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온라인이 신이 내리신 완벽한 게임이라고 생각하며, 그 게임을 오래 했다는 것만으로 자신에게 "올드비" 딱지를 붙인 뒤 스스로 우월감에 쩔어, 고개를 높이고 목을 뻣뻣이 하여 타인을 깔보고, 관심법이라도 쓰는지 자신에게 반대하는 이들이 모두 '린저씨'라 판단하여 '이 게임은 님이 지금까지 한 국산 게임과 다르고요'라는 개소리부터 씨부리는 이들의 출입을 금함.
로봇이 나오긴 하지만 '로봇 애니'라고 칭하긴 좀 뭐하고(3D로 나오는 만큼 액션이 딸린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비중이 낮다는 이야기), 소꿉친구가 여자친구가 되는데 별로 연애 얘기 같지도 않고, 삼각 관계는 서로 질투가 없어서 영 맥이 빠지고, 주인공의 고뇌는 나오긴 하지만 이 놈이 열혈 계열이라 그렇게 길게 고민하지도 않는다(호접몽 계열인데 철학적 고찰의 깊이가 얕다는 얘기. 뭐 땅 파봤자 졸릴 뿐이긴 하지만).
이렇게 쓰고 보니 전부 어중간한 영 모자란 애니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전부 괜찮은 연출로 적당히 나와있어서 불만 같은 건 별로 없다.
뭣보다 이 애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숨겨진 세계의 비밀. 음모들. 빠른 이야기 진행. 계속되는 반전. 특히 이놈의 반전은 거의 낚시질 수준이랄까.
정말 재미있게 봤고, 해피 엔딩도 마음에 들었다. 최종 엔딩에서까지 낚시질을 해서 사람 정신 사납게 만드는 게 좀 그렇지만. 해피 엔딩 할 거면 이상하게 얼버무리지 말고 확실하게 보여달라고.
잡담(미리니름 주의)
처음 비밀의 소녀로 나타나 키스하고 같이 제가페인 탈 때까지는 잘 나갔지만, 그 뒤론 엔딩까지 비중이 거의 제로에 수렴하는 캐릭터. 연인 자리도, 제가 페인의 리어시트도 카미나기 료코가 가져가고, 그나마 존재감을 어필할 수 있는 삼각 관계에서도 한 발짝 물러나고, 숨겨져 있던 비밀도 막상 보니 별 것 아니었다. 말은 계속 주인공이 좋다곤 하지만, 행동력이 이렇게 제로고 보면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다. 무엇보다 안습인 건 스스로 연인사이라고 표현하던 과거도, 막상 회상으로 보니 주인공이 시즈노에게 애정 표현은 커녕 남녀관계의 호감 정도도 표현하지 않고 있었다. 이 정도면 그냥 짝사랑인데?
현시점에선 아무래도 가망이 없다. 어떻게든 료코보다 앞서 부활한 다음, 빵빵한 몸매로 밀어붙이는게 유일한 해결책일 듯.
논쟁이란 논리와 논리의 대결이다. 중요한 건 상대방을 납득시키는 것으로, 상대방의 논리로 상대방을 공박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다. 즉 빠르게 상대방의 논리를 이해해서, 그 논리의 허점을 상대에게 이해시키는 것이다.
마지막 나가와의 설전은 이 점이 아쉬웠다. 나가는 스스로의 논리를 설명했다. 주인공도 스스로의 논리를 설명했다. 하지만 둘 다 상대방의 논리는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서로 목소리만 높이다 결렬. 아아, 주인공이 열혈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아마 나가는 한계에 봉착했을 것이다. 근친 교배가 계속되면 유전자의 열화가 일어나는 것처럼, 하나의 사고가 계속되면 결국 어느 시점에서 뱅글뱅글 맴돌게 된다. 발전이 없게 되는 것이다. 보통 사람이라면 다른 사람과 상의를 하거나 기분 전환을 하면서 외부로부터의 자극을 찾겠지만, 서버에 홀로 있는(서버에 몇 명이 있더라도 외부로 드러나는 인격체가 하나로 될 정도의 사고 공유라면 하나나 마찬가지) 나가에게는 그것이 불가능하다.
그때 나타난 것이 셀레브럼. 스스로도 말했듯이 나가는 셀레브럼이라는 외부 자극을 통해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셀레브럼에게 자신과 하나가 되자는 얘기를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이것 자체가 나가의 논리의 모순이다. 나가가 인류를 멸종시킨 이유 자체가 타인과 그로부터의 외부 자극을 부정했기 때문인데, 스스로 부정한 외부자극을 셀레브럼에게 구걸하고 있다니.
