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테랑 난이도, 한글 패치 제외 바닐라, 총 플레이타임 46시간.
플레이할 땐 어떨지 몰라도, 이렇게 소감문 쓸 땐 이런 종류의 게임이 가장 반갑다. 워낙 특이한 점이 많아서, 그것만 주욱 나열해도 글 하나 뚝딱 나오거든. 이런 게임이 많으면 좋겠지만, 게임질 20년 가까이 한 필자에겐 쉽지 않은 일이다.
사실 플레이어에게 그렇게 친절한 게임은 아니어서 그렇게 유명하지도 않고... 필자도 이 게임을 원해서 산 게 아니라 스팀에서 THQ 팩을 살 때 끼어 온 게임인데, 초반 거의 20시간을 시발시발거리면서 억지로 하다가(그러면서도 확 접어버리지 못한 건 그럴 때마다 게임이 풀리기도 했지만, 할 게임이 딱히 없어서이기도 하다) 갑자기 푸욱 빠져서 미친 듯이 달리게 되었다. 정말 독특한 매력이 있는 게임이다.
이 시리즈는 섀도우 오브 체르노빌, 클리어 스카이, 콜 오브 프리피얏 세 작품으로 구성되어있으며, 세 작품은 모두 같은 회사에서 같은 엔진(물론 버전 업글은 하고 있다)을 사용하여 만든 시리즈물이다. 모두 다른 작품을 요구하지 않는 스탠드 얼론이며, 1편의 세 작품의 총판매량은 4백만 카피라고 한다. 의외로 잘 나가고 있다... 제작사는 현재 스토커 2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발매 예정일은 2012년.
스토리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능 누출사고 지역은, 에미션이라 부르는 거대한 자연 재해의 발생 후 각종 이상 현상의 발생과 돌연변이들의 출현 등으로 불안한 지역이 되면서 봉쇄되었고, Zone이라 불리게 된다. 이 존 안에 존재하는 인간은 군인들과 과학자들, 그리고 스토커라 불리는 소수의 무장 민간인들 뿐.
주인공은 존에 있는 스토커 중 한 명으로, 그날도 과학자들을 안내하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갑자기 에미션이 덮쳐와 과학자들은 모두 죽고 자신도 의식을 잃는다. 깨어난 곳은 존 내의 비밀 팩션 클리어 스카이의 아지트로, 그들은 존을 과학적으로 연구하는 집단이었다. 그들은 최근 에미션이 빈번해지고 또 규모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하며, 이를 자신의 내부로 들어오는 인간을 막기 위한 존의 자기 면역성 기능으로 파악하고 있었다. 또한 에미션에서 살아남은 것은 대단하지만, 덕분에 주인공의 신경은 대단히 손상되었으며 더 이상의 에미션을 겪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을 거라고 경고한다.
이에 주인공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 존의 내부로 들어가려는 인간, 스트렐록을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래픽과 사운드
사실 용량이 5GB로 작은 편이기 때문에(2007년도 작품인데 당시 기준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텍스처의 질은 크게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실제 게임 상에서도 좀 우중충해 보인다. 어떻게 보면 그래픽 담당자의 능력 문제라고 해야 하나... 하나하나 뜯어 잘 보면 꽤 사실적이고 괜찮은데, 좀 물러서서 모두 합쳐놓고 보면 서로 어울리지 않아 우중충해 보이는, 그런 삘이 좀 있는 편이다.
하지만 배경의 색감 문제를 빼고는, 건물들과, 인물들이라든가 그들의 장비 같은 건 꽤 괜찮은 질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첫 편은 DX 9, 클리어 스카이는 DX10.1, 콜 오브 프리피얏은 DX11을 지원하는 등 DX 지원 버전은 항상 시대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데, 그에 걸맞게 광원효과를 비롯한 각종 그래픽 효과들은 정말 좋은 편이다.
