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7. 22. 21:35
내가 IRC에서 현재 극장에 걸린 영화를 봤다고 하자 sh가 이런 말을 했다.
"형이 극장 가서 영화 보는 게 상상이 안 돼."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실제로 극장가서 영화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_- 그렇다고 내가 공짜를 좋아해서 죄다 다운받아보는, 한국 문화 산업의 암적인 존재인 건 아니다. 난 영화 자체를 거의 안 본다. 오죽하면 본 블로그 카테고리 구분에 영화란이 아예 없을까.
그러니까 7월 19일에 부족전쟁 관련 지인들끼리 모인 디시인사이드 게임갤러리 대구 현모(이름은 거창하지만 모인 건 세 명)에서의 극장 영화 관람은 내 평생의 첫 경험이었던 셈이다.
이 영화는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액션은 좋다.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것도 엔간한 헐리웃 액션도 "쏘 웟?"하는 내 눈에 그렇게 보였으니 대단하다. 게다가 시대나 공간적 배경 선택도 탁월하다. 난 포스터를 지나가면서 본 것 외에는 사전 지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기에. 서부극에 한국인 집어넣은 정도인 줄 알았던 영화의 실제 시대 / 공간적 배경을 알게 되고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액션을 보는 순간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정말 무릎을 치면서 봤다(심리적으로 쳤다는 거고 실제로 치지 않았다. 본인은 근엄함).
다만 이 영화는 꽤 큰 단점을 안고 있다. 바로 감독이 풀고 싶은 썰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헐리우드 영화가 스토리가 약하다고 매번 까이지만 그래도 그 약한 스토리로도 먹히는 이유가, 비록 스토리가 액션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더라도 그 역할은 확실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주인공이 악당을 때리고 두들기고 업어메치는 등 아주 다양하게 조져도, 악당이 악당이고 또 까여야 하는 이유는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그러니까 관객은 부담없이 한 명의 인간이 스크린에서 처참하게 깨지는 걸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게 안 된다. 감독이 풀고 싶은 썰이 너무 많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하나의 쌍떡밥 식물에서 뻗어나가는 무수한 가지들처럼, 감독이 하려다가 만 이야기들의 잔재들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잔재들 하나하나가 나의 뇌세포를 자극하면서 추리를 하게 만들고, 결국 액션의 감상을 방해했다.
액션 영화에서 스토리가 액션 감상을 방해하다니! 액션 영화에서 스토리가 저지를 수 있는 최대최악의 대죄를 저지른 것이다.
내가 DVD로 이걸 봤다면 이쯤에서 아주 상세하게 예를 들면서 장면 하나하나를 일일이 깠겠지만, 아직 극장에 걸려있기에 적당히 마치고자 한다.
결론: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그녀의 손을 꼭 잡는 것만으로도! 영화야 어쨌든! 즐거웠겠지만, 무더운 토요일 오후 남자 셋이 모여서 보기엔 좀 함량미달의 영화였다.
"형이 극장 가서 영화 보는 게 상상이 안 돼."
안 되는 게 당연하지. 실제로 극장가서 영화 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니까. -_- 그렇다고 내가 공짜를 좋아해서 죄다 다운받아보는, 한국 문화 산업의 암적인 존재인 건 아니다. 난 영화 자체를 거의 안 본다. 오죽하면 본 블로그 카테고리 구분에 영화란이 아예 없을까.
그러니까 7월 19일에 부족전쟁 관련 지인들끼리 모인 디시인사이드 게임갤러리 대구 현모(이름은 거창하지만 모인 건 세 명)에서의 극장 영화 관람은 내 평생의 첫 경험이었던 셈이다.
이 영화는 액션 영화다. 이 영화의 액션은 좋다. 상당히 좋은 편이다. 그것도 엔간한 헐리웃 액션도 "쏘 웟?"하는 내 눈에 그렇게 보였으니 대단하다. 게다가 시대나 공간적 배경 선택도 탁월하다. 난 포스터를 지나가면서 본 것 외에는 사전 지식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았기에. 서부극에 한국인 집어넣은 정도인 줄 알았던 영화의 실제 시대 / 공간적 배경을 알게 되고 거기에서 자연스럽게 끌어내는 액션을 보는 순간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정말 무릎을 치면서 봤다(심리적으로 쳤다는 거고 실제로 치지 않았다. 본인은 근엄함).
다만 이 영화는 꽤 큰 단점을 안고 있다. 바로 감독이 풀고 싶은 썰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헐리우드 영화가 스토리가 약하다고 매번 까이지만 그래도 그 약한 스토리로도 먹히는 이유가, 비록 스토리가 액션의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더라도 그 역할은 확실하게 수행하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주인공이 악당을 때리고 두들기고 업어메치는 등 아주 다양하게 조져도, 악당이 악당이고 또 까여야 하는 이유는 확실하게 관객들에게 알려준다. 그러니까 관객은 부담없이 한 명의 인간이 스크린에서 처참하게 깨지는 걸 감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그게 안 된다. 감독이 풀고 싶은 썰이 너무 많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마치 하나의 쌍떡밥 식물에서 뻗어나가는 무수한 가지들처럼, 감독이 하려다가 만 이야기들의 잔재들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잔재들 하나하나가 나의 뇌세포를 자극하면서 추리를 하게 만들고, 결국 액션의 감상을 방해했다.
액션 영화에서 스토리가 액션 감상을 방해하다니! 액션 영화에서 스토리가 저지를 수 있는 최대최악의 대죄를 저지른 것이다.
내가 DVD로 이걸 봤다면 이쯤에서 아주 상세하게 예를 들면서 장면 하나하나를 일일이 깠겠지만, 아직 극장에 걸려있기에 적당히 마치고자 한다.
결론: 여자친구가 있었다면! 그녀의 손을 꼭 잡는 것만으로도! 영화야 어쨌든! 즐거웠겠지만, 무더운 토요일 오후 남자 셋이 모여서 보기엔 좀 함량미달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