그러나 주인공은 '마음의 아픔'을 이야기하고 있다. 스스로의 통각이 없어 타인의 아픔도 이해하지 못했고, 나중에는 인류마저 멸망시킨 정도의 각오가 있는 녀석에게 '마음의 아픔' 타령이라니. 통할리가 없잖아.
제가페인 최후 최고의 낚시질. 종영 직후 내가 가는 애니 감상문 게시판에 제가페인 감상문이 엄청나게 올라왔는데, 거진 대부분이 엔딩 예측이었다. 엔딩송 이후 단 몇 초짜리 에필로그 영상인데 엔딩송 직전과 모순되는 부분이 좀 있는 것이, 아주 오묘한 영상이었다. 나도 한 번 낚여서 파닥거려보자.
일단 두 가지는 확실하다. 하나는 주인공이 인간으로 부활했다는 것, 나머지 하나는 나머지 인간들도 부활해서 정상적인 삶을 시작했고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라는 것(뱃 속의 아이에게 어서 나오라고 말하고 있으니).
문제는 그 두 가지 사실 사이의 시간적인 갭과, 불쌍한 주인공의 부활 이후 처지다. 독수공방하다 늙어 죽었느냐, 료코랑 잘 살다 죽느냐의 차이.
일단 작중에 설계도를 받으면서 미지의 기술이 많고 이걸 해석하는데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는 대사가 나온다. 그리고 두 엔딩에서 나오는 등대의 차이. 그리고 두번째 엔딩 처음에 나오는 소라 고둥 또만 그다지 좋은 복선은 아니다. 열심히 싸워 세계를 지켰지만 소녀는 떠나고 소년만 홀로 남았다. 이게 카미나기 료코가 쓴 작품에서의 소라 고둥이었다.
즉 주인공은 부활해서 지구에서 그 기계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기술 해석과 기계 조립을 하다 홀로 늙어죽는다. 그리고 주인공의 죽어가면서 완성한 기계로 나머지 부활. 최종 엔딩의 여성은 료코 본인이 맞고 아기 아버지는 주인공 생전에 보관해둔 정자 내지는 다른 사람.
이게 부정적인 쪽의 입장이다. 하지만 나는 긍정적인 쪽이다.
일단 설계도 해석. 최종 결전에서 인류의 모함은 18체가 참여했고, 아마 상당수, 못해도 4대 이상은 살아남았을 것이다. 전송 장치가 폭발했을 때 함장은 근처 함선의 피해를 묻지도 않았고, AI도 피해를 말하지 않았다. 함의 생존 여부는 대단히 중요한 정보일텐데, 이것은 걱정한 필요도 없어서 였을 것이다. 생존자는 당연히 전원 설계도 해석에 매달릴 것이므로, 작중에서 아마도 혼자 해석할 때를 기준을 말했을 기한과는 차이가 클 것이다. 무엇보다, 설계도 받으면서 바로 보는데 파악가능한 건 블랙 박스의 비중 정도이지 기술의 난이도가 아니다. 부정파들은 이 발언에 너무 비중을 두는 것 같다.
다음 제작. 셀레브럼들의 모함들과 제가들은 공장에서 만든 것이라 하고, 작중에서도 부서진 제가를 수리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하지만 현재 인류가 하는 식대로 부품을 대량 생산하고 그걸 조립하는 식으론 규모가 너무 커진다. 이건 단순한 내 추측이지만 모함들과 제가의 생산에는 나노 테크놀로지가 쓰인 것으로 보인다. 기반 시설들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노 테놀로지라면 설계도 기술해석 해서 나노 테크놀로지로 부품 만들고 주인공이 조립만 하면 된다. 엔딩에서 반년만에 만들어진 물건들도, 주인공의 2년 약속도 적절한 속도이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좀 웃긴 이야기긴 하지만 분위기. 정말 주인공이 독수공방하다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밝은 분위기도 아닐 것이고 시즈노를 두고 삼각 관계를 이야기하지도 않을 것이다. 주인공도 2년 약속 하지 않았을테고. 일이 잘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작품내 시간 속도에 대한 이론으로 서버가속론도 등장했는데, 그건 좀 부정적이다. 처음엔 그건 나가의 기술이라는 얘기도 나왔고, 최종 결전에서 손에 넣었다 해도 마이하마에선 적용하지 않은 걸로 보인다. 마이하마 2학기 시작일과 부활 뒤 한 번도 안 자른 주인공의 머리 길이를 보면 시간 비율은 계속 1:1인듯.