소리의 경우엔 굉장히 괜찮은 편인데, 총질에 탐닉하는 제작사의 성향이 크게 반영되어 총기 소리가 굉장히 리얼하다. 특히 다른 소리에 비해 크게 설정된 총기 발사음의 볼륨이 정말 귓전에 대고 총을 갈기는 듯 하다. 모던 워페어 같은 경우 발사음만의 특성만을 크게 부각시키고 볼륨 자체는 죽여버려서 다른 소리보다 총소리가 작은 듯 느껴지는 단점이 있었고 다른 게임들도 총소리가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이 게임은 그렇지 않다.
FPS + RPG
이 게임을 단적으로 설명하자면 제목처럼 말할 수 있겠다. 1인칭 시점에 WASD로 하는 이동과 조준점을 맞춰 마우스를 클릭해 무기를 사용하는 전투의 기본은 모두 FPS 그대로지만, 인벤토리가 있고, 아이템을 주워서 사용하거나, 점차 고급 장비를 갖춰나가고, 여타 NPC와 대화를 해서 퀘스트를 받아 수행하고 보상을 받는 부분은 RPG의 색체를 강하게 띠고 있다.
기본 이동은 빠르게 걷기지만 천천히 걷는 모드가 따로 있고(그러나 쓸 일은 없었다), 앉을 수 있지만 엎드릴 순 없으며, 기본 설정일 경우 Q, E로 빼꼼샷이 가능하다. 달리기도 가능하며(무게 제한을 10kg 초과하거나 엑소스켈레톤 수트 착용 제외), 이때는 스태미너가 줄어든다.
무기 선택은 숫자키 혹은 휠로 가능한데 칼, 망원경, 권총류, 주무기 1종류, 볼트를 들고 있을 수 있다. 다 괜찮은데 주무기는 1종류만 들 수 있다는 게 크게 불편한 점. 2종류만 들 수 있어도 좋았을텐데. 이 부분은 콜 오브 프리피얏에서 수정되긴 하지만, 어쨌든 이 작품에선 샷건, 어설트 라이플, 스나이퍼 라이플을 바꿔가며 쓰고 싶다면 일일이 인벤토리를 열고 바꿔줘야 한다.
인벤토리에 들어가는 주요 물건으로는 플레이어가 장비할 수 있는 장비품들, 방사능을 줄여주는 물건들, 음식물, 출혈을 줄여주는 붕대,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응급세트, 탄약, 아티팩트 등등이 있다. 칸의 제한은 없지만 총 무게의 제한이 있는데, 이 제한이 대단히 리얼하고 빡센 편이다. 따라서 나중에 고급 방어구를 얻어 무게를 더 들 수 있는 개조를 하기 전에는 물건을 최소한으로 줄여서 들고 다녀야 한다.
장비는 크게 권총, 무기(샷건, 어설트 라이플, 스나이퍼 라이플 및 그 외), 방어복으로 나뉘며, 갈수록 더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자신의 원하는 바를 위해 개조할 수도 있다. 단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부분이 있는데, 이 중 하나를 개조하면 나머지 개조는 할 수 없다. 이 부분이 성장의 개념을 갖고 있으며 플레이어 캐릭터 자신은 특별히 성장하거나 하지는 않는다.
총질에의 집념
이 게임의 제작사는 총질에 대단한 집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제작 여건상 캐릭터의 움직임이 좀 딱딱하고, 엎드리지도 못하고, 성장의 개념을 장비의 교체로 표현한 탓에 유탄 발사기나 RPG 같은 무기도 대단히 후반에 등장하지만, 대신 각종 화기로 하는 사격질의 리얼함은 최고 수준이다.
