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5. 4. 6. 20:01

간만에 디카를 들고 별 짓을 다 했는데 최종 결과물이 저거라니. 왜 초점이 안 맞지. 이 고물.

 내게 커피를 마시는 일이란 저런 일이다.

 영양에 관련한 몇몇 교양 과목을 듣고, 또 같은 주제의 책 여러권을 읽은 후 내린, 음식 섭취에 대한 결론은 간단하다. 정시에 먹는, 적당한 양의 3끼 식사와 다량의 물. 그 외의 모든 종류의 음식(과자, 패스트푸드, 간식 등등)은 안 먹는 게 좋다!

 그래서 군대에서도 커피는 일부러 안 먹으려 했고(장교가 권하면 어쩔 수 없지만), 술은 회식 자리에서만. 제대해서도 대체로 그렇게 살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커피는 어쩔 수 없다. 수업 시간의 졸음 때문에... 하루 최소 6시간 이상씩 자는데도, 중요한 전공과목에서도 왜 조는지. 이젠 조건 반사가 되었는지, 교수가 입 떼면 졸기 시작해서, 깨보면 수업 끝나있다. 젠장.

 결국 학기 시작하면서 하루에 1캔 정도 마시기 시작. 한 5년 안 마시다 마셔서 그런지 아직은 약빨이 좋다.

 5년 전 고 3때는... 음. 마시고 잤지만. 뭐 7시 반까지 등교해서 11시에 마치는데 커피 아니라 커피 할애비를 마셔도 디비잤을 것이다. 덕분에 수능 가까워서는 커피를 안 먹는게 잠이 덜오는 기현상을 연출하기도 했다.

 애용하는 커피는 저 녀석. 제일 싸다. -_- 학교에선 350원인데, 사진 찍으려고 집에 올 때 집 앞 슈퍼에서 샀더니 400원 받네. 아 50원 아까워라.
posted by DGDragon 2005. 1. 10. 19:31
  지금은 '웃긴매거진'에 밀렸지만 - 그리고 그게 매우 기쁘지만 - 한 때 필자는 Daum의 블로그 서비스 중 하나인 RSS 넷에서, Best 채널 1등을 먹고 있었다. 지금은 2등.

  RSS 넷이 열리기 이전에는, 일일 방문자 수가 200명 정도였다. 이 정도야 부지런히 글 올리면 태터센터 덕에 그럭저럭 가능한 수치. 그리고 RSS넷이 개통되고 거기서 베스트 채널 1위가 되자, 방문자 수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첫날이 500. 그 다음 600, 700, 1400, 2200... 피크였던 6일에는 2947명까지. 트래픽을 늘려놓지 않았다면 날이면 날마다 오버했을게다.

  하지만 즐겁지 않았다. 베타 때부터 베스트 채널 1위였던 건 나 자신은 몰랐었고, 이유도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 1만명은, 침묵했다. 게스트 게시판에도, 리플에도, 완전 침묵.

  내 글을 싱크 걸면, 태터 센터에서 그 제목을 보고 온다. 그리고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글을 남기기도 한다. 하지만 다음에서 온 사람들은 그냥 1등이니 클릭해보는 것 뿐이다. 그리고 거의 바로 닫아버린다. 리퍼러 로그 보면, 다 그런 식이다.

  그런 식의 일일 히트 수 3000은 이쪽에서 사양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이 오지 않게 된 지금, 나는 매우 만족스러운 상태다.

  하지만, 겨우 1등에서 한 칸 밀렸을 뿐이고, 아직도 3등과는 엄청난 격차를 벌리고 있는 지금인데도, 일일 방문자 2700명이 문자 그대로 '증발'해버렸다.

