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11. 12. 30. 01:32
CCP의 사장이 간을 잠깐 용궁에 대출해준 뒤 아주 당당하게 '18개월 동안 게임 업뎃없음'을 외친 것이 지난 2010년 7월. 딱 그 기간이 지나가는 무렵에 적절히 크루시블 패치가 나온지도 어언 한 달이 되어간다. 물론 발표 즉시 수명이 대략 삼백년은 늘어날 듯한 쌍욕을 톤단위로 퍼먹고 '취소염'을 외치기는 했지만, 말이야 어떻게 하든 간에 지들이 대충 해놓곤 '이거 열심히 한 거에염'이라고 해버리면 그 진위를 우리가 어찌 알 수 있겠나. 그리고 그 기간 동안 나온 확장팩인 인커전과 인카르나는 임시 땜빵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컨텐츠가 빈약했으며 둘 모두 상당한 논란과 부작용을 가지고 왔다.

그리고 이브는 망해가고 있었다. 사실은 지금도 위험하다. 인커전과 인카르나가 직접적으로 야기한 부작용은 아니었지만 모두가, 혹은 CCP를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는 문제로 이브의 우주에는 캡슐러가 줄고 있었다.

사실 필자는 잘 몰랐었지만 CCP는 이브의 위험을 피부로, 매우 절실히 느꼈던 듯하다. 게으르기 짝이 없던 데브팀 애들이 데브 블로그를 미친듯이 갱신하질 않나, 사장놈이 사과문을 공식으로 발표하질 않나, 크루시블 패치 노트도 하이브리드 밸런스를 비롯해 수십가지 갱신 사항이 아주 알차게 들어있었다. 특히 새 배 4종도 추가되었고.

그리고 크루시블 패치 후 얼마 뒤 새 BC와 온갖 배들이 하이, 로우, 널 시큐에서 얼마나 터졌는지 일일이 다 통계를 내서 데브 블로그에 자랑한 걸 보면 그 결과는 CCP의 입장에선 꽤 만족스러웠던 듯 하다.

중국에서 스킬이나 찍고 T2 물건이나 뽑아서 파는 필자로선 T2 생산품의 가격이 갑자기 올라서 돈이 좀 벌렸다는 것 외에는 별로 닿는 게 없었지만... 어쨌거나 꽤 괜찮은 느낌이었다. 이대로 CCP가 계속 분발해주길 바란다. 이브가 사랑스러워 미치겠다는 건 아니고, 이브가 망하면 할 게 없어서 곤란하다. SWTOR이 괜찮아 보이긴 하더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