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인가 삼일 전 필자는 버티지 못하고 결국 라스트 렘넌트의 돈을 에디트하여 999만 골드를 만들었다.
뭐 그렇게 자랑하고 할 건 아니지만... 필자는 20여년 겜돌 생활을 하면서 나름 가지고 있는 소신이 몇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내부 꼼수는 활용해도 외부 유틸로 에디트는 절대 안 한다'이다.
물론 필자도 초딩 말부터 고딩 초까지 온갖 에디터를 활용하여 별 뻘짓을 다 해봤지만, 결국 남은 건 중증의 게임 불감증이었다. 게임에선 현실의 한계를 벗어난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지만, 게임 내의 한계는 또 그 나름대로 지켜줘야지 그것마저 부숴버리면 결국 게임이 주는 재미마저 부숴버리게 되었던 것이다.
이 사소한 진리를 깨달은 뒤 거의 15년 넘게 게임을 때려치면 때려쳤을지언정 에디트한 적이 없었는데... 이 게임은 필자의 소신을 꺾게 만들었다. 게임이 때려칠 정도로 재미없는 건 아니다. 그런데 게임하는데 돈이 아주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것처럼 미친듯이 들어간다. 그런데 돈이 벌리는 곳이 없다. 뭐 이런 아주 복잡한 조건을 만족시켜준 덕분에, 도저히 돈을 고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게 된 것이다.
사실 돈벌이 꼼수가 없는 건 아니다. 오히려 아주 유명한 꼼수가 하나 있다. 게임 내 퀘스트 중 하나를 받고 NPC를 구출하면 돌아가는 맵에 레어몹이 하나 리스폰되는데, 그걸 때려잡으면 100% 확율로 포획할 수 있고 그것은 아주 비싸게 팔린다. 그리고 원래 길이 아닌 다른 길로 복귀하면 그 퀘스트는 취소되고, 다시 주점으로 돌아가 그 퀘스트를 받고 NPC를 구출한 뒤 레어몹을 때려잡고... 이걸 반복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가 있는 것이, 한 번 하는데 15분 정도가 걸린다. 1시간에 4마리. 66,000골드에 팔리니까 25만 골드. 10시간하면 250만 골드. 버는데 10시간이지만 쓰는 건 눈 한 번 깜짝하면 100만 골드 정도는 훅 날아간다. 그 비용의 거진 대부분은 아이템 아츠의 매질비용이다. 아이템 아츠를 안 키우면 좋겠지만 그러면 1/3의 능력을 봉인하고 싸우는 것과 다름없고... 아무리 안 쓰더라도 허브와 로션은 치료 / 부활기라서 안 쓸 수가 없다.
결국 저 퀘스트 노가다 150번 했다고 치고, '시간 절약'을 위해 에디트 한 번 해줬다. 아... 직장인들이 현질하는 기분이 조금은 이해가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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