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둥지 짓는 드래곤의 제작사인... 어... 까먹었다; 여튼 최근작. 3D라고 광고는 했는데 던전만 3D, 그것도 옛날 2D 시절의 던전들처럼 한칸한칸 딱딱 움직이는, 그런 3D였다. 첫작품에 모험하지 않는 건 좋지만 이건 너무 안전빵인 듯.
일단 기본은 RPG로, 랜덤하게 주어지는 미션 중 하나를 골라 던전을 돌아다니면서 적을 제거하면 된다. 플레이어 캐릭터를 포함 9명이 전투에 나갈 수 있으며 주인공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돈을 주고 고용하는데, 물론 레벨업하면 능력치가 올라간다. 플레이어 캐릭터는 레벨업 시 스킬도 골라 배울 수 있고 커맨드도 직접 내리지만, 다른 유닛들은 성장도 커맨드도 그냥 자기 자율. 필자가 보기엔 다 필요없고 치유 마법이나 배워서 의사 노릇하는 게 가장 적절해 보인다. AI에게 치유를 맡긴다는 건 도박.
나머지는 뭐... 그냥 야겜이 그렇듯이 스토리 적절히 진행되고, 몇몇 특수 미션 나오고, 애들 잡아다 떡도 좀 치고, 그렇다. 이 제작사의 다른 작품이 그렇듯이.
단 이 게임은 단일 엔딩이고, 2회차 특전도 별로 없어서 한 번 거하게 플레이하면 그걸로 땡이다. 아쉽기도 하지만, 깔끔하다는 느낌도 있다.
플레이할 땐 어떨지 몰라도, 이렇게 소감문 쓸 땐 이런 종류의 게임이 가장 반갑다. 워낙 특이한 점이 많아서, 그것만 주욱 나열해도 글 하나 뚝딱 나오거든. 이런 게임이 많으면 좋겠지만, 게임질 20년 가까이 한 필자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플레이어에게 그렇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어서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고... 필자도 이 게임을 원해서 산 게 아니라 스팀에서 THQ 팩을 살 때 끼어 온 게임인데, 초반 거의 20시간을 시발시발거리면서 억지로 하다가(그러면서도 확 접어버리지 못한 건 그럴 때마다 게임이 풀리기도 했지만, 할 게임이 딱히 없어서이기도 하다) 갑자기 푸욱 빠져서 미친 듯이 달리게 되었다. 정말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게임이다.
이 시리즈는 섀도우 오브 체르노빌, 클리어 스카이, 콜 오브 프리피얏 세 작품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세 작품은 모두 같은 회사에서 같은 엔진(물론 버전 업글은 하고 있다)을 사용하여 만든 시리즈물이다. 모두 다른 작품을 요구하지 않는 스탠드 얼론이며, 1편의 세 작품의 총판매량은 4백만 카피라고 한다. 의외로 잘 나가고 있다... 제작사는 현재 스토커 2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발매 예정일은 2012년.
스토리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 지역은, 에미션이라 부르는 거대한 자연 재해의 발생 후 각종 이상 현상의 발생과 돌연변이들의 출현 등으로 불안한 지역이 되면서 봉쇄되었고, Zone이라 불리게 된다. 이 존 안에 존재하는 인간은 군인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스토커라 불리는 소수의 무장 민간인들 뿐.
주인공은 존에 있는 스토커 중 한 명으로, 그날도 과학자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에미션이 덮쳐와 과학자들은 모두 죽고 자신도 의식을 잃는다. 깨어난 곳은 존 내의 비밀 팩션 클리어 스카이의 아지트로, 그들은 존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집단이었다. 그들은 최근 에미션이 빈번해지고 또 규모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며, 이를 자신의 내부로 들어오는 인간을 막기 위한 존의 자기 면역성 기능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에미션에서 살아남은 것은 대단하지만, 덕분에 주인공의 신경은 대단히 손상되었으며 더 이상의 에미션을 겪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고 경고한다.
이에 주인공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존의 내부로 들어가려는 인간, 스트렐록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래픽과 사운드
사실 용량이 5GB로 작은 편이기 때문에(2007년도 작품인데 당시 기준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텍스처의 질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실제 게임 상에서도 좀 우중충해 보인다. 어떻게 보면 그래픽 담당자의 능력 문제라고 해야 하나... 하나하나 뜯어 잘 보면 꽤 사실적이고 괜찮은데, 좀 물러서서 모두 합쳐놓고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아 우중충해 보이는, 그런 삘이 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배경의 색감 문제를 빼고는, 건물들과, 인물들이라든가 그들의 장비 같은 건 꽤 괜찮은 질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첫 편은 DX 9, 클리어 스카이는 DX10.1, 콜 오브 프리피얏은 DX11을 지원하는 등 DX 지원 버전은 항상 시대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데, 그에 걸맞게 광원효과를 비롯한 각종 그래픽 효과들은 정말 좋은 편이다.
소리의 경우엔 굉장히 괜찮은 편인데, 총질에 탐닉하는 제작사의 성향이 크게 반영되어 총기 소리가 굉장히 리얼하다. 특히 다른 소리에 비해 크게 설정된 총기 발사음의 볼륨이 정말 귓전에 대고 총을 갈기는 듯 하다. 모던 워페어 같은 경우 발사음만의 특성만을 크게 부각시키고 볼륨 자체는 죽여버려서 다른 소리보다 총소리가 작은 듯 느껴지는 단점이 있었고 다른 게임들도 총소리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FPS + RPG
이 게임을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제목처럼 말할 수 있겠다. 1인칭 시점에 WASD로 하는 이동과 조준점을 맞춰 마우스를 클릭해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의 기본은 모두 FPS 그대로지만, 인벤토리가 있고, 아이템을 주워서 사용하거나, 점차 고급 장비를 갖춰나가고, 여타 NPC와 대화를 해서 퀘스트를 받아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 부분은 RPG의 색체를 강하게 띠고 있다.
기본 이동은 빠르게 걷기지만 천천히 걷는 모드가 따로 있고(그러나 쓸 일은 없었다), 앉을 수 있지만 엎드릴 순 없으며, 기본 설정일 경우 Q, E로 빼꼼샷이 가능하다. 달리기도 가능하며(무게 제한을 10kg 초과하거나 엑소스켈레톤 수트 착용 제외), 이때는 스태미너가 줄어든다.
무기 선택은 숫자키 혹은 휠로 가능한데 칼, 망원경, 권총류, 주무기 1종류, 볼트를 들고 있을 수 있다. 다 괜찮은데 주무기는 1종류만 들 수 있다는 게 크게 불편한 점. 2종류만 들 수 있어도 좋았을텐데. 이 부분은 콜 오브 프리피얏에서 수정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 작품에선 샷건, 어설트 라이플, 스나이퍼 라이플을 바꿔가며 쓰고 싶다면 일일이 인벤토리를 열고 바꿔줘야 한다.
인벤토리에 들어가는 주요 물건으로는 플레이어가 장비할 수 있는 장비품들, 방사능을 줄여주는 물건들, 음식물, 출혈을 줄여주는 붕대,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응급세트, 탄약, 아티팩트 등등이 있다. 칸의 제한은 없지만 총 무게의 제한이 있는데, 이 제한이 대단히 리얼하고 빡센 편이다. 따라서 나중에 고급 방어구를 얻어 무게를 더 들 수 있는 개조를 하기 전에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들고 다녀야 한다.