그럼 나의 결론. 주인공의 예정대로 부활 장치 완성. 거부자 제외 인류 부활. 잘 먹고 잘 살다. 끝.
그렇다면, 최종 엔딩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일단 등대를 생각해보자. 인류가 멸망한 뒤 등대는 아무도 보살피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마이하마 서버는 백번 넘게 리셋했다. 40년 동안 조금 기울어진 게 다라면, 최종 엔딩에선 훨씬 더 시간이 지나지 않았을까. 게다가 잠깐 나온 해변은 그 형태가 많이 바뀌어있고, 주인공이 살며 작업하던 건물도 보이지 않고 있다. 등장하는 여성이 앉은 의자와 사용한 유리컵을 생각해보자. 둘 다 쉽게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유리컵은, 컵을 만들 수 있냐 없냐 보다 깨지기 쉬운 유리컵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내 생각엔, 시간이 훨씬 많이 지난 건 아닐까 싶다. 100 ~ 200년 정도? 나온 여성의 뒷모습이 료코와 닮고 목소리가 같은 거? 모계 혈통이 강하구나. 처음의 소라 고둥? 료코는 영화대본 다시 쓰기 시작했다. 고로 무의미. 이상.
덧글 - 환체 복구 기술이 나온 뒤 주인공 가족 전원이 부활했다. 환체의 사망 요건이 가르즈오름과의 전투 뿐이라는 걸 상기해볼 때 전원이 셀레브럼으로서 각성해 싸우다 죽었단 얘기가 되는데... 엄청난 전투 혈통이구만.
게임은 해보지 못했지만 이런저런 쪽으로 이름은 많이 들어봤고, 특히 가면과 관련한 설정이 궁금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꽤 잘됐다는 느낌. 필수적인 내용은 안 빼먹은 다 제대로 들어갔다는 느낌이다. 특히 2D와 3D를 적절히 써서 만들어낸 전쟁씬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척 봐도 좋은 그래픽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TV 애니메이션에서 웅장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 그리고 절대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작화지만 부분부분의 엄청난 움직임의 동화도 마음에 들었다. 재활용만 좀 적게 하거나 하다 못해 좀 잘라서 썼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다만 26화만에 게임의 주요 줄거리를 담아내다 보니 개그도 싹 빠지고(이건 다른 사람들의 감상을 보고 안 거지만), 개인적으론 최종 보스가 행동 논리 설명이 배재된, 단지 '보스를 위한 보스'가 되어버린 것 같아서 그게 가장 아쉽다. 게다가 과거 이야기는 그렇다치고 봉인과 무츠미 관련 이야기는 대체 뭔 소리인지.
압축되어 물 흐르듯이 전개되는 이야기가 정말 마음에 드는 애니.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중간에 끊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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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무협과 한국산 판타지 소설들은 고등학교 졸업 뒤론 안 읽고 있었는데(그 때 본 것도 10대가 쓴 건 아니었지만) 책방에 가서 보니 최근 작들은 사이즈가 작아져 있었다. 일본의 라이트 노벨처럼.
사실 둘 사이엔 별로 차이가 없다. 한국산이 좀 더 틀에 박혀 있고 글 쓸 때 정성을 적게 들인다는 것 정도. 하긴 나오는 게 적은데 많이 넣을 수도 없겠지.
원작 소설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이 애니 자체는 한국 이계로고딩이가서깽판을치는 물과 놀랍도록 닯았다. 다른 게 있다면 일처일부제 지향이라는 것과 여성 캐릭터들이 그쪽 유행(츤데레 계열 레이 계열 등등)에 맞춰져 있다는 것 정도 뿐인 듯. 아 하긴 요새는 그렇지도 않겠군. 이런 거 쓰는 친구들은 물 건너 유행에 민감할 테니.
하여튼 애니 자체는 그럭저럭이다.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아니, 보는시간에 비해선 나오는 즐거움이 좀 적다고 할 수 있으니 좀 마이너스인가. 시간이 좀 많이 남고 이고깽이 취향이라면 시간 죽이기론 괜찮은 선택이겠다.
가족과 식구는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지만 사실은 조금 다른 개념이다. 가족은 혈연 관계로 맺어진 사이이며, 식구는 한 집에 살며 한솥밥을 먹는 사이란 뜻이다. 물론 영어로는 둘 다 그냥 family지만. 이 책은 저자의 식구 말리에 대한 회고록이다. 저자는 신혼 2개월 째에 갓 젖 뗀 강아지 말리를 데려왔으며 말리는 그 뒤 13년 동안 살다 죽었다.
