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5. 5. 22. 20:38
  우리가 사체를 줍는 이유  모리구치 미츠루 지음, 박소연 옮김
 
 책 내용과 그 안에 등장하는 학교 이름(자유의 숲)을 얼핏 보고는 학생에게 자연을 안내해주는 학습용 소설 같은 건가 했는데 다 읽고 보니 아무래도 이거 논픽션이다. 그래서 더 당황스럽다.

이 책의 지은이(교사)는 물론 책을 읽어서 지식을 다 갖추고 있다. 하지만 그냥 그걸로 끝내지 않는다. 항상 뭔가를 조사하고 관찰하고 해부하여 주변의 자연으로부터 뭔가를 배우고자 한다. 두더지 시체를 주워 해부하고, 바퀴벌레를 관찰하고, 곤충시체를 주워 통계를 내고, 뼈를 주워 조립해보고... 항상 모든 것을 수집하고 기록하고, 그것을 토대로 추리를 한다. 아마 한두세기 더 빨리 태어났으면 자연 과학자 한둘 정도는 그 지위를 위협 받았을 것이다.

주변에 영향이 없을리가 없다. 아이들도 해부에 동참하고 여러 활동을 하고, 학부모들도...

자연 환경이 좋은 곳에 살기만 해도 안 되고, 좋은 교사를 만나기만 해서도 안 되고, 교육과 취직과 돈의 압박에 시달리지 않아야 한다.

부럽다. 학생들이. 내가 아직 학생이라 그런가보다. 내가 학부모가 된다면 이 책의 학부모를 부러워하게 되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