장비는 크게 권총, 무기(샷건, 어설트 라이플, 스나이퍼 라이플 및 그 외), 방어복으로 나뉘며, 갈수록 더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자신의 원하는 바를 위해 개조할 수도 있다. 단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중 하나를 개조하면 나머지 개조는 할 수 없다. 이 부분이 성장의 개념을 갖고 있으며 플레이어 캐릭터 자신은 특별히 성장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총질에의 집념
이 게임의 제작사는 총질에 대단한 집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작 여건상 캐릭터의 움직임이 좀 딱딱하고, 엎드리지도 못하고, 성장의 개념을 장비의 교체로 표현한 탓에 유탄 발사기나 RPG 같은 무기도 대단히 후반에 등장하지만, 대신 각종 화기로 하는 사격질의 리얼함은 최고 수준이다.
우선 이 게임에는 탄도학이 적용되어있다. 이걸 보여주기 위해 총을 쏘면 마치 예광탄을 쏜 것처럼 총알이 보여서 궤적을 볼 수 있는데, 심지어는 라이플을 쏘면 총알이 약간 솟았다가 내려가는 것까지 제대로 구현해놓았다. 총알이 약간 솟는 건 실제로는 가늠자 + 가늠쇠로 하는 조준과 총열이 완벽한 일직선은 아니기 때문인데,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군필자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두번째로 소음 전투의 재현도도 상당하다.게임 내 상당수의 총기에 소음기를 낄 수 있는데, 이걸 달면 일단 발사음이 조용해지고, 탄속이 크게 떨어진다. 총소리는 크게 화약 연소가스의 팽창음과 총알이 초음속으로 나가면서 공기를 찢는 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물론 전자의 소리가 훨씬 크긴 하지만 후자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소음기를 사용해 전자를 막고 총알의 장약을 줄여 아음속으로 탄이 날아가게 하여 후자를 막는 것이 소음 전투의 기본인데, 지금까지의 게임들 대부분은 소음기는 구현해도 아음속탄은 거의 구현하지 않았다. 탄도학을 적용하지 않으니 아음속탄이라고 해도 적용할 게 없어서 당연한 얘기지만. 하지만 이 게임은 아음속탄도 확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덕분에 움직이는 적을 소음기를 단 총으로 맞추기는 매우 힘들고, 멀리 떨어진 적을 쏘면 정말 탄이 환상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음속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소음기를 끼면 자동으로 아음속 탄을 낀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게임 상 편의를 위한 점이겠지.
세번째로, 이 게임에는 탄착군이 있다. 다른 게임들에도 물론 반동 개념은 있어서 연사로 갈기면 명중률은 떨어지지만, 보통 초탄만큼은 크로스헤어 정가운데에 정확하게 가서 꽂히는데, 이 게임은 얄짤없이 초탄부터 끝까지 탄착군을 형성하며 박힌다. 아니, 게임 내에서 여러분이 느낄 감상을 말해주자면, '빗나간다'.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특히 초반에선 쓸만한 무기가 권총과 돌격소총 뿐이기에 정말 엄청나게 짜증난다. 중반 쯤에서 어설트 라이플의 탄을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게 되면 과거지사가 되긴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 탄에도 일반탄과 특수탄의 두 종류가 있어서, 적에 맞게 써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수탄은 보통 관통력탄이나 저지력탄이 있는데, 인간형 적의 방어복을 뚫기 위해 AP탄을 쓰면 돌연변이들을 상대할 때 대미지가 잘 안 들어가는 등 밸런스를 잘 맞춰놓았다.
장비, 개조, 아티팩트
무기는 라이센스 탓인지 실명보다는 가명으로 등장하는 총기가 훨씬 많은 편이며, 방어복의 경우엔 거의 대부분 개발사의 창작이다. 성장의 개념을 장비 교체와 개조로 구현했는데, 덕분에 장비품에 상하 차이가 있는 편이다. 그런데 새 장비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상당히 빨라서, 플레이어 본인이 원하는 최종 장비를 얻기 전에는 개조를 안 하거나, 꼭 필요한 한두가지 사항만 개조를 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개조는 각 팩션의 마을마다 담당하는 녀석이 해주는데, 녀석이 장비의 수리도 겸하고 있다. 다 같은 기능의 NPC가 아니라, NPC마다 개조를 잘 하는 전문 분야가 있고, 얘들이 원하는 부품의 플래시 드라이브를 찾아 갖다주는 서브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에만 개조가 가능한 항목이 있기도 하다. 플래시 드라이브는 반 정도는 퀘스트를 해결해서 얻을 수 있고, 반 정도는 필드의 은닉처 안에서 얻을 수 있다.
개조는 비교적 자유롭지만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무기 개조는 크게 연발성과 정확도 중 하나를 택해야 하고, 방어구 개조는 속성 방어와 방탄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무기 개조는 샷건을 슬러그 전용으로 개조하지만 않으면 크게 삽질할 건더기는 없는 듯 하고(개조하는 순간 대돌연변이 궁극병기가 반쯤 쓰레기로 바뀐다. 차라리 스나이퍼 라이플로 쏘는 게 낫지), 방어구는 아티팩트 수집과 단 하나의 메인 퀘스트를 제외하면 방탄쪽이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속성 방어 쪽에 속성 뿐 아니라 여타 좋은 업그레이드가 다 몰려있어서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든다.
아티팩트는 이상현상 가운데에 가끔 있는 특정 물건을 말하는데... O키를 눌러 탐지기를 꺼내야, 보고 주울 수 있다. 이것 덕분에 플레이어들이 이상현상을 피해가는 게 아니라 찾아가게 만들고 있다. 돈 벌기 힘든 이 게임에서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이다. 물론 갑옷에 장착해서 재미를 볼 수도 있다. 이들은 각기 방사능을 줄여주거나, 방사능을 방출하는 대신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거나 하는데, 갑옷에 달린 각종 속성 방어들은 전부 플레이어들이 아티팩트를 얻는 과정을 위한 옵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이 게임의 퀘스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메인 퀘스트와 노란 색으로 표시되는 서브 퀘스트인데, 리만스크 들어가기 전에는 서브 퀘스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게임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리얼타임으로 움직이는 세계인데... 예를 들면 타 게임의 경우 NPC가 퀘스트를 줄 경우 플레이어가 가기 전에는 진행이 되지 않지만, 이 게임은 NPC가 공격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뒤 그냥 가버린다(!). 플레이어는 알아서 쫓아가서 도와줘야 한다. 게다가 이런 진행이 모든 맵에 걸쳐서(!) 진행된다. 다른 맵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미션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NPC가 이동하다가 서로 교전하거나 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다. 특히 첫 맵에서 미션이 막 나타났다가 지멋대로 취소되거나 하는 게 무척 신경 쓰였는데, 나중 가면 별 느낌이 없어진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나중에 팩션 전쟁 제대로 수행할 땐 빡도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그리고 진행 중에 마을 NPC에게 '뭐 좋은 거 없나'하고 물어서 돈을 내거나 혹은 아무 시체를 뒤질 때 랜덤으로 은닉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가서 잘 뒤지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이게 좀 애매한 게... 그냥 시체를 뒤지면 몰라도 돈 내고 묻는 것은, 돈 주고 사는 것보단 싸지만, 되팔기엔 비싼 가격인데,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경우는 정말 고민이다. 이걸 뒤져야 나오는 플래시 드라이브가 있기 때문에 이걸 다 얻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플래시 드라이브를 다 얻었다면 굳이 돈 내고 은닉처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팩션 전쟁과 AI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팩션을 만나게 되고, 그들은 자신의 세력 확장을 위해 플레이어에게 지원을 요청한다. 처음 시작하면 무조건 가입하게 되는 클리어 스카이 VS 레니게이드는 이를 위한 튜토리얼 역할을 해주는데, 모든 팩션 전쟁은 상대방의 본거지를 털어버리는 것이 최종 목적이며 이를 달성하면 큰 보상을 받게 되므로 되도록이면 수행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본거지를 털고 보상을 받아도 애들은 본거지에서 무한 리스폰되는데, 플레이어의 돈벌이 때문인 듯 하다. 배려는 고맙지만 끝을 내도 끝난 느낌이 들지 않아서, 필자는 혹시나 해서 밴딧 본거지를 4번 연속 턴 적이 있다.
