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10. 6. 27. 23:47
과거 많은 일들(단적으로 말해, '복지')을 내부에서 처리해주던 대가족이 산업사회로의 이전이라는 변화 앞에서 핵가족으로 해체되고, 근래에는 그마저도  쪼개져 거의 파편화 되자, 점점 더 많은 일들을 사회에서 해줄 필요가 생기게 되었다. 상식적으로는 그 다음의 조직체인 지방 사회 혹은 국가가 그 일을 맡아줌이 합당해보이나, 부담스러운 일은 누구나 떠맡기 싫어하기 마련이다.

한국은 아마 이를 거부하는 쪽에서도 가장 결사적으로 거부한 쪽에 속하지 않을까 싶은데, 덕분에 한 인간이 요람에서 무덤('인생의 무덤', 즉 결혼)으로 가는데 드는 거의 모든 비용이 죄다 부모 혹은 조부모에게 전가되었다.

물론 심리적, 물리적으로 이를 버틸 각오를 하고 아이를 다수 낳을 수 있는 이는 별로 없으므로, 기혼자들은 애를 적게 가지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나라에서도 애를 갖자고 웃기지도 않는 공익 광고들을 때리고들 있는데...

그걸로 끝일 것 같지는 않다. 아니, 차라리 이건 결혼은 한 뒤의 문제잖아.

지금 난리인 건 '애를 안 낳는' 문제지만, 이제 서서히 올라올, 88만 원 세대들이 안고 있는 문제는 '결혼을 못 하는' 문제거든.

뭐 필자도 정규직이긴 하다만, 월급은 실수령액 기준으로 저거랑 별로 차이도 안 나고. 여자 만나고 결혼에 인생 설계할 액수가 아니라, 말년에 얼어뒈지거나 굶어뒤지고 싶지 않으면 지금 당장부터 퇴직 때까지 연금이나 부을 생각을 해야 할 액수란 말이지.

지금 출산율의 애들이 성인이 되는 20~30년 뒤면 나라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그때도 H모당은 이게 노무현 탓이라고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