  이것이 한국 사회에서 말하는 '1등병'이구나. 어떤 말, 어떤 글보다도 와닿는 충격적인 현실이다. 덕분에 좋은 걸 배웠군.
posted by DGDragon 2005. 1. 6. 10:37
  오기야 며칠 전에 왔다만... 사진은 백엽이의 블로그를 참고하시고;

  공짜라 감사히 받았고, 디자인도 나쁜 건 아니지만, 뭐랄까 튼튼해보이지가 않아 밖에 들고다니기 어렵게 생겼다. 게다가 노트 디자인도 처음부터 끝까지 줄만 직직 그어져 있고. 갖고 다니다 한 장씩 찢어 쓰라는 걸까.

  사실 내 발자국 찾기에 대해 나는 좀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각 게시판과 동호회에 쓴 글들은 모두 각 게시판과 동호회에서, 앞과 뒤의 글과 함께 있어야 그 의미를 가지는 법이다. 글 자체가 앞의 글에서 영향을 받아 쓴 거고, 그에 의해 뒤의 글도 써진 것이니. 그런데 자기 글만 DB에서 딸랑 뽑아준다라. 그런 글은 이미 살아있는 글이 아닌, 화석화된 죽은 글이다.

  처음 이벤트를 할 때 좋아라 신청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막상 블로그에 올라온 1400건의 '내 글만' 보고 있으니, 재미가 없다. 다른 사람은 다 어디가고, 내 글과 의견을 나누던 다른 글들은 다 어디가고, 내 글만 외로이 떠돌고 있는 걸까.
posted by DGDragon 2004. 12. 31. 09:41
  고 2때는 나이가 안 되었고, 고 3때는 몸이 안 좋았었다...라고 말했었지만, 사실은 주사 바늘이 두려웠었다. 이후 군대에 들어가서 하게 된 헌혈은, 사실 별 거 아니었기 때문에 안 한 걸 후회. 이후로는 꼬박꼬박 했다. 한 번, 일에 치여 헌혈 차량 놓친 것 빼고는 한 번도 안 빼놓고 다 했다....라곤 해도 훈련소에서 했던 건 백혈병 가족이 있는 녀석에게 몰아줘서 없고, 증서는 2장 뿐이었지만서도.

 경북대학교에도 1년에 2번, 헌혈 차량이 오는데, 여름때는 한창 기말고사 치던 때라 기분이 별로여서 안 했었다. 어제는 뭐 마침 차도 눈에 보이고, 11시 반부터 학교 식당 시작인데 11시 10분이면 애매한 시간이니까...

 차에는 직원 뿐, 헌혈하러 온 사람은 아무도 없더라...라기보다, 내가 처음 하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내가 나갈 때 쯤 한 아저씨가 들어오시고. 물어보니 9시 40분 부터 그때까지 아무도 안 왔다고 한다. 흐음. 아무리 방학이라곤 해도 헌혈 마치고 들어가보니 식당에 거의 100명 가까이 있던데, 9시 40분 이전부터 식당에서 죽치고 있지 않은 한 전부 헌혈차를 무시했단 소린가. 설마 그 사람 중 사정상 헌혈 불가자가 반을 넘지는 않을테고, 주사바늘을 무서워하는 어른들이 많구만.

 하여간 헌혈. 군인일 때는 그런 게 없었는데, 무슨 잔소리가 그렇게 많은겨. 1년 전에 군대에서 헌혈할 땐 헌혈하고 다들 곧바로 뛰어다녔다구. 물론 그러다 피식피식 주저앉았지만(웃음).

 그런데, 차의 장비와 특히! 피 뽑는 아가씨들의 미모도는 군대 시절에 비해 절대적으로 딸렸다. 으음... 의외로 군인들의 사기 증진을 위해 신경쓰고 있었군 적십자사. 감탄했다.

 헌혈하고 나니 2,500원짜리 도서생활권을 줬다. 헌혈 어쩌고 글씨가 있는 걸 보니 헌혈차 전용인가... 아니 5천 원도 아니고 2,500원은 또 뭐여. 너무 짜잖아.