그리고 팩션 전쟁 수행 시 플레이어가 치뤄야 할 댓가가 있는데, 이 게임의 병신 같은 AI와 정면으로 싸워야 한다. 처음 클리어 스카이 돕는 것은 그냥 한 맵에서 진행하니까 문제가 없는데, 두번째부턴 맵을 건너다니게 된다. 그런데 얘들, 새 진지 점령하러 가는 건 무조건 본진에서 출발하고, 플레이어가 걷는 속도로 걸어서 다니며, 맵에서 만나는 모든 적군과 교전한다(!). 그래서 지면 맵에서 사라져버리는데...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이게 다가 아니라, 맵에서 이동하다가 그냥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 징조도 없이 그냥 사라진다. 혹은 플레이어가 맵을 넘어갈 때 랜덤으로 발생하는 에미션 때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AI들을 보호하면서 맵을 이동했는데 에미션 발생. 숨었다가 되돌아와보면 사라지고 없는 거다. LONER VS BANDIT 때는 뭐 이따위야 하면서 대충 어떻게 클리어했는데 DUTY VS FREEDOM 때는 진짜... 이거 클리어하려고 필자는 듀티 애들만 300마리 넘게 잡았고 프리덤이 점령하라는 지역에 LONER 애들이 있으면 걔들도 다 때려잡았다. 중립을 쏘지말긴 개뿔이.
개별 전투의 AI의 경우엔... 우선 돌연변이는 닥돌 뿐이라 AI 따질 게 없고, NPC의 AI는 나쁘지 않지만, 좌우 게걸음은 열심히 하는데 무기에 맞춰 스나이퍼 라이플 가진 애들이 후퇴하면서 싸우거나 샷건 가진 애들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전진하거나 하는 건 없어서 그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현존하는 게임 중에 그런 AI 가진 게임도 없을 뿐더러, 있었으면 그것도 나름 빡돌았을 것 같긴 하지만.
다만 단 한 가지 제작사가 제정신이 아닌 게 있는데, 수류탄. 얘들이 1차 세계 대전에 있었으면 필자가 장담하는데 전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300g짜리 수류탄이 결코 가벼운 게 아닌데 오차율 30cm 이내로 60~70m 거리의 필자에게 아주 정확하게 던진다. 던지고 폭발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라, 이걸 피하는 방법은 애들이 던지는 모션 혹은 날아오는 수류탄을 보고 이동하는 방법 뿐. 떨어진 뒤엔 늦는다. 움직이지 못하면, 엑소스켈레톤 수트 풀업글이라도 무조건 한 방이다. 그나마 얘들이 수류탄을 1인당 1개씩 들고 다녔으니 망정이지 2개씩 들고다녔으면 필자는 이 게임 클리어 못했다. 정말 진지하게 말하는 거다.
마무리
탄착군, 탄도학의 적용으로 총격전이 정말 리얼하고, NPC들과 함께 진행하는 퀘스트가 많은 것이 재미있는 게임. 하지만 초반부가 많이 어렵고, 주컨텐츠 중 하나인 팩션 전쟁의 완성도가 약간 낮으며, 플레이어에게 좀 친절하지 못해서, '나는 재미있게 했는데 남에게 권하기는 어려운' 그런 종류의 게임이다.
그냥 엑소스켈레톤 - 즉 외골격 수트는 듀티, 프리덤 중 아무 곳에나 가입해서 팩션 전쟁을 해도 구할 수 있지만(듀티를 선택할 경우 굳이 프리덤을 전멸시키지 않아도 된다), 프리덤 엑소스켈레톤 수트는 프리덤을 선택해서 듀티를 완전히 쓸어버려야 구할 수 있는, 이 게임 궁극의 수트다.
궁극... 이 단어에 필이 꽂힌 필자는 며칠에 걸친 팩션 전쟁 노가다를 해서 이 수트를 구했는데... 정말 과정을 돌아보자면 치가 떨린다. 단적으로 말해서 팩션 전쟁 하기 전에 죽인 스토커가 300 가량이었는데 수트 얻고 나니 600명. 그리고 수십정의 총이 남았다(이 게임은 바닥의 시체는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지만 땅에 떨어뜨린 물건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다).
필자의 분노의 저격질의 결과물들.
그래서... 보상으로 드라구노프 mk2와 프리덤 엑소스켈레톤 수트를 준다고 들었는데, mk2가 아닌 그냥 드라구노프와 프리덤 엑소를 주길래 드라구노프는 바로 팔고 엑소스켈레톤은 입고 개조했다. 개조가 라인을 타고 가지 않고 희안하게 되어있는데 필자 나름 그때까지의 진행을 고려해서 한 개조다.
솔직히, 다른 좋은 갑옷들과 비교해서 성능이 그렇게 확 좋지는 않다. 게다가 이 수트를 입으면 뛸 수가 없다! 하지만 필이 꽂혔으니 입고 다녀야지.
리만스크부터 이어지는 일직선 진행 직전 상태에서 팩션 전쟁을 했기에 수트 입고 바로 리만스크 진입해서 진행 중. 엔딩이 멀지 않았다.
처음 20시간 동안은 권총, 싸구려 사냥용 엽총 뭐 이런 물건 들고 이 님히럴 샹샹바 같은 놈들 하면서 하다가(진짜 희안하게, '시바 더러워서 못하겠다. 이번만 해보고 안되면 지운 뒤에 A4 10장 규모로 욕을 써주지'할 때마다 게임이 풀렸다) 저격총과 라이플을 갖추게 된 순간부터 푹 빠져서 하고 있는 중이다.
대인배의 동네 동구권 물건 답게 노리는 요점 - 전맵에서 벌어지는 실시간 전투들과 그 전투에서 플레이어가 경험하게 되는 리얼한 총격전 만큼은 정말 최고의 수준으로 구현해놓았으나, 거기에 집착한 나머지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는 상당히 부족한 점이 사실이다. 전작 섀도우 오브 체르노빌을 하다가 '씨바 도저히 못하겠다, 차라리 후속작으로 맛을 보고 돌아와야지' 하고 플레이해봤는데 SOC보다는 확실히 낫지만, '좋다'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현재는 레드 포레스트에 발을 들여놓았다가 다시 되돌아와 팩션 전투를 하는 중. 아무리 생각해도, 뛰지 못한다 해도 프리덤 엑소스켈레톤 수트는 도저히 포기를 못하겠다. 드라구노프 SVU mk2도 그렇고. 얻는 건 둘째치고 업그레이드 비용이 없긴 하지만, 그게 문제일 쏘냐. 문제는 듀티 애들을 쓸어버리는 게 아니라 프리덤 애들이 이쪽으로 오지를 않는다는 것. 애들이 이쪽으로 와야 땅을 먹고 그래야 본부를 쓸어서 퀘를 완료할텐데, 현재 무한히 애들이 오는 걸 기다리는 상태. 아, 진짜 욕 나온다. 뭘 이따위로 만들어놨지.