살다보면 이런저런 사람들을 접하게 되지만 착하고 좋은 사람들은 미안하게도 인상이 별로 남지가 않는다. 인상에 강렬하게 남아 나중에까지 기억나는 건 보통 안 좋은 일, 싫어하는 사람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면 망할 군대 고참이라든가. 말리는 이런 면에서 대단히 엄청난 개였다. 아마 말리를 충분히 겪어본 사람이라면 일생 못 잊지 않을까. 물론 그다지 좋지는 않은 쪽으로. 이 놈에 대한 얘기로 이렇게 책 한 권이 나올 정도인데 설명을 덧붙이는게 바보 같은 얘기겠지만. 이 놈은 그야말로 40kg짜리 태풍이었다.
저자는 인생의 격변기 - 결혼, 이사 두 번, 아이 셋 출산, 이직 두 번. 13년에 걸쳐 일어난 일들이지만 - 를 말리와 함께하며, 그 이야기들을 풀어놓고 있다. 무엇보다 대단한 건 글빨이다. 글쓴이의 해학과 특히 역자의 역량이 돋보이는 번역은 놀라울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눈 한 번 안 떼고 단숨에 읽어치웠을 정도니까. 난 별로 웃지 않는 사람인데 이 책을 읽으면서 몇번이나 웃었는지(서점에 그냥 쭈그리고 앉아 읽으면서 웃는게 엄청나게 쪽팔린 일이지만 읽는 걸 그만두는 것도 웃는 걸 참는 것도 불가능했다) 기억도 나지 않는다. 그야말로 내가 목표로 하는 글쓰기의 이상형격인 모습이다.
그리고 말리의 죽음. 이미 앞에서 말리가 태어나고 자라는 걸 보며 저자의 가족과 웃고 울었기에 말리의 죽음에도 놀라울 정도로 감정 이입이 되었다. 말리는 분명히 말썽꾸러기였고 개념이 없는 개였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지킬 것은 지켰고, 충성심 또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좋은 개였다.
이런 식구인 개를 먹는다니, 잘 모르는 서양인들은 질색할 만도 하다. 우리가 먹는 건 이름 붙인 식구가 아닌, 이름 없는 가축일 뿐인데 말이지.
덧붙이자면, 미국의 넓은 땅과 낮은 집값이 꽤나 부러웠다. 서울의 꽤 넓은 크기의, 하지만 개 한 마리 키울 수 없는 아파트 한 채 값이면 책에 나오는 주인공의 집 3채를 한 방에 다 살 수 있을 것이다.
폭격을, 환상과 연결된 일종의 문화로 보고 분석한 책. 그 근거로, 비행기가 발명되던 날부터 주요 언론의 기사, 당시 유명 인사의 발언, 그리고 각 소설들의 소개(줄거리 요약)를 통해 이른바 '문명인(유럽 / 미국인들이 황인종 / 흑인종과 비교해 자신들을 부르던 말)'들의 사고를 엿볼 수 있게 해준다.
과연. 지금까지 내가 심한 착각을 하고 있었다. 무차별 폭격과 이로 인한 대량 학살은 미국만의 전매 특허가 아니었다. 그것은 유럽열강인 전체의 환상, 판타지였다. 안전한 곳에서 스위치를 누르고, 적은 자신이 누구에게 어디에서 공격받는지도 모은 채 죽어나간다. 그리고 이쪽의 피해는 제로인 채 승리.
물론 환상은 현실이 아니니 환상이라고 부른다. 비행기가 실전 투입된 2차 세계 대전으로부터 미국 대통령 부시 2세의 이라크 침공까지 수억의 폭탄이 자유 낙하부터 레이저 유도까지 온갖 형태로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졌지만, 그 폭탄들이 투하자의 의도를 제대로 반영한 건 무차별 학살 뿐이었다. 전술적 목표 파괴? 최소한의 인명 피해? 다 헛소리다. 폭탄엔 눈이 달려있지 않다. 미국의 이라크 폭격? 그곳의 폭격이 얼마나 훌륭하게 빗나가는지는 충분할 정도로 듣지 않았던가. 눈 먼 폭탄은 병원 학교 민간가옥들을 부수고 민간인을 죽이고, 그리하여 그들은 미국에 대한 증오를 불태운다.
