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샀다.
버스 내린 뒤 버스 정류장에서부터 직장까지 걸어서 15~20분 정도라 이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인데, 1년 반을 미루다 산 이유는 내가 자전거를 탈 줄 모르기 때문이다. 물론 탈 줄 모르면 연습해서 타면 되는데 연습하는 시간이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계속 망설였는데, 결국 금요일 쉬게 되는 이번주에 연습하기로 생각하고 샀다.
일단 인터넷에서 혼자 타는 법 연습하는 걸 주욱 읽고, 전에 봐둔 집 근처 중고 자전거점에서 3만 5천원에 자물쇠 포함해서 간단하게 사서, 강둑 옆 가게라 강둑으로 타는 방법을 연습하면서 왔다. 날이 좋아 할배 할매들 산책 많이 나와있던데 페달 안 밟고 바닥 차면서 헛둘헛둘하면서 오기 몹시 부끄럽더라; 아무래도 버스 정류장에서 직장 왕복은 사람이 훨씬 더 많을테니, 이번 주만 연습하고 가는 거에서 다음 주까지 연습하고 가는 걸로 계획을 연장했다.
금요일엔 귀가하는 동안 40분만 연습하고 토요일인 어제는 1시간 가량 탔는데, 물론 온몸에 힘을 쓰다 보니 전신의 근육에 알이 배겼지만 그보다는 가랑이가 더 아프다. 안장이 나를 둘로 가르는 것 같은, 아니 안장에게 청년막을 바치는 기분이 든다. -_- 그래서 연습량을 늘리기가 힘들었다.
그럭저럭 페달 밟으면서 다닐 수는 있게 되었지만, 브레이크 잡는 것도 별로 안 해봤고, 특히 왼쪽 페달 밟으면 자전거가 왼쪽으로 기울고 오른쪽 페달 밟으면 오른쪽으로 기울어서 완전히 갈지자로 왔다갔다가 하는 현상이 굉장히 불안하다. 연습을 더 해야겠다. 연습해서 잘 탈 수 있게 되면 직장 왕복에 드는 시간이 하루에 20~30분은 절약되겠지.
이것은 필자의 개인적인 계획인 '탈 것 업그레이드 계획'의 첫단계다. 자전거 다음 오토바이 다음 자동차 순으로 갈 생각인데, 사실 오토바이나 자동차는 아직 마음을 굳히지 못해서 확정적이진 않다. 오토바이는 위험하고 날씨의 영향이 크고, 자동차는 비싸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