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6. 11. 24. 16:53
1. 기억에 남는 거짓말

내가 공대에 처음 들어왔을 때 올드비 냥꾼이 이런 말을 했다.

"우리 공대는 풀 돌아가면서 한다. 고정 풀은 없다."

BL 레이드 시절에 화심 입구에서 용암 거인에게 전멸당하던 때부터 그때까지 줄곧 내가 메인 풀 / 징표 담당이었기에 공평히 돌아가면서 풀한다는 건 매우 감동적인 얘기였다.


...들어간 첫날, 검둥은 처음이었는데 서브 풀러를 시켰고 화심은 아예 전담이었다. 그 사냥꾼이 공탈한 뒤로는 모든 인던에서 메인 풀러 / 징표를 1년 가까이 하고 있다. 공략 인던은 어려워서 내가 하고 파밍은 신속한 진행을 위해 내가 한다. 나도 아주 가끔은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히 묻어가고 싶은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진짜 다른 사람에게 풀을 시키면 이번엔 허전하고 게임이 재미가 없으니 사람 심리란게 묘하다.

이제 와선 다른 사람 시키고 싶어도 시킬 사람도 없지만.



2. 멋지게 어긋난 예측

별부터 해골까지 공격대 징표란게 처음 생겼을 때 누구나 사냥꾼의 징표 시대의 종말을 예상했다. 아 이제 공대장이 직접 지휘하겠구나. 사냥꾼의 시대는 끝이다...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이제 징표에는 원거리 전투력 증가의 의미 밖에 없다!

...지금은 공격대 징표도 내가 다 찍고 사냥꾼의 징표도 내가 다 찍는다. 공격대의 징표는 탱킹 전사 지정 용도로 쓰이고, 사냥꾼의 징표는 여전히 점사 대상 몹 지정용이다. 아놔!

지금은 단축키 다 지정해서 풀하러 가면서 징표 좌악 돌리고 풀해온다. 직풀이든 펫풀이든. 아마 내가 없으면 우리 공대 사람들 매우 당황해하지 않을까. "어? 저놈들 풀됐는데 왜 공격대 징표가 없지?" 하고.



내가 공격대 처음 들어갔을 땐 사냥꾼은 진행자가 지정하는대로 풀만 하는 단순 풀러였지만 지금은 공대장 / 진행자와 같은 권한으로 보이스 채팅 / 공격대 채팅을 사용할 수 있는 위치가 되었다. 개인의 짬밥 덕인지 내 실력 덕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는 건지. 다른 공대는 어떤지 정말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