 그래서 이걸로 3장 째. 뭐 2자릿 수는 되어야 '나 헌혈 좀 했수다'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이후로도 헌혈도에 매진이다.

posted by DGDragon 2004. 12. 23. 20:44
  이 주제로 처음 글 쓰겠다고 했을 때, IRC에선 너무 흔한 얘기라고 말리는 분위기였다만, 필자가 이렇게 따로 글을 써가며 말하고 싶은 건 "아이고~ 통신어체 심하네~ 맞춤법은 왜 이리 틀리냐~"는, 남들 다 하는 한탄은 아니다. 그러면 재미없지.

  일단 이 블로그의 게스트 란의 6번 글을 보자. 뭐 학교 욕이나 쓴 사람 흉을 보자는게 아니고, 지금 대학 석사 과정에 있다면, 군대 갔다왔다면 20대 중반 정도의 나이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모뎀으로 하던 PC 통신은, 적어도 지금 같은 국어 파괴를 낳거나, 사용자들의 맞춤법 체계를 오염시키진 않았다. 인터넷이 유행해서 지금의 통신어체가 퍼지기 시작한 건 대략 4~5년 정도 전부터. 필자의 나이대나 그 이상의 나이를 가진 사람들은, 지금의 통신어체를 적어도 고등학생 이상의 학력 때 접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기말고사에 외계어 쓴다고 교수가 한탄할 정도로, 심각한 통신어체 오염을 보이고(그것도 경북대학교생이), 마침내는 학사, 석사 급 사람들마저 맞춤법을 틀린다. 뭐 띄어쓰기 같이 헷갈리는 부분 얘기도 아니고, 실제 채팅할 때의 언어 얘기도 아니다.

  문제는 넷에서 타인에게 '말'을 하는게 아니라, 자신의 의도를 전할 목적으로 제대로 된 '글'을 써야 할 때도, 심지어는 오프라인에서 진지하게 제대로 글을 쓸 때도 통신어체 억제가 안 되고, 맞춤법 지키기가 안 된다는데 있다. '통신상에서 대화하기' 모드와 '오프라인에서 글쓰기' 모드의 전환이 안 되고, 전자가 후자를 완전히 먹어버렸달까.

  뭐 이유야 생각해보면 간단하다. 부실한 국어 교육과, 학창시절에도 한달에 1권도 읽지 않는 책. 대신 노출되는 매체는 출판사도 맞춤법 신경끄고 마구 뿜어내는 환협지와, 끝을 볼 수 없는 바닥까지 하향 평준화된 지저분한 넷의 게시판. 후자쪽에 압도적인 노출도를 보이니 세상의 어느 누가 그 오염에서 버틸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세상은 여전히 토익에 미쳐돌아가고 있는 듯 하다. 뭐 이 수준을 한 반백년만 유지한다면, 국회에서 '궁민뉘마들아 이제 엉망진창 한글 대략 안 쓰셈. 아푸론 English가 표준. 구럼 ㅅㄱ여'라는 유지의 발표문이 낭독...되려나?
posted by DGDragon 2004. 11. 25. 19:35
  예절은 공포에서 비롯하였다. 서양의 악수도, 자신의 오른손에 검이 없다는 증명에서 시작한 것이다. 권력, 금력, 무력 등 인간이 스스로 만들고 숭배하는 3대 힘에 가까이 가면 갈수록 예절은 복잡해진다. 왜? 그런 곳에서 실수로 타인의 적이 되면, 그야말로 순식간에 파멸하기 때문이다.

  넷에서의 예절은 그 특수성 때문에 중요하다. 모든 교류가 바디 랭귀지 없이 글자만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오해와 곡해가 잘 생기고, 한 번 선입견이 생겨 관계가 틀어지면 회복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바람 부는 날 한강 고수부지에서 연장 들고 만나지 않는 한.