이런 류의 게임이 계속 나오는 거 보면, 이런 쪽의 수요가 꾸준하긴 한 모양이다. 말이 에일리언이지 총알받이가 될 수 있다면 유전자 변형이든 뭐든 상관없을 듯한 삘이지만...
이런 류의 다른 게임과 마찬가지로, 3인칭 시점이며 바닥에서 아이템을 줍거나 시체를 뒤지면서 아이템, 돈, 열쇠, 암호를 얻고 에일리언을 쏴죽이며 진행하면 된다.
시야가 어깨너머로 보는 듯한 삘인데 게임하는 내내 화면을 흔들어대고 캐릭의 움직임에 따른 카메라 워크가 좀 병맛이라 그 점이 별로였다. 그리고 텍스처나 폴리곤이 좀 구린 거야 어차피 시점이 멀어서 그러려니 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려면 이벤트 진행하는 컷씬을 따로 만들라고. 그냥 줌 땡기니 이건 갑자기 10년 전 게임 삘이 확 온다.
나머지는 이런 류의 게임의 공식 그대로라 딱히 칭찬할 것도 없고 욕할 것도 없는데, 에일리언들이 등장하는 루트가 보통 주인공을 가운데 두고 두 루트 이상인지라 게임 하는 사람 1명을 더 구해서 멀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게임 내내 안내문이 강조하는 것이기도 한데, 이 부분을 노리고 만든 듯.
레이븐이 만들었던 울펜슈타인을 하고 소감문을 쓰면서, 워낙 무난하고 적절한 게임이라 필자는 깔 게 없어서 독창성이 없다고 깐 적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엔딩 보고, 잘 했다고 생각하면서 지우고, 잊어버렸다. 그런데 레이븐은 잊어버리기 아까웠던 모양이다.
이 게임의 주인공은 미군으로, 러시아령의 한 섬에서 일어난 의문의 신호를 조사하기 위해 파견되었다. 그러나 약간의 트러블로 헬기가 추락하게 되고, 탈출을 위해 아군과 다시 만나 라디오 송신탑으로 향하는 주인공은 이 섬의 비밀에 대해 알게 된다...는 이야기다.
처음엔 괴기하거나 공포물을 싫어하는 필자가 조금 하다가 쉬고 있는(한 1년 넘게 쉬는 중인 것 같은데) 바이오쇼크의 분위기가 확 오지만, 일단 총 들면 바숔은 바로 꺼지시고 전작인 울펜슈타인으로 바로 모드 체인지가 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왼팔에 끼는 장갑, 이 게임의 근원인 TMD를 끼면 바로 울펜슈타인 그 자체가 된다.
물론 울펜슈타인 확장팩은 아니어서 배경도 이름도 능력도 다르지만, 게임 분위기라든가 적이라든가 진행 양상이라든가를 보면 바로 필이 온다. 다른 점이 있다면 무기와 TMD가 좀 더 간결하고도 체계적으로 변하고, 울펜보다 TMD 장비의 특유성을 살린 일종의 퍼즐이 많이 강화되었다는 것 정도.
스토리의 경우 많은 SF 매체에서 다룬 타임 패러독스가 주제인 듯 하며, 과거로 왔다갔다하는 게임 진행, 플레이어를 도와주는 2명의 NPC의 대사들, 특히 포탈 삘이 나는, TMD로 재생 가능한 메시지들과, 마지막 오토세이브에서 선택해 볼 수 있는 3가지 엔딩이 생각할 거리를 많이 던져주고 있다. 뭐든 간에 꿈도 희망도 없긴 하지만;
플레이하실 분을 위해 팁을 좀 드리자면, 난이도가 쉬운 편이라 어려움 난이도를 해도 충분할 것 같고, 이 게임 역시 울펜처럼 슈퍼파워 무기보다 재래식 화기가 더 강하고,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기 2종류 정도는 모두 업글 가능하니 굳이 TMD에서 무기 업글 모듈 2개 얻기를 안 해도 된다는 것 정도.
필자는 저격총과 기관총을 들고 다녔는데, 타임스톱 걸어주고 애들 머리를 다 따준 다음 타입 스톱을 축소시켜버리면 동시에 애들이 파바박 쓰러지는 것이 마치 사무라이 영화같은 연출이라 아주 재미있었다.
어쩌다 보니 잡게 된 야겜. 솔직히 그림체가 요즘 추세의 그런 그림체가 아닌 터라 화면 안에선 캐릭들이 열심히 떡을 치는데도 본인이 꼴리지가 않을 정도여서 -_- 떡신 때문에 잡은 건 아니고, 순전히 RPG로서의 재미 때문에 잡았다. 그런데 꼴에 야겜이라고 꼴리지도 않는 떡신이 정말 질리도록 나오더만;
RPG로서의 재미라고 해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겠지만, 특히 다양한 캐릭터를 키우는 맛이 쏠쏠한 게임이다. 캐릭터에게는 물론 레벨이 존재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라 무기와 스킬에도 따로 랭크가 존재해서 일반 공격을 계속 해서 무기 랭크를 올려야 더 강한 무기를 사용할 수 있고, 스킬을 반복 사용해서 스킬 랭크를 올려야 더 강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스킬에는 스킬 트리가 존재해서, 랭크를 만족시켜야 함은 물론이고 하위 스킬을 반복사용해서 해당 스킬을 마스터해야 윗 단계 스킬을 쓸 수 있게 된다. 이 한 단계 한 단계가 파워업이 좀 되는 관계로 중독성이 대단히 강해서 강한 동기 부여를 해준다.
물론 동기 부여가 되는 거지 전투가 재미있어지는 건 아니라 전투 자체는 오토로 해버리게 되지만. -_- 오토 전투 시 AI 지정을 상당히 상세하게 할 수 있어서, 필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들(단순 잡몹 학살, 특정 스킬 반복 사용 등)은 거의 전부 만족시켜 주고 있었다.
반대로 RPG의 다른 축을 이루는 스토리 전개의 경우에는... 글쎄. 대작 게임을 시리즈로 내다보면 뒷이야기 내기가 버거워서 난데없이 중간 얘기를 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작품을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사람이 플레이하게 되면 뭐 다들 비슷한 감정을 느끼지 않을까. 뭔가 사연 있는 캐릭터가 나오는데 앞 얘기가 없고, 뭔가 사연 있을 것 같은 캐릭터가 나오는데 뒷얘기가 없고, 플레이어는 알 수 없는 앞 얘기와 뒷얘기를 연결하기 위한 전개만 죽 하다 보니 기승전결도 없이 그냥 무덤덤하게 얘기가 흘러가다가 끝나버린다. 이 사태의 불행을 최대한 막기 위해 전작들의 비주얼 노벨을 제공하긴 하는데... 불행히도 시나리오 작가가 능력자가 아니어서.