P.S. : 책 구성이 묘해서, 마치 옛날 유행했던 게임북 같다. 페이지를 이리저리 넘기는 것도 색다른 맛이 있긴 했지만 아무리 읽어도 자기가 도대체 어디쯤 읽고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건 꽤나 답답한 일이었다.
이영도는 모든 종류의 소설가를 통틀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인 동시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작가다.
그는 글빨이 좋다. 소설이란 결국 이야기인 것, 이야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재미다. 아무리 무슨 상을 받고 무슨 베스트셀러라도 내가 재미없으면 그만. 하지만 이영도 작가의 소설은 뭐든지 재미있다.
사소한 배경 묘사부터 심리적인 이야기, 시시한 농담 따먹기부터 문단, 권별로 나가는 거대한 이야기까지, 그 모두를 흥미롭게 전개해나가는 솜씨는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독창성 있는 설정에 평상시의 상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여러 언급들이나 계속 등장하는 반전 또한 마찬가지.
그러나, 이 모든 이야기는 마지막 장을 넘길 때까지의 이야기다. 드래곤 라자와 단편집을 제외한 모든 이영도 소설은 위에 쓴 대로의 장점과, 또 하나의 공통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찜찜함'
이 찜찜함이란, 이해불가능에서 오는 찜찜함이다.
물론 처음에는 그렇지 않다. 마치 학생을 앞에 둔 교사처럼, 처음에는 조금 과분하다 싶을 정도로 설명을 해준다. 등장 인물들은 서로에게 설명하고 서로에게 해설하고 서로를 이해시킨다. 정말 쓰잘데기 없이 길다고 느끼면서 읽다 보면, 등장 인물들이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설명이 적절하다 싶을 정도로 준다. 하지만 절정 - 결말 부분에 가면 너무한다 싶을 정도로 줄어든다. 인물들은 그저 감탄하고 놀라워하고 화내고 행동할 뿐이다.
그러다 끝. 그래서 나는 당황해서 방황한다. "뭐야 이거?"
거의 중후반부까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후반부에서 결말에 이르는 부분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알 수 없다. 그들은 뭘 깨달았고 뭘 결심했고 도대체 어떻게 움직인 건가.
눈마새에서 보면, 거의 막판까지 이야기를 거의 이해하고 있었다(혹은 그렇게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어디에도 없는 신이 인간에게 준 것은 무엇인가 - 나늬와 보늬? 나늬와 보늬가 무엇인지 설명이 본문에 거의 처절하리만큼 없는 상태에서 도 닦는 승려가 던져주는 화두처럼 나늬와 보늬를 운운하면 뭘 어쩌란 말인지. 그 시점에서 내가 나늬와 보늬란 것에 대해 가진 지식은 "모든 종족에게 미인으로 보이는 어떤 것" 뿐이었다. 그게 케이건 드라카에겐 무슨 의미가 있고,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리는데 무슨 영향을 미쳤고, 다른 사람들의 행동들은 다 뭔지 전혀 모르겠다. 그리고 그 뒤의 이야기들은, 읽었고 기억은 하지만 개연성은 모두 삭제된 상태다.
만약 작가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결말"을 생각했다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시작과 중간에 그렇게 자잘하게 "오해를 할 수 없도록" 해놓고 막판에 가서 방관한다면 누가 납득할까...
이것은 후치가 막판까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설명하는데 열성을 다한 드래건 라자나, 아예 설명할 필요가 별로 없는 단편을 제외한 그의 모든 소설에서 내가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다. 스스로 지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적은 없는데 정말 자괴감을 느낄 정도. 재미가 없거나 작가가 글을 못 쓴다고 판단했다면 그냥 냅두고 잊어버리면 된다. 하지만 둘 다 아니다. 분명히 뭔가가 있을텐데 그걸 짐작조차 못하는 거다. 그게 정말 답답한 것.
어쨌든 눈마새를 다 읽었다. 그리고 퓨처 워커와 플라리스 랩소디에 붙였던 분류판을 눈마새에도 붙였다. "재미는 있으나 이해 불능".
슈퍼맨은 처음엔 크립톤과의 중력 차 때문에 지구에서 단순히 힘만 센 소년이었는데 이름이 주는 이미지로 인한 독자들의 요청을 받아주다가 지금 같은 괴물이 됐다거나, 슈퍼맨 4까지 나오면서 안드로메다로 간 스토리에다 주인공의 사고로 인해 영화가 끊겼다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화된 마블 코믹스들의 지속적인 인기 때문에 그 원류 중의 원류인 슈퍼맨에도 결국 자본의 손이 닿았다거나 하는 뻔한 얘기는 생략하겠다.
