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모니터는 아주~ 오랫동안 14인치 CRT였다. 모니터 자체 수명이 다 될 때까지 썼으니 말 다했지. 다음은 15인치 CRT. 다음은 아버지가 주워오신 삼성 싱크마스터 15인치 LCD. 지금 쓰고 있다.
내가 피벗 기능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건 거실에 있는 인터넷 전용 세컨컴의 모니터를 사느라 LCD 모니터에 대해 조사하던 때였다. 그때 내 모니터는 CRT였다. 가로읽기의 특성상 문서는 대부분 세로로 길게 되는데 이때 가로로 넓은 것보다는 세로로 넓은 것이 훨씬 유리한 것이 당연.
매우 흥미가 당긴 나머지 피벗 기능이 달린 걸로 주문했는데, 이 모니터는 최근 것과는 달라서 제어판에서 직접 화면을 회전시켜줘야 했다. 내가 쓸 때는 문제가 없는데, 이걸 사용자들(동생과 아버지)에게 가르쳐주려니 귀찮았다. 그래서 패스. 이후 거실 모니터의 피벗 기능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어차피 해상도도 1280*1024인데 별로 차이도 없고. -_-
그러다 얼마전 내 모니터를 아버지가 주워오신 삼성 LCD로 바꾸게 되었다. 하지만 피벗 기능은 없었다. 원래 기업에서 쓰던 물건이니만큼 잡기능은 죄다 빼고 최소 기능만 달린 물건이었다. 뭐 아무려면 어떤가. 슬슬 맛이 가던 15인치 모니터를 새걸로 바꿨으니 기분이 좋았다. 같은 15인치라도 실가시화면은 15인치가 더 크고.
그리고 며칠 전 우연히 웹서핑을 하다가 "그냥 돌려쓰면 되죠"라는 글을 봤다. 유레카! 그냥 돌리면 되는 거구나!
그래서 모니터를 번쩍 들어다 옆으로 세우고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화면을 돌렸다. -_-
처음엔 좀 불편했다. 일단 LCD가 싸구려라서 그런지 의자에 제대로 앉아 LCD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어도 모니터를 세로로 돌리면 화면이 이상하게 보였다. 과거, 필름으로 사진 찍던 시절 인화한 종이를 옆으로 햇빛에 비춰볼 때 번들거리는 그런 느낌이 들었고, 가로 해상도가 768이면 상당수의 웹페이지에서 가로로도 스크롤 바가 생긴다.
하지만 가로로 스크롤 바가 생긴다 하더라도 실제 글이 있는 부분은 보통 500 픽셀 내외니 좌우로 왔다갔다 할 필요는 없고, 익숙해지니 번들거리는 색감도 괜찮아졌고 무엇보다 세로 길이가 대략 1.5배 늘어나니 웹서핑이 대단히 편해졌다. 난 글 읽는 속도가 상당히 빠르기 때문에 페이지다운 키 누르는 횟수가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대만족이다.
그래서 요즘엔 모니터를 사용하는 시간의 거의 대부분을 옆으로 눕히고 사용 중이다. 피벗에 거의 중독된 것 같다. 과연 케이스가 괜찮을지 걱정되기는 한데... 뭐 들어보니 무거운 건 패널이고 케이스는 가벼운 편이니 무게 쏠리진 않을테고 괜찮을 것 같다.
나보다 큰 모니터와 해상도를 사용하는 지인들에게 물어보면 고해상도로 가면 그런 기능 자체가 필요없다고 한다. 하지만 난 그래도 피벗 기능이 있는 모니터를 찾을 것 같다. 웹서핑 할 때마다 오른쪽에 남는 부분이 아까울 것 같거든... -_-
'잡담 > 신변잡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팸 폭격을 맞다 (0) | 2008.03.13 |
---|---|
바이러스에 걸린 메가닥터 (2) | 2008.03.03 |
ACDSee -> XnView 1.91.4 ko (3) | 2008.01.23 |
저작권 표기 완료 (3) | 2008.01.17 |
텍스트큐브 롤백 성공 (2) | 2008.0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