그나마 괜찮은 전개는 4가지 루트 중에서 정사 루트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정사 루트를 약간 수정한 것으로 보일 정도로 차이가 없고 완전히 다른 건 종장 하나 뿐. 종장도 정사는 엄청 길지만 나머지 루트는 매우매우매우 짧다.
뭔가 다를까 싶어서 빛 루트에서 어둠 루트 리위 엔딩으로 2회차를 달린 필자였지만 종장 빼고는 글 몇줄 밖에 다르지 않다는 점에 크게 실망했다. 한 번 나온 내용 넘기게 해두면 2회차 부턴 어드벤처 파트는 몇분 되지도 않는다. 그래도 그 뒤 정사 루트만 두 번 더 달린 이유는 순전히 캐릭터 수집의 마지막, 라시나를 얻기 위해서였고 EX 던전 데네바의 창탑을 노리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라시나를 얻고 500레벨을 찍어준 뒤 한 번 시도해볼까 싶어서 창탑을 가봤다. 한 번 가보고 빛이나 어둠 루트 - 세리카 엔딩 쪽에서 결판을 지을까 싶어서. 물론 계승 시 적 능력치는 최고치인 2.0으로 설정. 그리고 보스까지 클리어. -_-
창탑에서 처절하게 느낀 건데(물론 창탑에서만의 이야기다. 창탑 아니면 레벨빨로 그냥 다 해결된다), 이 게임은 게임 자체 밸런스도 잘 맞지 않을뿐더러 아군 캐릭터 간에 성능 차이가 대단히 극심하다. 일단 물리 / 마법 중에서 마법 공격은 캐릭을 불문하고 창탑은 커녕 능력치 2배 모드 후반부의 일반 몹에게도 안 먹힐 지경이고, 물리도 공격력 / 공격회수 중 하나라도 능력치가 딸리면 역시 대미지 1. 반면 마도갑옷 스킬로 입을 수 있는 마도갑옷은 갑옷에 무슨 장치가 되어 있는 건지 마법 캐릭이 입고 스킬을 날려도 대미지가 몇 만씩 뜬다. 방어의 경우엔 방어력을 올리거나 속성치 맞추는 걸론 택도 없고, 마리냐와 아나스타시아 투톱의 회피탱으로 가야 희망이 있다. 게임 내 진형은 10개 가까이 주지만 필자가 보기에 쓸모 있는 건 딱 2개.
그래서 필자의 세팅은 정밀 전투 대형에, 전위 탱커는 회피 세팅을 맞춘 마리냐와 아나스타시아, 중위는 마도갑옷과 전용 무기를 장착한 흰색 에우 아가씨, 딜 따위 안 바라고 강화 마법에 올인한 에크리아, 후위에 에우크레이아였다. 흰색 에우 아가씨를 후위에 안 둔 이유는, 중위에 둬도 5단 중포격 대미지가 70만 씩 나오는데 후위에 둬봤자 어차피 999,999 대미지 한계에 걸리기 때문이었다. 진짜 레이드 보스다;
그리고 안타까운 노미네이트 1순위는 루나 클리어. 힐러에, 마도갑옷에, 마도 갑옷 M 랭크 스킬이 공격력 +12,000이라는 상식을 초월한 스탯을 갖고 있지만, 그러면 뭐해 오버킬이 없어서 대미지 상한이 99,999인 것을. 리위, 라시나, 실피아 등의 캐릭터들도 자체 능력도 괜찮고 오버킬 소유에, XX 살해를 가져서 좋긴 한데 위 캐릭터들보다는 포스가 떨어졌다. 세리카 같은 경우는 스킬에서 공격력을 가장 많이 올려주는 게 +1500인데 이따위면 라크스 하이세라나 리브라크루스의 공격력이 네 배가 되어도 소용이 없고, 리타는 다 좋은데 공격회수가 두 자리 수라 꿈도 희망도 없었다.
아이템 소모의 경우엔 마력석.소와 투기석.소 300개 씩. 투기석을 마력석보다 많이 썼다. 나머지는 4회차 돌면서 줍거나 조금씩 사 모아서 1, 200개씩 마련해둔 걸로 충분했다.
쓰다보니 칭찬하는 내용보다 까는 내용이 월등히 많아지긴 했는데, 뭐 필자가 원래 그런 인간이니. -_- 그래도 1달 넘는 시간 동안 아주 푹 빠져서 재미있게 플레이한 RPG였다. 창탑 보스가 좀 김빠지는 난이도라 문제였을 뿐. HP만 5백만이지 잡몹이랑 다를 게 없어.
일단 스토리의 경우, 1편의 인물이 등장하기에 1편을 안 해본 사람에겐 좀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반대로 필자는 1편을 해보았기에 시작 후 30분 가량 뒤에 등장하는 이벤트를 보자마자 엔딩 예측. 그대로 다 맞았다. 2편의 뒷이야기라기 보단 피어 3편의 전주곡 같은 느낌.
시작부터 파워드 아머 입고 등장하는 등 공포는 완전 배제하고 액션에 치중했는데, 특히 그걸 잘 나타내주는 게 현재 목표. 처음엔 좀 상식적인 게 등장하더니 나중 가면 '모든 걸 배제하라' '넌 무적이다' '누구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어차피 일방통행이니 진행에 상관은 없지만, 이 자식 프로테스테론 호르몬에 완전히 쩔었어.
특히 마지막 전투는 덕분에 굉장히 짜증났는데, 무적인지 뭔지 이상한 헛소리는 써놨고 앞에는 문이 있고 적이있으니, 적을 제끼고 문으로 달려가려 하다가 수도 없이 죽었다. 어려움 난이도에서 수시간 동안 죽다가 결국 쉬움 난이도로 해서 엔딩을 봤는데, 알고 보니 애들 다 죽여야 하는 거. 그런데 애들이 좀... 후 -_- 마지막까지는 어려움으로 그냥저냥 했는데 이건 완전히 개념상실한 난이도였다.
어쨌거나 대략 2달 정도 뒤면 피어 3가 나오는데, 이 얘기가 어떻게 진행될지 기대가 매우 크다. 지금까지 제작사가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전부 멀티플레이나 액션, 파워드 아머 얘기 뿐이던데, 이런 류의 얘기는 미리 얘기하면 안 좋은 게 많아 그런 거겠지 하고 뚜껑 열기를 기다리는 수 밖에.
플레이어는 2편에서도 1편에서와 마찬가지로 제국의 스페이스 마린 챕터 중 하나인 블러드 레이븐의 형제들을 지휘하여 오크, 엘다, 타이라니드, 카오스들을 착하게 만드는 숭고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지금까지 4만년 동안 그러했고 앞으로의 4만년 또한 그러하겠지만, 착한 외계인은 죽은 외계인뿐이다).
시점은 주로 탑뷰이고 줌 인/ 아웃이 가능하며 회전은 되는지 안 되는지 안 해봐서 모르겠는데, 아마 쓰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 아웃 오브 안중(화면 찍기나 동영상 촬영용도 제외), 그리고 미려한 그래픽과 박력 있는 사운드를 제공해주고 있다. 다만 흙먼지나 폭발 등의 이펙트는 대체 뭘로 처리했는진 모르겠는데 일정 이상 발생하면 컴퓨터가 상당히 괴로워했다. 실시간 진행 게임에서 순간적인 프레임 드랍은 그다지 좋지 않은데.