  그리고 필자는 예절 교육을 굉장히 엄하게 받은 편이라, 넷이고 실제고 '알고 있는' 예절은 철두철미하게 지킨다. 실제로 지금까지 딱딱하다, 거리감 느껴진다는 말은 많이 들었지만(-_-) 버릇 없다, 예절 모른다는 말은 들은 적이 없다. 모 사이트에서 운영자와 싸울 때 한 번 제외하고. =_=

  하지만 반대로 그 예절이라는 것 자체가 '우리 안 친해요'의 표식인 것 같다.

  필자에게 가장 대표적인 건 반말과 존대다. 필자는 나이가 많든 적든 일단은 무조건 존대다. 설사 저쪽이 초등학생이든 중학생이든 존대말을 쓴다.

  그리고 친해져서 서로 좀 알게 되면 그때에야 동의 얻고 말을 놓는다. 물론 나이가 10년 이상 차이나면 무리겠지만 아직은 그런 분 못 뵈었고... 지금 가장 친한 애들도 전부 반말 패밀리.

  필자가 존대말을 쓴다는 건 별로 안 친하다는 뜻인 동시에, 언제 고개 돌리고 상대 안 해도 이상하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뭐, 이건 특별하지도 않은, 누구나 다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하는 점이지만.

  필자와 충분히 친밀도가 있는데도 필자가 상호 말높이에 대한 얘기를 안 꺼낸다면 이유는 둘 중 하나다.

  1. 사실은 필자 쪽에서 인지도가 없다. '뉘셈?'
  2. 끌어들일지 말지 고민 중이다. 다른 쪽에 방대한 인간관계를 구축한 분이라면 뻘쭘할 뿐.

  왜 이런 얘기를 구구절절히 늘어놓냐 하면, 물론 말 놓고 싶은 상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남은 것은 타이밍과 용기 뿐. 역시 동성이든 이성이든 관계 변화를 위한 말을 꺼내는 것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도 사랑 고백보단 쉽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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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1. 23. 16:51
  여름엔, 대다수 여성들이 짧은 치마를 입는다. 뭐 더우니까.

  그런데, 겨울에도 짧은 치마, 내지는 미니스커트를 입는 사람이 있더라. 물론 숫자는 적지만.

  물론 필자야 좋다. 눈이 즐거우니.

  그런데 안 추울라나. 필자는 긴 바지, 긴 웃도리에 가을용 잠바 입어도 떨리는데.

  제 3자지만 걱정되고, 어떤 의미에선 존경스럽다.

  물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계단 올라가면 *티가 노출될 것 같은 치마를 입은 여성을 봤기 때문이다.

  얼굴은 초상권 침해니 안 되고 그 부분만 대충 찍어보고 싶었는데 디카가 없었다. 앞으론 가지고 다녀야지. 아 물론 절대! 미니스커트 입은 여성을 찍기 위해 가지고 다닌다는게 아니다. 요즘 금호강에 철새들이 와서... 진짜다!
posted by DGDragon 2004. 11. 5. 19:35
  토탈 어나이얼레이션의 경우 확장팩은 물건도 없고 저작권도 공중에 붕 뜨고 해서 가끔 찾는 이가 있으면 보내주곤 합니다만,

  받을 때는 먼저 찾아오고, 받을 때는 고마워하면서 대신 이거드릴게요, 뭐 도와드릴 거 없을까요 하던 사람들이, 이쪽 전송 끝나면 관계도 끝. 찾아오는 것도 끝. 대화도 끝.

  뭐 그런 거 다 각오하고, 단지 이렇게 오랜 시간이 지나서도 TA를 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보내주는 거지만 역시 당하고 당하고 당할 때마다 사람이란 거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군요.

  단 한 명도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 없다는 게 참. 차라리 고맙다고 말만 하고 치우면 낫지, 왜 기대하게 만드는 건지.

  자신의 손가락으로 치는 글로 하는 약속엔 휴지 한 장의 무게도 없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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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0. 29. 20:54
  뭐 누구나 다 그렇겠지만 저도 군대 가서 현실과 타협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통신에서 반영된 거라면 뭐, 여기에서 대놓고 할 말은 아니지만 자랑하거나 하지 않는 한 누가 불법복제를 하든 말든 신경도 안 쓰고... 저 자신도 많이 둔감해진 것 같고(뭐 운용하는 자금이 많아진 고로 새로 구하는 게임의 정품 비율 100%를 달성한 건 아이러니하지만), 통신어체를 쓰든 말든... 그 글, 안 보면 그만이니까요.