영화를 보니 슈퍼맨 시리즈가 한창 영화로 나오던 시절의 청소년들이 지금 중년이 되어 영화를 볼 것이라 계산하고 만든 듯 하다. 이야기의 1/3은 악당과의 대결, 1/3은 슈퍼맨의 영웅적인 활동, 1/3은 한국이라면 아침 드라마에서나 나올 듯한 이야기(불륜 혹은 금단의 사랑?)로 채워져 있다.
솔직히 앞 두 가지는 슈퍼맨 영화에서는 누구나 다 예상하는 거고, 예상대로 나오는 크립토나이트는 별로 놀랍지도 않다. 다만 영웅적인 활동은... 굉장히 심하게 오바를 했다. 이것만큼은 기존의 슈퍼맨 시리즈를 정통으로 이어받아 한 차원 더 수준을 높였다고 봐도 되겠다. 성서를 가져다 쓸 줄이야. 힘 센 소년이 날기 시작하다 눈에선 레이저를 뿜고 태풍을 꺾다가 시간을 뒤로 돌리더니 이제는 신의 영역에까지 손을 댔다. 그 능력이 어디까지 뻗을지 이젠 짐작도 안 된다. 막판엔 유일한 약점인 크립토나이트까지 어느 정도 극복해버린다. 캐사기 그 자체.
그리고 마지막 루이스와의 얘기는... 굉장히 어른스러운 연애 이야기다. 그 외에 별로 할 말은 없는데 단지 리차드가 불쌍할 뿐이다. 돈 많아 능력 있어 친지 빠워 좋아 다정해 가정일 잘 도와줘... 진짜 엄마 친구 아들 아닌가 이건. 영화에서도 슈퍼맨 저리 가라 할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는데(영화 중후반의 1/3 정도는 진짜 이 친구가 주인공) 경쟁자가 경쟁자인지라 루이스는 슈퍼맨만 보고 있으니 이 불쌍한 친구를 보면서 내 가슴이 아려왔다. 게다가 아들도 지 아들이 아니라니. 사실 슈퍼맨이 떠난 다음 루이스가 이 친구랑 사귀었을테고 떠난 날 껴안고 뒹군게 아니라면 날짜 계산해보면 빤히 나오는데... 머리 좋은 이 친구가 눈치도 좋은 거 같은데 사실 다 알고서 감싸준 거 같다. 어쨌든 루이스도 마음 정리했으니 알콩달콩 잘 살 거라고 기대할 뿐이다.
역시 슈퍼맨은 너무나 유명하고 너무나 강하고 너무나 약점이 없어서(개틀링은 그나마 그러려니했지만 안구 총알씬은 헛웃음만 나올 뿐) 이야기 펼치기가 너무 뻔하고... 스펙터클하게 나가서 눈요기로 가는 길이 제일 좋은 거 같다. 이 영화도 그 쪽 기대에 꽤 부응해주니 시간 때우기로는 적절할 듯.
P.S. : 악당 녀석 실제로 한 거라곤 운석 하나 턴 거랑 로켓 하나 발사한 게 전부면서 "수천년 앞선 기술력을 가졌다"라니 입 놀리는게 거의 대대장 이임식 할 때 재임기간 중 업적 뻥튀기하는 작전장교 수준이다.
내가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느낀 건 연출 능력이 대단하단 거였다. 몇몇 수준 미달 애니메이션과는 차원이 틀린 엄청난 퀄리티의 안정적인 작화가 뒷받침해주는, 원작 소설을 읽은 사람들마저 놀랍게 해주는 연출. 매우 인상 깊었다.
하지만 흥미롭고 재미있는 애니메이션, 딱 거기에서 끝이다. 확실히 수작이고, 재미있다. 그러나 명작은 아니지 않나 한다. 재미 이상은 없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감동이라든가, 뭔가 와닿는다거라든가. 단순히 티가 잘 안 나는 연애 이야기, 그 이상의 가치는 못 주겠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붐이 일고 무슨 하루히즘이란 단어가 유행하고 그 호들갑들은 아무래도 찬동하기 어렵다. 뭔 난리야.
ⓒ 2006 デモンベイン製作委員会 데몬베인 - 4화까지 보고 포기. 제작비가 얼마나 딸리는진 모르겠지만 작화 붕괴를 보니 진짜 눈물난다. 액션이 액션이 아니야... 어차피 스토리도 다 아는데 이런 수준이면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다.