멀티는 안 해봐서 모르겠고 싱글은 특별한 일이 없는 이상 한 번에 4개 부대를 지휘하게 된다. 하나의 부대는 플레이어나 다른 특별한 인물인 경우 혼자서 부대인 경우도 있고, 3명이나 4명이 한 부대인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도 부대단위 선택만 되고 개개인 지휘는 불가능하다.
미션 유형은 크게 공격과 방어로 나뉘지만 사실 그냥 다 잡아 죽이면 된다. 미션 목표야 미니맵에 다 표시가 되고. 맵은 그렇게 크지는 않아 미션 하나당 10~20분이면 클리어 가능. 미션을 클리어하면 결과를 보여준 뒤 자기들끼리 나불나불거리며 스토리를 진행하고, 그게 끝나면 플레이어는 자신의 부대를 정비할 수 있다.
RPG적인 개념을 적극 도입해서, 성장과 아이템의 개념이 생겼다. 성장의 경우 레벨이 오를 때마다 2점의 포인트를 각각 체력, 근접 공격력, 원거리 공격력, 정신력 부분에 나눠줄 수 있고 각 부분마다 일정 포인트가 쌓이면 액티브 혹은 패시브의 특수 능력을 획득하게 된다. 그리고 캐릭터들은 인간의 범주에서(아니, 스페이스 마린이 된 시점에서 이미 평범한 인간은 아니다만) 점점 벗어나게 된다. 또한 무기와 갑옷을 게임 진행시 획득하여 착용시켜줄 수 있게 되었다.
게임 시작할 때 수류탄이 어쩌니 엄페 은폐가 저쩌니 하지만 다 훼이크. 10레벨 중후반 되면 그딴 거 다 필요 없고 "뽀 디 엠풰라위훙러ㅏㅣ훠ㅣㅇ뤃ㅍ45ㅡㅗㅕㅑ43~~~~~~~"로 다 통한다. 더 후반이 되면, 터미네이터 아머를 착용한 부대나 드레드넛은 지나가는 코스에 있는 모든 오브젝트를 아예 갈아버린다.
오리지널도 방어 미션이 좀 반복되긴 했지만 꽤 재미있게 했는데, 확장팩의 경우엔 반복되는 미션이라는 군살을 쫙 빼고 핵심만 강화하여 돌아왔다. 그리고 카오스의 유혹을 유닛이 아니라 플레이어에게 거는 게 재미있었다. 타락도를 올리면 얻을 수 있는 스킬의 강화와 타락 전용 아이템들의 유혹!
엔딩 직전에 다운만 안 되었어도 완벽한 승리와 완전 타락 엔딩 2개를 향해 달려보는 거였는데. 어쨌거나 정말 재미있었다. 다음은 2번째 확장팩인가, 3편이 될 것인가. 기대된다.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의 프로토타입이었던 게임의 리메이크작. 이미 아머드 프린세스라는 확장팩도 있는 게임이다. 한글 패치도 있고 해서 플레이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게임.
플레이어 자신은 세 계통에 특화한 전사, 기사, 마법사의 클래스 중 하나를 선택해서 시작하게 되며 국왕의 재산을 책임지는 보물탐색 기사가 되어, 각종 보물을 찾거나 혹은 국왕이 주는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물론 국왕 외에도 만나게 되는 많은 이들이 주는 다양한 임무들을 마음대로 골라 수행할 수 있다.
맵에서의 이동은 리얼 타임이지만, 필드에 나오는(혹은 이벤트로 만나는) 적과는 턴제로 전투하게 되며, 플레이어 자신의 아바타는 전투에 참가하지 않고(마법이나 분노 스킬 등은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플레이어의 부대에 있는 유닛들을 이끌고 전투를 하게 된다(이 부분은 히마매와 완전히 같다).
나온지 꽤 되었지만 파스텔 풍의 화사한 색감과 더불어 적절한 광원 효과 덕에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으며, 각 유닛의 효과음도 자연스럽다는 느낌.
그러나 정작 필자는 얼마 하지 못하고 거의 시작하자마자 접었는데, 전부터 히어로즈 오브 마이트 앤 매직도 3, 4, 5를 줄줄이 시도하다 참패하던 것과 더불어 생각해보니, 필자는 아무래도 비피해 전투를 선호하는 듯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이 게임은 일반인이 플레이하다 보면 아무래도 유닛을 조금씩 잃어가면서 할 수 밖에 없는데, 필자는 그걸 못 참는 것이다. 힐하면 닳은 체력도 주욱 차오르는, 모든 피해가 일시적인 그런 RPG적인 전투를 선호하는 듯하다.
그리고 뭐 얼마 하지도 않았지만 불만을 두 개 말해보자면, 맵에 뿌려져서 플레이어가 먹어주기만을 바라는 자원들을 미니맵에도 표시해줬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느낌이 있다. 열심히 화면 돌려가면서 먹어도 왠지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플레이어에게 다가오는 적들의 부대 규모는 좀 자동으로 표시해줬으면 좋겠다. 리얼타임인데 언제 커서 대고 부대 규모를 보고 있나.
P.S.: 그리고 이 게임 난이도 정말 장난 아니어서, 필자도 어려움 난이도 했다가 털리고 노말 난이도로 하다가 접었는데 대체 최고 난이도를 비피해로 클리어하는 이들은 대체 뭔지!
몇달 전부터 창세기전 4 제목 걸어놓고 개발자를 모집하던데... 쓰려고 하다가 매번 까먹다가 마침 기억나서 쓴다. 관뚜껑을 열고 시체를 꺼내다니 소맥이 급해졌긴 급해졌나보다.
정말 재미있는 게임이 제대로 나온다면 취소 못할 것도 없지만, 창세기전 2부터 욕하면서 사서 해오다 창세기전 3 파트 2로 마침내 해방된 뒤, 마그나카르타 사태를 보며 뿌듯했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고물 창고에 태풍이 너무 세게 분 나머지 물건들이 날려올라가 이브 온라인의 닉스가 조립될 정도의 확율이다. 그 뒤론 아예 관심 끊어서, 온라인 갔다는 정도만 알고.
아 물론 발언 취소는 제대로 된 게임만 나와도 할 거고, 어찌됐건 플레이할 생각은 없습니다. 어떤 MMORPG가 나오든 간에 필자가 플레이할 마음을 먹게 하려면 어떤 점에서든 와우와 이브 온라인을 제껴야 함.
필자는 이 게임을 컴퓨터 업그레이드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간 파코즈에서 처음 알게 되었는데, 당시 모든 그래픽 카드의 기준은 '크라이시스의 FPS가 몇인가' 였다. 즉 게임 자체의 재미 어쩌고 뭐 이런 얘기는 전혀 없이 그저 벤치마크의 기준으로서만 작용했던 것이다.
두번째로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었던 건 동영상이었다. '맥시멈 아머'로 방탄이 되고, '맥시멈 스텔스'로 은밀히 접근하고, '맥시멈 파워'로 사람 잡아던지고, '맥시멈 스피드'로 순식간에 거리 좁히고... 완전 액션 게임이었다.
그런데 막상 크라이시스를 해보니, FPS였다. 그것도 대단히 상식적인 FPS. 나노슈트의 기능도 꽤 제한적이었고. 물론 스텔스로 숨는 건 대단히 사기지만. 그래서 그냥 그렇게 무난하게 진행해서 무난하게 클리어했는데, 계속 워헤드가 플레이하고 싶었던 걸로 보면 이 게임의 매력이 어느새 필자를 사로잡고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뭔지는 워헤드를 클리어한 지금도 모르겠지만.