  그런데... 군대 가기 전에 통신체가 눈에 걸렸다면 이제는 맞춤법이 걸리는군요. -_- 이건 대다수의 글이 그런고로 피할 수도 없고. 아 정말 웬만하면 신경 쓰기 싫은데.

  그건 일종의 생활인데, 그게 얼마나 '해깔리면' 학교에서 '가르켜주는' 국어도 제대로 못 배워서 그 모양인지 모르겠습니다. 좀 고쳐'주셧으면' 하고 메모를 날리거나 댓글 달면 안 좋은 소리나 날아오고 말이죠.

  그렇다고 맞춤법 틀렸다고 제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 -_- 답답합니다. 하긴 토익이 중요하지 국어가 중요한가. -_-



  삼천포지만 역시 기초의 문제가 아닌가 합니다.

  뭔가 맞춤법이 제대로 된 글을 많이 읽어야 맞춤법이 익는데, 그런 책 읽는 거라곤 교과서 뿐. 나머지는 만화책, 환협지, 통신체 난무 게임. 그런 기초 위에서 글을 쓰면 당연히 평소에 본 게 튀어나오겠지요.

  환협지도 마찬가지. 평소 본 게 그런 것들인데, 그런 쟁반만한 기초 위에 뭐 지어봤자 허리까지나 오려나... 대양 같은 반석(세계의 신화, 전설, 민담 및 고전 문학 등이 되겠지요) 위에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지어진 문학의 거탑... 국내 판타지 계에선 보기 어려운 걸까요(이영도 제외 -_-).

  사실 저도 한 때 판타지물 소설 하나 쓰려고 했다가(지금도 구상은 하루 수십번 했다가 뽀개지만) 몇 번 써보고 포기. 블록으로 뭔가를 만들어야 되는데 재료가 형편없이 모자라더군요. 재료 충전하기엔 학교 공부가 빡세서. =_=

  쓸데없이 길었습니다. 줄입니다.

  P.S : 조만간 발작하면 맞춤법 지적질하고 다닐지도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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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0. 29. 20:51
  솔직히 개인 홈페이지니까 하는 말이지만 전 사실 D&D 3rd 룰북은 지금까지 나온 것은 다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종이 매체로는 하나도 없이 전부 PDF지요. 굉장히 안 좋은 방법이지만 당나귀, 프루나에서 구했습니다. 용량만 3GB. 갖고는 싶은데 책으로 구하기는 어려우니 이걸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그런지 애착도 없고, 잘 보지도 않게 되는군요. PHB는 군대에서 8X 페이지까지 읽었는데 사회에 나와서는 그것도 시들하고...

  그런 건 게임도 마찬가지여서 유형의 패키지를 돈 주고 산 게임들은 어쨌든 한 번 내지는 두 번은 클리어하게 되지만 인터넷 상에서 구한 게임들은 어째 안 하게 됩니다. 사람의 심리란 걸까요.

  사실은 패키지 있는 유형의 물건에 더 가치를 부여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이라든가 게임 패키지 같은 건 내 생활 공간에 있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현실'이지만 하드 디스크 안의 정보들은 언제든지 날아갈 위험이 있는 '가상'의 물건이니까요.

  나중에 아르바이트 같은 걸 하면 D&D 룰북도 전부 책으로 살 것 같습니다.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게임도 결국엔 정품으로 사놔야 안심이 되고. 뭐든지 유형의 물건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라야 안심하는 전 어쩌면 꽤나 구식인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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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0. 29. 20:50
  아마 현재 국내에서 D&D를 알고 있는 사람의 대다수가 마찬가지일 거라고 생각되지만 저 역시 D&D를 실체로 접한 건 Baldur's Gate(이하 BG) 1편부터입니다.

