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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4.04 F.E.A.R. Original & Extraction Point
posted by DGDragon 2009.04.04 20:24
* 난이도 노말로 클리어.

FPS 소감문에 쓰긴 이상한 얘기지만 난 FPS 싱글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길 찾기가 어렵거든. 내가 보기엔 다 그 길이 그 길 같아서 진행이 안 된다. FPS 싱글을 시작한 건 여러 개지만 결국은 모두 시작 부분에서 관뒀다. 미니맵을 주면 참 좋을텐데. 여하튼 그래서 피어는 내가 클리어한 최초의 FPS다. 길 찾기가 딱히 쉬운 건 아니었지만(내게 쉽지 않은 거지, 사실 다른 FPS와 마찬가지로 일방통행이다), 무서워하면서도 계속 공포 영화를 보게 되는 그런 심리가 계속 플레이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이 게임의 외양은 발매 뒤 몇년이 지난 지금에서도 상당한 수준이며 특히 등장하는 적들의 그래픽은 지금 기준에서 봐도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배경 텍스처의 경우 당시의 해상도와 지금의 해상도가 크게 차이나는 지라 좀 티가 많이 나긴 하지만, 플레이어가 집중하는 부분은 배경이 아니라 적들이 주가 되므로 별로 거슬리진 않았다. 그리고 각종 총기류의 발사 효과나 폭발 효과도 대단한 퀄리티를 자랑하며, 특히 교전시엔 보통 슬로 모션을 켜게 되므로 그런 것들(과 흩날리는 적들의 피와 파편들)을 감상까지 하면서 진행하게 된다.

사운드의 경우도 충실해 각종 무선 교신이나 발걸음, 총기 소리, 그리고 으스스한 배경음 등이 퀄리티 떨어지는 부분 하나 없이 잘 들어가 있다. 이 게임의 경우 EAX 2.0을 지원하는데 생각 외로 켰을 때와 껐을 때 차이가 좀 있었다. 본인이 비스타 64를 쓰는 관계로 EAX를 쓰려면 알케미를 깔아야 하는데, 오리지널 땐 생각을 못하고 Extraction Point 진행 도중에 설치했다. 그 뒤로 EAX의 위력을 제대로 느꼈달까... 공포감이 배가 되었다. 적의 발걸음 소리가 더 잘 들린다거나 게임 진행 시 좁은 곳을 지나갈 때마다 발걸음이 울려퍼진다거나 하는 것들이 현실감을 매우 높여주었다.

게임 진행시 만나게 되는 적들의 AI도 상당해서 적들이 장애물 뒤에 숨는 건 기본으로 하며, 수류탄을 던져대고, 빼꼼히 고개와 총만 내밀어 쏘는 빼꼼샷과 Extraction Point에서 처음 등장하는 밥상 뒤집기(장애물을 자기 앞에 던지고 그 뒤에 숨는 것) 등을 시전하며 정 안 되면 반대편 길로 우회까지 한다. 다만 "우와 굉장한 걸"하고 감탄하는 수준이지, 플레이어의 전술에 크게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조금 아쉽다. 슬로 모션 덕분에 대부분의 전투에서 적들이 위의 행동을 취하기 전에 쓸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슬로 모션은 F.E.A.R. 이전부터도 몇몇 FPS들이 다른 이름으로 게임에 도입했던 개념으로 알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플레이어를 제외한 모든 시간을 느리게 가게 만든다. 사실은 플레이어 캐릭터의 반사 신경이 대폭 올라가는 개념이지만 그러면 평범한 인간인 플레이어가 컨트롤 불가능해지겠지. F.E.A.R.의 슬로 모션은 조준만 빼고 모두가 다 느려진다. 플레이어의 움직임조차도. 하지만 그 조준의 차가 절대적인 차이를 낳는데, F.E.A.R.에선 플레이어나 적이나 한 대 맞으면 조준이 크게 어긋나기 때문이다. 즉 선빵필승! 적 보고 슬로 모션 걸고 첫타만 박아넣으면 그 뒤론 일방적인 유린. 게다가 슬로 모션 중에는 화기 발사시의 반동도 엄청나게 줄어들어 플레이어의 화력이 대폭 상승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므로 슬로 모션 게이지가 있는 한 무서울 게 없으며 위에 써놓은 AI들의 행동 또한 볼 일이 없다. 게이지 관리가 안 되면 우회한 적에게 등짝을 보여주게 되겠지만.
 
화기는 기본적인 권총, 기관단총 및 라이플에서 SF틱한 무기, 중화기까지 나오는데 한 번에 3종류만 가질 수 있으며, 3가지를 모두 가진 상태에서 새 무기를 얻기 위해선 기존의 무기 중 하나를 버려야 한다. 그 외에 세열수류탄과 지뢰, 지연신관폭탄을 얻을 수 있으며 Extraction Point에선 몇몇 무기가 더 추가되었다.

그리고 공포. 기존의 공포물 FPS와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인데, 끔찍한 형상의 적이나 시체를 눈 앞에 들이밀어 놀래키는 기존의 양키틱한 공포가 아니라 동양... 좀 더 구체적으론 일본식 공포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죽일 수 없는 악령, 그 악령의 엄청난 힘, 재앙을 해결하는 방법은 눈 앞의 적의 처치가 아니라 인과의 해소. 피어의 경우 아직 해결을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다만 이 부분은 오리지널과 XP가 약간 다른데, XP의 경우 오리지널 제작진이 아닌 다른 애들이 만들어서 그런지 원작의 소재를 갖고 서양식으로 공포물을 만들어놨다. 물론 무섭긴 하지만 그건 XP 1의 공포가 아니라 오리지널의 공포가 여전히 남은 느낌이며 XP 1의 공포가 잘 됐다는 느낌은 별로 안 들었다. 바닥의 피 한 웅덩이는 무섭지만 바닥과 천장에 다 처발라놓으면 그건 그냥 빨간 페인트인 것과 비슷하달까.

하지만 세상에 완벽한 게임은 없는 관계로, 단점을 억지로 꼽아보자면 오리지널은 이야기의 분량은 그 정도가 아닌데 좀 심하게 늘어진다 싶은 느낌이 들었고, XP 1은 스토리도 진전이 없었지만 공포도 좀 쥐어짜내는 느낌이 든다 정도. 하지만 아름다운 그래픽, 멋진 액션, 두근거리게 만드는 공포와 그 공포에도 불구하고 진행하고 싶게 만드는 스토리에 정말 흠뻑 빠져서 재미있게 했다. 추천하고 싶은 F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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