우선 이 게임에는 탄도학이 적용되어있다. 이걸 보여주기 위해 총을 쏘면 마치 예광탄을 쏜 것처럼 총알이 보여서 궤적을 볼 수 있는데, 심지어는 라이플을 쏘면 총알이 약간 솟았다가 내려가는 것까지 제대로 구현해놓았다. 총알이 약간 솟는 건 실제로는 가늠자 + 가늠쇠로 하는 조준과 총열이 완벽한 일직선은 아니기 때문인데, 말로 설명하기는 어렵고 군필자라면 이해가 갈 것이다;
두번째로 소음 전투의 재현도도 상당하다.게임 내 상당수의 총기에 소음기를 낄 수 있는데, 이걸 달면 일단 발사음이 조용해지고, 탄속이 크게 떨어진다. 총소리는 크게 화약 연소가스의 팽창음과 총알이 초음속으로 나가면서 공기를 찢는 소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물론 전자의 소리가 훨씬 크긴 하지만 후자도 무시할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소음기를 사용해 전자를 막고 총알의 장약을 줄여 아음속으로 탄이 날아가게 하여 후자를 막는 것이 소음 전투의 기본인데, 지금까지의 게임들 대부분은 소음기는 구현해도 아음속탄은 거의 구현하지 않았다. 탄도학을 적용하지 않으니 아음속탄이라고 해도 적용할 게 없어서 당연한 얘기지만. 하지만 이 게임은 아음속탄도 확실하게 구현하고 있다. 덕분에 움직이는 적을 소음기를 단 총으로 맞추기는 매우 힘들고, 멀리 떨어진 적을 쏘면 정말 탄이 환상적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음속탄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소음기를 끼면 자동으로 아음속 탄을 낀 것으로 처리하고 있다는 점이지만, 게임 상 편의를 위한 점이겠지.
세번째로, 이 게임에는 탄착군이 있다. 다른 게임들에도 물론 반동 개념은 있어서 연사로 갈기면 명중률은 떨어지지만, 보통 초탄만큼은 크로스헤어 정가운데에 정확하게 가서 꽂히는데, 이 게임은 얄짤없이 초탄부터 끝까지 탄착군을 형성하며 박힌다. 아니, 게임 내에서 여러분이 느낄 감상을 말해주자면, '빗나간다'. 호불호가 좀 갈릴 수 있는 부분인데, 특히 초반에선 쓸만한 무기가 권총과 돌격소총 뿐이기에 정말 엄청나게 짜증난다. 중반 쯤에서 어설트 라이플의 탄을 안정적으로 보급할 수 있게 되면 과거지사가 되긴 하지만...
이게 다가 아니라 탄에도 일반탄과 특수탄의 두 종류가 있어서, 적에 맞게 써주면 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수탄은 보통 관통력탄이나 저지력탄이 있는데, 인간형 적의 방어복을 뚫기 위해 AP탄을 쓰면 돌연변이들을 상대할 때 대미지가 잘 안 들어가는 등 밸런스를 잘 맞춰놓았다.
장비, 개조, 아티팩트
무기는 라이센스 탓인지 실명보다는 가명으로 등장하는 총기가 훨씬 많은 편이며, 방어복의 경우엔 거의 대부분 개발사의 창작이다. 성장의 개념을 장비 교체와 개조로 구현했는데, 덕분에 장비품에 상하 차이가 있는 편이다. 그런데 새 장비가 등장하는 타이밍이 상당히 빨라서, 플레이어 본인이 원하는 최종 장비를 얻기 전에는 개조를 안 하거나, 꼭 필요한 한두가지 사항만 개조를 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개조는 각 팩션의 마을마다 담당하는 녀석이 해주는데, 녀석이 장비의 수리도 겸하고 있다. 다 같은 기능의 NPC가 아니라, NPC마다 개조를 잘 하는 전문 분야가 있고, 얘들이 원하는 부품의 플래시 드라이브를 찾아 갖다주는 서브 퀘스트를 수행할 경우에만 개조가 가능한 항목이 있기도 하다. 플래시 드라이브는 반 정도는 퀘스트를 해결해서 얻을 수 있고, 반 정도는 필드의 은닉처 안에서 얻을 수 있다.