  물론 전부터 D&D라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주사위를 굴리는 TRPG라는 개념이 있었을 뿐, 흐릿하게 일어나던 판타지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이런저런 자료를 모으며 자연스레 생긴 관심이었습니다. 그나마 남들보다 조금은 빨랐다는게 자랑일까요.

  당시 로도스도전기를 읽다가 여기에서 그린 '판타지'에 푹 빠져서 미친 듯이 자료를 찾았었었습니다. 그래서 크리스타니아 였던가? 룰북을 읽고, D&D 원판을 알게되고, AD&D 2nd 룰북 번역판을 구해서 읽고... 하지만 룰은 룰일 뿐, 와 닿는 건 없었습니다.

  그래서 BG1은 그만큼 충격이었죠. 어떻게 구사하는 걸까 늘 궁금하던 모든 것이... 마법 메모라이즈라던가, 각종 병장기, 마법의 도구들, 오우거를 비롯한 몬스터들... 그야말로 판타지 세계였습니다.

  그렇게 TRPG, 정확하게는 D&D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거죠. 특히 인피니티 엔진 게임에 푹 빠져서 BG1, ToSC, BG2, ToB, 토먼트, IWD, HOW, IWD2, PoR 등 이후 나온 D&D 룰 게임은 거의 다 모았습니다. 현재 남은 컬렉션은 그레이호크와 네버윈터나이츠(NWN) 시리즈 정도군요. 라이온하트는 살지말지 고민 중이고...

  이후 D&D 3rd가 나왔습니다. 처음엔 별로 좋아보이지 않았지만 차분히 살펴보니까 어떤 부분은 간략화 되었지만 또 그것보다 더 많은 부분이 업그레이드된 멋진 버전이더군요. 그래서 코어룰북 3권을 PDF로 구해서 CD로 구워다가 군대에서 원문을 해석해서 읽고...

  D&D 룰북을 읽고 군대 갔다 와서 IWD를 하니까 확 깨이는 느낌이 들더군요. 전에는 게임이 리얼타임으로 돌아가니까 마치 액션 게임처럼 했지만(6명짜리 디아블로랄까) 지금은 턴이 넘어가는게 '보입니다'. 그래서 여러모로 다양하고 확실한 전법을 구사할 수 있게 되면서 게임이 더 재미있어지더군요.

  현재 저의 D&D 과제는 관련 사이트를 찾아서 더 많은 글을 읽고 제 홈에 D&D 3.5e SRD를 해석해서 올리는 겁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번역하는 곳이 있겠지만 이건 영어 공부도 되고 뭐랄까, 하고 나서 남는게 없으면 아까우니까요.

  음... 하지만 정작 저 자신은 TRPG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 그야말로 얼치기라는 말에 그대로 걸맞는 케이스지만, 같이 모여서 플레이를 할 사람 찾기가 힘들더군요. 지방이라 더더욱. 뭐 언젠간 할 날이 있지 않을까 합니다. 뭐 없어도 게임하면 되니까 나쁠 건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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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0. 29. 20:25
  제가 이런 성격(=어둡고 사회성 제로)이 된 것은 책과 컴퓨터 덕입니다. 뭐... 책임 전가 밖에 안 되는 발언이지만.

   부모님은 제가 노는 것에 대단히 엄했습니다. 아니... 구체적으로는 놀이 도구를 사는 것이겠군요. 초등학교 때 크리스마스 선물로 로봇 하나 사달라고 11월부터 1달을 졸랐지만 기각. 반대로 '학습' 글자가 붙어있는 것은 돈을 아끼지 않으셨습니다. 뭐 지금은 유행이 지났지만 과학 상자라든지.

   책은 주로 전집류. 뭐 마을에 도서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 책방도 없던 시절이니 집에 있던 전집을 읽고 또 읽고... 진짜 낡아떨어질 때까지 봤고, 그런 책이 제 방에 천 권 가까이 있었던 적도 있었습니다. 잡지책까지 포함해서. 지금은 다 정리해서 치워버렸지만.