워헤드는 크라이시스의 스탠드 얼론 확장팩...격인 게임인데, 그냥 크라이시스 재활용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다. 엔진에 이런저런 개량이 가해진 건 사실이지만 전작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는 않고, 배경은 전작의 재활용이며, 무기 체계를 비롯한 여타 시스템도 수류탄 발사기와 최종 무기를 제외하면 완전히 같고, 적 또한 전작에서 나온 애들 완전 재활용이다.
이 게임은 스탠드 얼론인데도 스탠드 얼론의 기본이 안 되어있는 게임이다. 튜토리얼도 없고, 조작 설명도 없고, 배경 설명이나 다른 캐릭터들에 대한 정보도 거의 주지 않는다. 그리고 게임의 전개도 플레이어가 전작의 주인공 노매드로 플레이하는 동안 싸이코가 어디서 뭘 했냐는 걸 보여주는 정도로, 스토리에
기본이 안 되어있다. 왜냐하면... 기승전결이 없어!
허무한 엔딩을 보면서, 확장팩 징징이나 오리지널의 플레이타임 타령이 나오는 걸 막기 위한 입막음용 땜방 게임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게임 하는 동안에는 집중해서 재미있게 했으니까, 뭐 그걸로 됐다고 치자. 2편도 기대된다.
나온 직후 좀 하다가... 안 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몇주 동안 한 번도 돌리지 않은 게임을 삭제한 참이다. 그렇다고 이 게임이 구리다거나 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다.
크리스 테일러는 대단한 개발자다. 그는 안주란 단어를 모르는 듯 하다. 그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있다.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에서 그는 2D와 3D의 가장 큰 차이점 - 탄속과 궤도를 가지고 날아가는 탄들(비록 물리 연산과 그래픽 덕분에 사양은 떡실신이 되더라도) - 과 넓은 맵, 다양한 종류의 유닛들로 비록 배경은 먼 미래지만 현대전에 가장 근접한 RTS를 만들어 내었으며, 서프림 커맨더에서는 토탈에서 지적받았던 세계관을 보충하고 각 진영의 개성들을 잘 살려내었다. 그리고 확장팩인 포지드 얼라이언스에서는 실험 유닛들과 여러 개념들을 수정하여 TA의 그림자를 거의 지웠다.
2편에서는 이에서 더 나아가, 멀티 위주로 만들었던 데미갓을 서프림 커맨더와 합성하여 만들었으며, 공장을 업글하여 올라가는 테크 트리 대신 RPG와 유사한 형태의 테크 트리를 도입하고, 유닛들의 종류를 줄인 대신 비중을 높이고, 실험 유닛들의 위상을 더 낮추었다. 이제 실험 유닛을 보기는 그렇게 어렵지 않게 되었다. 물론 부수기도 그렇게 어렵지 않지만.
즉 캐주얼해진 것이다. 그래픽도 부담이 덜가는 형식으로 바뀌었고, 유닛 종류도 줄고, 게임하는 동안 뽑게 되는 유닛 수도 줄고(이 부분은 확실치 않으나... 줄어든 느낌이다), 맵도 작아졌다.
그 결과 필자는 서프림 커맨더 2에게 매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이 게임은 더이상... 전쟁 같지 않다. 장난감들이 나와 펼치는 장난감 전쟁이라면 모를까.
그리고 첫 캠페인인 UEF에서 5번째 미션을 보고, 싱글 진행에도 흥미를 잃어버렸다. 연출이 뭐 이래;
필자가 GPG나 크리스 테일러에게 실망을 한 건 아니라, 앞으로도 계속 주시할 생각이지만, 적어도 이 게임만큼은 필자의 취향과 거리가 너무나 멀다.
확실한 건, 마비노기와 마찬가지로 완성도가 높은 편에 속한다는 것이다. '국산 중에선'. 게다가 이런 튜토리얼 갖춘 게임이 국산 중 또 있을까.
뭐 소문은 들어본지라, 몬스터 헌터를 필자가 해봤다면 가루가 되도록 깠겠지만 안 해봤기에 그 부분에 대해선 C9과 마찬가지로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부족한 컨텐츠를 노가다와 재활용으로 때우려 드는 건 여전하다. 마영전은 추가로 난이도까지 들어간 듯. 아니면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못한 필자의 투덜이일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캐릭터의 움직임은 너무나 답답하고 적이 서넛 이상 나오면 감당이 안 되기에 파티를 구해서 가야 하는데, 필자의 부족한 사교성으론 무리였다(태어날 때 게임 이름 외치면서 태어난 게임 신동이 한국엔 너무 많다).
하다보니 이 게임 또한 '아... 위에서 일정 존나 쪼았겠구나...'하는 개발자의 아픔이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아, 슬픈 현실이여.
...를 하고도 지금 50레벨 넘었다. 대략 일주일 넘게 IE가 맛이 가서(IE가 맛이 갔는데 왜 본인 컴 애플리케이션 상당수의 인터넷 접속이 병맛이 되어버렸는지는 의문이다. 심지어는 FF로 블로깅하는 것도 파일 업로딩이 막혔었다) 글을 못 올렸다.
뭐 미치도록 재미있어서 계속한다기보다 딱히 할 것도 없어서 그냥 켜고 그냥 들어가서 뿅뿅질하는, 조건 반사의 나날이었다.
요 근래엔 단물이 쫙 빠지고 있다는 게 느껴질 정도로 방이 안 잡혀서(잡힌 방도 태반은 핑이 개판이다), 한두달 내엔 필자도 접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게임 하나로 이렇게 오래 재미있게 했으니 본전은 뽑은 셈인데, 프리스티지 10회는 불가능할 듯.
요샌 내 총보다 남 총 주워쓰는 재미가 쏠쏠한데, 그러다 UMP에 맛들였다. 그만큼 많은 녀석들이 움프를 들고 다녔다는 얘기다. 물론 쌍글록도 있지만 쌍글록은 본인에겐 그닥. SMG류는 반동이 워낙 심해서 지금껏 쓴 일이 없었는데 UMP는 소음기 달아서 반동 좀 억제해줘도(모워 2의 모든 총기는 소음기 달면 반동이 '좀' 줄어든다. 아니면 내 기분 탓인감) 파워 좀 나오고 SMG 들면 이속이 빨라지니 게걸음으로 총알도 좀 피해지고... 좋은 듯. 다만 일정 거리 이상에선 한발 한발 맞춰야 한다. 그런 교전 거리가 많은 맵이라면 라이플 들어야지 뭐.
시스템의 가장 큰 변경점은 자원 획득 / 소모 방법으로, 초당 XX.X를 얻고 XX.X를 소비하는 스트리밍 형식에서, 기존의 무수한 RTS에서 사용해온 축적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해하기 편하지만, 예약에는 애로사항이 꽃피는 방식. 뭐 조절 실수로 몇분 동안 모든 생산과 방어가 올스톱하는 것보단 훨씬 낫지만...
그리고 스킬 트리가 추가. 싸워서도 얻을 수 있고, 연구 건물을 세워 놓으면 자동으로 주는 포인트를 소모해서 유닛을 업그레이드 혹은 새 유닛을 얻는 방식. 실험 유닛도 이렇게 얻어야 쓸 수 있다.
