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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2.09 소꿉친구와 사는 방법 幼なじみとの暮らし方
posted by DGDragon 2008. 2. 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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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쪽 게임을 많이 한 건 아니지만 그동안 가장 크게 느낀 건 고등학교 생활이 중심인 건 하지 말아야겠다는 거였다. 학교가 나오더라도 비중이 부수적일 정도로 적거나 아니면 아예 판타지적인 분위기를 풍기거나 해야지, 고등학교에서 애들이 하하호호 웃다가 떡치는 걸 보면 가슴에서 알 수 없는 분노가 솟구친다. 아아... 나란 놈은 현실과 가상이 이렇게도 분리가 안 되는 놈이었던가. 졸업한지 10년이 다 되어가는 고등학교의 기억이 아직도 나를 붙잡고 있었던가.

하지만 이 게임은 괜찮았다. 일단 주 배경은 집이고 다음은 공원과 대학교니까. 수업을 알바로 제껴대는 주인공에 대해선 뭐 자아에 최면 걸고 패스.

그냥 한글 패치가 나왔다 해서 붙잡았는데, 원작 게임의 팬디스크라고 한다. 원작 게임은 한글화가 되지 않았다. 팬디스크라 해도 스탠드 얼론이라 실행에는 문제가 없었고, 내용도 전작에서 이어지는 부분은 몇 없거나 쉽게 짐작 가능했다. 그냥 그럭저럭한 표준적인 팬서비스 게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쓰기엔 팬서비스 게임은 할로우 아타락시아 이후 겨우 두번째지만). 적절한 시나리오, 적절한 염장, 적절한 떡질.

오마케는 안 했다. 일반적인 오마케답지 않게 과거 서양쪽 PC 어드벤처 같은 형식의 진행 방식이어서 약간 흥미가 가긴 했는데, 초기 한글 패치에서 생긴다는 버그가 발생해서 다 언인스톨하고 지워버렸다. 그런데 다 지우고 보니 새 패치가 있었다. 뭐 안 하면 어떤가. 별로 하고 싶은 마음도 안 든다. 게임이 나빠서 그런 게 아니고... 그냥 내가 요새 삶이 시들해서 그렇다. 이 게임도 한글 패치 나온지 얼마 안 되어 붙잡아서 지금까지 하고 방금 지웠다. 길어야 20 시간 정도 분량인데.

항상 느끼지만 이런 게임의 음성은 계륵인 것 같다. 글만 읽고 제끼면 페이트 같이 텍스트 분량으로 압도하는 게임이 아니면 클리어 시간이 극단적으로 줄어드는데 음성을 안 듣고 넘기기는 그러니. 하지만 안 듣고 넘기기엔 너무 아깝다. 언어외적인 요소도 전달이 안 되고.

별로 쓸데는 없는 덧글 - 이 게임에서도 그렇지만 일본의 관서 사투리는 흔히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이 되곤 하는데, 관서가 내가 알기론 도쿄 서쪽 지방이다. 그렇다면 전라도 사투리가 되어야 표준어에 대한 상대적인 의미로 적절하지 않을까? 관동 사투리는 경상도 사투리로 번역하고. 아니면 뭔가 문화적으로 지리적인 면이상의 유사점이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