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 Yu Aida/MMP?Mediaworks?”GUNSLINGER GIRL”PARTNERSHIP 2002 들어가기 앞서
근래 제가 애니메이션을 찾을 때 신경쓰는 것 중 하나는 제가 군대가 있을 때 나온, 혹은 그 전의 애니라도 볼만한 작품을 찾아서 보는 것입니다. 건슬링거 걸도 이런 작품 중 하나로 운 좋게 뉴타입에서 보지 못했다면 영원히 못 봤을, 마이너이면서도 딱 제 취향인 애니메이션입니다.
배경 " more=" 배경 ">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현대. 유럽 쪽에서는 테러리스트들의 테러가 빈발하고, 이에 대항하기 위해(특히 힘으로) '공사'가 설립됩니다. 앞으로는 복지 사업을 하고 있다고 하지만 뒤로는 여러가지 더러운 일을 처리하는, 흔한 설정의 조직. 그러나 이 공사의 '2과'의 소속원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조직원이나 나머지 5명은 그런 일을 하리라곤 상상할 수 없는 여린 소녀들.
공사 2과에서는 현재 실험단계인 '의체'의 인체실험을 합니다. 대상은 어린 소녀들. 그리고 그 의체의 컨트롤과 임무 수행을 위해 '조건'을 겁니다. 조건에 대해 구체적인 건 알 수 없지만, 세뇌류인 듯. 그리고 의체와 조건 때문에, 당사자들의 수명은 매우 짧아지게 됩니다. 속된 말로 언제 죽을지 모르게 되지요. 그래서 소녀들을 선정할 때는 전신 장애자 혹은 사고를 당한, 더 이상 어쩔 수 없을 정도까지 몰린 소녀들을 선정하게 되지요.
그리고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 1:1로 '담당관'이 따라붙게 됩니다. 남매라고 불리는 이 '프라텔로' 2명이 2과 임무 수행의 중점이 됩니다. 그리고 조건 중 하나가 담당관을 무조건 지키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영향으로 소녀들은 담당관에게 애틋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비록 만들어진 감정이지만 '사랑'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의 강한 감정. 그리고 이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 애니메이션의 핵심입니다.
감상 " more=" 감상 "> 처음 간략한 설정을 봤을때는 그냥 총기 매니아와 로리콘을 노린 평범한 애니메이션인가 했더니, 정작 애니메이션 자체에서는 이 둘을 위한 서비스에는 전혀 무관심합니다. 애니메이션은 모든 것에 무관심한 듯한 태도로, 비록 주인공은 죠제와 헨리에타지만 그런 것에 상관없이 프라텔로들에 대한 이야기를 3인칭의 시점에서 담담하게 보여줍니다.
이 애니에서 가장 괴리감을 보여주는 것은 이 소녀들의 모습 그 자체입니다. 10살 남짓의 어린 소녀들은 곰인형을 좋아하고, 책을 읽고, 바이올린을 배우는 동시에 성인 남자도 어찌할 수 없는 괴력을 가지고 총알이 박히지 않는 몸을 가지고 무게가 몇Kg이나 되는 총으로 사람을(비록 테러리스트라곤 해도) 쏴 죽입니다. 그리고 죽은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느끼지 못하지만 자신의 담당관의 감정 변화에는 매우 민감하고 신경을 쓰지요. 꽃을 안고 총을 쏘는 괴리감.
그렇다면 당사자인 소녀들은 자신의 처지 - 담당관에 의해 감시당하고, 명령에 의해 사람을 죽이고, 도구 취급 당하는 - 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그녀들은 말합니다. "행복하다"고. 부모에 의해 살해될 뻔하고, 강도가 죽여버린 부모 시체 옆에서 사지가 잘린채 밤새도록 폭행당하고, 전신마비로 침대에 누워있다가 부모에 의해 공사로 팔려온 그녀들은, 따뜻한 의식주가 있는 공사에서 살 수 있고 사랑하는 담당관과 임무를 수행하면서 같이 있을 수 있고 몸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자유가 있기 때문에 행복합니다. 행복의 정의에 대해 이렇게 단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니...
13화 동안 흔들림 없이 잔잔하게 그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 애니메이션은, 그 담담하고 잔잔한 연출 때문에 마지막 장면이 더 감동적인 것 같습니다.
정말 강력 추천하는 애니메이션.
P.S : 이 13화는 원작인 만화책이 겨우 2권 나왔을 때 만들어졌습니다. 3권이 나온 현재, 4권이 나오면 2기가 만들어질 수 있을까 기대하는 중. 하지만 1기도 시청률 저조로 도중하차 위기가 있었다고 하니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