개조는 비교적 자유롭지만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무기 개조는 크게 연발성과 정확도 중 하나를 택해야 하고, 방어구 개조는 속성 방어와 방탄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무기 개조는 샷건을 슬러그 전용으로 개조하지만 않으면 크게 삽질할 건더기는 없는 듯 하고(개조하는 순간 대돌연변이 궁극병기가 반쯤 쓰레기로 바뀐다. 차라리 스나이퍼 라이플로 쏘는 게 낫지), 방어구는 아티팩트 수집과 단 하나의 메인 퀘스트를 제외하면 방탄쪽이 좋을 듯 하다. 하지만 속성 방어 쪽에 속성 뿐 아니라 여타 좋은 업그레이드가 다 몰려있어서 플레이어를 고민하게 만든다.
아티팩트는 이상현상 가운데에 가끔 있는 특정 물건을 말하는데... O키를 눌러 탐지기를 꺼내야, 보고 주울 수 있다. 이것 덕분에 플레이어들이 이상현상을 피해가는 게 아니라 찾아가게 만들고 있다. 돈 벌기 힘든 이 게임에서 엄청나게 비싼 값에 팔리기 때문이다. 물론 갑옷에 장착해서 재미를 볼 수도 있다. 이들은 각기 방사능을 줄여주거나, 방사능을 방출하는 대신 특수한 능력을 갖고 있거나 하는데, 갑옷에 달린 각종 속성 방어들은 전부 플레이어들이 아티팩트를 얻는 과정을 위한 옵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이 게임의 퀘스트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붉은 색으로 표시되는 메인 퀘스트와 노란 색으로 표시되는 서브 퀘스트인데, 리만스크 들어가기 전에는 서브 퀘스트를 자유롭게 할 수 있다.
이 게임의 큰 특징 중 하나가 리얼타임으로 움직이는 세계인데... 예를 들면 타 게임의 경우 NPC가 퀘스트를 줄 경우 플레이어가 가기 전에는 진행이 되지 않지만, 이 게임은 NPC가 공격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뒤 그냥 가버린다(!). 플레이어는 알아서 쫓아가서 도와줘야 한다. 게다가 이런 진행이 모든 맵에 걸쳐서(!) 진행된다. 다른 맵에 있는 플레이어에게 미션을 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NPC가 이동하다가 서로 교전하거나 하는 건 일상적인 일이다. 특히 첫 맵에서 미션이 막 나타났다가 지멋대로 취소되거나 하는 게 무척 신경 쓰였는데, 나중 가면 별 느낌이 없어진다. 되면 좋고 아니면 말고. 나중에 팩션 전쟁 제대로 수행할 땐 빡도는 경우가 생기긴 하지만.
그리고 진행 중에 마을 NPC에게 '뭐 좋은 거 없나'하고 물어서 돈을 내거나 혹은 아무 시체를 뒤질 때 랜덤으로 은닉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가서 잘 뒤지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이게 좀 애매한 게... 그냥 시체를 뒤지면 몰라도 돈 내고 묻는 것은, 돈 주고 사는 것보단 싸지만, 되팔기엔 비싼 가격인데, 내용물을 알 수 없는 경우는 정말 고민이다. 이걸 뒤져야 나오는 플래시 드라이브가 있기 때문에 이걸 다 얻을 때까지는 어쩔 수 없지만, 플래시 드라이브를 다 얻었다면 굳이 돈 내고 은닉처 정보를 얻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팩션 전쟁과 AI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팩션을 만나게 되고, 그들은 자신의 세력 확장을 위해 플레이어에게 지원을 요청한다. 처음 시작하면 무조건 가입하게 되는 클리어 스카이 VS 레니게이드는 이를 위한 튜토리얼 역할을 해주는데, 모든 팩션 전쟁은 상대방의 본거지를 털어버리는 것이 최종 목적이며 이를 달성하면 큰 보상을 받게 되므로 되도록이면 수행해주는 것이 좋다. 다만 본거지를 털고 보상을 받아도 애들은 본거지에서 무한 리스폰되는데, 플레이어의 돈벌이 때문인 듯 하다. 배려는 고맙지만 끝을 내도 끝난 느낌이 들지 않아서, 필자는 혹시나 해서 밴딧 본거지를 4번 연속 턴 적이 있다.