전반적으로 매우 캐주얼해진 느낌. 보다 많은 RTS 플레이어들에게 어필할 수 있겠지만, 이 정도 수준의 캐주얼함이라면 스타 2와 거의 정면 대결 수준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대결이 얼마나 격렬할 것인가는 스타 2의 발매 시기에 달렸겠지만, 아무리 내가 크리스 테일러 횽의 팬이라고 해도 스타 2에게 이길 것 같지는 않은데...
지형, 발포, 착탄 등등의 그래픽은 나쁘지 않지만 유닛의 모델링이 진짜 구리구리한데, 옵션에서 유닛 모델링이 Low 만 선택되는 걸로 봐선 정식에선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안 나아지면 답이 없다. 보면 알겠지만 현재로선 서프림 커맨더 1보다 못해 보인다.
데모를 해보면 정품을 살지말지 결정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반대로 물음표만 더 많아진 데모였다. 뭐 필자가 RTS 장르 자체에 흥미를 잃은 탓도 있다. 딱히 몇달동안 모던 워페어 2에서 사람 죽이느라 그런 게 아니라, 컨트롤이 너무 힘들다.
P.S. : 그러나 싱글 캠페인은 매우 흥미로웠다. 튜토리얼에서 여러분의 밝은 내일을 약속하는 삐리리 얘기나, 캠페인에서 주인공이 "제 아내가 XXXXX입니다" 대사를 한다든가... 한편 스퀘어에닉스 유통이라 그쪽의 기술을 기대했는데, 스퀘어에닉스쪽의 3D 기술이 이 게임의 인물 표현에 사용되지는 않은 모양이라 그게 좀 아쉽다.
전작의 멀티를 할 때 매우 애용하던 인민의 총, AK-47은 레이저 탄착군의 ACR에 익숙해진 나머지 극심한 반동에 질려 안 썼다. ACR은 도전과제 해결을 위해 열심히 달렸으나 결국 확장 탄창 도전과제인 FMJ 킬 31/40으로 끝. 더러운 FMJ... 이걸 어떻게 해. 월핵이라도 쓰지 않고선 수많은 판에서 개털려야 언락이 가능할 듯. 결국 FMJ 도전과제를 한 총은 영원한 나의 스납건 바렛 하나 뿐이었다.
부무기는 그나마 나았다. 그냥 킬수만 올리면 되니까... 특히 마음에 드는 종류는 자동 권총. TMP 빼곤 모두 끝까지 다 뚫었다. TMP는 화력은 좋은데 그것도 총알이 박힐 때 문제지, 연사 속도가 너무 빨라서 몇대 맞추기도 전에 반동 때문에 총구가 사람 머리 위로 올라가버리고 총알은 순식간에 바닥이라 탄창 갈다 죽는 일이 많으니 영... 필자의 애총은 M93 레플리카. 절도 있는 3점사의 정확도와 위력은 그야말로 나를 위한 총이었다. 아킴보 뚫으면 이건 뭐... 특히 스납질할 때는 보통 M93 킬수가 스납질보다 더 많이 나오는데 뭔가 이상하단 느낌도 들고; 온갖 욕을 다 먹는 쌍글록도 필자에겐 좀 별로였다.
...그런데 프리스티지 막상 해보니 별 거 없더라. 프리스티지 전용의 엠블렘 등등이 가능하게 되었고 커스텀이 하나 더 가능하게 되었다는 정도.
앞으로 얼마나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 서프림 커맨더 2가 대기 중이고 배드 컴퍼니 2는 할까 말까 고민 중. 그런데 둘 다 그렇게 땡기지는 않는 느낌... 작년 말에 40만 원 어치나 지른 게임도 대기 중인데. IWD 2 플레이를 해보거나, BG 트릴로지를 달리거나, NWN2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는데, 결국 쏟아져 나오는 신작 앞에 무릎을 꿇게 된다.
모던 워페어 1에선 높은 레벨에서 언락되는 저격총이 한 방 대미지가 세지는 격이었는데 2에선 오히려 그 반대인 듯. 대신 높은 레벨의 총일수록 반동이 덜한 편인데, M21은 거의 무반동에 가까울 정도라 한 방 빗나가면 역공당해 죽을 확율 100%인 인터벤션보다 훨씬 나은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그냥 2방을 생각한다면 스토핑 파워를 빼고 콜드 블러드를 넣을 수 있고, 스테디 샷을 안 하니(스테디 샷을 하면 첫 방 뒤 조준이 크게 흔들려 2방째를 꽂을 수 없다) 스테디 에임 대신 닌자를 달고 완벽한 저격수 모드.
하지만 1방과 2방의 차이는 커서, 아프간 같이 애들이 머리만 쏙 내밀고 있는 걸 맞춰야 하는 맵은 그냥 바렛으로 달리고 있다. 좀 이상한 말이지만, 근거리 저격질용 총인 듯.
현재는 도전과제 때문에 ACOG을 달고 쓰지도 않을 열영상 감지기 언락을 위해 달리고 있는데, ACOG은 생각외로 기본 조준경보다 오히려 안 맞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이건 지금까지 모든 부속물을 다 풀어낸 무기들. 더러운 샷건. 400킬해야 완전 언락이 뭐람.
지금까지는 한 번 자리 잡으면 죽을 때까지 그 자리에서 캠핑질 했는데, 오늘은 최초로 적 다수가 오면 적절히 도망가면서 스납질을 했다.
그 덕분인지 킬뎃 비율이 대단히 상승; 스나입 캠핑질을 해도 1:1 정도이던 킬뎃 비율이 2:1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아 물론 저격 맵에서 저격총 들었을 때만 그렇습니다. 더러운 캠퍼!
그뿐 아니라 저격에도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처음엔 숨어서 적 찾아서 한 탄창 다 비우도록 쏴도 못 죽이고 역공 당해 죽었던 때도 있었는데 오늘은 쉬프트 키로 스테디 안 들어가고 3명 연달아 죽인 적도 있고... 전체적으로 발견 - 줌 - 사격까지의 시간이 처음할 때보다 엄청 줄어든 느낌.
마우스 센시를 줄인 덕도 있겠지만. 현재 마우스 센시는 디폴트에서 3단계 낮은 값. 언리얼 토너먼트 할 때도 고수들은 저센시로 마우스를 많이 움직인다고 해서 저센시로 해보려다 결국 실패하고 그냥 고센시로 했는데 이걸 모던 워페어 2하면서 익히게 될 줄이야.
왠지는 모르겠지만, 필자는 이 게임의 배경을 베트남으로 알고 있었다; 알고 보니 6편이었음.
그런데, 숫자대로 한답시고 모던 워페어를 한 뒤 이 게임을 한 건 큰 실수였다. 무난히 할만한 재미있는 FPS였지만 모느님 바로 뒤에 하니... 물론 그래픽적으로 딸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2차 대전이라는 배경도 식상하고 게임 방식도 발전이 없으니 그냥 기계적으로 플레이 -> 삭제.
게임 내적으론 2차 세계 대전 2대 병신 전술인 우랴 어택과 반자이 어택을 실컷 구경할 수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러시아는 애들 잡고 무기 줍는 재미도 있고(왜냐하면 상대가 독일 애들이니까) 아군 애들이 우랴 하면서 가서 몸빵도 해주는데 미국은 일본애들 무기도 X 같고 반자이 어택도 NPC가 쓰니까 짜증이었다. 왜 맨날 뒤에서 따이는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