   백과 사전도 비록 하나는 중학생 용이고 하나는 고등학생 용이었지만 2질이나 있었죠. 이것도 1권부터 끝까지 전부 서너번은 읽었나...

   대충 계산해보면 지금까지 읽은 책수가 적게는 3,000에서 많게는 5,000 정도는 되는 것 같습니다. 뭐 스스로 뻥튀기한 것도 있겠지만. 덕분에 맞춤법은 따로 공부 안 해도 문장을 읽기만 하면 맞다 아니다가 탁탁 떠오르고...

   고등학교 때 남들 수능 공부한다고 열몇개의 과목 공부할 때 저는 수학과 영어 2개 밖에 공부 안 했습니다. 나머지는 다 알고 있었거든요.

   뭐 여유적적한 중고 시절을 보냈지만 그게 통하지 않는 대학 생활에서는 쩔쩔 매고 있습니다. 당최 공부하는 버릇이 들어 있어야 말이죠.



   하지만 요새는 꽤 회의가 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나는 책을 좋아하고 읽는 걸 좋아하고 배우는 걸 좋아한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제 독서 패턴을 스스로 돌이켜 보니 어려운 책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보는 건 늘상 판타지나 무협지, 만화책. 심각한 책은 딱 잘라 말해서 1년에 50권도 안 읽는 것 같습니다. 정말 한심하기 짝이 없는 노릇이죠.

   부모님은 영어 공부해라 헬스해라 하고 말씀이 많으시지만 지금 제게 있어 중요한 건 제대로 공부하는 버릇과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행동력, 쓰레기에 시간을 버리지 않는 독서 패턴의 개선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뭣보다 학과 성적이 엉망이면 토익 토플 만점을 받아도 취업이 안 되니까 말이죠.

   제게 있어서 책이란... 아카식 다이브랄까요. 타인의 사고의 흐름에 따라 들어가 타인의 생각, 타인의 지식, 타인의 경험을 받아들이게 해주는 마법의 창구입니다. 애니메이션과 게임도 그런 편이지만, 책은 제겐 그 흡입도가 훨씬 강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휩쓸려 자신을 잃어버리면 안 되겠지요. 그리고 매체로는 역시 휴대가 간편, 반영구적인 수명. 공각기동대 TV 1기에 나오는 말도 있지만, 쉽게 변하는 것에는 높은 가치를 부여하기가 힘든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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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0. 28. 21:43
  애니메이션은 저는 좀 늦게 접했습니다. 초등학교 때 럭셔리 프랜드;;에게 비디오로 있는 에반게리온 TV 판을 빌려본게 처음이었으니 8년 정도 됐군요.

   당연한 말이었지만 충격이었습니다. 한국어로 더빙된 칼질된 TV 애니메이션이나 보던 제게 일본어가 그대로 나오면서 피와 살이 튀고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장면이 등장하고 정신과 상담으로 마무리하는 에반게리온의 충격이란...

   그리고 그때 같이 빌려본 게... FSS 밖에 생각이 안 나는군요. 당연한 말이지만 전혀 이해가 안 됐습니다. 지금도 FSS는 만화책을 봐도 모르겠습니다. 열광하는 매니아도 많지만... 설정만 복잡했지 국산 쓰레기 환협지물과 같이 DDR류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하여튼 그러고 나서 꽤 오랫동안 안 보고 있다가, 새천년에 저희집에 인터넷 선이 들어오면서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50여메가의 적은 양에 자막도 구하기 힘들고... 그랬지만 사양이 올라가고 하면서 폭발적으로 이런저런 환경이 좋아지더군요.

   지금은 그야말로 천국. 보고싶은 애니는 3분안에 검색해서 다운을 시작할 수 있으니까요.