ⓒ TYPE-MOON/Fate Project 페이트 / 스테이 나이트 - 17화까지 봤는데... 데몬베인과 비슷한 이유. 스토리는 원작 게임의 페이트 루트와 동일하고, 액션은 거의 제로. 오리지날 스토리로 간다고 해서 17화까지 참고 보다가 이게 아닌데 싶었는데, 완결된 뒤 감상문들을 보니 역시나다.
ⓒ 2005 SECI/Bandai·BANDAI VISUAL
건퍼레이드 오케스트라 - 내가 보고 싶었던 건 오리지날 휴먼은 세상에 단 한 명이고 인간들은 전부 클론이며 적들은 이세계의 인간인 암울해빠진 세계관이지 청춘남녀상열지사가 아니다.
밀리언 셀러 클럽이라... 잘 나가는 작가의 과거 작품 발굴 쯤 되나. 먹고 살기 위한 노력이 처절하다.
루이스는 의사다. 그리고 예쁜 아내와 두 아이를 두고 있는 가장으로서, 한 대학 진료소에 직장을 얻어 이사를 왔다. 시골이라 비교적 싼 값에 큰 집을 샀고, 맞은 편 집의 이웃과 금방 친구가 되었다. 모든 것이 좋았다. 집 앞 도로에 항상 거대한 오링코 트릭이 오가는 것을 제외하고는...
애완동물의 죽음, 대학생의 죽음, 그리고 그 이후로 나오는 여러 죽음과 그 땅의 힘에 대해 읽으면서 삶과 죽음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 광고대로 공포물인 것 같지는 않았다. 글쎄... 읽으면서 글을 잘 쓴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의 전개는 무척 궁금했지만, 무섭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리고 1장 중간까지 읽으면서 책 겉면에 쓰인 글과 합쳐 끝까지의 모든 전개를 대충 다 예상해버렸다. 그리고 그게 거의 다 맞았다. 궁금한 건 에필로그 정도? 소설로서의 재미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본다.
그나저나 책 겉면에 XX 소설이라고 써놓다니 책 전개를 다 까발리는구만. 아무 생각도 없는 친구들인가...
내게 본즈란 이름을 확실히 각인시켜 준 애니메이션. Boy meets girl의 연애 이야기이기도 하고, 찌질이 랜톤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고, 스카브 코랄과 그 외의 비밀을 파헤쳐가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50화 내내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이야기가 전개되며, 근래 급격한 붐을 이루고 있는 작화 붕괴도 없고, 액션 신에선 뱅크샷마저도 거의 없다. 정말 놀라운 퀄리티.
물론 세상에 완벽은 없다. 랜톤과 그 주변 이야기들을 주로 하다 보니 악역을 맡은 대령에 대한 설명은 빈약해졌다든가(나온 얘기만 갖고 추론해보면 멋만 부리면서 나왔지 상당한 찌질이다 대령도), 그럴거면 애시당초 왜 왔는지 알 수 없는 스카브 코랄의 엔딩에서의 행동이라든가(과학자들이 코피 터지면서 계산해서 물리 우주가 끝나니 마니 하던 얘기가 허공에 붕 떠버렸다)... 뭐 어쩔 수 없나.
방송 시간대는 일요일 아침 7시였지만, 대상 연령층은 딱 청소년 ~ 청년 정도일까. 연애 연출의 시각이나 메카, 전투 액션 모두 소년스럽다.
아, 안 죽을 것 같던 조연들이 죽고, 죽을 것 같던 주연들이 산 건 상당히 신선했다. 49~50화 이야기.
오해, 착각, 편견, 선입견. 수식에서 가설을 세워 증거를 찾을 때, 현상에서 가설을 세워 공식을 찾으려 할 때, 돈, 명예, 권력, 혹은 그 외 많은 것들이 과학자들의 눈과 귀를 막는다. 까마귀가 날았기 때문에 배가 떨어진 것처럼 보고 싶기 때문에, 그렇기만 하면 엄청난 발견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여버리는 것이다. 물론 그런 일들의 대다수는 다른 과학자들의 검증을 통해 사라지지만, 어떤 때는 대박을 치기도 한다. 이 책은 그 "대박"들의 모음집이다.
처음에는 "다 아는" 내용들의 반복이라 지루했지만, 1/3 정도가 넘어가면서부터는 흥미로운 일들의 연속이었다. 특히 의약재에 대한 이야기들이 매우 흥미로웠다. 설사 현재의 검사를 모두 통과한 의약품이라도, 어떤 경우에도 방심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특히 임산부는 더 그렇지만.
그 외에도 여러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집으로 오면서 다 까먹었다. 어쨌든 한 번 읽어두면 남는게 많을 듯.
