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을 좀 잘못 고른 것 같다. 보고 밖에 접한 방을 골라 창문이 있는 방을 골라야했는데 그냥 대충 보고 그나마 가구가 괜찮은 방을 골랐다. 가구래봤자 코딱지만한 침대, 책상, 철제 옷장 하나가 다인데 좋아봤자 뭐 얼마나 좋다고. 하긴 애초에 창문이 있는 방을 보여준 기억은 없는 것 같긴 하다.
처음부터 그리 생각했지만, 살만하다. 컴퓨터만 있으면 되지 뭐. 그래도 가끔은 '아 사람들이 이래서 결혼을 하는구나'하고 느낄 때가 있긴 하다.
공용 화장실, 세탁기, 샤워실 모두 그럭저럭 쓸만하다. 화장실의 청결만큼은 마음에 안 들지만, 월 13만 원인데 참아야지. 저녁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에 대한 생각은 애초에 안 했다. 오늘까지 휴일도 없이 계속 저녁 먹어가며 일하는 중. 야근 수당도 없는데 x 같구만.
최소한의 물건만 들고 나왔더니 때수건, 화장지, 손톱깎이 등 매일매일 뭔가가 필요해서 건물 바로 옆에 있는 마트에 가는 나날이 계속되었다. 웬만큼 샀으니 이젠 갈 일이 없겠지만.
이제 이주일 남았나. 시간 빨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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