그리고 팩션 전쟁 수행 시 플레이어가 치뤄야 할 댓가가 있는데, 이 게임의 병신 같은 AI와 정면으로 싸워야 한다. 처음 클리어 스카이 돕는 것은 그냥 한 맵에서 진행하니까 문제가 없는데, 두번째부턴 맵을 건너다니게 된다. 그런데 얘들, 새 진지 점령하러 가는 건 무조건 본진에서 출발하고, 플레이어가 걷는 속도로 걸어서 다니며, 맵에서 만나는 모든 적군과 교전한다(!). 그래서 지면 맵에서 사라져버리는데... 그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 이게 다가 아니라, 맵에서 이동하다가 그냥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아무 징조도 없이 그냥 사라진다. 혹은 플레이어가 맵을 넘어갈 때 랜덤으로 발생하는 에미션 때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AI들을 보호하면서 맵을 이동했는데 에미션 발생. 숨었다가 되돌아와보면 사라지고 없는 거다. LONER VS BANDIT 때는 뭐 이따위야 하면서 대충 어떻게 클리어했는데 DUTY VS FREEDOM 때는 진짜... 이거 클리어하려고 필자는 듀티 애들만 300마리 넘게 잡았고 프리덤이 점령하라는 지역에 LONER 애들이 있으면 걔들도 다 때려잡았다. 중립을 쏘지말긴 개뿔이.
개별 전투의 AI의 경우엔... 우선 돌연변이는 닥돌 뿐이라 AI 따질 게 없고, NPC의 AI는 나쁘지 않지만, 좌우 게걸음은 열심히 하는데 무기에 맞춰 스나이퍼 라이플 가진 애들이 후퇴하면서 싸우거나 샷건 가진 애들이 지형지물을 이용해 전진하거나 하는 건 없어서 그게 유일한 아쉬움이었다. 현존하는 게임 중에 그런 AI 가진 게임도 없을 뿐더러, 있었으면 그것도 나름 빡돌았을 것 같긴 하지만.
다만 단 한 가지 제작사가 제정신이 아닌 게 있는데, 수류탄. 얘들이 1차 세계 대전에 있었으면 필자가 장담하는데 전사가 바뀌었을 것이다. 300g짜리 수류탄이 결코 가벼운 게 아닌데 오차율 30cm 이내로 60~70m 거리의 필자에게 아주 정확하게 던진다. 던지고 폭발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라, 이걸 피하는 방법은 애들이 던지는 모션 혹은 날아오는 수류탄을 보고 이동하는 방법 뿐. 떨어진 뒤엔 늦는다. 움직이지 못하면, 엑소스켈레톤 수트 풀업글이라도 무조건 한 방이다. 그나마 얘들이 수류탄을 1인당 1개씩 들고 다녔으니 망정이지 2개씩 들고다녔으면 필자는 이 게임 클리어 못했다. 정말 진지하게 말하는 거다.
마무리
탄착군, 탄도학의 적용으로 총격전이 정말 리얼하고, NPC들과 함께 진행하는 퀘스트가 많은 것이 재미있는 게임. 하지만 초반부가 많이 어렵고, 주컨텐츠 중 하나인 팩션 전쟁의 완성도가 약간 낮으며, 플레이어에게 좀 친절하지 못해서, '나는 재미있게 했는데 남에게 권하기는 어려운' 그런 종류의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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