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우렌으로 했다면 가장 처음 만나게 되는 인스턴스 던전(이하 인던)인 통곡의 동굴. 좋은 아이템이 쏟아진다는 인던이고, 퀘스트가 너무 많아서 주체를 못할 지경이었기에 도전하기로 했다.
처음 들어갔을 땐, 힐러 없이 들어간 데다 전부 돌격 앞으로 스타일의 추종자여서, 계속 죽고 뛰어가서 부활하다 보니 하나 둘 나가면서 파티가 깨져버렸다.
그 다음 플레이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다. 항상 힐러가 없거나, 버그로 인던 진입이 안 되거나 해서 시간만 날리고 있었다. 레벨도 쓸데없이 20대 후반까지 올라버리고. 그리고 마침내, 파티가 제대로 짜져서 통곡에 진입하게 되었다.
아루갈. 거리와 비교해서 보면 엄청난 크기다. 한 방에 대미지가 240씩 떠서 4방에 탱커를 죽이고 필자에게 육박해올 때는 정말 절망감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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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를 써서 곰에게 어그로를 돌리고 필사의 공격을 쏟아부었다. 그래도 곰탱이가 죽고 필자가 이렇게 빈사가 된 상태에서 잡았다. 1대만 더 맞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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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억에 남는 게 검은X풍이라는 파티장으로, 굉장히 카리스마 있게 파티를 잘 끌었던 것 같다. 역할 분담도 잘 했고, 길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필자였다. 항상 파티플파티플하지만 실제로 제대로 된 파티플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처음엔 필자 것도 아닌 아이템에 주사위를 굴려서 먹거나 몹을 끌어오거나 해서 엄청난 민폐를 끼쳤다. 결국 경험이 없으니 찌질이들과 다를 바 없는 플레이를 했던 것이다.
다행히 초반에만 그랬고 이후로는 그럭저럭 괜찮은 플레이를 했다. 저 영생의 베르단 잡고 나온 파란색 지팡이도 양보.
하지만 문제는 나잘렉스의 신도 퀘스트를 마치고 벌어졌다. 멀록 스타일의 24레벨 보스를 잡았는데, 필자의 눈엔 아직도 걔가 살아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주사위가 뜬 거다.
'아직도 보스가 살아있는데 쫄다구 아이템 루팅한게 누구야'라면서 순간적으로 신경질적으로 주사위 눌렀는데 보스가 쓰러졌다; 그리고 사슬 흉갑을 필자가 먹어버렸다. 이럴 때는 꼭 주사위 운 폭발하지...
나잘렉스 퀘스트 중. 좁은 곳에서 자잘한 몹들이 덤벼들면 사냥꾼은 정말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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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던 종결. 불뱀꽃을 해결하지 못해 통곡의 동굴에 한 번 더 들어가야했다. 인던 말고 그 이전의 동굴이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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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미안했고 누차 사과했지만 먹어버렸는 걸 어쩌나. 게다가 획득시 귀속이라 주는 것도 불가능. 결국 파티장은 화 내다가 친구와 같이 귀환석으로 귀환해버렸다.
파티원이 99년 와인 퀘스트를 아직 안 했기에, 필자가 임시 파티장을 맡아서 와인 퀘스트를 도와주고 밖으로까지 인솔해서 인던 파티플을 마쳤다.
여러모로 인상 깊은, 필자 인생의 첫 파티플이었다. 반성 많이 했다. 생각과 실제는 역시 틀리다. 주사위도 빨리 누를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인데. 검X질풍님께는 정말 미안하다. 힘인지 체력인지가 +12짜리인 엄청난 아이템이었는데.
다만 그걸 필자의 아이템 욕심이라고 치부해버리고 화내면서 귀환해버린 건 좀 그렇다. 차라리 필자를 내쫓고 다른 파티원의 99년 와인 퀘스트를 해결해주는 게 파티장으로서의 책임감이 아닐까.
크로스로드로 돌아와, 와우하며 처음으로 코도를 탄 모습을 보았다. 아아, 언제나 저걸 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