노래꽃 버프, 대족장의 축복 버프, 오닉시아의 용사냥꾼 재집결의 외침 버프를 받고(...) 가서, 드디어 쓰러뜨렸다.
비록 용추적자 흉갑도, 체 28 민 14 반지도, 네파리안의 머리도 못 먹었지만(...) 정말 기쁘다. 이젠 안퀴라즈가 열릴 때까지 기다리는 일만 남았나.
크로마구스는 네파리안을 만나기 위한 마지막 관문으로, 미치도록 빡세거나 고도의 컨트롤을 요하지는 않지만, 공대원들의 일사불란한 호흡과 움직임이 중요한 몹이다.
일단 주기적으로 광폭화하며, 5종류의 디버프를 랜덤으로 걸고, 5가지 속성 중 던전이 생성될 때 고른 2가지 브레스를 교대로 쓴다. 그 외엔 별 거 없는 듯.
광폭화는 사냥꾼이 평정으로 끌 수 있고(플레임고르보단 훨씬 덜 빡센 타이밍이다. 솔직히 널럴), 디버프는 각 클래스가 해제하든가 복원의 물약으로 해결한다. 5종 디버프를 다 받으면 정신지배를 당해버리니까, 빠르게 푸는게 중요. 청동은 시간의 모래로만 해결가능한데 난 사냥꾼이라 별로 상관없었고, 청이 가장 짜증났다. 디스펠이 조금만 늦으면 마나가 다 빨려서 평정을 못 쏘니. 브레스의 경우엔 거의 50미터 반경으로 광역 대미지를 주는데 벽에 숨으면 괜찮다. 그러니 경고 나오면 벽에 숨고, 지나가면 열심히 때리고를 반복해야 한다.
결국 전사가 탱킹하고, 사냥꾼이 평정넣고, 디버프 해제 가능한 사람들은 해제하고, 댐딜러들은 댐딜하되, 브레스 경고 뜨면 피하면 된다. 항상 말이야 쉽지만.
첫번째 위기는 풀링이다. 근래 왕자방에서 시작해 떠오르는 풀링법, 도적 소멸로 풀링하는데, 이때 위치 잡으러 가는 도중, 혹은 직후에 크로마구스가 광기와 브레스를 쓴다. 이때 사냥꾼이 적절히 평정을 넣어야 하며, 모든 이들이 적절한 위치에 도달해야 한다. 평정이 늦으면 힐러가 제자리에 위치하기 전에 전사가 맞아죽거나, 힐로 살려도 힐 어그로가 튄다.
이후의 위기는 브레스 타이밍이다. 브레스가 나오면 숨어야 대미지를 받지 않는다. 그러나 힐러나 사냥꾼은 힐과 평정 때문에 몸으로 때워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어쩔 수 없다. 보호 물약 빨고 채소 먹으면서 알아서 사는 수 밖에.
무수히 전멸하면서, 결국 잡을 때까지 자연 보호 물약과 상급 냉기 보호 물약(상급 자보는 구할 수 없었다)을 5개씩 빨았다. 처음엔 브레스와 디버프 때문에 정신 없어서 평정에만 집중했는데(청동 걸릴 때마다 시간의 모래 팍팍 쓰면서), 나중 되니 뭐... 까잇거 뭐 시간의 모래 없어도 청동 걸린 상태에서 평정 넣어주고, 평정 쏘고 브레스 간격으로 댐딜 팍팍 넣어주고, 중간에 죽척하고 물 마셔주고 그랬다.
그랬더니 잡히더군. 잡고 나서 생각해보니 샥샥 숨었다 나왔다 하는게 꽤 재미있는 몹인 거 같다.
이후 네파리안을 보고 1차 모드를 이틀에 걸쳐 몇번 시도해봤는데, 꽤 어려웠다.
아무리 해도 몹이 샌다. 가장 어려운 조합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청과 적 조합이었다. 청이 새면 캐스터 마나 다 빨려서 광역존이 전멸하고, 적이 새면 광역 화염 대미지에 밀리들이 엄청난 속도로 눕는다(밀리들은 댐딜셋을 입었다). 내가 보기엔 일단 요는 오색용기병의 빠른 점사 킬인데, 제길 HP 반 정도 깎으면 다음 녀석이 튀어나오니.
하지만 내가 네파리안에게 도전하게 될 줄은 몰랐다. 라그나로스도 아직 못 잡아본 상태에서 말이지. 두어달 전만 해도 스크린샷으로만 보던 "그 테라스"를 게임 상에서 직접 보게 될 줄이야. 길레에 매여있었다면, 아마 내년에도 보지 못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