   애니는 게임과는 달리 지켜보기만 하지만 대신 그만큼 영상과 음향이 충실하고, 사양에 신경끄고 보며, 뭣보다 시간이 짧아서 좋습니다. 26화를 다 봐도 10시간 남짓이면 다 보니까요. 그래선지 요즘은 애니가 게임보다 더 끌리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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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DGDragon 2004. 10. 28. 17:50
  제가 게임을 처음 접한 건 초등학교 4학년 때 컴퓨터 학원에 가면서 였습니다. 어머니 교육 방침이 학원 하나는 반드시 보내는 거였기 때문에 주산 학원에 질린 저는 선택을 해야했죠. 흠... 그 선택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야 물론 컴퓨터를 착실히 배웠죠. 베이직 - 도스 - 포트란 - 코볼... 지금 생각하면 이걸 왜 배웠는지.

  그리고 남는 시간엔 당시 '7종 게임'이라고 불리던, 디스켓 1장에 이런저런 미니 게임을 넣어둔 걸로 게임을 하고.

  그러다 처음 제대로 해본 게임은 페르시아의 왕자. 어렸을 때는...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인내, 끈기, 열정이 있었기에 쉬지 않고 도전했지만, 결국 8스테이지에서 무릎을 꿇었습니다. 12스테이지까지 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깼을 거라고 지금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1942. 클리어하는 시간이 무지무지 오래 걸렸습니다. 그래서 모든 컴퓨터를 게임할 수 있게 해주는 토요일을 기다려(보통은 토요일엔 안 갔죠) 자리를 잡고 4시간을 논스톱으로 플레이해서 마지막 스테이지까지 갔는데 입구에서 학원 문을 닫는다고 나가라고 하더군요. 뭐 실질적으로 거의 깼으니까 별로 아쉬움은 없지만...

  그리고 한 게 'Gods'라는 2D 아케이드 액션 게임인데 이건 게임 자체는 그렇게 굉장하다 할 수 없었지만 1년 상급생(당시 제가 5학년)이랑 선의의 경쟁이 붙어서... 누가 멀리까지 가나, 더 많이 게임에 대해 알아내나 내기하든 게임에 열중했죠. 얼마나 열중했냐하면 원장이 둘을 불러서 게임 좀 그만하라고 할 정도.

  그 다음 저는 이사하면서 학원을 그만뒀기 때문에 학원 시절은 이걸로 끝. 게임기가 사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절대 불가. 결국 중학교 들어오면서 공부한다고 PC를 샀습니다. 그때까지 모은 돈 10만 원(당시 10만 원이면 엄청나죠. 지금도 제게도 없는 돈)으로 코만치, 그날이 오면 3, 페퍼의 시간여행을 샀습니다. 다 정가를 주고 샀죠.

  그리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셀 수 없는 게임을 했죠. 물론 정품보단 '선(온라인의 인터넷 선이든 오프라인의 친구든)'을 통해 구한 불법이 더 많았지만 그래도 '사야 할' 게임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때의 경험으로 지금도 저는 게임 시작할 때 그다지 매뉴얼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시스템도 알 건 거의 다 알지요. 도스 시절엔 드라이브 하나하나, 파일 하나하나까지 다 제가 관리했으니까요. 지금은 어떤 프로그램을 깔고 지우고 하는 것만 생각하고 있지만...

  지금은 저도 자랄만큼 자랐고... 드디어 10년의 숙원이던 게임기 진출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부풀어 있습니다. 여름 방학때 일해서 말이지요.

  게임의 재미란 역시 자신의 손으로 뭔가를 이루어 나가고 해낸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실에선 어렵고, 힘들고, 뭣보다 노력하는 거랑 결과랑 아무 관계도 없는 경우가 많지만 게임은 마치 수학처럼, 노력하면 그만큼의 결과가 있지요. 그리고 깔끔하게 엔딩보고 맺는 맛도 있고. MMORPG는 그렇지도 않지만, 그게 바로 제가 MMORPG를 별로 좋아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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