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DGDragon 2007. 4. 13. 14:19
2박 3일 간의 입대 - 훈련 - 제대가 끝났다.

공무원 시험 바로 앞이라 미룰까 말까 고민도 좀 했는데, 미뤄서 만약 동미참이 되면 4박 5일간 출퇴근하는 것도 힘들고, 아니면 더 이상한 시간과 장소에서 동원소집(6월 이후가 되면 죽음이다)할지도 몰라서 그냥 갔다.

뭐... 그냥 그런 예비군 훈련이었다. 그동안 갔던 하루짜리와 별로 다를 것도 없었다. 내무실이 있어서 거기서 누워있는 시간이 많았다는 게 점 다른점이랄까.

자율참여형 예비군 훈련이 어쩌고 하면서 터치가 적었던 건 마음에 들었지만, 너무 자율적이어서 훈련을 하는지 마는지 하면 집합이 언제인지 알 수가 없었던 건 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 우리가 조교 찾아가서 훈련 물어보고 열쇠 얻어와서 셀프로 총 따고 이건 좀...

그리고 간부와 조교 모두 경험이 적어서 그런가 어리버리한 느낌이었다. 훈련 일정과 내용, 집합 시간과 장소가 계속 바뀌어서 좀 우왕좌왕한 감이 있었다.

나머지는 괜찮았다. 건물 상태, 청결도나 물자류 상태나 총, 그 외 행정 절차의 속도나 기타 등등. 건물에 보일러실이 없어서 밤에 추웠던 건 에러였지만 이건 어쩔 수 없었겠지. 군대의 4월밤은 겨울인데.

여유 시간이 예상외로 꽤 나와서, 옆자리 아저씨처럼 책이나 한 권 들고 올 걸 그랬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영어책을 들고 간 건 실수였다. 행정법 판례집을 들고 갈 걸. 그런데 옆자리 아저씨가 보던 책은 스티브 잡스의 Icon이었다. 나이도 시퍼렇게 젊은 아저씨가 자기 자서전을 써서 팔아먹다니...

그래서 2박 3일 간 자다말다하면서 누워있다 왔는데, 그래도 집에 오니 피로가 해일같이 밀려왔다. 예비군 훈련의 신비... 아무리 널럴하게 해도 피곤하다.

학교에서 2년 보내고 이제 3년차 동원훈련 끝. 한 번 더 하면 끝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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