이 책의 만약 3년만 더 뒤에 나왔다면 황우석 박사의 초대박 블록버스터 사기극이 특집으로 실렸을 텐데, 못 봐서 매우매우 아쉽다.
조아노이드 - 하이퍼 조아노이드 - 조아로드 - 알칸펠로 가는 파워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전형적인 소년 만화 노선을 걷는 애니메이션. 원작을 못 봐서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애니메이션은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생체 병기 운운하길래 액션을 기대하고 봤더니 가만히 서서 입으로 싸우고 있었다. 아니면 몸은 가만히 있고 미사일 쏜다거나 빔을 쏜다거나, 하여튼 뭘 열심히 쏘더라. 움직임은 거의 없었다.
드라마적인 측면에서도 심리적인 묘사나 드라마틱한 상황이 이상한 타이밍에 나오거나 방해를 잘 받거나 해서 그다지 와닿는 게 없었고. 미즈키였나? 죽어라 싸워대는 애들 틈에서 그나마 정상을 유지하려고 하긴 했지만, 그럴 여유가 없는 곳에서조차 그러고 있으니 그저 찌질거림이 되어버릴 뿐. 게다가 나중에 가면 쇼신을 믿는 신도가 되어버린다. 뭐냐 이건.
궁금한 건 오직 가이버와 크로노스의 싸움 뿐인데, 기간틱의 파워 데모 한 번 보여주고 바로 끝내버리는 26화의 놀라운 절단 신공이 2기를 기대하게 만든다.
여신님을 접한게 사춘기 때이기도 하고 그때 개인적으로 안 좋은 일(남자 중학교부터 공대로 스트레이트로 이어지는 내게도 이성 관련 경험이 하나쯤은 있다. 안 좋은 쪽이라 그렇지)이 있었기도 하고... 뭐 이래저래 여신님은 내겐 꽤나 의미가 깊은 만화였다. 한땐 진짜 숭배하기도 했었다. 말로는 아니라곤 하지만 최근까지도 그랬을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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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내게 있어 원류인 만화책의 스토리를(그 유치한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따라가는데다 TV 애니메이션 답게 작화는 계속 망가지는 이 TV 애니메이션을 본다는 건 일종의 우상 파괴 작업이기도 했다. 뭔가 이루 말할 수 없이 높은 위치에 있는 "작품"을, 다른 애니메이션 혹은 만화와 동등한 위치로 끌어내리는 그런 작업. OVA나 극장판? 극상의 작화에 스토리는 별개로 나가는 그건 오히려 우상화를 견고히 하는 역할이었다.
19화였나 20화 쯤에서 베르단디가 약 잘못 먹고 웃흥~하는 곳에선 "이건 나의 베르단디가 아냐~"라는 안여돼의 대사를 내뱉곤 좌절했었는데, 결국 끝까지 다 봤다.
만화책 본 스토리로는 6권까지의 스토리를 애니화했고, 그 외에도 지금까지 나온 풍부한 설정이나 인물들도 자주 얼굴을 보이고 있다. 공포의 대마왕 에피소드에 나온 린드도 적절. 음악은 역시 여신님이랄까, 최상이고, 작화도 그렇게 많이 망가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13~15화까지 보면서 정말 인내의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엄청나게 짧은 시나리오들이라 모든 히로인들을 한 번씩 다 섭렵하려는 모양인데, 결국 게임하고 다를 게 없다. 작화는 한 장면이 멀쩡하면 다음 두 장면은 뭉개져있고. 그리고 염장질까지. 아니 시나리오는 별로면서 염장질은 어찌 이렇게도 훌륭하단 말인가. 아니면 내 과민반응인가?
그래서 포기하려다가, "카에데의 역습" 혹은 "19화의 전설" 아니면 "셔플 데이즈" 등등의 소리를 듣고, "1초 뒤 화면" 단축키를 연타하면서 한 화를 5분 내외로 처치하고 카에데 시나리오로 넘어왔다. 오오오오 멋지다 이 연출, 이 사이코틱.
…그리고 21화 아이캐치 뒤부턴 다시 단축키 연타로 24화 엔딩까지.
별로 아사를 선택한 것에 대해 불만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그럴거면 카에데를 왜 그렇게 멋지게 망가뜨리면서 심각하게 갔냐는 거지. 게다가 그 해결 방식은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20화 장면으로 보면 거의 애가 정신붕괴 수준으로 맛이 가던데, 21화에선 아사가 한 방에 정리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